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한국인을 나이 순으로 줄을 세웠다고 하자. 한 가운데 선 사람의 나이는 몇 살일까? 통계청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56.2세이다. 인구의 절반이 57세가 넘는 ‘늙은 대한민국’이 된다. 선진국 평균(45.5세, 이하 모두 UN 자료)보다 높을 뿐 아니라 고령 국가로 유명한 이탈리아(52.5세)나 일본(52.3세)보다도 많다. 친디아 즉 중국과 인도가 세계 최강국으로 부상하는 이유는 막대한 젊은 인구에 있다. 인구로 재편되는 세계 질서에서 한국은 노쇠하고 있다.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는,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심해지면 세금 부담을 짊어지게 될 젊은이들은 “폭동을 일으키거나 이민을 떠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구학적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2050년 대한민국 역시 ‘한반도 대탈출’의 행렬이 이어진다. 저출산?고령화로 본 한국의 미래는 ‘엑소더스 코리아’이다.
이 책은 국내외 통계?보고서와 미래학자들의 예측이 결합된, 한국 최초의 본격 미래서이다. 인구 예측과 고령화 관련 재정부담 추이를 비롯하여 정치, 경제, 사회, 동아시아 정세 등 2050년 한국의 다양한 모습을 한 눈에 보여준다.
100세 인구 40만 시대 - 성장률 1%대로 추락
현재 추세라면 2050년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노인 비중이 높은 나라이다. 지금은 생산가능인구 5명이 1명을 먹여 살리고 있지만 2050년에는 1.2명이 1명을 책임져야 한다.
저자들은 65세 이상 인구의 증가보다 더 큰 부담이 '고령인구의 고령화'라고 경고한다. 2050년 95세 이상 인구는 4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05년의 44배에 해당한다. 80세 이상 인구는 590만으로 2005년의 9배이다. 초고령 인구의 증가는 막대한 의료비 부담과 연금부담 등 사회보장비의 증가로 이어진다.
2050년 당해년도 국민연금 적자는 240조4,000억 원에 이르며 공무원연금 적자도 22조 5,000억원에 달한다. 단 1년치 적자가 실질 GDP의 12%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로 불어난다. 현재 근로자는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료로 소득의 16.31%를 부담하지만, 2030년에는 최소 27.6%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고령화는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어들면서 2040~2050년 연평균 GDP 성장률은 1.45%로 추락한다. 한국이 이룩한 초고속 성장 ‘한강의 기적’은 아득한 역사가 된다.
대탈출은 시작되었다 - ‘두뇌수지’ 200% 적자
엑소더스 코리아의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2003년 대박을 터뜨렸던 홈쇼핑 이민상품을 떠올려보라. 조기유학은 매 2년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미국에 두 번째로 많은 유학생을 보내는 나라가 한국이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다른 조건이 모두 동일하다고 할 때, 2050년 한국이 2000년 수준의 노동력을 유지하려면 2050년까지 들어온 인구가 나간 인구보다 당시 인구의 35%만큼이나 많아야 한다. 즉 2050년까지 877만 명의 이민자 순증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고속 성장을 이룩한 1960년부터 2000년까지 나간 인구가 들어온 인구보다 92만 명 이상 더 많았다.
한국은 세계적인 인재 수출국이다. 월드뱅크 2005년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개발협력기구 회원국 가운데 ‘두뇌 적자’ 규모가 두 번째로 많았다. 인구가 한국보다 두 배가 넘는 멕시코보다 약간 작을 뿐이다. 해외 진출은 긍정적이지만 나가는 인재에 비해 들어오는 수는 극히 적다. 한국의 두뇌수지 적자는 외국인에 대해 극도로 폐쇄적인 일본보다 더 많다. 일본의 경우 엘리트의 유출과 유입이 거의 비슷하다. 만약 일본이 이민정책을 수정한다면 한국은 인재 확보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미 일본은 매년 한국인 50만 명에게 한시적인 체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한일(韓日) 대결 결과는 21세기에도 어둡다. 우리는 일본보다도 더 빨리 늙고 있다. 지식기반 경제의 시대에 인재는 무엇보다 중요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정치와 네트워크의 지배자, 노인 디지몹(Digimob)
지금까지 저출산?고령화를 다룬 책들과 달리 이 책에서는 고령화가 몰고 올 정치 판도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2005년 현재 노인 유권자 비율은 11.9%이지만 2050년이면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50대 유권자까지 포함한 친(親)노인 성향의 유권자 비율은 66.9%로 3분의 2 이상을 점하게 된다. 고령 유권자의 높은 투표율까지 고려하면 어떤 정당이든 정치생명을 잃을 각오를 하지 않고는 연금이나 사회보장제도 개혁은 내걸 수 없다. 한국 정치는 노인의,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방향으로 이동한다.
