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한 바퀴 돌아 나오며

세상 한 바퀴 돌아 나오며

$20.00
Description
이시환의 새 시집 『세상 한 바퀴 돌아 나오며』가 나오다
이시환(1957 ~ ) 시인 겸 문학평론가의 새 시집 『세상 한 바퀴 돌아 나오며』(신세림출판사, 2023. 10, 국판 변형, 188쪽, 정가 20,000원)가 출판되었다. 이 시집 속에는 2020년 1월부터 습작한 신작시(新作詩) 102편이 제7부로 나뉘어 실려 있다. 시의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특별히 크게 달라졌거나 새로움을 추구한 것은 아니나 노랫말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있다. 말의 군더더기가 많이 배제되고, 수사(修辭)나 그 내용에서도 간결해졌고, 개인의 일상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이지만 보편적인 정서를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누구나 편안하게 읽어볼 수 있으리라 본다.

자연의 질서,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 그에 맞추어서 살아가는 뭇 생명의 아름다움 등을 찬미하는 커다란 한 축이 있고, 자연재해 전쟁 인간 탐욕 갈등 등에 대한 우려가 다른 한 축이다. 그리고 이런 자연적 인위적인 환경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주체로서 시인의 철학적 심미적 사유가 펼쳐지면서 안락(安樂)을 추구하는 또 다른 한 축이 있다.

“현재의 내 얼굴 모습이 지금껏 살아온 내 삶의 이력서가 되듯이, 시집은 그동안 지녀왔던 내 관심과 가치관이 녹아든 정신적 사유세계의 미적 편린(片鱗)이다. 따라서 나의 일기(日記)나 다름없고, 궁극적으로는 내가 꿈꾸는 이상세계이자 내가 안주해온 현실도피처이기도 하다.”라는 자서(自序) 가운데 문장이 각별하게 다가온다.

얼마나 멀고 먼 길 달려와
여기 이곳에 붉은 꽃 피우시나?

얼마나 먼 길을 돌고 돌아서
저기 저곳에서 애틋한 미소 지으시나?

꽃이 진 자리마다 둥근 햇살 머물고
미소 떠난 자리마다 실바람 불어와

산천에 붉은 마음 가득 쏟아놓고
알알이 여문 사랑 그 빛깔이 곱다.

-「동백꽃」 전문

이 시집을 대표하는 시(詩)라고 해도 무리가 없어 보이는 작품이다.
저자

이시환

평생글을쓴다고써왔으나,나의글밭은세영역으로나뉜다.하나는,시(詩)와문학평론의밭이고,그둘은성경(聖經)과불경(佛經)을가까이하면서탐구한종교적인밭이다.그리고그셋은,「周易」이라고하는낯설고난해한세계에관한탐구이다.

지금껏시집·문학평론집·종교탐구서·여행기·명상법·주역관련책들을포함하여33종이상의크고작은개인저서를펴냈다.앞으로해야할일이있다면,평생써온시전집(全集)을펴내는일이고,꿈이있다면,나의아름다운시들이사람들의입에서입으로전해지며,노래가되고,혹은,사상(思想)의씨앗이움트는사유의텃밭이되는일이다.

목차

●자서(自序)/5

제1부

길위에서있는나/17
갈림길에서/18
이별/20
내마음/22
갈대밭둥지/23
세상한바퀴돌아나오며/24
처녀치마꽃/26
각시붓꽃/27
동백꽃/28
커피중독/29
거연정(居然亭)의봄/30
농월정(弄月亭)에서하룻밤을/32
아침풍경/34
꽃을바라보며/35
이심전심/36
난한촉이솟는다/37
꺼지지않은등불/38
뜬눈으로날을새며/39


제2부

이시환사계/43
오후의노래(午後歌)/47
나의꽃나의열매/48
나의우물/49
정월초엿새날밤에/51
보현봉을그리며/52
노란튤립한송이/54
소나무/56
세상의꽃/58
그리운그곳/59
눈덮인대지위에서서/62
매화를바라보며/63
두리안/64
티눈/65
책장을덮고/67
7월산바람/69
보현봉을바라보며/70
나의토담집/71
눈물소고(小考)/72
어느날문득/74
꽃과나/75
단비/76
때로는/78
동해바닷가에서하룻밤을묵으며/80
그리움/81
눈덮인세상의고요/82
중나리꽃/83
그리움그리고꿈/84
지구촌의봄날을기원하며/85
아라홍연/86


