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히스토리쿠스 (지금 여기를 위한 역사 공부)

호모 히스토리쿠스 (지금 여기를 위한 역사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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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일상의 역사화, 역사의 일상화
『호모히스토리쿠스』는 역사의 주요 주제들을 두루 살피며 역사학이 그간 소홀해온 역사공부의 기초를 다지는 한편, 역사학이 범한 왜곡과 오류를 경계함으로써 독자들의 편견 없는 역사관에 보탬이 되고자 했다. 또한 거대사·국가사 중심의 역사교육으로 인해 역사적 존재로서 우리들 개개인이 간과해온 ‘작은 역사’ ‘여러 역사’의 가치를 일깨우는 데도 역점을 뒀다.

먼저 역사적 사실·사건의 구성요소로서 구조-의지-우연의 관계를 탐색한다. 모든 사건이 발생하는 바탕인 객관적 구조, 역사는 사람이 만들어가는 이야기이기에 매 사건마다 자연스럽게 개입되는 인간의 자유의지, 서로 원인이나 목적이 다른 둘 이상의 행위가 만남으로써 발생하는 우연. 역사의 모든 사실·사건은 이 세 가지 요소가 합쳐져 발생한다. 따라서 역사 탐구의 기본은 구조-의지-우연을 두루 살피는 일이며, 저자는 셋 중 하나라도 소홀히 보는 것은 역사 탐구자로서 직무유기라고 말한다.

이 책은 이렇게 역사학의 편견을 벗기고 우리가 관심 밖에 있던 역사의 영역을 보여주면서 역사에 새롭게 눈 뜨게끔 한다. 이 책이 전하는 구조-의지-우연을 두루 고려한, 이분법 등 각종 편견에서 자유로운, 그리고 나의 오늘로부터 시작하는 역사공부의 목적은 분명하다. 나의 인생을 풍부하고 지혜롭게 만들어, 난세에는 어려움을 견디는 힘을 주고, 치세에는 평화를 즐기며 유지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요컨대 역사공부는 자기-이해의 출발이며 소통-공감의 첫걸음이다.
저자

오항녕

저자오항녕은전주대학교역사문화콘텐츠학과교수.①자료조사ㆍ정리및번역②연구가덜된관심분야에대한탐구③기존연구를비판하는논설.이세가지가역사학도가할일이라고생각하고있으며,지금이시간에도조선문명을주제로이셋중한가지일을하고있을것이다.아니면시민,학생들과세미나를하고있든지.
고려대학교한국사학과를졸업했고,지곡서당(태동고전연구소)에서한학을공부했다.한국사상사연구소ㆍ국가기록원에재직했고,현재동아시아기록위원회이사이다.
지은책으로『조선의힘』『기록한다는것』『광해군-그위험한거울』『밀양인디언,역사가말할때』『유성룡인가정철인가』『조선역사학의저력』『경연?평화로운나라로가는길』등이있고,『사통』『율곡의경연일기』『문곡집文谷集』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머리말 004
프롤로그 나로부터의역사 011

1부 내발길이만드는역사
01 시간과사건 019
어떤사건:기말고사/사건에대한이야기/존재의시간성:변화=유한성=무상/죽음의역사성/사건의계열성

02 조건:오늘도또내일도 033
조건,의지,그리고우연/구조주의입문/역사학의구조주의/역사학은원래유물론이다/끝이아니라시작일뿐/기계적결정론은사이비/‘사도세자사건’에대한오해들/비극의원인:세습왕정이라는‘구조’

03 의지:하면된다 054
스스로를결정할수있는힘/이봉주선수와나는조건이다르다/할수있는일과할수없는일/‘생각없음’의죄

04 우연:아쉬운이유 065
우연과임의성/빅토르위고의워털루전투/19세기의돌쩌귀/나폴레옹의자리는없다

2부 역사의영역
01 인간의조건,역사 079
일기쓰기는역사쓰기다/시로읽는역사/한글도못읽는다/아카이빙의세계/이야기의경계

02 역사사이의괴리 101
국사:편협해진역사/스테레오역사학과

03 진보사관의함정 107
‘대문자역사’와진보사관/초야권(初夜權)소문/진보사관이란/식민지트라우마/‘우리’와‘저들’의이분법

3부 기억,기록,그리고시간의존재
01 기억과망각의이중주 125
사라지는기억/매번달라지는기억/기억의망각과왜곡/기억변형실험:오류와왜곡

02 사실과해석 137
역사는사실의기록이자해석의기록/벽초의『임꺽정』:반(反)봉건투사?/사관의기록과사평/사실과해석에대한무지/역사의대칭성이란?/객관성이라는소용돌이/E.H.카의그늘/해석이전에관심이있다/저장기억,기능기억

03 역사성이란무엇인가 165
‘역사적’이라는말/과거시험과고등고시/같은농사도시대에따라다르다/시대착오의오류/역사의단위는오로지100년?

