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는 대중의 수요에 의해 탄생하고
대체로 그 산업이 고점일 때 상장된다
근 2년 사이에 많은 투자자가 유입되었다. 주요 배경에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투자가 거론되겠지만 그사이 ETF라는 단어가 익숙해진 것도 적지 않다고 여겨진다. 2020년만 해도 194만 명에 달하던 ISA 가입자 수는 2년 만에 493만 명으로 늘더니 현재는 848만 명에 도달해 있다. ETF가 얼마나 대중에게 익숙해졌는지를 알 수 있는 수치다.
이런 상승 추세를 자산운용사들이 놓칠 리 없다. 2022년에만 해도 668개에 달했던 ETF는 2026년 현재 1,100개 이상으로 늘어나 있다. 누군가는 돈독이 올랐다면 비난을 퍼부을 테지만, 사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그만큼 선택지도 늘어났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만 염두에 둬야 할 사실이 있다. ETF는 대중의 수요에 의해 탄생하고, 대체로 그 산업이 고점일 때 상장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QQQ 역시 고점 대비 -82% 하락을 맞았고, 고점 회복까지 무려 14년 9개월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견뎌야만 했다. 최근 우리나라 ETF로는 레버리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떼돈을 벌었을 테지만, 아마 적지 않은 사람이 큰 손실을 감수하며 매도했거나 비자발적 장기 투자자가 되는 길을 선택했을 것이다. 언젠간 오를 거라는 희망을 감싸 쥐며 말이다. 주식시장 역시 ‘맞으면서 배운다’는 말이 적용되는 시장이지만, 오랜 기간 번 돈인 만큼 쓰라림은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만약 그게 은퇴 후 자금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왜냐하면 이제 노동으로는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이다.
30대 초반에 금융자산 12억 원을 달성한
파이어족 투자자의 은퇴 계획 제안서
이 책의 포커스는 전적으로 ‘은퇴’에 맞춰져 있다. 그렇다고 은퇴 적령기에 들어선 분들만을 위한 책이라고 묻는다면 전혀 아니다. 한참 후에 수령할 연금저축펀드나 IRP에 자금을 넣듯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은퇴 계획을 차근차근 세우기를 권고한다. 덧붙이면 저자 자신이 파이어족인 만큼 파이어족을 꿈꾸는 투자자들에게도 방향성을 제시한다. 금융권에서 8년간 일하던 저자는 어떤 회의감을 느끼고 퇴사한 후 파이어족의 길을 선택했다. 사실 저자의 경우는 운이 좋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가 모험에 뛰어든 투자들이 하나같이 성공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이런 투자를 안 하고 QQQ에 전액을 넣었다면 총자산은 같았을 것이다. 저자는 본인의 유튜브에서 실제로 이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런 초심자의 행운에 많은 투자자가 자만에 취해 번 돈을 날렸지만, 저자는 놀랍게도 일찍이 본인의 투자 스타일을 깨닫고 개별 종목이 아닌 ETF만 파고들었다. 그 결과 그는 30대 초반에 금융자산 12억 원을 달성했고, 계속해서 불려 나가고 있다. 이 책에는 그가 수많은 고민 끝에 결정한 자산의 이유가 담겨 있다.
100년의 역사가 증명해 온 ETF 기반의 은퇴 방법
종합소득세와 건강보험료 부담에서 벗어나라!
4% Rule, 보글헤드 전략, 가드레일 전략,
프라임 하베스팅 전략, 한국형 자가배당 포트폴리오 전략까지!
사실 수많은 ETF 책이 나와 있고, 심지어 그 책들에서 언급하는 종목은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왜 이 책을 읽어야 할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익숙한 은퇴 방법은 배당금을 생활비로 충당하는 것일 테지만, 실제 미국에서는 배당금파와 자가배당파로 갈린다. 혹은 배당금+자가배당 방법을 활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즉 배당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방식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은퇴 방법이지, 역사적으로 검증된 방식은 사실 두 가지인 셈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익숙하지는 않지만 100년의 역사가 증명해 온 ETF 기반의 또 다른 은퇴 방법을 소개한다.
자가배당은 펀드나 S&P500 등 주식을 매도하여 생활비를 마련하는 게 특징이다. 근로 시기에 꾸준히 적립한 주식 및 펀드로 자산을 불리고, 은퇴 시기에 자산을 인출하는 것이다. 이때 모아 놓은 자산의 복리가 훼손되지 않을 만큼만 매도하는 게 특징이다. 미국의 경우 매월 매도 버튼을 눌러야 하는 불편함 없이 SWP(Systematic Withdrawl Plan) 기능이 이를 대신한다. 이는 실제로 단순히 배당금만 받아 생활하는 것보다 총자산의 증가나 인출 과정에서 세율적으로 월등한 결과를 낳고 있으며, 저자 역시 이 방법을 실행하고 있다. 자산이 늘어갈수록 걸림돌이 되는 종합소득세와 건강보험료 인상이라는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덱스펀드 창시자 존 보글은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를 통해 언급한 바 있다. “사회보장금과 인덱스펀드 배당금(필요 시 자본 인출로 보완)을 결합하면 은퇴 자산에서 정기적인 월 소득을 누리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배당금만을 활용한 은퇴보다 필요 시 자본을 매도 및 인출하여 총수익률 관점을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2년 워런 버핏 또한 주주총회에서 매도에 대한 효율성을 언급했다. “만일 누군가 수입원을 만들고 싶다면 배당을 받는 것보다 매년 조금씩 주식을 파는 게 훨씬 낫다.” 이어 그가 운영했던 버크셔 해서웨이가 배당금을 지급한다면 주주들의 순자산 가치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때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두 거장의 대답은 하나로 귀결된다. 배당보다 총수익이 우선이며, 배당이 필요하면 자산을 매도하여 자본 차익을 발생시키라는 것이다.
