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어른 (그 사람, 성찰하는 꼰대)

어떤 어른 (그 사람, 성찰하는 꼰대)

$16.00
Description
젊은이들의 롤모델이 될 만한, 누구나 인정할 만한 성취를 이룬, 할말 많고 살아온 시간이 긴 사람을 가리켜 어른이라고 한다. 그러나 살아온 세월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어른의 경륜, 책임, 무게, 여유 등이 동전의 양면처럼 자기 경험에만 갇혀 키워진 고집, 유연하지 못한 사고, 고리타분하고 경직된 태도 등의 꼰대스러움과도 짝을 이루는 이유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터뷰이들 역시 그런 양면을 모두 가진 보통의 연장자들이다. 일종의 ‘꼰대 어른’이라 해야 할까. 다만 이들이 꼰대로 그치지 않는 이유는 이들이 어른과 꼰대 사이를 가로지르는 ‘자기 성찰의 강’을 끊임없이 오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할말 많은 꼰대들이 풀어내는 뻔할 듯한 이야기지만, 거기 보석처럼 박힌 자기 성찰의 대목대목마다 경륜과 지혜가 빛을 낸다. 도전과 성취, 영광과 상처, 수치와 깨달음까지도 진솔한 고백과 회한의 토로 속에 함께 자리한다.
저자

윤춘호

달리기를좋아한다.서울대에서서양사를공부했고,1991년부터SBS기자로일하고있다.자신의몸을써서일하는사람들,세상을따뜻한눈으로바라보는사람들,다른사람들의불편한시선을견디며자기의길을가는사람들에대한관심이크다.이런사람들과의만남을SBS온라인사이트에‘그사람’이란타이틀로연재중이다.
역사속에서잊히고목소리를잃은사람들에대한관심에서『봉인된역사-대장촌의일본인지주들과조선농민』(2017),『다산,자네에게믿는일이란무엇인가』(2019)를썼다.

목차

│최백호│
내인생의클라이맥스는아직오지않았다12
아흔에는아흔의호흡으로노래하면된다

│오한숙희│
마이너리티감수성으로보는세상38
세상에속지않고세상에지지않고살아가는사람

│김성구│
“지금이인생의바닥”…금수저의남다른실패62
『샘터』의제2막에도전하다

│김훈│
삐딱한수컷,목놓아울다78
무엇에도길들여지지않는작가

│김미숙│
‘용균이엄마’를넘어‘노동운동가김미숙’으로98
가슴에묻은아들위해세상으로나서다

│강우일│
“못짖는개는쓸모없다”124
작은자들의주교

│박승│
남을위해산시간이짧았다는‘국민경제교사’148
무엇보다나의행복을위해나눈다는국민윤리교사

│윤정숙│
나를살린여성ㆍ시민운동35년172
때로는싸움닭으로,때로는수도자로

│이왕준│
바벨탑쌓는‘청년의사’에게던지는질문196
의료운동가에서병원사업가로대찬인생변신

│김판수│
굴곡진현대사의상처끌어안은‘키다리아저씨’220
보이지않는나눔과베풂,인간에대한예의를말하는사람

│강헌│
실패중독의운명을조율하다244
‘격렬’과‘간절’의위태로운‘좌파명리학자’

│송해│
전국~~~국민의전서열1위268
“내생애봄날은바로지금”