04 재미있는이야기,역사 180
궁금해하는사람들/〈300〉의기원/그들의편견/품위있는페르시아인/줄거리있는이야기

4부 오해와이해의갈림길
01 정치와역사의긴장 199
서글픈논쟁/우리를갈라놓는자들/패싸움프레임

02 역사수정주의 207
에펠탑보다중요한것/역사수정주의의위험/승패가아니라비극/냉소의첫걸음

03 생산적역사의현장 217
삶을지키면서망자를기억하기/산자의책무,역사학자의책무/아버지의슬픔/젊은피들의노트/역사라는자생력/임상역사학:‘자기역사쓰기’에서시작되는역사학

에필로그역사의힘 236
註 240
찾아보기 244

출판사 서평

역사를공부하는/해야만하는이유
역사학의편견을깬역사학개론


흔적을남기고,전하고,이야기하는존재인인간은그래서역사그자체,‘호모히스토리쿠스(HomoHistoricus)’다.역사공부가결국인간공부인이유다.저자오항녕은대학입시를앞두고진로를고민하는아들에게역사학을권한바있다.파는음식을자기자식에게도먹이는음식점이좋은식당이듯이책은자식에게역사학이좋은음식이라며권한역사학자가자녀세대를위해쓴‘조금다른’역사학개론이다.
무엇보다이책은역사의주요주제들을두루살피며역사학이그간소홀해온역사공부의기초를다지는한편,역사학이범한왜곡과오류를경계함으로써독자들의편견없는역사관에보탬이되고자했다.또한거대사·국가사중심의역사교육으로인해역사적존재로서우리들개개인이간과해온‘작은역사’‘여러역사’의가치를일깨우는데도역점을뒀다.

역사의기초:구조-의지-우연의균형잡기
이책은먼저역사공부의기초이면서도그간충분히이야기되지않았던역사적사실·사건의구성요소로서구조-의지-우연의관계를탐색한다.모든사건이발생하는바탕인객관적구조(타고난조건),역사는사람이만들어가는이야기이기에매사건마다자연스럽게개입되는인간의자유의지,서로원인이나목적이다른둘이상의행위(사건)가만남으로써발생하는우연.역사의모든사실·사건은이세가지요소가합쳐져발생한다.따라서역사탐구의기본은구조-의지-우연을두루살피는일이며,저자는셋중하나라도소홀히보는것은역사탐구자로서직무유기라고말한다.
예컨대저자는사도세자의비극을두고분분해온설(노론-소론당쟁설,왕-세자간권력투쟁설,영조성격이상설등)들은대개‘세습왕정’이라는당대의구조를놓쳐서생긴오해라고지적한다.한편‘나치독일’이라는구조위에서유대인학살을수행한아이히만같은이들의책임을묻기위해선인간의자유의지를이야기해야한다.워털루전투의승패와그에결부된19세기유럽사는전투전날쏟아진‘비’라는우연을빼놓고설명할수없다.
또한저자는구조-의지-우연가운데어느하나만중시하는기계적결정론을경계한다.아우슈비츠의유대인에게왜저항이나탈출을하지않았느냐고묻는것,오늘날한국의청년세대에게왜더노력하지않느냐고타박하는것은그들이처한구조를무시한데서나오는오류다.‘클레오파트라의코’에관한경구는역사의맥락을무시한채우연이차지하는역할을지나치게부각시킴으로써이집트멸망-로마제국화의역사를가십으로전락시킨경우다.

