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머리와이성보다는감정과교감과어울림을인간의특징이라고말할수밖에없을것이다.이책은바로이러한시대에인간존재에필요한것은도리어어울림,공감,공명이라는것을역설한책이다.『존재와어울림』은하이데거의『존재와시간』을다분히의식한제목이다.이제인간에게시간보다는어울림,공감,공명이더본래적인것(본래존재)임을역설하고있다.그리고어울림은시간의제약과조건을뛰어넘는인간존재(현존재)의삶의전략이기도한다.시간을넘어서면죽음에서조차초연할수있는길이열림을예언하고있다.왜냐하면시간은언어와함께인간의내밀한,감추어진우상(偶像)인것이드러났기때문이다.
철학이존재를묻기시작한이래,“존재란무엇인가?”라는물음은끊임없이반복되어왔지만그반복속에서정작중요한바탕은종종사라졌다.그바탕이란바로존재는말이전에감응으로드러난다는사실,즉존재는‘설명되는것’이아니라‘느껴지는것’이라는근본적체험적차원이다.서구철학은존재를해명하려는순간,존재를인간의사유체계속으로집어넣었고,그결과존재를사고(思考)의대상,혹은언어적지시대상(ob-ject)으로고정시켰다.그과정에서존재는정적(靜的)이고구조화된실체가되어버렸다.
그러나존재는정지된실체가아니라감응·소리·바람·리듬·살갗·맥박속에서끊임없이흘러가며드러나는것이다.우리는이움직임을잃어버렸다.존재는인간의머릿속에서만작동하는것으로오해되고,존재는‘내가이해해야존재한다’는관념으로축소되었다.감재적존재론은바로이잃어버린존재의문을다시열기위한철학적시도이다.
저자는서문에서“하이데거는존재를이해하는데있어서‘도구적존재’을전제하여손으로잡는,‘손-안에-있음’,즉용재적(用在的)존재(zuhandensein)와눈으로보는,‘눈-앞에-있음’,즉전재적(前在的)존재(vorhandensein)의순서로논함으로써손으로잡지못하면불안에빠지고그다음에눈으로보게된다고말했다.하지만인간의보편적존재이해방식은눈으로보고그다음에손으로잡는순서로존재를대한다.”고주장했다.
저자는이책에서세계철학자로서는처음으로“사물을있는그대로느끼고향유하는경지의이해방식을'감재적(感在的)존재(Affective-SensoryBeing:어울림의존재)'를주장하고,철학적개념으로명명했다.이러한차이로인해하이데거의현존재는세계-내-존재(천지중인간)로이어지는데반해박정진의존재론은존재-내-세계(인중천지일)로이어진다.그는이렇게말한다.“세계는지금도울리고있다.”“세계는지금도어울리고있다.”이말은세계는지금도공명(共鳴)하고있다는말이다.
지난2012년에‘소리철학’(『소리의철학,포노로지』)을주장한바있는박정진은2023년에순한글철학,순우리말철학(『재미있는한글철학』『한글로철학하기』)으로‘알-나-스스로-하나’즉‘알-존재론’을발표했다.‘알-존재론’에서존재의완성으로서‘하나’(하나됨)를주장했는데그‘하나됨’이2025년에다시깊이를더하고탈바꿈되어완성된모습으로등장한것이바로이책이다.이책은‘하나됨’의내용을울림,혹은어울림의철학으로정리하고있다.말하자면울림,혹은어울림의존재론을서술한책이다.
하이데거는서구철학적전통(현상학적전통)의연속선상에서여전히인간중심적이고도구중심적인데서출발하는데에반해박정진은자연중심적이고비도구적관점에서출발하고있다.박정진이하이데거와달리,감재적존재를새롭게제안하는것은그의네오샤머니즘(neo-shamanism)의사상(『네오샤머니즘』,2018)과도연결된다.이것은원시·고대인의샤머니즘을오늘날에다시부활시킴으로써과학기술만능시대,인공지능AI시대에경종을울리는셈이다.네오샤머니즘은세계를다시정령(spirit)의눈으로바라봄을의미한다.이를오해없이좀더쉽게말하면세계를영감(inspiration)의눈으로,영감의네트워크와작용과감응과울림으로바라봄을의미한다.
