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안 - 푸른도서관 86

내 안의 안 - 푸른도서관 86

$12.80
Description
▶‘내 안의 안’으로 들어가서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온도 차에서 비롯되는 외로움. 엇갈림 속에서 찾아내는 희망들.
내 안에, 또 그 안의 안에 무엇이 숨어 있을까? 이 시집엔 표제작 「내 안의 안」처럼 “깊숙한 마음의 마음”을 숨겨 놓은 화자들로 가득하다. 화자들이 마음을 숨겨 놓는 것은 일상에서 우정, 사랑, 학교생활, 진로 문제 등으로 타인과 엇갈림의 순간을 때때로 마주하기 때문이다. 사춘기를 통과하며 자기 정체성을 구축해 나가는 청소년들은 차이에 유난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 차이를 통해 그들은 끊임없이 “정말 네가 원하는 게 나인지/네가 원하는 내 모습인지”(「헤어진 후」) 질문하며 “횡설수설 갈지자로,/방향도 없이/하지만 누구도 예상 못한 길로”(「바람 빠진 풍선」) 달려 나간다.
시집 속 화자들은 “우리의 온도가 제각기 다른 걸 누가 뭐라 할 수 있을까” 말하며 엇갈림을 야기하는 차이를 순순히 받아들이지만, 때로는 그 온도 차로 인해 쓸쓸함과 고립감을 느끼며 “좀 외로워져 슬그머니 우산을 내”린다(「장대비 내리는 날에」). 차이의 인정은 종종 “우리의 길이 다시 만나긴 하나요”(「나는 기다리고 있어요」) 하는 체념과 “시간아 가라 제발 가라/지긋지긋한 40분 아니,/3년 5년 그냥/다 가 버려라”(「혼나는 중」) 하는 자포자기의 순간을 만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뜨겁고 빛나는 만남이 가능한 것 역시 그 거리 때문이다. 시 속 화자들은 “보이진 않아도 같은 곳에 있”는 누군가를 목소리로 알게 되고(「밤의 끝과 끝」), “온통 암막으로 뒤덮인 세상”에서도 스릴과 즐거움을 찾아내며(「우주의 난파선」), “내 마음이 불쑥 튀어나와/온 길을 휘감아도/모르는 척 구겨 넣을 수 있는/여기가, 안전거리”(「너와 나의 거리」)임을 발견한다.
희망은 차이를 배척하지 않는 데서 생겨난다. 차이를 오롯이 인정할 때 우리는 비로소 만남의 가치를 긍정하며 애써 기다릴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시집 『내 안의 안』을 읽는 동안 우리가 슬펐다가도 씩씩해지고, 체념하다가도 결국은 힘을 얻게 되는 이유이다.
저자

이근정

저자:이근정

1980년어느겨울날서울에서태어났다.요즘은‘귀엽다’는말을최고의칭찬으로치며,중고등학생들이귀여워보이는시기를살고있다.2017년<푸른동시놀이터>에동시5편이추천완료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고,'한국안데르센상'동시부문을수상했다.지은책으로청소년시집『내안의안』,동시집『난혼자인적없어』,그림책『폭탄을안은엄마』가있다.

목차


1부참을수없이간질간질
어쩌면,분명히도
동동
새학기첫날
SNS
나는기다리고있어요
내안의안
3시간째게임중
밤의끝과끝
진수가지수에게
바람빠진풍선
궤적
나무처럼새처럼
어쩌려고그러냐고
눈썹
꽃사과

2부두걸음밖의세상
허락된시간은15초
거울을봤는데
우주의난파선
단계
장래희망
진로상담
사소한무질서
13세
자대비내리는날에
7반앞복도소화기
착한소비
형광펜
혼나는중
괜찮다고말해줘
삶은겨우

3부여기가,안전거리
알림
안과밖
너와나의거리

우연의수학
가는날이장날
내가기억될냄새
티슈

헤어진후
한철의우리

우산
전학생
밀당의귀재

4부다만따뜻한
물집
봉사활동
진짜자유
구심력
바다로가자
x의정체성
미장원에서
걸어오는동안
물거울
낮은소리로말해줘
가을,도토리무리
병아리
빛나는별에게

출판사 서평

끝없이간질간질하고씩씩해지는청소년들의마음을응원하는시
-“무한한반전이남아있는페이지들”을향해달려나가길!

이근정시인은“이해와비난을동시에받는나이”(「13세」)인청소년들의내밀한감정을사려깊은시선으로바라보고,매번다른온도로나타나는마음을세밀하게그려낸다.이시집에는이해엔상처받고비난엔돌연반기를드는,그러나끝없이간질간질하고씩씩해지는청소년들의마음을응원하는온기가담뿍담겨있다.시인은“그냥손잡아줄래?/식어버린말들틈에서/내가널그대로느낄수있게”(「말」)라고말하며포옹과포용이닮아있음을,“살아있다는건별일없이다만따뜻한일이라는걸”(「병아리」)전한다.또한시인은농구공,소화기처럼학교에서마주치는다양한사물들과스크린타임,하이라이트,SNS등의시어를통해“여기로부터딱두걸음밖의/세상에는무엇이있나요”(「진로상담」)라고물을수밖에없는,아이도아니고성인도아닌청소년의부대낌을생생하게그려낸다.청소년시절을떠올리면겨울이떠오른다는시인의말처럼,흰눈이쌓인환한풍경은뛰어나갈수있는백지의벌판이며동시에“앗하는순간지나가버리는짧은행복”(시인의말)이다.“우리는아직전개를달리는중”(「괜찮다고말해줘」)처럼시집에유독달려나가는화자들이많은이유일것이다.이시집을읽게될청소년독자들모두“오고있는다른눈을품활짝벌려안아주”며“무한한반전이잔뜩남아있는”“아직넘기지않은페이지들”을향해힘차게달려가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