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윤혁 산문집)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윤혁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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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금까지 세상의 변화와 혼란스러움에 휩싸인 현대인들은 가끔씩 자신의 삶과 과거를 돌아보는 순간이 필요하다. 이런 당신에게 소설가 윤혁의 에세이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가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작가의 어린 시절, 따뜻하고 푸근한 기억과 동시에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전환기를 겪은 한 개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책 속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현실의 의미를 곱씹을 수 있다.
저자

윤혁

부산대를졸업했다.본명은‘윤부혁’.[Daum블로그]에서10년이상인문학관련서평과연작소설을발표하여2009년~2015년까지매년‘우수블로그’로선정되었다.2014년[대한민국블로그어워드]에서‘우수상’을받았다.월간지[맑고향기롭게]에서2015.7~2016.12〈옛날의금잔디〉,2017.1~2017.12〈고전을읽다〉를연재했다.
희곡〈탈출〉로효원문학상을받아등단했으며,저서로는연작전자소설『옛날의금잔디(다음,2017)』,시집『도시의바람(올리브출판사(2002)』,장편소설『기억과몽상(청어,2018)』,단편소설집『세월(신세림출판사,2022)』등이있다.
블로그:yoont3.tistory.com

목차

제1부따스한손

찍지못한졸업사진/014
따뜻한손/019
아버님이들려주신영화「대제의밀사」/024
유년시절기억의끝자락/029
내마음의고향/032
아주오래된기억/036
풋술을마시다/040
어른이되기위해떠난여행/044
장군과대학생/048
그들이내노래에무슨짓을했는지좀보세요/054
아버지/059
파리대왕/064
야윈얼굴의소녀/072
미역국과낙지국/077
「가을동화」와닮았다는사연/082
산복도로山腹道路/086
추억의미국소아과/088
아버지와돼지수육/091
햇복숭아/095

제2부그집앞

지독한오해/098
눈오던날/103
그집앞/111
실종신고/115
어머니에관한기억/120
옛날의노래를부르자/125
청춘을돈과바꾸겠다니/130
항상우리곁에있는죽음/137
낯선곳처럼길을잃다/141
소문난맛집/144
파업/148
살인자앙굴리마라/152
여성과백화점/159
감정노동자의비애/163
아빠찾아삼만리/168
낡은청첩장/172
가깝게오래사귄사람/176
진주문산성당/181
선생님과의재회/186
여행에서만난60대부부/190
수난이대/195


제3부전리단길

남자의향기와눈물/202
나를닮은얼굴/207
결혼식단상斷想/210
우정/213
영화「인간중독」/218
우리사회의관음증/224
문현동벽화마을/227
세상이나를배반하더라도/229
5월의미각/234
다시만날때까지/238
옛이야기/241
개와고양이에관한여러고찰/246
요즈음의처용/252
가와바타의「산소리」를읽고/257
새벽,빗자루의춤/263
봄날은간다/276
인사人事/279
지금도사랑속에서/282
사진수업/287
전리단길/291

출판사 서평

제1부에서는저자의추억속이야기들이펼쳐진다.그속에서는어린친구의죽음,따스한손길,아버지와의돼지수육,어른이되기위한여행등이담겨져있다.과거에대한감성적인이야기를담고있어서우리의공감을쉽게자아내며마음을따뜻하게만들어준다.
제2부에서는어머니,어려움,그리고인생의고난에관한이야기들이전개된다.여기나오는이야기에서는어두운순간들속에서도사랑과우정을발견할수있다.우리의고난과역경에대한이해를돕고,그안에있는소중한가치를발견하게된다.
제3부에서는저자의가치와인생의목적에대해가볍지만진지한어투로이야기한다.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삶을살아가는데필요한교훈과가치관을찾을수있다.
산문집『옛날에,금잔디동산에』는다양한이야기들이동화처럼쉽고친근하게,그리고철학적으로전달된다.이책은혼란스러웠던20세기와현재의우리삶을비추어보며우리에게거울같은역할을해준다.무미한일상을되새기며행복의의미를다시생각해볼수있는기회가될것이다.
예전에는서로를돌보며살던따뜻한추억을담은산문집『옛날에,금잔디동산에』는소설가윤혁이자신의경험을토대로만든이야기들로구성되어있다.이책은추억과인생경험을다루는테마로구성되어있으며,가난한시절의기억과인생의고난,인생을사는데있어서참고할만한교훈과가치관을함께담고있다.작가는따스한마음으로독자들의공감을자아내는이야기들을쉽게,친근하게,묵직하게전달한다.