월배당 ETF의 인기가 한창인 현재, 어떤 현금흐름 창출 방식이 정도(正道)에 가까운 것일까? 저자는 책에 지수 투자를 창시한 존 보글 그리고 보글헤드라는 그의 추종자들이 만든 전략을 포함하여 4% Rule, 보글헤드 전략, 가드레일 전략, 프라임 하베스팅 전략을 경우의 수와 장단점을 들어 설명한다. 덧붙여 한국 실정에 맞는 저자가 고안한 자가배당 포트폴리오도 담겨 있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비판적으로 매매하는 커버드콜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며, 독자들이 경험하거나 분석해 봤으면 하는 낯선 ETF들을 충분한 비교를 통해 소개한다. 독자 입장에서는 이 중 취사 선택하여 포트폴리오를 꾸리기만 해도 될 정도다. 즉 이 책만 읽어도 관심군에 넣을 만한 ETF를 많이 건질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그래서 저는 말씀드립니다.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고민된다면 단연코 S&P500 ETF 하나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말입니다. 역사가 증명한 가장 우량한 자산으로, S&P500 투자자는 장기간에 걸쳐 상위 10% 이내에 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물론 투자자 나이와 성향에 따라 목표는 다를 수 있습니다만 20~40대 투자자라면 S&P500 ETF에 100% 투자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공격적 성향이라면 미국 기술 산업 기반과 같은 ‘KODEX 미국나스닥100’, ‘TIGER 미국나스닥100’, ‘ACE 미국나스닥100’과 같은 상품도 좋습니다. 은퇴가 임박했다거나 은퇴자라면 안전한 콘셉트를 일부 취해야 하기 때문에 현금 비중을 10~30% 가져가는 방법도 권장드립니다. 즉 계좌를 개설하고 절세계좌에서 국내 버전으로 상장된 S&P500을 매수하면, 대다수는 상위 10% 이내라는 성적을 받아 볼 수 있습니다.
---1장 중에서
최근 유행하는 커버드콜은 매월 내 자산을 N%씩, 확률적으로 높은 비효율성을 지닌 채 규칙적으로 인출해 주는 구조이며, 이는 자산의 상승기, 하락기 구분 없이 기계적으로 돈을 뽑아 주는 현금 인출 도구일 뿐입니다.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면 안 됩니다.
---2장 중에서
세상에 빠르게 돈을 버는 방법은 없습니다. 설령 누군가에게 의존한 덕분에 단기간에 돈을 벌었다면 그것은 한두 번의 ‘운’ 아니면 ‘사기’ 혹은 ‘단순 홍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매년 수십, 수백 퍼센트의 수익을 내는 투자법이 있다면 왜 역사상 최고 투자자로 평가받는 워런 버핏의 연평균 수익률이 19~20% 수준에 수렴하는 걸까요? S&P500의 역사적 연평균 수익률(10% 수준) 대비 고작 두 배 더 벌었을 뿐인데 말입니다.
---3장 중에서
여기서 빠진 중요한 맥락을 언급해야겠습니다. 은퇴 시기 이전 자산 증식기에 수십 년 또는 수년간 S&P500을 지속해서 매수해 왔다면 증시가 어느 정도 떨어진다고 해서 내 계좌에 마이너스가 찍혀 있을까요? 아까워서 매도 행위가 불편할지언정 매도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을 겁니다. “배당은 하락 시기에도 나오잖아. 근데 자가배당은 매도라며, 하락 시기에 판다는 게 말이 돼?”라는 주장을 하는 이들은 애초에 장기 투자라는 걸 간과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투자 시점과 결과만을 보고 있을 뿐 과정은 보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4장 중에서
제가 주장하는 80:10:10 전략의 규칙에는 가드레일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가장 좋은 방식이 아니라고 한 건 바로 ‘원칙’과 ‘실행력’이라는 전제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론상 완벽한 방식을 그대로 차용하기보다는 스스로가 실행 가능한 합리적 전략인지를 따져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은퇴 재무 설계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우리는 그저 검증되고 확률 높은 무언가에 다가갈 뿐입니다.
---5장 중에서
추천사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반가움’이었다. 연금 분야에서 꽤 오랫동안 일을 했지만 자신만의 분석을 통해 인출 전략을 제시한 책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의 미덕은 평범한 개인 투자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투자법을 보여 준다는 데 있다. 투자는 편하고 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
4% Rule과 가드레일 전략, 커버드콜의 장단점까지 숫자로 짚어 내는 저자의 태도는 막연한 믿음이 아니라 데이터 위에서 은퇴를 설계하려는 독자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같은 문제의식을 다뤄 온 저 역시 이 책이 짚는 지점들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배당이라는 익숙한 단어 뒤에 숨은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