구조,의지,우연이라는세요소중어느하나에대한설명이나고려가빠진다면분명히오류에빠집니다.이런사건에대한이해는당연히내인생을깊게해줍니다.내인생은끊임없는사건의연속이기때문이고,그것이나의역사이기때문입니다.이것이역사의쓸모이며힘이라고생각합니다.
그런데알면서도잘못하는것이또한사람입니다.이세요소가모든사건에내재해있다고알면서도막상어떤사태에부딪히면한요소로설명하고그쳐버립니다.이래서역사를좋아하는것만으로안됩니다.학습이필요하고,안목이필요합니다.(75~76쪽)

사맹(史盲)을낳는역사학의편견들
어떤‘관점’은사물과사건을이해하는편리한도구이면서도때때로편견이되어사실을왜곡하곤한다.역사를보는관점역시마찬가지로저자는현대역사학이그간많은성과를거두긴했으나적잖은편견을통해사람들을사맹으로만들어왔음을비판한다.아마독자들가운데서도이책을따라가며자신의역사관에그런편견이묻어있음을깨닫는경우가있을것이다.근대와전근대를나누고근대를‘좋은것’‘달성해야할목표점’으로삼고거기서벗어난것은폄훼하는근대주의가대표적인예다.책에따르면근대의빛나는성취와별개로이런이분법·목적론적역사관이야말로우리의시야를좁히는주범이다.이런편견은역사이슈전반에스며있고,진영을가리지도않는다.현재를합리적이라고전제하고서현재의관점으로과거의사실을해석하는현재주의역시역사학이곧잘범하는시대착오의오류로볼수있다.저자는실학이사상적조류로서실체나일관성이불분명함에도현재적(근대적)관점의비판대상인조선후기성리학에서조금이라도벗어나면실학이요실학자로규정하는것역시현재주의가만들어낸대표적오류로지적하며,이런유의함정에서벗어나야한다고이야기한다.

역사에우열은없다:‘작은역사’의재발견
이책을관통하는또하나의문제의식은역사에는우열이없다는것이다.흔히‘큰역사’(국가사·거대사)만이역사적이고‘작은역사’(일상을비롯한인간의구체적경험)는별볼일없이여기는것은착각이라는말이다.6·25전란은열세살소녀가서울에서부산까지맨발로피난갔던경험에서,21세기한국사는등록금을벌기위해최저임금도안되는시급으로알바를뛰어야하는친구의하루하루에서생생히드러난다.저자는이렇듯수많은작은역사,즉인간의구체적경험에서드러나지않는큰역사는실체없는유령일뿐이라고꼬집는다.나아가이런작은역사에주목해야하는남다른이유를덧붙인다.
역사를국가사·거대사로만가르치는사회에서정치권력의역사개입은피할수는없되막아내야하는횡포다.저자는정파적이해로점철된교학사역사교과서가정부여당과보수언론의낯뜨거운지지에도불구하고채택률0.01%의수모를겪은것은그들이마음대로재단한역사가유령이며,동시에눈에띄지않을뿐작은역사들이생동하고있음을보여주는증거라고이야기한다.권력은아예역사교과서를국정화하겠다며밀어붙이고있지만작은역사는여전히그에맞서는가장확실한방부제요댐이라는것이다.
이렇듯역사의어엿한주연임에도엑스트라취급을받아온‘작은역사’의부흥을위해저자는우리자신의이야기로부터역사공부를시작해보자고권한다.이책에서소개하는이른바‘임상역사학’은‘나의역사쓰기’를통해자신의이야기를역사로남기는것이다.역사공부는과거를되새기는데서시작되는게아니라일기·수기·자서전·회고록·구술사등다양한방식으로나의오늘을기록하는데서출발하며,그럼으로써큰역사에가려져있던비(非)역사들이비로소역사의영역으로복권된다는것이다.

역사공부의힘
이책은이렇게역사학의편견을벗기고우리가관심밖에있던역사의영역을보여주면서역사에새롭게눈뜨게끔한다.이책이전하는구조-의지-우연을두루고려한,이분법등각종편견에서자유로운,그리고나의오늘로부터시작하는역사공부의목적은분명하다.나의인생을풍부하고지혜롭게만들어,난세에는어려움을견디는힘을주고,치세에는평화를즐기며유지하는힘을키우는것이다.요컨대역사공부는자기-이해의출발이며소통-공감의첫걸음이다.

사실史實은늘구멍이뚫려있고,사람의눈은다릅니다.자료를비판적으로검토하고상황을합리적으로추론하여공감할수있는진실을찾아나가는지루하며재미있고때로는숭고한여정,그것이상으로역사를말할수없을것입니다.아니,그것이야말로역사의존재이유라고생각합니다.이래서역사공부는연대의삶,공감의삶,배려의삶을확장시키는토대라고굳게믿습니다.(2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