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버린 독립운동가들 : 무명의 독립투사들, 기억의 전당에 불러오다

우리가 버린 독립운동가들 : 무명의 독립투사들, 기억의 전당에 불러오다

$15.00
Description
잊어버려서 미안합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잊히겠죠?... 미안합니다...”
영화 〈암살〉에서 김원봉(조승우 분)은 독립을 위해 싸우다 이름 없이 죽어간 수많은 이들을 기리며 쓸쓸한 목소리로 이렇게 읊조렸다. 주요 등장인물도 아닌 그의 입에서 나온 이 대사를 관객들은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들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왜일까? 슬프지만 그 말이 진실이라는 걸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러 독립운동가들을 알고 있긴 하지만, 그러나 누군지도 모르는 더 많은 이들이 독립운동에 참여해 누구는 평생을, 누구는 목숨을 바쳤다. 그렇게 우리가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기에, 우리는 미안함과 부채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미안함과 부채감에서 출발한다. 공훈록이나 역사책 한 구석에만 그 존재가 희미하게 남겨져 있을 뿐 대중의 기억 속에선 아예 잊혀 있다면 그것은 사실상 그들을 버린 것에 다름 아니다. 일본에 과거사를 잊지 말라고 다그치는 것에 앞서 우리부터 과거를 기억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는 취지에서, 저자는 기억하고 기려야 마땅함에도 우리의 기억에서 그 흔적조차 사라지고 있는 20인의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하고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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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손성진

저자:손성진
부산에서태어나부산배정고등학교와서울대독어독문학과를졸업하고고려대언론대학원최고위과정을수료했다.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부회장과법조언론인클럽부회장을역임했다.서울신문사에입사해사회부장,경제부장,편집국장,논설실장,논설주간을거쳐현재논설고문으로있다.지은책으로『뉴스속에담긴생각을찾아라』(2007),『럭키서울브라보대한민국』(2008),『그때사회면』(2019)이있다.

목차

머리말
독립운동의여러갈래에대하여

허위
서대문형무소1호사형수가된의병장

이재명
매국노이완용에게치명상입힌23세청년

김구응
아우네장터만세운동의진짜주역

문용기
일제수탈의본거지에서만세운동을이끌다

프랭크스코필드
푸른눈의‘34번째민족대표’

박상진
친일부호처단한대한광복회의총사령

박재혁
부산경찰서에폭탄던진‘의열단거사1호’

송학선
평범한소신파민족주의자의단독거사

박용만
소년병학교세운독립운동의비주류

양세봉
군신으로추앙받았던‘소작농장군’

김동삼
만주독립운동의통합아이콘

김경천
백마타고시베리아를누빈전설적영웅

오동진
신출귀몰만주독립군사령관

안희제
독립운동자금젖줄역할한기업가

이은숙
위대한독립운동가뒤의위대한부인

김마리아
굴복을몰랐던저항의화신

주세죽
사회주의독립운동주도한비극의‘맑스걸’

윤형숙
한팔잘리고도태극기집어든의지

박차정
조선의용대의여성리더

김승학
박은식을이은독립운동사가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왜우리는그들을잊어버렸나
8도연합의병대를통솔해일본군과싸웠으며서대문형무소1호사형수가된허위,유관순이활약한아우내만세운동의진짜주역김구응,미국에군사학교를세워독립군을양성한박용만,일본장교의자리를버리고연해주에서빨치산부대를이끈김경천,김좌진과함께만주독립군3대맹장으로꼽힌김동삼과오동진,상하이임시정부의자금줄역할을한안희제…이책에등장하는인물들의행적과업적을보자면이제껏알려지지않고있던것이이상할정도다.그렇다면이들은어떤이유로잊혀진걸까?
먼저이념의문제다.광복에이은분단으로,독립운동가들에대한평가도갈려버렸다.2000년대이전까지만해도사회주의계열독립운동가들은언급자체가기피됐다.김원봉이나『아리랑』의주인공김산도그전까지는우리가잘몰랐던이들이었다.이책이다루고있는,중국홍군(紅軍)과협력한양세붕이나러시아적군(赤軍)과협력한김경천등과같은인물도마찬가지경우에해당한다.사회주의활동을한주세죽(박헌영의아내)과박차정(김원봉의아내)역시그러했다.
이념과는별개로,정치적이유에서그리된경우도있다.박용만은미국에서독립운동을이끌었는데,그러면서이승만과대립하게됐다.둘은한때의형제도맺었지만,독립운동의방향을놓고완전히절연한다.해방후그의업적이덜알려지게된이유중하나다.일부세력이정치적이유로유관순을독립운동의표상으로띄우면서김구응이묻히게된것도그런사례다.
자료가부족하고업적을알릴후손들이없다는것도현실적인이유가된다.많은독립운동가들이국외로떠돌았는데,특히북한지역이나중국과러시아등지에서활동한독립운동가들에대해서는기록이상당히미비하다.또후손이남아있다면나서서독립유공자로신청하고선양사업도할테지만,독립운동가집안은풍비박산나기가일쑤여서남은후손이아예없거나,있어도한국에없는경우도많다.만주독립군사령관으로당시신문에서“독립운동에관계된인물로서모르는이가없다”고일컬어진오동진이대표적인사례다.그는오늘날일반대중들에게거의알려지지않았으며,변변한연구논문도없다.후손도끊겼고,묘소도국내에남아있지않다.(그의묘소는북한의국립묘지인애국열사릉에있는데,공주형무소에서순국한그의유해가어떻게평양으로가게되었는지도모르는상황이다.)공식문서에남은이름(‘윤혈녀’)과달라공적을인정받지못한윤형숙도자료의부족으로뒤늦게겨우알려진경우다.

이름없이사라진독립운동가들을기리며
이런저런사정으로잊혀지고버려진독립운동가들이어디하나둘이겠는가.그렇기에이렇게책으로소개하는독립운동가들을아는것으로그쳐서는안될것이다.사실이책에수록된20명은얼마간이라도그행적이전해지고자료가남아있었던덕분에소수의사람들에게나마알려질수있었다.독립유공자공훈록에등록된인물만1만5000여명인데,그중에이름이알려진사람이얼마나될까.게다가행적이알려지지않거나북한에남았다는이유로인정되지못한독립운동가들도부지기수다.비밀리에활동해논문한켠에행적이겨우적혀있거나아예어떤사료에도흔적이없는이들도무수할것이다.또어느유명인물밑에서싸우다죽어간무명의독립군은얼마나될지….이책을쓴저자의진정한목적은단지몇명의독립운동가를더소개하는것이아니라,훨씬더많은독립운동가들이기억의저편에파묻혀있다는사실을일깨우고자함에있다.그들을기억하고기리지않는다면우리는그들을버린후손인것이며,이나라는제독립을위해싸운이들을버린미래없는나라라는점을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