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규모’의문제아닌경제‘구조’의문제
한국의빈곤율은17.4%로,OECD에서우리나라보다빈곤율이높은나라는네나라뿐이다.과거의절대적빈곤은나라전체가가난하기때문이었지만,지금의빈곤은나라가부유해지고있는가운데커지고있다.1990년대말8.5%가량이었던빈곤율이오늘날두배정도오르는동안에국내총생산GDP은세배가량커졌다.경제성과가불평등하게분배되면서상대적빈곤이커졌다는걸알수있다.즉경제‘규모’의문제가아니라,경제‘구조’의문제인것이다.구체적으로는불안정한일자리와소득및자산격차의증가가그원인으로지적될수있다.그렇게기울어진경제구조가사람들을빈곤으로미끄러지게만들고있다.
원인이사회경제적구조에있으니,가난한사람들을도와주는식으로빈곤문제에대처하는건깨진독에물붓기에불과할것이다.이책이빈곤을만들어내는사회경제적구조를분석하고,정책적·정치적대응의필요성을강조하는이유다.
가장큰차별과장애로서의빈곤
빈곤은단순히소득의문제가아니다.저자는그로인해발생하는차별과장애를봐야빈곤의본질을더잘이해할수있다고말한다.
예컨대코로나시대에사람들은감염병도누구에게나똑같은게아니라차별적으로작용한다는걸알게되었다.임대료를계좌로송금받기만하면되는건물주들과매일손님들을맞이하며장사를해야하는식당주인과그종업원들은위험에노출된정도가천양지차다.사회적거리두기나자가격리를선택할수있는사람은경제적으로안정된사람뿐이라는걸우리모두가안다.
코로나같은예외적경우만이아니다.기대수명이나질병유병률은빈부에따라달라진다.소득이높을수록건강하게오래사는반면소득이낮으면그반대다.교육도마찬가지로,부모의사회경제적수준이높을수록자녀들의교육수준이높다는건이제는상식이되었다.인간관계의수준이나사회참여도의측면에서도패턴은똑같아서,가난할수록인간관계가빈약하고사회참여가적다.“이처럼빈곤은주거·건강·교육·인적자원내지사회적네트워크라는여러가지차원에서한결같이,인간답게살기위해누려야할적정한수준으로부터멀리밀려나있는상태를의미한다.”따라서빈곤문제는소득차원을넘어서보편적인인간다운삶이라는관점에서접근해야함을이책은재삼강조한다.
빈곤을알아야빈곤을몰아낼수있다
이렇게빈곤을다차원적으로바라보면,빈곤으로인한다양한차별과장애가어떤특정계층에만해당하는것이아니라정도의차이가있을뿐사회다수가겪는일임을알수있다.대한민국에서집걱정을하지않는사람,일자리걱정을하지않는사람,노후걱정을안하는사람은금수저가아니고서는없기때문이다.
따라서빈곤문제에대한올바른접근은,가령주거측면에서최소한의인간다운삶의공간을못가진사람들은누구이고그들의생활은어떠하며어떤대책이필요할지를살피는것이다.적정수준의주거공간이없어서고통받는것은비단소득이빈곤선이하인사람들이나정부에생계비를의존하고있는수급자들(전체국민의3.2%)만이아니다.훨씬더많은서민들이주거문제로마음을졸이며고통을겪고있다.같은이유로,보건·의료·교육·고용·시민권등의각차원에서최소한의권리와서비스를누리지못하고있는사람들의배제되고박탈당한삶을살핌으로써우리는빈곤에대한이해에한발짝더다가갈수있다.-77쪽에서
돈때문에삶이서러울수있다는걸누구보다잘아는게한국사람들이다.그리고헬조선,금수저와흙수저,빈곤의세습,이런말들이횡행하는현실은점점더많은사람이빈곤의위협아래놓여있다는걸방증한다.저자는우리사회가이미웬만큼극복했다고여겼던빈곤이어느결엔가우리코앞에닥쳐와있음을경고하고자이책을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