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시민을위한정치철학입문
자유와평등을지지하며민주주의를옹호한다고똑같이말하는정치인들인데,왜허구한날서로대립하고싸우는일은줄어들지않는걸까?당장우리만해도한나라당에서?진보정당에이르기까지모두‘복지’를말하며‘서민을위한정당’임을주장하는데,그럼에도이들정당간의첨예한대립은그칠줄을모른다.도무지그들사이에무슨차이가있는걸까?
“정치는혼란스런비즈니스다.누가무엇을믿고있는지식별하기어렵다.때로는누가무엇을믿고있기나한지조차알기어렵다.”저자애덤스위프...
시민을위한정치철학입문
자유와평등을지지하며민주주의를옹호한다고똑같이말하는정치인들인데,왜허구한날서로대립하고싸우는일은줄어들지않는걸까?당장우리만해도한나라당에서진보정당에이르기까지모두‘복지’를말하며‘서민을위한정당’임을주장하는데,그럼에도이들정당간의첨예한대립은그칠줄을모른다.도무지그들사이에무슨차이가있는걸까?
“정치는혼란스런비즈니스다.누가무엇을믿고있는지식별하기어렵다.때로는누가무엇을믿고있기나한지조차알기어렵다.”저자애덤스위프트는현대정치의혼란스러움과복잡함을그렇게지적하며이책을시작하고있다.중도좌파는‘제3의길’을표방하고보수우파는‘온정적보수주의’를말하는오늘날엔,좌파와우파가명확히구분되어있던과거와달리이것저것이모두뒤엉켜있고진영은허물어져있다.그야말로“정치인들은중도로수렴”하고있으며,유권자들은그들을구분하기가갈수록힘들어지고있다.
그러나,정치란본디혼란스러운것이어서유권자들은이혼란에그저휩쓸려다닐수밖에없는건아니다.이런복잡한상황에서도정당과정치인들이표방하는가치의진정한의미를보는눈이있다면,정치인들의화려한수사뒤에숨은차이를구분하고올바른판단과선택을할수있을것이다.이책『정치의생각』은,모름지기정치를정치이게하는그본원적가치들에대한탐구를통해혼란스러운정치현실을명료하게파악할수있는위력한‘무기’를제공해주고자한다.
정의란무엇인가?
그리고자유,평등,공동체,민주주의란무엇인가?
이책이탐구하는‘정치의생각’은사회정의,자유,평등,공동체,민주주의이렇게다섯가지로모두현대정치의가장중요한개념이다.마이클샌델의『정의란무엇인가』가‘정의’라는렌즈를통해정치가얼마나다양한의미를함축하고있는복잡한개념인지를독자들에게잘보여주었다면,애덤스위프트의『정치의생각』은그확장심화버전이라할수있을것이다.샌델의책은정의라는단일주제를주로개인윤리의차원에서다루고있는데비해,스위프트의이책은사회정의,자유,평등,공동체,민주주의라는다섯가지주제를주로공적·정치적인차원에서다룬다.때문에도논의의수준이만만치는않지만,단순한안내자이상의빛나는통찰을보여주는저자의안목이곳곳에서독자들의눈을밝혀주고있다.우리가흔히논쟁을벌이곤하는실질적자유냐형식적자유냐의문제,절대적평등이냐상대적평등이냐하는문제,국가와공동체사이의관계에대한물음,직접민주주의와간접민주주의의차이등다양한논쟁점이제시되고명쾌한설명이뒤따른다.독자들은저자의체계적인설명을따라가면서우리가무심코생각해온이들가치에대해더많이고민해보고자신의생각을좀더명료하게다듬을수있을것이다.
영국에서는사람들에게종교의자유가있지만수많은교통신호등이있다.하지만아프가니스탄에서는교통신호등이거의없지만종교의자유가없다.우리가두나라의다른사항들은전혀모른다고가정해보자.어느사회가그구성원들에게최대의자유를주는것일까?자,영국에서는교통신호등때문에자유가끊임없이제약당한다.하지만아프가니스탄에서는자신이신봉하는종교를믿지못하는단한가지만이금지된다.그러므로순전히양적인측면에서는영국이아프가니스탄보다시민들의자유를더많이제약하는것처럼보인다.(…)‘자유’에관해종합적으로판단할때질적인평가를하지않고단순히양적으로만평가하기는어렵다.-본문115~116쪽
복잡한정치현실을밝히는
명쾌한정치의생각을만나다
존롤스,로버트노직,로널드드워킨,코헨등을이어갈뛰어난정치철학자의한사람으로평가되는저자이지만,이책에서는자신의주장을개진하기보다이제까지정치철학에서일구어온성과를훌륭하게정리하여간명하게전달하는데치중하고있다.정치철학의다양한입장과주장들을분석·요약하여,독자들이정치적쟁점을지켜보거나스스로논쟁에뛰어들때좀더명료한사고를할수있도록하는데주력한것이다.저자가스스로말하듯“이책의목표는논쟁적인것이아니라명료한설명과해설을제공하는것이다.정치철학자들이제시한중요한주장들일부를설명해줌으로써독자들이관련된이슈들을이해하고스스로그이슈들에입장을정할수있도록돕고자하는것이다”.
흔히TV와신문,인터넷곳곳에서벌어지는격한논쟁을접하다보면,과연사람들이자신이말하는바를정확히이해하면서주장을펼치고있는지의문이갈때가많다.일반인들은말할것도없고,이른바지식인과정치인들도여러개념들을편한대로뒤섞고뭉뚱그려대충사용하기일쑤다.그래서많은논쟁이명확한대립지점도없이실체없는공방만으로허무하게끝나곤한다.정치의다양한개념들을명료화할필요성이어느때보다커지고있는것이다.
저자는영미정치철학의전통을따라정치적개념을분석하여제시함으로써,우리가책임감있고양식있는시민으로서공동의일에대해서로의입장과견해를명료하게표현하고이해할수있도록돕고자한다.『정치의생각』은아직척박한한국의토론문화를향상시키는데에도도움이될많은제안들이담겨있어서,사회곳곳에서벌어지는다양한이슈에관심있는이들에게건설적논의를위한훌륭한도구를제공해줄것이다.
오늘날의정보통신기술의발전을놓고볼때직접민주주의가완벽히가능하다는것이다.모든가정에컴퓨터단말기를제공해주는것은어렵지않을것이며이단말기를통해투표할수있는연령에도달한모든유권자들이직접투표하는것이가능할것이다.(…)이것을‘전자민주주의(원격민주주의)’라고불러보라.그런체제는지금우리가채택하고있는것보다더직접적인민주주의형태가될것이다.(…)전자민주주의에서는유권자들이컴퓨터마우스를클릭하는것이상의정치참여를하지않고서도법을직접결정할수있다.그들은관련이슈를잘알고있을필요가없으며그에대한토론을듣거나토론에참여할필요가없다.그들은일반적으로참여민주주의이론가들이중요하게생각하고있는것들을전혀행할필요가없다.(…)이런식으로법률을제정하도록하는것은위험할수있다.(a)대의원들을선택하는데성실히임하지만매우짧은시간에걸쳐참여하는것―그다음에는대의원들이법을제정한다―과(b)거의또는전혀지식이나관심도없이컴퓨터단말기로법률에직접투표하는것사이의선택이있다고가정해보자.후자가더‘민주적’일수는있겠지만전자가더나을것이다.-본문265~26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