2010년 이후의 노인 유권자는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여론 확산에 능한 세대이다. 이들은 2000년과 2002년 선거에서 이미 승리한 경험이 있으며 더 거슬러 올라가면 운동권 경험으로 오프라인에서 조직활동 경험도 갖추고 있다. 2050년의 노인은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여 사안마다 순식간에 여론을 조성하고 지지세력을 형성하는데 능하다. 이 책에서는 디지털 기기로 무장하여 네트워크에서 여론을 형성하는 노인들을 디지털 군중 Digital Mob, 즉 ‘디지몹(DigiMob)'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다.
노인 인종주의 극복, 여성과 자원영역을 발굴하는 것이 대안
이 책은 급격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우선 출산율을 회복하여 사회의 조로(早老)를 막고, 외부로부터 인력을 공급하며 동시에 저출산?고령사회에 적응하는 사회로 변신해야 한다는 것.
구체적으로 출산율을 올리는 방법으로서, 남성들이 가정의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여성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선진국 가운데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은 나라일수록 출산율인 높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출산율이 단시간에 오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외부로부터 ‘젊은 피’를 수혈할 필요도 제기된다. 선진국들은 최근 몇 년 동안 고급 인력에 대한 선별적인 이민정책을 도입하는 추세다. 인재가 나가기만 하는 나라는 인적자원 경쟁에서 뒤쳐지고 성장에서도 뒤쳐진다. 인력 수입이 불가피한 한국은 순혈주의를 버리고 열린 민족주의로 나아가야 한다.
이와 함께 저자들은 고령화는 이미 빠르게 진행중이기 때문에 환경변화에 맞도록 사회의 체질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인은 부양을 받는 존재이며 나약하고 비효율적이라는 ‘노인 인종주의’는 하루 빨리 없어져야 할 편견이다. 노인 공경을 강조할 때가 아니라 노인을 일하도록 해야 저출산?고령사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이제 은퇴란 없다. 50대 이후에도 얼마든지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정년과 나이에 따른 차별이 사라지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다.
저출산?고령사회에서도 성장을 유지하는 길은 생명과학과 정보통신 같은 신(新)산업에서 찾을 수 있다. 21세기에도 빠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BT와 IT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차지한다면 기업의 투자가 지속되며, 일자리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통일은 한국이 인구 문제를 해결하고 중국이나 일본과 견줄 만한 나라가 될 기회를 준다. 저자들은 중국이 2050년 미국과 나란히 세계 최강국으로 떠오르면 일본도 중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으리라고 전망한다. 한국은 한중일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구성하여 큰 시장을 가지는 것이 살 길이라는 얘기다.
한국의 미래를 말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권하는 책
20세기의 마지막 10~20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미래서 또는 사회비평서가 쏟아져 나왔다. 자크 아탈리, 피터 드러커, 프랜시스 후쿠야마, 폴 케네디, 제러미 리프킨, 앨빈 토플러와 하이디 토플러 등등.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이런 저자들을 들어본 적이 있겠지만 직접 읽은 이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이 책은 사회인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최고 미래학자들의 예측이 한국 사회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준다. 본문에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최신 자료가 제시되어 있어 저출산?고령화 실태를 알고자 하는 학생, 연구자, 직장인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방한한 앨빈 토플러와 하이디 토플러는 “사회는 빛과 같은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정부는 그 변화의 속도를 따라 가지 못해서 발전을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각국 정부와 연구기관은 미래 예측 보고서를 속속 내놓고 있다.
지식 기반 경제 시대를 사는 개인도 마찬가지다. 미래를 내다보고 끊임 없이 자기 계발을 해야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한국의 미래를 조망하고 개인의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될 것으로 본다.
1부 엑소더스, 2부 혼돈의 21세기, 3부 새로운 희망을 찾아서
이 책은 3부 12장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엑소더스에서는 저출산?고령화의 현상과 비용 부담, 그로 인해 한국을 떠나는 행렬이 이어지는 모습을 서술했다 제2부 혼돈의 21세기에서는 저출산?고령화의 원인과 그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변화를 살펴보았다. 3부에서는 인구학적 도전을 이기고 사회적 혼란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이 제시되었다.
오피니언 리더들이 추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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