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속 둘이서

우산 속 둘이서

$11.07
저자

장승련

1957년제주에서태어났으며,제주대학교교육대학원에서공부했다.1988년아동문예에동시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아동문예작가상’과‘한정동아동문학상’을수상했다.지은책으로동시집『민들레피는길은』,『씨앗한알뿌려놓고』,『우산속둘이서』등이있다.

목차

제1부친구가보고싶은날
어느새|미모사잎|손|바다에가고싶은날|친구랑다투었을때|달맞이꽃|친구의책가방|우산속둘이서|분꽃|아무도몰래|친구가보고싶은날|내가아플때

제2부말하지않아도
말하지않아도|잘못했어요|때로는안될까?|옥수수먹기|아가가잠들때|또하나의정류소|열매|꽃밭에물을주며|빨랫줄|뒤로걸으면|새벽길에|무용연습|물뿌리개|수선화

제3부너도밤나무숲속에서면
민들레피는길은|약속도하지않았는데|연잎과빗방울|물옥잠|숲속의아침|매미소리|비오는날의연못|알고있는것만큼|바람은왜|산딸나무|너도밤나무숲속에서면|이슬따기|바람|낙엽들은|동박새는동백꽃만보면|파도

제4부한라수목원에서
귤을따며|돌하르방|한라수목원에서|용수리아이들|남수네아빠|수월봉에오르면|갯메꽃핀길|찔레꽃|떨어진귤|하도철새도래지에서|도깨비도로|절부암|차귀도

인터뷰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친구와소곤소곤나눈이야기처럼정다운동시집『우산속둘이서』출간!
-초등학교4학년1학기'국어'교과서에동시수록

비가오는날,친구랑한우산을쓰고걸어갈때면이세상에친구랑나둘뿐인것같다.비가‘도도도도’우산위로내리며애써끼어들려고해도,두사람의어깨를적시며시샘해봐도소용없다.비덕분에드리어진장막안에서소곤소곤나눈이야기는친구랑나랑둘만아는소중한추억이된다.동시「우산속둘이서」를읽노라면빗소리와친구목소리가귀에함께들려오는느낌이들고,우산속에자그마하게만들어진특별한공간속에어느새들어와있는듯하다.
장승련시인의동시집『우산속둘이서』에는우산속에서친구랑사근사근나눈이야기처럼정답고,언뜻사소해보이지만오래도록기억에남는특별한일상의순간들이담겨있다.

꽃샘바람이
잎눈을가리려
눈발을휘몰고와도

담장위
스며드는
한오라기햇살만보면

말하지않아도
봄은목련편.

나에게
엄한눈빛을보이며
큰소리로꾸중을해도

웃을때입가에드러나는
하얀이만보면

말하지않아도
엄마는내편.

-「말하지않아도」전문

아직은추운초봄담장위로스며드는한줄기햇살을발견하고마음따뜻해질때,엄한꾸중을듣고슬슬눈치를보다가엄마입가에피어오르는미소를발견하고안도했을때,이두‘발견’모두우리의삶을지탱해주는소중한기억들이다.친구와함께한어느하굣길,갑자기눈에들어온햇살,사랑하는사람의미소,이러한순간순간들이모여우리의일상은알록달록한빛깔을입는다.
특별한발견의순간은친구와가족만이아닌자연과의교감에서도계속일어난다.노란빛깔의너도밤나무숲속에서나도노랗게물들고싶어바람을한껏들이마시고(「너도밤나무숲속에서면」),비오는날연못이간지러워깔깔웃으며거품을내는소리를듣고(「비오는날의연못」),발밑까지밀려왔다가그냥물러서는파도를보며하고싶은말을삼키고마는마음을이해한다(「파도」).그렇게자연과‘서로아는사이’임을느끼고더불어살아가는미덕을깨닫는데이른다.

내가
개구리를
알고있는것만큼
개구리도
내마음을안다.

먼산보던개구리
내가가면
펄쩍뛰어버린다.

서로아는사이
그래서우리는
함께사나보다.

-「알고있는것만큼」일부

소중한추억들이마음깊숙이숨어있다가문득문득떠오르듯좋은시는세상여기저기흩어져있다가도누군가에게발견되어즐거움을준다.15여년전에펴낸동시집『우산속둘이서』가절판되었음에도불구하고동시「어느새」가올해새롭게개정된초등학교4학년1학기'국어'교과서에수록되어많은아이들에게읽히게된것처럼말이다.그리하여장승련시인의동시들을모아새롭게펴낸동시선집『우산속둘이서』의출간은한편의시가아쉬웠던독자들에게반가운소식이될것이다.

제주토박이시인이들려주는
제주도의아름다운자연과생동하는삶

『우산속둘이서』의4부에는장승련시인이태어나고자란제주도의향기를느낄수있는동시들이실려있다.제주토박이인시인은어릴때부터푸른바다와집앞선착장에드나드는고기잡이배들을늘마주하고,여름이면어린해녀가되어태왁을메고친구들과바다에뛰어들어소라,미역,천초등해산물을따고,밭농사를짓는부모님을돕기위해땡볕에서땀을뻘뻘흘리며잡초를뽑으면서어린시절을보냈다.그렇게제주의바다,들,산을누비며자란성장기에대해시인은“자연과더불어살았기에,아주어렵진않았지만결코풍족하지않았던삶을지탱할수있었던것같다”고말한다.또한그러한추억들과,이제는사라지는것들에대한그리움과두려움이시를쓰게만드는원동력이라고이야기한다.

어제발동선타고
저녁노을을싣고나간
남수네아빠

오늘아침에는
황돔처럼반짝반짝빛나는
붉은햇살을건지고왔다.

갑판위에도
아빠의어깨위에도
가득히출렁이는햇살햇살들

-「남수네아빠」일부

시를읽는순간따사로운아침햇살을등지고선착장으로돌아오는배의풍경이눈앞에펼쳐진다.이외에도『우산속둘이서』에는제주의소박한일상과아름다운풍광을그대로느낄수있는동시들이가득하다.귤을따며제몫을다하는삶에대해생각하고(「귤을따며」),‘우리할아버지가태어나기전부터서있었다는’돌하르방의묵묵한눈길을의식하고(「돌하르방」),수월봉에올라진한노을을남기며돌아서는해의뒷모습을바라본다(「수월봉에오르면」).또한상여가는길을마중나온갯메꽃들,배고픈설움을달래주었던찔레꽃을소재로한「갯메꽃핀길」,「찔레꽃」등은제주도사람들의삶의애환과아픔을담고있으며,「차귀도」,「절부암」등은제주의역사나자연물에깃든전설을재미있게풀어내깊은인상을남긴다.
그럼에도불구하고시인이자아동문학비평가인신형건시인은장승련시인을‘제주도가낳고키운시인’이라고섣불리묶어두는것은적절치않다고말한다.그의동시는제주의아름다운자연뿐아니라삶의여정에서만나는온갖사물에대한사랑과연민을바탕으로하고있기때문이다.독자들은누구나시인이동시에담아낸따뜻한감성에서자신의일상적체험과연관지어충분한공감을느낄수있을것이다.따뜻한추억과넉넉한여유가있는쉼표같은동시집『우산속둘이서』가어른아이할것없이바쁜일상을보내는이들에게잠시숨을돌리고주변을바라볼여유를선사해주길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