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에크리튀르

불교와 에크리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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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대승불교의 기원과 대승경전의 형성을 다룬 새로운 시각! 구두(口頭)에서 서사(書寫)로의 전승 매체 변화를 통해 대승불교의 탄생을 조망한 독특한 책으로, 동양 사상사를 재구성하는 서양 인문학과의 대담한 만남이 펼쳐진다!

1. 대승불교 탄생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대승불교의 기원과 발전을 사상사적 관점을 넘어, 전승 미디어의 변화라는 파격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기념비적인 연구서가 나왔다. 기존의 불교 연구가 대승 경전의 교리적, 철학적 내용에 집중했다면, 이 책은 불교의 가르침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술 전통에서 문자로 기록되는 서사 전통으로 전환되는 과정 자체를 핵심적인 동력으로 파악한다. 특히 이 연구는 동양의 불교라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의 해체주의적 텍스트 이해, 월터 옹(Walter Ong)의 구술 문화와 문자 문화 연구, 윌프레드 캔트웰 스미스(Wilfred Cantwell Smith)의 비교 종교학적 성전 연구 등 서양 인문학의 첨단 이론을 과감하게 접목한다. 이를 통해 단순히 불교 경전의 내용을 해석하는 것을 넘어, 경전이라는 ‘텍스트’가 성립하고 유통되며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근본적으로 해부한다. 이로써 대승불교를 둘러싼 2,000년 역사를 사상사뿐만 아니라 사회사의 관점에서 혁신적으로 재해석하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 각 장별 구체적 내용: 구술에서 서사로, 새로운 주체의 탄생
본서는 불교 전승 매체의 변화가 가져온 인식론적, 사회적 변화를 세밀하게 추적하고 있다. 전체 3부 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제1부 ‘불교와 에크리튀르’에서는 ‘구술 문화 속 초기 불교의 특징’을 분석한다. 구전(口傳)의 특성상 유동적이고 상황 의존적이었던 초기 불교의 가르침이 문자화되기 전까지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밝히며, 이 유동성이 어떻게 권위와 진리를 형성했는지 탐구한다. 이는 문자 기록 이전 시대의 ‘전승자’와 ‘청취자’의 관계가 가진 독특성을 조명한다.
제2부 ‘불교와 성전’에서는 ‘문자 매체의 등장과 경전의 고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불교의 전승이 파피루스나 베다스 등의 서사 매체에 기록되면서, 유동적이던 가르침이 고정된 ‘텍스트’로 변모하는 과정을 상세히 다룬다. 이 과정에서 텍스트 자체가 절대적 권위를 획득하게 되고, 해석의 주체가 변화하며 새로운 경전(대승경전)의 탄생이 사회적으로 가능해지는 배경을 제시한다. 이 장은 데리다의 ‘쓰기(에크리튀르 écriture)’에 대한 이론을 빌려와 불교 텍스트의 권위 형성 과정을 날카롭게 분석한다.
제3부 ‘불교와 매체’에서는 ‘대승불교 운동과 새로운 사회 주체’의 탄생을 논한다. 기록된 경전은 새로운 형태의 학습과 해석을 가능하게 했고, 이는 출가 수행자 중심의 구전 공동체와는 다른, 재가자 중심의 대승불교 운동을 촉발하는 사회적 기반이 된다. 저자는 문자화된 경전이 특정 집단에게 독점되거나, 혹은 널리 유포되면서 불교의 사회적 지형과 계층 구조, 그리고 불교도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까지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사회사적 관점에서 조망한다. 즉, 매체의 변화가 단순히 경전 내용을 바꾼 것이 아니라, 불교를 믿고 실천하는 ‘주체’ 자체를 변화시켰음을 증명하고 있다.

3. 이 책의 의의와 특징
이 책이 가지는 의의는 단연 학제 간 연구의 모범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동양 철학과 서양 인문학의 벽을 허물고, 미디어 이론을 고대 사상 연구에 접목하여 전에 없던 독창적인 해석을 내놓았다는 평가가 그것이다. 이는 불교학, 사상사, 사회학, 미디어학 등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자극제가 될 것이다.
또한 독자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대승불교의 역사를 아는 것을 넘어, ‘무엇을 안다’는 행위 자체가 미디어에 의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접하는 모든 정보가 디지털 텍스트로 존재하는 이 시대에, 수천 년 전 ‘구술’에서 ‘서사’로의 전환이 가져온 혁명적인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현재의 디지털 문화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이는 인문학적 교양을 쌓고자 하는 독자뿐만 아니라, 미디어와 정보 기술의 변화 속에서 본질적인 지혜를 찾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꼭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저자