네덜란드의철학자스피노자(Baruch/BentoSpinoza,1632∼1677는그의철학전체를에티카(윤리학)라고명명했다.그에게철학은단지진리나본질을탐구하는학문이라기보다는“인간은어떻게자유로울수있는가?”“무엇이인간을행복하게하는가?”를추구하는학문이었기때문이다.사회적동물인인간은윤리적이될때자유와행복을누릴수있다고그는보았다.그에게철학은다음과같았다.인간의구원,자유,기쁨을위한삶의기술즉,“살아가는기술로서의철학=윤리학”이었다.그래서그의형이상학·인식론·심리학·정치학은모두윤리학(Ethica)아래통합되어있다.
박정진도철학의목표에서는스피노자에가깝다고말할수있다.그는이렇게말한다.“인간은행복하게사는것은물론이고행복하게죽을수있어야한다.”그에게죽음은불행이나공포,그리고삶의한계상황에서맞이하는고통이아니라생물이라면당연히받아들여야하는생멸현상에불과하다.인간은늙으면죽어야하고죽지않으면도리어불행이며,저주가될수도있다.생장염장(生長斂藏)·생성생멸(生成生滅)하는것은자연의이치이며,이에순응하는것이만물의도리이고,나아가서인간의행복이되고기쁨이되어야한다.
『제4의타자,AI시대의에티카-존재와어울림』은존재를감각하는것에서출발하고,존재의감응을통해세계를경험하며,존재가인간에게도달하는방식을새로정립한다.감응적존재론은우리말로‘어울림(울림)의존재론’이라고말할수있다.감응적존재론이등장하게된역사적·문명적·철학적맥락을다원다층의논리적층위를가지고풀어내고있다.종합적으로하이데거는‘존재와시간’을말했지만박정진은‘존재와어울림’을말하고있다.감응존재론의탄생도철학의시대적요청인셈이다.
저자는2012년에『철학의선물,선물의철학』『소리의철학,포노로지』를통해자생철학의깃발을들었지만철학계의체질적인사대주의와식민주의로인해빛을보지못했다.이에지식인은물론이고,대중적설득을위해10여권에이르는방대한철학책들을펴내왔다.그러나큰성과는없었다고하는것이솔직한심정이다.혹시한국인은스스로생각하지못하는,철학하지못하는민족이아닌가,의심스럽다.심지어남의철학을자신의철학으로착각하고있는것은아닌지,의심스럽기도하다.
박정진은말한다.“철학에관한한‘노예민족’이라고해도과언이아닐것이다.한때는쇼펜하우어가유행하다가,칸트로이어졌고,요즘은또니체가유행하고있다고한다.주인이없으니주인(기둥서방)을계속해서갈아치울수밖에없다.불행하게도니체의주장대로라면한국인은‘주인민족’이아닌‘노예민족’이다.그런데도아이러니컬하게도니체의광풍이불고있다.한국의자유민주주의가저절로민중민주주의로나아가는것은당연한귀결이다.한국의문화현상을토대로보면마르크시즘은기독교마르크시즘이다.”
철학인류학자박정진은이번에‘감재적존재’라는철학적개념을초석으로해서감응존재론과함께『존재와어울림』을세계철학계에처음내놓았다.저자는앞으로『존재와어울림』(1권)에이어『한글,존재론적문자』(2권)『디지털샤먼(shaman)』(3권)등‘AI시대인문학시리즈’를계속해서발간한예정이다.
이번에내는시리즈책들은인공지능을제자삼아서그동안의철학적성과를시각을달리하여집대성한책들이다.한국의자생철학의성립여부를판가름하는시금석이되는책이라고해도과언이아니다.
