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시작은 현재다 (미래를 위해 과거를 보다)

역사의 시작은 현재다 (미래를 위해 과거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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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역사의 시작은 현재다』는 ‘역사란 무엇이 아닌가?’라는 반문을 시작으로 역사의 기초를 다져나간다. 주관성과 객관성 모두에 열린 자세로 역사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하며, 둘 사이의 관계를 명료하게 정리해준다. 무엇보다 과거와 현재의 관계에서 미래의 목적을 그려낼 줄 아는 역사적 안목을 강조한다. 그것을 기르는 것이 역사를 배우는 이유이며,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다.
저자

이병철

저자이병철은연세대학교독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대학원에서서양사전공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독일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독일현대사를전공하고‘나치즘에대한저항과전후독일재건의연속성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주거문명화의사회사:1920년대독일노동자주택의부엌합리화를중심으로」로2010년서양사학회우수논문상을수상했으며『역사학의거장들역사를말하다』(2015)를번역했다.현재연세대학교,전북대학교,홍익대학교에서서양사를가르치고있다.

목차

머리말

1장역사란무엇이아닌가
2장역사라는대화
3장무엇을위한대화인가
4장역사학의발자취
5장어디까지가역사인가
6장시대구분:선사시대에서현대까지
7장사료:역사의시작과보존과해석
8장기억:역사의또다른단서
9장역사를‘하는’사회
10장역사의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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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격랑의시대일수록
역사를찾는이유

역사를왜배워야할까?이에대한답은누구나알것이다.역사에서배우기위해,과거의일들로부터현재의문제를해결할실마리와미래의전망을발견하기위해서다.그래서시대가혼란스러울수록긴역사적안목의필요성이강조된다.
그런데과연실제로그러고있는가?오히려지금사회는역사에대한표피적인식과단기적사고가횡행하고있다.역사에대해서도백과사전적지식만이넘쳐나고,‘역사의교훈’이라는것도족집게수업식으로정리된다.그렇게‘역사를보는눈’없이빨리정답만을뽑아내려는태도의결과가위기가만성적으로발생하고,같은문제가반복되는지금의현실이아닐까?
『역사의시작은현재다』는반대로느리고장기적인사고를강조한다.“위기의핵심인‘단기’의문제를‘장기’로써해결할수있는가장적절한힘은역사에서나온다”는것이다.역사의교훈은공식처럼자동적으로도출되는것이아니라,과거와현재와미래를연결하고시대의흐름을더듬는수고로운작업속에서발견된다.이책은그런작업에사용되는역사의기초개념과도구의사용법을알려주며,그런작업을스스로해볼수있도록독자를인도한다.

시대구분,주관과객관,기록과기억…
역사의중요한주제를들여다보다
총10개의장으로이뤄진이책은‘역사란무엇이아닌가?’라는반문을시작으로역사의기초를다져나간다.역사에서과거·현재·미래는각각어떤의미를가지는가?역사의범위는어디까지인가?역사에서시대구분은왜필요하며어떤기준으로나누는가?현대사는어디서부터현대로보는가?사료의종류에는어떤것들이있고얼마나신뢰할수있는가?기록으로서의역사와기억으로서의역사는어떤차이가있고어떤역할을하는가?등의질문과그에대한답은역사의개념을정립할수있게해준다.
그중역사의객관성과주관성에대한설명을살펴보자.역사는주관적일까객관적인걸까?이질문은역사를처음접하는이들에게고민을안겨주는부분중하나다.과거를왜곡없이기록해야한다는주장이타당한듯하면서도,역사는승자의기록일뿐이라는이야기도설득력있다.그렇다면역사에서주관성과객관성은어떻게적용해야하는가?이책은주관성과객관성모두에열린자세로역사를바라봐야한다고말하며,둘사이의관계를명료하게정리해준다.

객관성과주관성에모두열려있는자세가중요하다.극단적인객관성을1로─답이오로지하나인─표기하고,극단적인주관성을무한대(∞)로나타낸다면우리는1과∞사이에있다.2도1에비하면주관적이다.물론100에비하면상대적으로객관적이다.그렇다면1과∞의사이에서우리는어느정도를추구하는것일까?2~10,또는2~100정도일까?구체적인숫자보다는우리의객관성이상대적일뿐이라는한계를인정하고주관적일수밖에없지만가능한한더객관적이고자하는자세,그러면서도주관성이가지고있는다양한가능성의의미를존중하는자세를갖추는게중요할것이다.-220~221쪽

