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의목적은불교를철학으로보고검토하는것이다.불교가철학적이라는사실은특별히호소하거나증명할일이아니다.이것은이미이책이근거하고있는방대한불교문헌들에서분명하게증명되고있기때문이다.
말할필요도없이,불교는엄청나게방대하고복잡다단한종교이다.사상은말할것도없고문화,미술,건축,수행,종파,의식등등의한분야만으로도충분히일가를이룰수있다.이중에이책의주제인철학으로서의불교를연구한다는것은주로텍스트를연구하는것을의미한다.즉,철학이론과주장을담고있는불교문헌을연구하는것을의미하며,이는불교의한측면을철학으로간주하고서철학의한분야로다루고있음을말한다.
이런맥락에서저자는때론종교로서불교를신앙하는이들에게는공격적이고무도하게(?)보일정도로철저하게철학적입장을견지한다.
저자는철학중에서도주로분석철학의방식에따라불교의형이상학,인식론,윤리학이철학적으로타당한지검토하는작업을한다.불교에서주장하는바를독자들에게그대로전달하는데그치지않고,이주장이옳은지,이주장이정말난제를해결할수있는지,이주장에는어떤의심을품을수있는지따져본다.이를위해해당논의를추려내뼈대가되는논증식을직접구성해보고,감춰진전제를드러낸다.가령무아교리의경우,저자는붓다의교설에서소위통제자논증,무상에근거한논증등을구성해서해당전제가결론을잘뒷받침하는지꼼꼼히따져가며그타당성을분석한다.그러고는불교측설명이합당한지,나아가이에맞선다른논증보다설명력이뛰어난지,그래서불교식설명을받아들여야하는지를때로지루할정도로자꾸캐묻는다.불교가어떤주제로,누구와논쟁을하고있으며,과연기대대로그대론에서승리했는지질문하면서불교도들을불편하게도(?)만든다.
하지만여기에이책의진정한가치가있다.우리가흔히볼수있는,익숙한접근과설명,서술이아닌것이다.즉불교교학을불교도가아닌,마치상대철학자의태도로대하는점이야말로이책의장점이자특별한점이다.이는주어진전제를이미받아들이고,여기에맞춰내적논리를개발해서타종파에대해우월성을놓고경쟁하는전통적종학과는전혀다른것이다.
이책은본래대학의철학과학부과정에서활용하기에적합하도록저술되었다.따라서때때로불교의개념과이론,또는주장을서양전통의관련된개념및이론과비교한다.서양철학에익숙하다면,이렇게대응하는개념들을빌려와불교의교리를설명하는대목에서눈이번쩍뜨일것이다.그렇지않다해도,이런식으로전개되는설명에흥미를느낄수있을것이다.
그리고이렇게저자가보여주는,문헌에서의주장과반론,비판과논증,반박과이의제기,재논증,평가등의과정을따라가다보면,전혀새로운방식으로불교교리에대한역사적이고철학적인성찰,깊이있는이해가가능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