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괴물이 된 이십대의 자화상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 괴물이 된 이십대의 자화상 - 지금 여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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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암울한 시대의 암울하게 변해버린 이십대들의 슬픈 몽타주!
괴물이 된 이십대의 자화상『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이 책은 젊은 사회학자인 저자 오찬호가 대학교에서 강사 활동을 하며 만나온 이십대들의 변해버린 진짜 얼굴을 발견하고 있다. 무한경쟁 시대 희생양이 되어 진 이십대들의 쓰라린 피해자의 모습과 사회구조로 인한 불이익의 대한 책임을 인정하면서 자신들의 경쟁 패자들은 아무런 죄책감 없이 차별하고 멸시하는 모습의 현재 이십대를 설명하며 이 사회의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내몰았는지 탐구 하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이십대들은 자신의 현재 위치에 대한 방어와 타인에 대한 공격성을 가진 가해자이자 사회의 피해자의 두 모습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길 원하는 것에 대한 박탈감과 분노, 지방대와 상위권대 학생들간의 학교 서열과 학교 등급, 학과 등급을 나누고 정시생과 수시생, 특별전형을 구분 짓는 등 단계의 차이를 과장하고 벽을 쌓는 ‘학력위계주의’가 이십대들을 지배한다. 이러한 이십대들을 위로하기 보단 이십대들의 현재를 냉철히 관찰하고 그 원인을 짚어 문제를 해결해야 함을 제안한다.
저자

오찬호

사회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고,여러대학과대학원에서오랫동안강의했다.대구와서울을거쳐현재는제주의시골에서산다.주로글을읽고쓰며가끔육지로나가강연한다.친숙한것을낯설게보면서사회가개인을어떻게괴롭히는지추적하는데관심이많다.평범한일상속차별과혐오의씨앗을찾고드러내는글쓰기를꾸준히하고있다.

『민낯들』은“세상은원래그런거야….”라는체념과“사회탓만...

