내 이름은 264 (고은주 장편동화)

내 이름은 264 (고은주 장편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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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줄거리]
내 생애 첫 기억은 노을처럼 불타던 마을 풍경이다. 나의 14대 할아버지인 퇴계 이황 종택에 왜놈들이 불을 질렀다고 했다. 하인의 등에 업혀 피난을 갔던 그때 내 나이는 세 살이었다. 그때 일본이 고종 황제를 억지로 물러나게 하고 대한제국의 군대도 없애버려서 의병이 일어났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 우리 안동 지역 의병장들 중에 퇴계 집안 출신이 많고 의병들을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종택에 불을 질렀다는 것도.

여섯 살이 되자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겼다며 할아버지는 노비 문서를 불태우고 하인들을 해방시켜 주었다. 일찌감치 왜놈들의 세상이 된 것을 눈치 챈 할아버지는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우리 형제들에게 한학을 가르쳐 주고 계셨는데, 나는 아무리 그 공부를 해도 풀리지 않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우리가 왜 나라를 빼앗겼는지……. 나라를 되찾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열두 살이 되자 학교에 다니며 새로운 학문을 배웠지만 여전히 그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좀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갔다. 대구로, 일본으로, 중국으로, 그렇게 나아가며 공부를 하고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의문이 풀리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깨닫게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배워온 선비의 길은 자연스럽게 나를 독립 저항운동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의병 연합군 대장이었던 왕산 허위 집안 출신 어머니의 가르침과 외갓집 식구들의 독립운동 활동도 구체적으로 나를 그쪽으로 이끌었다.

나는 우선 군자금 모집을 도우면서 청년단체 등을 통해 계몽운동에 힘썼다. 그러다가 느닷없이 경찰에 끌려가 감옥에 갇히게 된다. 사십 평생 열일곱 번이나 이어진 옥살이의 시작이었다. 대구조선은행 폭파사건의 주범으로 몰려 모진 고문을 당했던 그 시절의 수인 번호가 264번. 진범이 잡힐 때까지 2년 가까이 옥살이를 하고 나오면서 나는 이원록이라는 본명 대신 이육사라는 이름을 쓰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비밀스럽게 독립 저항운동을 하면서 그 이름으로 저항시들을 발표했다. 일제의 검열을 피해서 아름다운 시 안에 독립의 염원과 의지를 담았다. 기자와 시사평론가로 글을 쓰기도 했고, 조선학 운동과 잡지 편집을 하기도 했다. 의열단이 난징에 세운 군관학교에 들어가서 총을 들고 군사 훈련까지 받았지만 동료의 배신으로 발각되어 제대로 활동을 못하게 되자 나는 더더욱 글쓰기에 매달렸다.

그러나 태평양 전쟁 말기에 이르러 일제가 우리를 전쟁의 노예로 삼고 한글로 글을 발표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자 나는 베이징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독립 저항운동 단체들의 통합을 돕고 독립전쟁을 위한 무기를 들여오려다가 붙잡혀 감옥에서 죽어가면서도 나는 마분지 조각에 「광야」라는 시를 쓴다.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면서….
마흔 살. 광복을 한 해 앞둔 때였다.
선정 및 수상내역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저자

고은주

1967년부산에서태어난고은주작가는이화여자대학교국문과를졸업했습니다.1995년《문학사상》신인상으로등단한후『그남자264』,『칵테일슈가』,『아름다운여름』등10권의소설책과어린이소설『너는열두살』을펴냈습니다.〈오늘의작가상〉(1999),〈이상문학상〉우수상(2004),〈노근리평화상〉문학상(2019)등을수상했습니다.

목차

작가의말4
불타는것들8
먼마을,원촌19
고향을떠나다32
일본으로,중국으로46
나의죄는무엇일까?55
글을쓰며싸우다65
난징군관학교75
묶여버린총84
시를쓰며싸우다95
돌에새긴꿈106
강철로된무지개116
가난한노래126

출판사 서평

1.‘이육사라는이름의비밀은무엇일까’(5학년2학기사회교과서중에서)

초등학교5학년2학기사회교과서에는‘이육사라는이름의비밀은무엇일까’라는제목과함께‘이육사’라는이름을갖게된배경을설명하는내용이실려있습니다.