시모다 마사히로

시모다 마사히로(下田正弘)
도쿄대학 대학원 인문과학연구과 인도철학ㆍ불교학 문학박사. 도쿄대학 대학원 인문사회계연구과 교수, 런던대학교 객원 교수, 빈 대학교 객원 교수, 일본인도학불교학회 이사장, 일본 디지털ㆍ휴머니티즈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현재 무사시노대학 웰빙학부 교수, 동 대학원 불교학연구과 교수, 도쿄대학 명예교수, 일반재단법인 인문정보학연구소 대표이사, 일반재단법인 불교학술진흥회 이사장, 대정신수대장경 데이터베이스 연구회(SAT) 대표를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 『열반경 연구 - 대승경전의 연구 방법 시론』, 『장문일역 『대승열반경』 (Ⅰ)』, 『신아시아불교사』 전 15권(편저), 『시리즈 대승불교』 전 10권(편저) 등이 있으며, 일본종교학회상(1997), 태국의회 불교공로상 최고상(2011), 팔리학불교문화학회 공로상(2015), 나카무라 하지메 동방학술상(2021) 등을 수상하였다.

목차

발간사ㆍ5
머리말ㆍ7

제Ⅰ부 불교와 에크리튀르 21
제1장 에크리튀르론으로 조명하는 불교 연구 23
- 대승경전 연구의 준거틀 구축
제1절 대승경전 연구의 범위ㆍ23
(1) 텍스트 연구 관점의 전환ㆍ23
(2) 대승경전 연구를 위한 준거틀의 부재ㆍ27
(3) 현상학적 태도ㆍ32
제2절 대승경전 연구를 위한 에크리튀르론ㆍ35
(1) 자크 데리다의 위치ㆍ35
(2) 대승경전의 저자상에 관한 문제ㆍ38
(3) 에크리튀르의 특성ㆍ43
제3절 역사학에 제기된 과제ㆍ48
(1) 역사학에서의 언어적 전회ㆍ48
(2) 긴즈부르그 이해의 문제점ㆍ54
(3) 기호의 반복적 구조와 표상-대리ㆍ58
(4) 역사와 문학의 비연속−대승경전의 특성ㆍ63
제4절 불교철학에서의 과제ㆍ68
(1) 사상과 사상사−야마구치 즈이호의 불교사상 이해ㆍ68
(2) 후설의 ‘현재’ 이해와의 공통성ㆍ74
(3) ‘직관과 현전성의 철학’에 의한 기호의 말소ㆍ81
제5절 에크리튀르론과 대승경전ㆍ86
(1) 시니피앙과 시니피에의 유희로서의 텍스트ㆍ86
(2) ‘에크리튀르-극(劇)’으로서의 대승경전ㆍ90
(3) 기억, 꿈, 명상, 에크리튀르ㆍ98
(4) 프로이트에서 슈미트하우젠으로ㆍ104
(5) ‘무의식의 텍스트’와 대승경전ㆍ110
(6) 연구의 준거틀로서의 에크리튀르론ㆍ116

제2장 대승경전의 창작 121
- 경전 제작이 여는 새로운 불교 세계
제1절 인도 대승불교 연구의 전환ㆍ121
(1) 그레고리 쇼펜의 문제 제기ㆍ121
(2) 역사적 실체로서의 대승ㆍ127
(3) 쇼펜이 그리는 대승불교상(像)ㆍ130
제2절 대승불교에서의 경전의 의의ㆍ134
(1) 대승경전이 교단을 낳다ㆍ134
(2) ‘전통경전’의 특징과 정전(正典) 개념에 대한 재고ㆍ138
(3) 대승 출현의 계기가 된 서사 경전의 등장ㆍ144
(4) 앨런 콜의 이해ㆍ148
(5) ‘참된 불설’이라는 물음의 등장ㆍ152
(6) 대승경전 출현의 경위ㆍ156
제3절 성전(聖典)으로서의 대승경전ㆍ159
(1) 경전 편찬의 계승 활동ㆍ159
(2) 교단사적 연구의 한계ㆍ162
(3) 성전이 된 불교ㆍ165