│현택환│
넘치지만지나치지않는성실과자신감284
난쟁이세계에서일군거인의삶

출판사 서평

성찰하는꼰대=어른
어른없는시대의어른이야기

‘우리시대의어른’운운하는유의말이빛을잃은지오래다.‘어른’이라쓰면‘꼰대’라고읽히는시절아닌가.‘아재’에서‘틀딱’까지조롱만면해도다행이다싶을판인데,“50대이상의장년층”에다“소신과철학이라는이름으로좀처럼자기고집을꺾지않는사람들”이자“자기경험이상으로소중한것은없다고믿는사람들”의“독백이가득하고자기자랑이넘쳐나며‘라때~’스토리도한보따리”인13인과의인터뷰집이라니.‘어른이없는시대’를‘꼰대들의행진’으로메울요량이아닐진대,웬뜬금없는책일까?
책을열어만나본면면은나이듦이완성을향해가는과정일수있음을보여주는가수최백호,이제한국사회도남성학ㆍ남성운동이있어야한다는오한숙희(사)누구나이사장,기부와나눔도나의행복을위해서라는박승전한국은행총재,실패중독의운명을새로개척해가는명리학자강헌,실패를권유하는노벨상후보현택환서울대석좌교수,여성ㆍ시민운동이자신을살렸다는윤정숙녹색연합상임대표,해맑은예술후원의수줍은기업가김판수(주)호진플라텍회장,약육강식의제도화만큼은막겠다고나선작가김훈,가슴에묻은아들이남긴숙제를감당하겠다는김미숙김용균재단이사장,4.3을알고다시작은자들의주교로발언하는강우일전제주교구장,의료운동가의질문지받아든병원사업가이왕준명지의료재단이사장,내생애봄날은바로지금이라는방송인송해,『샘터』제2막도전에나선발행인김성구들이다.한결같이파란만장,우여곡절,생사기로같은단어들로점철된사연들이가득하지만그렇다고위인전도,인간승리스토리도아니다.

꼰대와어른을가르는기준
젊은이들의롤모델이될만한,누구나인정할만한성취를이룬,할말많고살아온시간이긴사람을가리켜어른이라고한다.그러나살아온세월의압력으로부터자유로울수있는사람은없다.어른의경륜,책임,무게,여유등이동전의양면처럼자기경험에만갇혀키워진고집,유연하지못한사고,고리타분하고경직된태도등의꼰대스러움과도짝을이루는이유다.이책에등장하는인터뷰이들역시그런양면을모두가진보통의연장자들이다.일종의‘꼰대어른’이라해야할까.다만이들이꼰대로그치지않는이유는이들이어른과꼰대사이를가로지르는‘자기성찰의강’을끊임없이오가기때문이다.그렇기에할말많은꼰대들이풀어내는뻔할듯한이야기지만,거기보석처럼박힌자기성찰의대목대목마다경륜과지혜가빛을낸다.도전과성취,영광과상처,수치와깨달음까지도진솔한고백과회한의토로속에함께자리한다.

강헌:“실패를통해서확실하게배운것은실패는처절하다는것입니다.또한가지는시도하지않는것보다는실패가훨씬재밌다는것입니다.물론그것때문에너무많은대가를지불해야하는게문제이긴합니다.”(p.258)

최백호:“창식이형보다더좋은노래를만들어보자는욕심은있었습니다.〈영일만친구〉는〈고래사냥〉을,〈입영전야〉도송창식선배의〈왜불러〉를의식하고쓴곡입니다.그렇게하다가송창식선배가쓴〈우리는〉이란노래듣고이거안되겠구나싶었고〈사랑이야〉듣고는좌절했습니다.그리고포기했습니다.”(p.24)

오한숙희:“저는돈을물려주면안되고사람을물려줘야한다고생각해요.장애를가진아이들의많은부모가돈이필요하다고생각하죠.아이가직업을갖지못할거라생각하니까먹고사는문제를해결해주고주거를해결해줘야하니까돈을남겨줘야한다고생각하지요.사람은기본적으로공동체가있어야산다고믿어요.(…)등산을할때자기배낭자기가메고자기발로가는데혼자걸으면완주를못하지만여러사람이함께걸으면굉장히풍족하고만족스럽게걸어요.저는제아이에게도그런공동체를만들어주고싶은거예요.”(p.47)

박승:“(기부와나눔같은일은)사회를위한것이기도하지만나의행복,나자신을위한것입니다.이사회에태어난한자연인으로주어진내몫을하는것이지요.사람은누구나행복하기를바랍니다.개인이나가족의성취는작은행복입니다.남과사회를위해뭔가기여할때더큰행복을느낄수있습니다.저의큰행복을위한일입니다.”(p.169)

인터뷰어의매서운말발과통찰력있는글발
대개의인터뷰집이묻고답하기의대화로채워져있지만,저자는이책이“말하는사람이부르는대로적은글이아니라”며,“말하는사람에못지않게듣는사람의시각과목소리가담긴글을쓰고자했다”고한다.그러자니인터뷰이의말은전체맥락속에필요최소한으로만인용된다.그자리를대신한건저자의눈에포착된인터뷰이의과거와현재,그장면장면이휘감아드는글발에실려맛깔나게펼쳐진다.

