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의 주제: 격동의 역사 속에서 ‘한국 현대불교’를 되짚다
광복 이후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한국불교가 걸어온 역사적 여정과 사상적, 제도적 전환을 폭넓고 정밀하게 정리한 연구서이다. 특히 이 책은 단순한 사건 나열이나 교단 연대기의 서술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불교가 마주한 내부의 갈등과 외부의 도전, 그리고 그 속에서 불교적 자각과 자주적 개혁의 실천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깊이 있게 탐색한다.
광복 직후 일제 식민 불교의 유산을 청산하려는 노력, 전쟁과 혼란 속에서 수행 전통의 회복을 위해 일어난 봉암사 결사, 정화운동을 거쳐 조계종 통합으로 이어진 승가의 재편, 그리고 이후 반복된 갈등과 화합의 역사까지, 이 책은 한국 현대불교가 정치, 사회, 문화적 격변 속에서 어떻게 정체성을 확립하고 종교로서의 본령을 회복해 왔는지를 조목조목 짚어낸다.
더불어 근대교육을 받은 불교인들의 참여, 신행문화의 다변화, 불교 출판 및 학문 체계의 확립, 무형문화재 지정 등 불교가 사회적 자원으로 기능하게 된 과정도 중요한 축으로 다루어진다. 이 책은 결국 한국 현대불교가 어떤 전환점과 장애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돌아보고, 다가올 시대를 준비하는 역사적 교훈과 실천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2. 구체적 내용: 분열과 통합, 쇠퇴와 회복 사이에서 피어난 ‘자각의 역사’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광복 이전부터 21세기 초반까지 한국불교의 역사적 전개와 사상적 흐름, 사회문화적 대응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체계적으로 조망한다.
Ⅰ장에서는 광복 이전 한국불교의 동향과 이해를 다루고 있다. 대한제국기 불교 정책부터 일제강점기 불교의 친일화와 이에 대한 저항까지, 근대불교의 구조와 유산을 파악한다. 이는 이후 광복과 함께 출발한 한국 현대불교의 출발점을 이해하는 데 핵심이 된다.
Ⅱ장은 광복 직후 조선불교의 출범, 총림 운영 시도, 미군정기의 종교정책, 봉암사 결사와 같은 초기 정립기의 진통과 실험을 다룬다. 이 시기는 전통 회복과 인적 쇄신이 맞물리며 불교의 현대적 체계를 구성하려는 시도들이 본격화된 시기다.
Ⅲ장에서는 정화운동을 중심으로 한 통합종단의 성립과 해체, 조계종과 태고종의 분열, 이후 등장한 새로운 종단들을 정리하면서 종단 재편의 격랑기를 상세히 기술한다. 이 시기의 반복적 갈등은 제도권 불교의 한계를 드러낸 동시에, 자생적 개혁의 필요성을 각인시킨 계기가 되었다.
Ⅳ장은 사회적·문화적 지평에서의 불교 확장을 조명한다. 불교학의 발전, 불서의 출판과 역경 사업, 청년 운동, 군포교, 해외포교 등은 한국불교가 내적 심화뿐 아니라 외적 확장을 위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보여주는 장이다.
Ⅴ장은 유신정권과의 갈등 속에서 벌어진 10.27 법난을 중심으로, 비상종단의 등장과 자주화 운동, 재가불자의 역할 강화 등 불교계가 정치적 탄압에 대응해 나가는 과정을 정리한다.
Ⅵ장은 1990년대 들어 불교계 내부의 종권 갈등과 1994년 범종추(범불교도대책추진위원회)의 개혁운동, 개혁종단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하며, 한국불교 내부의 제도 개혁과 권력 구조에 대한 실천적 비판을 기록한다.
Ⅶ장에서는 21세기 들어 드러나는 출가자 및 신도 수의 감소, 탈종교화 현상, 출산율 저하에 따른 구조적 위기 등 오늘날 한국불교가 마주한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장기적 대응과 지향점들을 제안한다.
각 장은 연대기적 구성 안에서 역사적 사건과 사상, 제도, 인물, 문화 등을 입체적으로 교차 분석하며, 그 속에서 드러나는 불교계의 자기모순과 자생적 노력을 동시에 비평적으로 조망한다.
3. 이 책의 의의: 한국불교의 반성과 미래를 위한 사유의 장
이렇듯 이 책은 광복 직후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의 방대한 역사적 흐름을 한 권에 집약하고 있으며, 정화운동, 봉암사 결사, 종단 분열, 자주화 운동, 개혁종단 등 현대불교의 핵심 이슈들을 모두 아우른다. 특히 불교계 내부의 이념 대립과 정치권력과의 관계도 치우침 없이 균형 있게 조명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불교가 겪은 갈등과 파행의 역사를 은폐하지 않는다. 폭력과 소송, 권력 투쟁, 정체성 혼란 등은 외면할 수 없는 역사이자, 향후 불교 발전을 위한 성찰의 거울이다. 종단 권력의 집중, 재가 신도의 소외, 사회적 대응력 부족 등이 반복되는 이유를 분석함으로써, 구조적 개혁의 필요성을 환기시킨다. 또한 이 책은 한국불교의 ‘지속가능한 길’을 모색하고 있다. 탈종교화, 인구 구조 변화, 청년 세대와의 단절 같은 시대적 과제를 직면한 지금, 이 책은 불교가 다시금 사상과 실천, 제도와 문화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불교의 현재와 미래에 관심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꼭 필요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