제Ⅱ부 불교와 성전 169
제3장 대승불교 기원론 재고 171
- 과거와 현재 사이의 공동 주관(主觀)의 장
제1절 불교 연구 방법 재고ㆍ171
(1) 인문학 방법론 검토의 필요성ㆍ171
(2) 인문학의 세 가지 방법론ㆍ173
(3) 인도불교 연구에서의 역사학적 방법의 과제−‘역사 속의 텍스트’ 해명의 한계ㆍ177
(4) 사상적 혹은 언어·문학적 연구 방법으로서의 불교학−‘텍스트 속의 역사’에 대한 해명ㆍ180
제2절 역사학적 방법에 의한 고대 인도불교의 양상−불탑 연구 재고ㆍ183
(1) 불탑 연구와 고대 인도불교사ㆍ183
(2) 불탑 연구의 여러 과제ㆍ187
(3) 불탑이라는 장(場)−연구와 풍경의 변화ㆍ192
(4) 불탑과 텍스트ㆍ198
(5) 불탑과 불전ㆍ202
제3절 초기 대승경전 해명의 배경ㆍ209
(1) 길기트에서의 경장의 재발견ㆍ209
(2) ‘전통경전’의 전승 형태와 승원의 소유자ㆍ214
(3) 불전=불탑에서 나타나는 대승불교의 여러 이념ㆍ218
제4절 서사 행위의 등장과 대승경전의 출현ㆍ223
(1) 서사 경전과 이설(異說)의 공존ㆍ223
(2) 서사 경전 간의 양상의 차이ㆍ231
(3) 불탑=불전의 부정과 경전으로의 승화ㆍ234
제5절 경전에서의 정통성의 수립ㆍ239
(1) 앨런 콜의 연구가 시사하는 것ㆍ239
(2) 전통을 쇄신하는 초기 대승경전의 구조−공, 자비, 방편ㆍ245
(3) 공동 주관(主觀)적 언설 공간으로서의 경권−보살과 법사에 대한 재고ㆍ250
(4) 아버지로서의 경전−거리, 해후(邂逅), 상기(想起)ㆍ254
(5) 경이라는 범주−여시아문(如是我聞)ㆍ258
(6) 초기 대승경전의 저자를 둘러싼 상황ㆍ261
(7) 경전이 드러내는 현실 세계ㆍ266

제4장 대승경전 계승의 역사 273
- 1980년대 이후의 대승경전 연구
제1절 1980년대의 대승불교 연구에서 나타나는 동서양의 차이ㆍ273
제2절 기원에 대한 물음이 함의하는 것ㆍ280
제3절 경전으로서의 대승−텍스트 해독의 진전ㆍ283
제4절 경계의 해소와 영역의 다양화ㆍ291
제5절 전승 매체의 변화와 대승ㆍ295
제6절 연구 가설 개념으로서의 ‘대승’의 정의ㆍ301

제5장 성전 너머에 305
- 전통불교 경전과 대승불교 경전의 차이
제1절 성전 연구에 대하여ㆍ305
제2절 성전의 역사성과 동일성ㆍ308
제3절 체험과 말ㆍ311
제4절 사람, 진리, 역사ㆍ315
제5절 공공화로서의 성전화ㆍ317
제6절 서사의 도입−제2의 성전화ㆍ320
제7절 전승 기술의 전환과 대승ㆍ325
제8절 불설의 판정 규범−수렴을 향한 모색ㆍ329

제Ⅲ부 불교와 매체 335
제6장 구두 전승과 서사 337
- 팔리성전, 율장, 대승경전
제1절 지식의 전승 형태라는 과제ㆍ337
제2절 구두 전승에서의 지식의 형태적 특징ㆍ340
제3절 팔리성전에서의 서사의 도입ㆍ343
제4절 율장 텍스트와 서사ㆍ347
제5절 대승경전에 나타나는 구두 전승적 특성과 서사적 특성의 공존ㆍ350
제6절 음성으로서의 성전의 특성과 그 한계−윌리엄 그레이엄의 이해를 통하여ㆍ359
제7절 붓다상이 의미하는 것ㆍ363

제7장 매체의 전개로서의 불교사 366
- 교전 연구와 인문학의 과제
제1절 교전의 존재와 종교사ㆍ366
제2절 전승 매체라는 과제와 인문정보학ㆍ369
제3절 불교 전승에서의 분산과 통합ㆍ374
제4절 근대불교학과 「대정신수대장경」ㆍ380
제5절 제3의 매체 혁명과 교리 연구의 변화ㆍ384
제6절 경계 소멸의 진전과 정전(正典) 개념의 변화ㆍ390
제7절 교전 연구의 미래상−간(間)텍스트성, 텍스트 내재성, 초(超)텍스트성ㆍ393

제8장 사고(思考)의 흔적으로서의 텍스트 397
제1절 과거와의 대화ㆍ397
(1) 흔적과 반복ㆍ397
(2) 죽은 자와의 대화ㆍ399
(3) 매직메모ㆍ400
(4) 흔적과 신비체험ㆍ402
제2절 흔적의 장, 혹은 탈신체성으로서의 텍스트ㆍ405
(1) 흔적을 포괄하는 장(場)으로서의 텍스트ㆍ405
(2) 말과 신체성ㆍ406
제3절 텍스트의 역사, 혹은 흔적의 장의 변화ㆍ408
(1) 소멸하는 신체성ㆍ408
(2) 불교사에서의 수수께끼ㆍ410
(3) 대승불교 기원설의 문제점ㆍ412
(4) 서사 텍스트로서의 대승경전의 출현ㆍ413
(5) 불탑신앙의 부정과 경전숭배의 등장ㆍ415
(6) 불설(佛說)의 정통성 갱신ㆍ416
(7) 텍스트의 타자성ㆍ417

맺음말ㆍ421
참고문헌ㆍ427
찾아보기ㆍ459
역자 후기ㆍ4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