상우가죽은후,우리가모르는사이에상우어머니는학교에오셔서선생님께상우사진을졸업앨범에넣어달라고부탁했다는것이다.선생님이난감해하시자,상우어머니는‘상우는이미세상을떠났지만,친구들의기억에영원히남게해달라’고사정하셨다고도했다.졸업앨범을펼쳐보니과연상우사진이우리와함께나란히자리하고있었다.---「찍지못한졸업사진」중에서

등굣길,정류소에서버스를타고다섯정거장정도갔을까.다음정거장에서내려야한다는생각에사람들을비집고안내양옆버스문쪽으로정신없이가고있는데누군가가내손을꼭잡았다.따뜻하고부드러운손…….누군가하며내손을잡은이를쳐다보니형관이었다.나보다한학년위인형관이는명문상업고등학교교모를쓰고있었다.순간,나는표현하기힘든죄책감때문에온몸이마비된듯멍하니그를쳐다만보고있었다.---「따뜻한손」중에서

열차안에서무료하게광경을지켜보던승객들은모두경악하고말았다.청년이점퍼를땅바닥에내던진후스웨터와상의속옷까지벗자아주큼직한젖가슴이적나라하게드러났다.그는차장이저지할틈도주지않고곧바로바지와팬티까지벗었는데여자였다.당황한차장은무전기로근처의역무원을불러담요로상대의나신을감싼채역구내로강제로데리고갔다.잠시후차장이돌아오자,열차는아무일도없었다는듯출발했다.---「어른이되기위해떠난여행」중에서

멀리서붓다가오는모습을본그는붓다도죽여야겠다고결심하고뒤를쫓기시작한다.그는이미99명을죽인전력이있다.그러나아무리뛰어도걸어가는붓다를따라잡을수없다.그는걸음을멈추고붓다를향해소리쳤다.
“멈추어라.사문.멈추어라.사문!”
그런데붓다는다음과같이대답하였다.
“나는멈추고있다.너야말로멈추어라.”
앙굴리마라는그뜻을붓다에게다음과같이물었다.
“사문이여,당신은길을계속가면서도자신이멈추어있다고말했다.내가멈추어섰는데도당신은‘내가멈추지않았다’라고말했다.사문이여,나는그의미를묻고싶다.어찌하여당신은멈추고있으며,나는멈추지않고있는가?”
붓다는다음과같이대답했다.
“앙굴리마라여,나는생명을해치려는마음을버리고멈추어있다.그러나그대는살생에대한자제가없다.그러므로나는멈추어있고그대는멈추지않았다.”---「살인자앙굴리마라」중에서

나는친구들의이름을일일이부르면서포옹하고악수했는데감회가이루말할수없었다.
“이게누구야?인마!반갑다.아,이십년만이네…….”
그런데밤이라서그랬는지머리에포마드를짙게바르고청바지를입은낯선친구는전혀이름과얼굴을기억할수없었다.어색함을감추려나는그에게다가가힘차게포옹하고무뚝뚝하게악수했다.그런데순간,친구들은나의행동을모두걱정스럽게바라보고있었다.
아뿔싸!담임선생님이었다.밤이어서그랬는지,모임을기다리다가마신소주때문인지,많이늙으셨을거라는선입견때문인지선생님을몰라보고내가실수를저지르고야만것이었다.---「선생님과의재회」중에서

물자가귀하고가난했던그시절,추석이나설날과같은명절때마다목욕하는일이큰숙제였는데아버님은자신이근무하는철도청가야역직원목욕탕에서아들세명을씻기셨다.우리형제는역사驛舍옆의가야역직원목욕탕에몸을씻으러갈때마다그곳경비원의제지를받았고,목욕탕안에서는여러철도원의따가운시선을받곤했다.그순간은흡사거지취급을받는느낌이어서‘죽어도그곳에목욕하러가지않겠다.’라며앙버티곤했던기억이낡은사진처럼남아있다.---「지금도사랑속에서」중에서

잠시주저하던그는예의쓰레기공터로안내했는데병무청뒤편의그곳이었다.집이란다름아닌크고작은두대의고물버스차체車體였다.버스문이대문이었고모든세간과집기를넣기에는버스안이좁아서였는지장독단지며솥따위의살림도구들은대문밖풀밭맨땅에서천대받고있었다.큰버스에는부모님이,작은버스에는그와동생,형등삼형제가기거하는듯했다.폐차두대가놓인곳은잡초가드문드문난모래땅으로쥐들이이곳저곳에서달리기대회를하고있었다.막상그곳에당도한나는당혹스럽기시작했다.---「전리단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