‘오늘의작가상’을수상한고은주작가는지난여름『그남자264』라는장편소설을출간해문재인대통령으로부터“소설『그남자264』를재미있게읽었습니다.”라고시작되는독후감을받아화제가되었습니다.또한,지난추석에는청와대직원들에게문재인대통령이추석선물로『그남자264』를보냈다는소식이뒤늦게알려지기도했습니다.그리고이소설로‘노근리평화상문학상’을수상하는등좋은반응을얻었습니다.오랜고증과취재를통해독립운동가이육사시인의생애와삶을최초로소설화하였기에많은관심을끌었습니다.

그리고고은주작가는삼일운동100주년,임시정부100주년,의열단100주년을맞이한해에초등고학년용역사동화『내이름은264』를출간하게되었습니다.이책은5학년2학기사회교과서에수록된‘이육사라는이름의비밀은무엇일까’라는박스설명에서좀더깊이들어가숨겨진그의독립운동과문학의비밀을들려주는이야기입니다.
마흔살.해방을한해앞둔때에‘모든인간이자유롭고평화롭게살아가는세상을꿈꾸면서’감옥에서숨을거둔이육사시인.일제에의해사십평생동안열일곱번이나감옥에갇히게된이유는무엇일까요?

『내이름은264』는아름답고뛰어난시를발표했던이육사시인의어린시절부터일제의고문으로숨을거두기까지의일생을생생하게그려낸작품입니다.

고문실에끌려가서피투성이가되어도그들이원하는대답을안하니나는매일불려나갔다.
“이육사!빨리나와!”
간수의외침에감옥을나와서또다시고문실로향할때면함께갇힌동료들의목소리가들려왔다.
“이육사,또불려가는구나.”
그때나의수인번호가264번이었다.이백육십사.이육사.감옥안에서는내이름이원록보다이육사가훨씬더익숙했다.

이육사의시들은그의인생을제대로알지못하면해석이쉽지않습니다.그의성장배경과독립운동,그리고문필활동은함께묶여있어서결코떼어놓을수가없기때문입니다.초등학생들이중학교에가면시「청포도」를배우고고등학교에가면시「광야」를배우게될텐데,이육사의인생을제대로알고그시들을접하면분명다른느낌을갖게될것입니다.

어른들을위한『그남자264』가이육사시인의마지막생애를배경으로가상의인물을등장시켜문학을통해그의인생을설명하였다면,아이들을위한『내이름은264』는이육사시인의일생을연대기적으로쉽고사실대로서술하면서그의정신세계를이야기합니다.그러나여느위인전처럼뻔한방식으로이야기를나열하지는않았습니다.

그래서이책은이육사시인의조상인퇴계이황의종택이일본군에의해불타는사건부터시작합니다.고종이퇴위당하고대한제국군대가강제해산되어일어난정미의병때의일이었고,이육사시인은그때세살이었습니다.광복을한해앞두고40세로옥사할때까지독립운동에힘썼던그의삶이불타는이미지로시작되는장면입니다.

또한고은주작가는‘이작품이그림책과동화의세계에서본격적인문학의세계로나아가는징검다리역할을해주기를원했습니다.’라며‘초등고학년쯤되면조금씩문장의멋을알게되고막연하게나마관념과미학의세계를동경하게됩니다.이때적당한책을읽게해주면아이들은문학의세계로성큼들어서게됩니다.그래서저는이책의어느한장면도,한문장도,안이하게쓰지않았습니다.’고이야기합니다.

삼일운동백주년,임시정부백주년,의열단백주년을맞이한이역사적인해에문학을통해서자유와평화의정신을배우고느낄수있는기회를가져보는것은어떨까요?교과서속의독립운동가이육사시인,그가이제스스로자신의삶을말한장편동화『내이름은264』는어른과아이가함께읽으며토론하기에좋은책이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