목차

목차
머리말|지금이십대가위험하다
1장강의실에서바보가된어느시간강사이야기
“날로정규직되려고하면안되잖아요!”
동병상련은없다!
비정규직인건자기계발안한탓?
이십대를이해하는것?,그래서이십대에게할수있는말
2장자기계발서의눈으로세상을보다
이십대의자기계발아이러니
왜아무도문제시하지않는걸까?
촛불든이십대,사회에눈감다
차별과해고를정당하다여기는이유
시간관리,자기통제,그리고칼날
3장괴물이된이십대의자화상
‘멋진신세계’가이룩한재앙
첫째:타인의고통에무감각해지기
둘째:편견의확대재생산
셋째:주어진기존의길만맹목적으로따라가기
왜학력위계주의가문제인가
덫에걸린대학생들의자기방어
진리의빛,수능점수
‘떨어지는’동년배에대한무시또는배려
다른이를평가하는좁은잣대
“내가이룬성과를존중해달라”
대학서열에대한무모한집착
본질에서벗어난평가
점점단단해지는기존의편견
어두운수능의추억
학력위계,끌어내리기와밟아오르기
상품화된개인,그런데‘팔리지않는’개인
학교야구잠바의사회학
피해자이자가해자가된이십대
미래도희망적이지않다
원인1:IMF의추억
원인2:경영학과의사회학
원인3:before/after의덫
4장자기계발권하는사회를치유하자!
‘원래그런세상’은없다
긍정과희망을논하기전에우리가알아야할것
『아프니까청춘이다』는무엇을간과했을까
공정성을다시생각하자
기회는균등한가?
과정은공정한가?
맷집의사회학
CPA의사회학
결과는정의로운가?
맺음말|그따위위로는당장멈춰라!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대한민국이십대는어떻게괴물이되었는가
장면1.어느대학강의실.한창이슈가되고있는KTX비정규직여승무원의정규직전환요구를놓고서강사와학생들이토론을벌인다.한학생이이렇게말한다.“날로정규직되려고하면안되잖아요!”다른학생들도이런주장에고개를끄덕이며수긍하는눈치다.이에힘입은그는계속말한다.“입사할때는비정규직으로채용되었으면서갑자기정규직하겠다고떼쓰는것은정당하지못한행위인것같습니다.”수강생의3분의2이상이이의견에동의했다.
장면2.지방대출신이...
대한민국이십대는어떻게괴물이되었는가
장면1.어느대학강의실.한창이슈가되고있는KTX비정규직여승무원의정규직전환요구를놓고서강사와학생들이토론을벌인다.한학생이이렇게말한다.“날로정규직되려고하면안되잖아요!”다른학생들도이런주장에고개를끄덕이며수긍하는눈치다.이에힘입은그는계속말한다.“입사할때는비정규직으로채용되었으면서갑자기정규직하겠다고떼쓰는것은정당하지못한행위인것같습니다.”수강생의3분의2이상이이의견에동의했다.
장면2.지방대출신이취업시장에서겪는어려움을다룬영화를보고일단의학생들이둘러앉아이야기를한다.그들은주인공의처지에충격을받고눈물을흘리기까지했다.모임을주관한강사는그들에게지방대에대한차별이불공평한것이아니냐고물었다.그러자한학생은언제울었냐는듯이“지방대는저희학교보다대학서열이낮아도한참낮은곳인데,제가그쪽학교의학생들과같은급으로취급을받는건말이안되죠!”라고답했다.여기에반대하는이는없엇다.이들은모두‘인서울’대학학생이었다.
장면3.학교에서가장잘나가는학과인경영학과에다니는한학생은자기학과가다른학과보다훨씬뛰어나다고생각한다.그러면서“겨우턱걸이”해서학교에들어온철학과나사학과학생들을“개무시”한다.수능을보지않고들어온수시생들을‘수시충’이라비하하며부르고,재외국인전형,사회통합전형같은특별전형으로입학한학우들을낮춰본다.최근몇몇대학들에서는지역균형,기회균등전형으로들어온학생들을‘지균충’‘기균충’이라부르며무시한다고한다.
이것이이책이보여주고있는지금의이십대다.이들에겐어떤공통점이있다.바로차별의벽을쌓고상대를밀어내는태도다.자신의현재위치에대한방어와타인에대한공격이동전의양면처럼쌍을이룬다.즉이들은현사회의피해자일뿐만아니라가해자이기도하다.
그동안많은이십대담론은이십대들이겪고있는고통과그들의사회경제적처지,그리고그해결책에대해서논했다.이십대들이문제에부딪혀있으니,이를해결하여이십대들이‘제대로’살게해주어야한다는것이었다.그러나그여러이야기들은상시적인불안에내몰린이십대들이그결과로어떤존재로변했는지에대해서는관심을가지지않았다.그이십대들은‘정상적인삶’과‘윤리’와‘공정’등에대한개념이이전세대와는완전히다른존재가되어버렸다.예전의‘진보적이십대’를놓고생각한다면이들은매우뒤틀려보이기까지한다.이십대자체가문제적존재가되어버린것이다.오늘날이십대들은마냥고통받는것만이아니라,그고통을긍정적으로받아들이고적극찬성하기까지하며스스로도다른이들에게고통을주는데앞장서기도한다.이런기묘한상황을이해하지않고서는이십대문제를결코풀수없을것이다.
