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문제는 ‘세대 간 불평등’이 아니라
‘세대 내 불평등’이다!
‘세대 내 불평등’이다!
역대 그 어떤 선거와도 달리, 유독 이번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온갖 ‘세대’가 호출되고 수다한 ‘세대담론’이 쏟아졌다. 이는 물론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에 대해 그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보려는 노력의 하나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 그중 특히 많이 불려나온 두 특정 세대(586/86 ‘기성세대’, 2030/MZ ‘청년세대’)는 서로 뒤얽히면서 ‘운빨 좋은 기성세대의 사다리 걷어차기와 그에 희생되는 청년세대’ 같은 유의 프레임까지 만들어졌다. 관련한 언론 기사 제목들만 봐도「불평등사회, 86세대에 책임을 묻다」「86세대 기득권 이제 양보해야 할 때」「586과 민노총 결탁, 젊은 세대 비정규직 내몰아」「청년들 힘든 삶에 책임지지 않는 586세대의 위선」「민주화세대, 86세대의 집합적 부도덕과 윤리 파탄」… 대개 이런 식이다.
그렇다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 끼여 스물네 살 비정규 노동자 김용균씨가, 평택항 부두에서 컨테이너에 깔려 스물세 살 알바생 이선호씨가 사망했을 때, 이런 안타까운 청년들의 죽음에 대해 우리가 그 책임을 ‘기성세대’에게 묻게 되는 건 자연스런 수순인 듯 보인다. 하지만 이런 세대담론의 가해-피해 대립항은 뭔가 이상하다. 김용균씨의 어머니도 노동자이며, 이선호씨의 아버지도 아들과 같은 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로, 이들이 이른바 그 기성세대 아닌가. 한국의 산재사망자는 해마다 2000명을 웃도는데, 그 70%가 나이 50대 이상의 노동자로, 바로 그 기성세대다. 최악의 산재사망률을 보이는 한국의 현실이 특정 세대만의 고통이 아닐진대, 그렇게 세대불평등론으로 불려나오는 순간 중년과 노년의 마찬가지 고통은 주목되고 포착되어야 할 삶의 현실에서 배제되고 만다.
그렇다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 끼여 스물네 살 비정규 노동자 김용균씨가, 평택항 부두에서 컨테이너에 깔려 스물세 살 알바생 이선호씨가 사망했을 때, 이런 안타까운 청년들의 죽음에 대해 우리가 그 책임을 ‘기성세대’에게 묻게 되는 건 자연스런 수순인 듯 보인다. 하지만 이런 세대담론의 가해-피해 대립항은 뭔가 이상하다. 김용균씨의 어머니도 노동자이며, 이선호씨의 아버지도 아들과 같은 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로, 이들이 이른바 그 기성세대 아닌가. 한국의 산재사망자는 해마다 2000명을 웃도는데, 그 70%가 나이 50대 이상의 노동자로, 바로 그 기성세대다. 최악의 산재사망률을 보이는 한국의 현실이 특정 세대만의 고통이 아닐진대, 그렇게 세대불평등론으로 불려나오는 순간 중년과 노년의 마찬가지 고통은 주목되고 포착되어야 할 삶의 현실에서 배제되고 만다.
그런 세대는 없다 : 불평등 시대의 세대와 정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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