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는 피아노 (이시환 시선집)

이시환의 시선집 『시를 읽는 피아노』(신세림출판사, 2022. 08. 136쪽, 정가 1만원)는, ①우리 가곡으로 작곡되기를 희망하면서 정리한 이시환의 서정시 50편과 ②600편 이상의 가곡을 작곡 발표한 정덕기 작곡가의 음악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작은 시도로써 꾸며진 대담(對談) 원고와 ③우리 가곡을 감상하며 ‘시에서 상상력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소고(小考)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시환 시인은 가곡 노랫말을 창작, 발표해온 사람은 아니나 정덕기 작곡가와 근 30여 년 만에 재회하여, 시인은 작곡가의 가곡을 듣고, 작곡가는 시인의 시를 읽으며 서로의 삶을 얘기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지난 2001년 12월부터 2022년 1월에 걸쳐 약 50일 동안은 서로를 탐구하는 시간이었다. 바로 그 과정에서 시인이 작곡가에게 보여준 시들이, 다시 말해, 작곡가가 읽은 시인의 작품들을 엮어 이 시집이 되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시인은 노랫말과 우리 가곡의 특징이나 성향을 이해하게 되었고, 작곡가는 시인의 노랫말에 대한 주제나 표현기교나 노래가 될 가능성 및 개성 등에 대하여 나름 이해하게 되었다.

아무튼, 가곡으로 곡이 붙여지기를 희망하면서 그동안 창작한 시들 가운데 일부는 고르고, 일부는 개작(改作)하고, 일부는 새로 쓴 서정시들을 정리한 것인 만큼 작곡가 여러분이 일독하며 완미(玩味)해 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