불안에잠식당한이들의새로운윤리
이십대변화의근원은무엇보다도그들이겪고있는극심한불안이다.아무리노력해도안정적인삶을기대할수없게된현실에서이십대들은자기몫을챙기는데매우예민해졌다.‘자기노력에대한보상’에굉장히집착하게된것이다.이런관점에서볼때비정규직이정규직이되길원하는것은노력없이좋은결과를얻으려는‘도둑놈심보’다.여기서비정규직고용형태의불합리는전혀고려의대상이안된다.자신들은이렇게노력해도취업이안되는데비정규직이바로정규직이된다는사실에이들은박탈감을넘어격렬한분노마저느낀다.이들에게이분노는더없이정당한것이다.
마찬가지로이십대들이생각하기에,지방대와상위권대학생은각대학에가기위해들인노력(곧수능점수)이다른데똑같이취급받는것은어불성설이다.당연히차별대우를받아야한다.때문에요즘이십대대학생들은과거보다도더학교서열에민감하다.단순히학교등급을나눌뿐만아니라학교내에서도학과에따라서도등급을나누고정시생과수시생,특별전형등을구분짓기도한다.각각의단계차이를과장하고넘을수없는벽을쌓고자한다.저자는이런이십대들의새로운학력주의행태를‘학력위계주의’라고부른다.명문대대학생들은과거와는다르게자신이명문대를다닌다는것을과시하고,하위권대학학생들을멸시한다.대학생들이학교와학과명을내건야구잠바를입고다니는유행에서도그런태도를엿볼수있다.학교수준에따른과시와멸시,우월감과열등감의법칙이이십대들을지배하고있다.
연세대는서강대를,서강대는성균관대를,성균관대는중앙대를,중앙대는세종대를,세종대는서경대를,서경대는안양대를,안양대는성결대를‘무시’한다.행여나후자가전자를‘비슷한대학’으로엮기라도할라치면그순간전자들은“무슨말도안되는소리를하냐”고난리가난다.그렇게4년제는다시2년제를,2년제는또같은기준에근거해서자기들내부를쪼개고줄세운다.모두가이렇게같은논리를가지고가해자역할을하며,또그래서당연히피해자신분이되는상황에도매우능동적으로기여하는셈이다.―본문125쪽
미래가약속되어있지않고,삶이불안정한이들은현재자신이가진것에집착할수밖에없다.지금의이십대도그렇다.자기가기울인노력과그결과물,즉학력및여러스펙의가치를인정받으려안달한다.그리고그것을기준으로세상만사를평가한다.노력의결과물이부족한이들은자연히자신보다‘떨어지는’존재며,이들이자신보다앞서가는건정당하지않은일이다.이십대가누가시키지않아도자기계발에몰두하는이유가바로여기에있다.자기계발이일종의윤리기준이돼버린것이다.그렇게이십대내면에는새로운윤리가자리잡게되었다.
저주의순환은계속된다
이십대를괴물로만들어버리는이저주의메커니즘을자세히살펴보자.먼저누구나알듯치열한경쟁이일상이되면서,경쟁에서이기는것이지상과제가되었다.이런상황에서자기계발논리가접목됐다.이논리는경쟁에서의승리와패배는자신에달려있다는기본전제아래자기자신을통제하고희생시키면서까지자기계발할것을주문한다.이것은흔하게는‘스펙쌓기’라는형태로나타난다.어떤식이든시간을허투루보내지않고미래를철저히준비하는것이좋은삶으로여겨진다.허나그시간투자가진정으로가치있는것인지,혹강요된것은아닌지에대해서는의문이제기되지않는다.설령바라는결과가나오지않아도시간을엄격히관리하는노력자체를긍정적으로받아들인다.‘게으른것보다는열심히미래를준비하는게낫다’는도덕적당위로아무것도약속되지않는자기희생을포장한다.
이런논리가내면의윤리가되어자기를채찍질하는것은큰일이아닐지도모른다.열심히사는것이무슨문제가되겠는가?문제는그채찍질이다른사람에게도가해진다는점이다.자신이투자한노력과시간을기준으로,그보다노력이부족한이들을가혹하게평가한다.나보다‘덜’노력한사람은나보다전적으로부족한존재이며,당연히‘덜’대우받아야한다.심지어인격적으로(게으르고개념없다는등)모욕하기까지한다.이는누구든불안에시달릴수밖에없는경쟁사회에서비교우위를얻기위한방편이자,끝이보이지않는괴로운자기계발과정에서위안을얻으려는행위이기도하다.다른이를자기보다밑으로끌어내리고조리돌림함으로써안심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