과거에서현재로,
‘역사를보는눈’의변화
이책은무엇보다과거와현재의관계에서미래의목적을그려낼줄아는역사적안목을강조한다.그것을기르는것이역사를배우는이유이며,저자가이책을쓴이유다.역사학에서이제까지과거와현재가가지는의미가변해온과정을살펴보면,그런안목을기르는데도움이된다.
19세기에태동한근대역사학은과거사실을있는그대로전하는것이역사라고보았다.여기서개인의주관이나해석은개입되지않으며,역사는철저히객관적이어야한다.이때의역사는과거가현재에게(또는사실이역사가에게)말하는것이다.
그러나20세기들어객관성에대한믿음이흔들리면서역사를보는관점도바뀐다.제1차세계대전이라는거대한격변은역사가들에게이전쟁을어떻게해석하고판단할것인가하는과제를던져주었다.또한이성과합리성에대한19세기의낙관적신뢰가붕괴하고,사료자체에도기록자의주관이개입돼있다는점이인식되면서,과거를객관적이고중립적으로파악할수있다는믿음이사라졌다.이제역사는사실의역사가아니라역사가가해석한역사가되었다.이때의역사는현재가과거에게말하는것이다.

19세기의역사학이객관성과과거를,20세기전반의역사학이주관성과현재를강조했다면,20세기후반이후에는두가지를종합하는모습이나온다.객관성이다시추구되기시작했는데,19세기역사학이추구한객관성이자연과학적객관성이라면이때의객관성은사회과학적객관성이었다.이는정치사중심에서벗어나사회경제사로역사의중심축이바뀌는흐름과도관계가있었다.방대한사회경제적통계자료를통해신뢰할만한객관성을달성할수있게된것이다.역사가는무엇을연구하고알아낼지스스로선택할수있지만,과거의사실과자료가전하는목소리에귀를기울여야했다.그래서역사는현재와현재가택한과거와의끊임없는대화인것이다.
근래의포스트모던역사학은여기서한층더현재와주관성을강조하는새로운흐름을만들어냈다.포스트모던역사학은사실의권위를부정하면서,사료란당시에누가어떻게기록했는지에상관없이현재의역사가에의해얼마든지주관적으로해석될수있다고까지주장했다.포스트모던역사학의극단적인주관성은받아들여지지않았지만,그것은지배적담론을넘어서미시사와민중사로대표되는창의적이고신선한역사이해를가능하게했다.
그런데더욱주목해야할사실은역사학의관점이변하고중심이달라지는과정속에서역사이해가깊어져왔다는것이다.정치사에서사회경제사로,거대사에서미시사로역사의지평이차츰확대되었다.이런흐름을좇아가면서독자들은역사의발전을실감하고,역사를보는눈을확장시킬수있다.

역사의시작은현재,
역사의목표는미래다
이책은카의“역사란역사가와사실간의지속적인상호작용이며,현재와과거사이의끊임없는대화다”라는문장을재해석하며역사이해에서현재의중요성을강조한다.저자는이유명한문장에중대한오류가있다고지적한다.정확히카는“역사란역사가와그의사실간의지속적인상호작용이며,현재와과거사이의끊임없는대화다”라고말했기때문이다.대부분의국내번역본은‘그의(his)’라는수식어를빼고있지만,이단어는‘역사가’(현재)와‘사실’(사실)이대등하지않다는것을보여주는중요한단어다.역사가는자신이선택한사실과상호작용하고,현재는자신이선택한과거와대화한다.둘사이에는끊임없이대화가이루어지며서로영향을주고받지만주도권은역사가와현재에있다.그렇기에‘역사의시작은현재다’.
그렇다면미래는어떤의미를가질까?우리는과거의일에대해‘왜그런일이벌어졌을까?’라고묻는다.그렇게묻는이유는과거의일을통해현재의문제에대한답을찾고싶어서이다.그런데‘왜이일이벌어졌는지’를알수있는열쇠는‘이일이어디로향하는것일까’라는물음에있다.예컨대일제강점기에민족주의역사가들은조선이망한이유를사대주의와외세에대한의존에서찾았는데,이는우리민족이자주적이고주체적인나라를세우기를바라는목적이반영된것이다.미래를생각하지않고서는과거를왜봐야하는지어떤기준으로평가해야하는지알수없다.저자는과거와현재사이의작업이미래의전망으로이어질때역사라는대화가완성된다고이야기한다.그렇게될때역사는장기적사고를통해우리사회가나아갈방향을제시해줄수있다는것이다.

현재와과거사이에서미래의목적을찾아내는작업은역사가와그가속한사회가해야할매우중요한역사적과제다.과거를연구하면서도미래를생각해내지못한다면역사의범위를다충족시키지못한것이다.역사자체에과거와현재와미래가품겨있어야한다.그러나그렇게설정된목적이역사의진보와평화적인발전을보장하는것은아니다.역사의대화에서미래의목적을찾아내는것이상으로어떠한미래를발견하고그려낼것인가도중요한과제다.과거와현재의인과관계에서어떤미래를제시할수있고그리고과연어떤미래의목적을추구할것인가.이는끊임없이지속적으로대화하는사회와역사가들의작업에달려있을것이다.-8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