제3부

돌아가신아버지를생각하며/91
깊어가는가을에문득/92
어머니의더덕무침/93
팥죽을끓이며/95
그리운아버지어머니를생각하며/97
어떤부음/98
2023튀르기예·시리아지진참상을접하며/100
봄날에묻는안부/102
임종(臨終)/104
세모의저녁노을바라보며/105
영금정(靈琴亭)에서/106
오늘저녁나의식사/108


제4부

다람쥐에게·1~10/111
북한산·1~4/119
이제와보니·1~10/124


제5부

기미·1/131
기미·2/132
기미·3/133
기미·4/134
기상이변/136
2022서울에서/137
자연과문명/139
터지지않는비눗방울/140
저녁단상/142
무제/143
기우(杞憂)/145
공사중인지구/147
여름날의서울/148
노파심/149


제6부

주역(周易)의표정·1/153
주역(周易)의표정·2/154
주역(周易)의표정·3/155
주역(周易)의표정·4/156
주역(周易)의표정·5/157
주역(周易)의표정·6/158
주역(周易)의표정·7/160
중도(中道)/161


제7부

나의시집/165
문예지를읽으며/167
불면(不眠)/168
가곡과대중가요/169
시와소설/170
그리운산/172
봄소식/173
천국(天國)/174
검은진주/175
탐욕/176
수박/177
독행(獨行)/178
아침단상/179
두바퀴째도는길/180
기억창고안을들여다보며/182
나의기억창고/184
나의현기증/187

출판사 서평

[자서自序]

평생시를써왔다해도틀리지않는다마는갈수록시에관해자신이없다.현재의내얼굴모습이지금껏살아온내삶의이력서가되듯이,시집은그동안지녀왔던내관심과가치관이녹아든정신적시유세계의미적편린(片鱗)이다.따라서나의일기(日記)나다름없고,궁극적으로는내가꿈꾸는이상세계이자내가안주해온현실도피처이기도하다.

이시집속에는,102편의소품이7부로나뉘어실려있는데이전의것들과달라진점이있다면,문장구조와내용면에서노랫말에좀더가까워져있고,주역(周易)에몰두한3년이란시간이지나감으로써그관련키워드들이직간접으로시어(詩語)로편입되었다는점이다.그러나여전히변하지않고그대로남아있는것이있다면,그것은내생각과내감정을문장으로써언어의집을지어놓고,다들들어와서쉬며상상사유해보기를기대하며,세상에내놓는나의보잘것없는‘상품’이라는점이다.따라서공감(共感)·공유(共有)되지못한다면그것들은한낱버려지는쓰레기에지나지않을것이다.

이런의미에서본다면,시를쓰는행위가조심스럽고,시집을펴내는일이또한더욱두려워진다.누군가가높은곳에서나의시텃밭[詩田]을내려다본다면아마도,박혀있는세개의큰기둥을발견할것이다.그하나는,변함없는대자연의질서에기대어살면서찬미하는것이고,그다른하나는자신이걸어온발자국을돌아다보며앞으로나아갈길을생각하는지점에머물러있다는점이며,또다른하나는삶의본질이랄까,그의미랄까,그것을추구하는동력이다름아닌‘그리움’과‘꿈’에있다는사실이다.

이를굳이,키워드로바꾸어말하면,자연,그리고삶의주체인나,그리고생명의본질이라는세가지로압축될것같다.그래서자연의질서나아름다움을찬미하고,내삶의의미를생각해보는시들이많고,불면(不眠)과과욕,자연및인간재해등으로표상되는일상의고단함과피로에도불구하고더욱살고자하는의욕을내게하는것이미래에대한꿈이고,지난일에대한그리움이라는의미에서소소한일상(日常)을노래한시들이많다.

이런촌평은어디까지나시를쓴사람의해명(解明)일뿐이고,독자여러분은각자의안목으로소인의소품들을완상(玩賞)·완미(玩味)해주기를바라마지않는다.나의이런시쓰기도머지않아멈출것이고,동시에나자신도없었던듯사라질것이다.

그동안내가구축한‘시’라는언어의집이얼마나쓸만한것인지머지않아‘詩全集’으로써평가받고싶은욕구도없지않다.

-2023.09.21.
이시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