자유인의냄새,퇴폐적인수컷의냄새가물씬풍기는그는교주가되기에딱좋은자질을갖추고있다.김훈의왕국에서그를교주처럼떠받들며그의신민으로살겠다는사람이적어도수만명은될것이다.잠재적인교도들의존재조차거추장스럽게여기고,교주가돼달라는그들의애원을애써무시하던그가새삼이름을탐하거나명예를얻기위해깃발을들고나섰을리는없다.-김훈,p.94

이사람이들려주는그무렵영화판이야기는한편의무협소설이다.정파와사파의자리에안기부와운동권이있고,잡으려는자와잡히지않으려는자,막으려는자와뚫으려는자의치열한두뇌싸움이장풍대결을대신한다.열정은넘치는데돈은없고,정의감은넘치지만재능은따르지않던청년영화인들의이야기는무협지를읽는것처럼흥미진진하다.그당시를어제일처럼복기해내는이사람입담이아니라면그시절실상은훨씬찌질한것일지도모른다.-강헌,p.253

강우일이난곡에간것은그때로부터도16년전이었으니당시난곡은지금으로서는상상도하기힘든빈곤의현장이었다.이세상의모든갈등과모순이가난이라는형태로난곡에모여있었다.난곡은단하루도조용한날이없었다.악다구니쓰는사람들로늘시끄러웠고매일곡소리가났고어디선가싸움이벌어졌다.누군가는피를흘렸고누군가는핏대를올렸고누군가는쓸쓸하게아무도돌보는이없이세상을등졌다.난곡을관할하는당시서울남부경찰서의사건처리건수는서울시내에서언제나일등이었다.가난한사람들의나눔과유대와인정이있었지만,펄펄끓는삶의현장이었기에한편의지옥도같은풍경이수시로펼쳐졌다.-강우일,p.127

한때는수다가최고의무기였던사람이고수다의명예회복을주장하기도했다.그런모습은찾을수없었다.많은것을내려놓고많은것을포기한이사람의생각은달관과체념의중간어디쯤에있는듯도싶었는데,분명한것은이사람의시선이아득히먼곳을향하고있다는점이다.-오한숙희,p.61

내가주역이되면세상을얼마든지바꿀수있을것이라고생각했는데세상은그리쉽게달라지지않는다고말할때,세상이변한줄로알았는데그리변하지않았다고말할때,아버지의나이가되니진료실에서평생을보낸아버지의삶이이해가된다는말을할때이왕준은나이들어보였다.코로나이후야말로진정한21세기의시작이라며병원을플랫폼으로한새로운기회를이야기할때,바이오혁명에대해서라면10시간을말해도부족하다고말할때그는여전히청년이고혁명가였다.-이왕준,p.218

물론이에단단히한몫하고있는건인터뷰어의가차없이내리꽂히는,이를테면발행인김성구를향해“샘터가맞고있는위기의원인이물론밖에도있겠지만본인의능력부족때문이라고생각하지는않습니까?발행인자리를다른사람에게넘겨줄생각은안했습니까?”와같은맵싸한질문들이다.

없는게아니라보려하지않아없는것?
‘세대갈등’이팩트인양당연하게여겨지는세상,그리하여청년들에게어른이안보이게된건어른에게도청년에게도비극이다.어쩌면어른은없다기보다는보려하지않아서없는건아닐까?어쩔수없이나이먹은꼰대로서의정체성에짓눌리면서도남은생을끊임없이자기를,경험을,세월을되짚어성찰하며미래에기여할바를찾는이들이없지않기때문이다.그것이저자로하여금이들꼰대어른들과의만남을독자들과나누고싶게만들었으리라.
이책은어른들의이야기인동시에꼰대들의이야기다.때론어른으로,때론꼰대로둘사이를오가는삶이아마도이들의진정한모습일것이다.열세번의만남을통해어른과꼰대사이를가르는기준은‘성찰’두글자에있을듯하다는인상을받았다.이책을통해독자들과그성찰의아름다움을함께공감하고싶다.경험,책임,무게,배려같은느낌을주는어른본래의모습을만난순간도함께나누고싶다.-저자,머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