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꽃, 나무에게 말 걸기

풀, 꽃, 나무에게 말 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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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풀과 꽃들의 속살거림을 시로 읽는다

이 가을에 재미난 詩, 재미난 시집이 세상에 나왔다.
문학에서 그동안 소설은 문학 소설, 대중 소설로 선명하게 나뉘어졌지만 詩는, 그저 詩였을 뿐인데 이제 詩에도 새로운 장르가 시작된 것이다.
한곳에 뿌리 내리고 다소곳이 피어 있는 이런저런 풀과 꽃들도 저마다 귀여운 자랑질, 하소연, 투덜거림, 변명들이 이렇게 많았다는 것이 문득, 이제야 보여지고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그저 무심했던 여리고 힘없는 풀과 꽃들의 이야기들에 더욱 귀 기울이면서 따뜻한 시선으로 보아주게 될 것으로 믿는다.
저자

김오민

1987년〈제1회시의날제정〉기념전국백일장에서장원으로뽑혀당시심사위원장이셨던김춘수시인께극찬을받은것을계기로시짓기에정진하여1988년박목월시인이창간한〈월간心像〉으로등단하였다.
그동안세번의시화전을열었으며시집으로는〈제목없는詩〉〈네안에서내가흔들릴때〉〈며칠더사랑하리〉를발간하였고〈여성중앙〉〈여성조선〉〈여성백과〉의르포라이터로활동하면서특종을여러번내기도하였다.
그러다방송드라마분야에도도전하여KBS단막극드라마게임을시작으로신년특집극,4부작인간극장,MBC베스트극장,전원일기등을집필하였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꽃밭에서

씨뿌리기
채송화
봉숭아
봉숭아꽃
백일홍
과꽃
분꽃
다알리아
또다시,다알리아
맨드라미
나팔꽃
다시나팔꽃
해바라기

제2부베란다에서

난초들
선인장
다시선인장
분재가하는말이
다육이들하는말이

제3부들녘에서

들꽃들하는말이
복수초
제비꽃
할미꽃
자운영하는말이
민들레
민들레꽃씨
민들레홀씨
개나리
개나리꽃
진달래
진달래꽃
목련꽃그늘아래서
아카시아꽃
미모사
양귀비
찔레꽃
하얀찔레꽃
싸리꽃
패랭이꽃
나리꽃하는말이
능소화
코스모스
소국(小菊)
구절초
담쟁이
동백
동백꽃

제4부텃밭에서

장다리꽃
파꽃
깨꽃
무당벌레하는말이
박꽃
감자꽃
호박꽃
호박
고구마
호미에게

제5부과수밭에서

과수원아침
과수원산책
가을과수밭에서
과수원사잇길
복숭아꽃
살구꽃
배꽃
감꽃

제6부가로수길,둘레길로들어서면

저기,산자락이보이네
풀밭에앉아
풀밭에누워
벚꽃길
가로수길
플라타너스

제7부아낌없이주는나무,숲

나무가,숲이하는말이
상수리가도토리에게
고욤나무가감나무에게
능금나무가사과나무에게
산수유가생강나무에게
송이버섯
독버섯하는말이
바위가하는말이
숲길로들어서면
산길로접어들면

책끝에

출판사 서평

풀,꽃,나무에게말을거는정다운詩,읽으면가슴따뜻해지는詩를만나다

지금까지이런詩는없었다!이제와전혀다른詩들이한자리에모여앉았다.그동안시인들은세상을,삶을노래하면서때로는정치권에힘찬화살을쏘아붙이며전국민의가슴을명쾌,통쾌하게도하였지만詩의대부분이저자혼자만의사랑,살아온흔적들의이야기였었다.그러나이제바람한자락,잎새에내려앉은이슬한방울,수줍게열린꽃잎,햇살좋은가을숲에서오물거리는다람쥐와청설모들까지따뜻한시선으로보아주고,그들의이야기를들어주고말을건네주었던詩,시인이있었던가.

이시집이세상에나오면서부터굴러가는돌멩이하나,후두둑떨어지는빗방울에게도눈을맞춰주며그들의이야기를들어주면서관심과애정으로조금씩,조금씩다가서주기를기대해본다.

책속에서

키가작아
맨앞줄에있는것이아니라
내가제일예뻐서인것을요.

사람들도
대단한순서대로
앞자리를차지하잖아요.
---「채송화」중에서

사막에서도살아남은힘으로
그대를사랑하리라.

목마른만큼그리워하며
한줄기비를기다리듯
오래,
더오래

기다려보리라.
---「선인장」중에서

저여린꽃잎이피어나느라
네갈래로찢어지면서
얼마나
아팠을까.
---「개나리꽃」중에서

너를안는다.

보이는상처
보이지않는아픔
보이고싶지않은너의부끄러움까지
내온몸으로가리우며안는다.

감싸안는다.

목숨보다절절한사랑으로.
---「담쟁이」중에서

아직,
제발
다가오지마세요.

며칠만이라도

살아있고싶은것을요.
---「호미에게」중에서

비죽한네모양새보다
동글납작
내모습이더정감있는거알지?

다람쥐,청솔모도
달큰한알밤다음에나를찾고
나마저없어야
겨우너를돌아보잖아.

상수리가도토리에게
이런저런자랑질을하면서
종알거리자

가만히듣고있던도토리가
나지막이한마디던지기를

조용히해,
이래봬도나는
임금님수랏상까지올랐더랬어.
---「상수리가도토리에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