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복 김수복은 1953년 경남 함양에서 출생하여 단국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문학박사)하였다. 1975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시집 『지리산(智異山) 타령』『낮에 나온 반달』『새를 기다리며』『기도하는 나무』『또다른 사월』『모든 길들은 노래를 부른다』『사라진 폭포』를 펴냈으며, 저서로는 『정신의 부드러운 힘 ; 우리 시의 표정과 상징』 『별의 노래』『상징의 숲』 등이 있다. 현재 단국대 한국어문학전공 교수로 재직중이며 한국문예창작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중견시인 김수복의 여덟 번째 시집 『우물의 눈동자』가 발행되었다. 이번 시집은 새벽이나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한 편씩 읽어 나가면 좋은 듯한 편안한 사원에서의 시간이 그 중심을 이루고 있다. 시를 읽기 전 해야할 일은 사원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시인이 지어놓은 사원(寺院)이란 인간이 고개 숙이고 들어가는 신의 신성한 공간을 넘어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자 집이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시인의 사원에 더러운 신발을 신고 들어가 소리내 울어도 좋다. 그곳은 우리를 위해 시인이 신에게 빌린 사원이기 때문이다.
시가 소비사회의 대중적 욕망을 어떻게 그려내는가 하는 문제에 최근 시인들은 자각적이지 못한 듯하다. 가장 내면적이고 사소해 보이는 삶의 문제에 시선을 돌리고 소외된 타자들의 존재에 관심을 갖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사회적 담론, 성찰적 시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좀더 섬세한 반성이 요구된다. 김수복의 시는 ‘어떤’ 시간의 경계 위에 놓인다고 볼 수 있다. 체험의 범주에서 사라진 자연 대상을 노래하거나, 낯선 세계의 사물들을 묘사하면서, 혹은 고통스러운 과거의 기억을 추억하면서 김수복은 매우 조용하고 낮은 음성으로 현존성에 대한 면밀한 사유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오늘의 시에 결핍된 하나의 요소, 철학적 반성으로서의 담론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는 천천히 걸으면서 사유하고, 시간의 저편에 대하여 노래한다. 그는 쉬지 않고 비실재 공간을 찾아 나섰고 지금도 그는 그 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우물의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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