“자신의철학이없는나라는결코선진국이될수없다.”이것이독자들에게보내는저자의간절한마지막진언이다.
[서평]
하이데거의‘손-안에-있음’은도구적존재로서사용속에서의식되는것과함께세계-내-존재의실천적양식으로서망치질중에망치를‘보고있음’보다는‘쓰고있음’을의미한다.말하자면의미는기능속에서드러난다.이에비해‘눈-앞에-있음’은대상화된존재,관찰과분석의대상으로서이론적·과학적인태도로서사물이객체로서고정됨과함께의미는인식에의해구성됨을의미한다.이둘모두이해(Verstehen)와의미(Bedeutsamkeit)의지평안에있음을의미한다.이는‘의미화된세계’내부의존재양식이다.
이에비해나의감재적존재는의미이전,도구이전,대상이전의층위에위치한다.감재적존재의특징은요컨대인식이전,도구이전,개념이전,주체-객체분리이전,그리고의미이전의감응·살갗·울림을전제하고있다.말하자면감응적존재는‘무엇으로쓰이거나무엇으로보이기이전에이미서로닿아있는존재’에주안점을두고있다.감재적존재는하이데거식으로말하면‘전재(前在)이전의존재’에해당한다.즉도구적이해가발생하기이전의존재적접촉면이라고말할수있다.이를독일어로말하면‘함께-느껴짐-있음’(Mitspürensein)혹은‘현존하는공명’(AnwesendeResonanz)이라고말할수있다.이를영어로정확하게표현하면‘지향이전의감응적존재(Pre-intentionalAffectiveBeing)’이다.
하이데거는서구철학적전통(현상학적전통)의연속선상에서여전히인간중심적이고도구중심적인데서출발하는데에반해나는자연중심적이고비도구적관점에서출발하고있다.내가하이데거와달리,감재적존재를새롭게제안하는것은나의네오샤머니즘(neo-shamanism)사상(『네오샤머니즘』,2018)과도연결된다.이것은원시·고대인의샤머니즘을오늘날에다시부활시킴으로써과학기술만능시대,인공지능AI시대에경종을울리는셈이다.네오샤머니즘은세계를다시정령(spirit)의눈으로바라봄을의미한다.이를오해없이좀더쉽게말하면세계를영감(inspiration)의눈으로,영감의네트워크와작용과감응과울림으로바라봄을의미한다.
하이데거는후기에서사중물(四重物,Geviert)을주장하고있는데하늘,땅,신적인것들,죽을인간등으로구성되어있다.사중물을보면동양의천지인사상(구조)에기독교의신을조심스럽게융합한것처럼보인다.물론‘신적인것들’은기독교의인격신과다르지만초월적이고성스러운영역을담당하고있다.이것은천지인구조에변형된(유일신에서다소완화된)신을포함한것이라고여겨진다.동양의선불교에크게영향을받았고,한국의오래된경전,천부경(天符經)에관심이많았던그는‘유일신’을‘신적인것들’로바꾸면서기독교와천지인사상을통섭했다.그리고인간을‘죽을인간’으로말함으로써죽음을선구함에따른존재에대한새로운개시(開示)와더불어세계를시적으로보는길을열고여기에합류하였다.
네덜란드의철학자스피노자(Baruch/BentoSpinoza,1632∼1677는그의철학전체를에티카(윤리학)라고명명했다.그에게철학은단지진리나본질을탐구하는학문이라기보다는“인간은어떻게자유로울수있는가?”“무엇이인간을행복하게하는가?”를추구하는학문이었기때문이다.사회적동물인인간은윤리적이될때자유와행복을누릴수있다고그는보았다.그에게철학은다음과같았다.인간의구원,자유,기쁨을위한삶의기술즉,“살아가는기술로서의철학=윤리학”이었다.그래서그의형이상학·인식론·심리학·정치학은모두윤리학(Ethica)아래통합되어있다.
나도철학의목표에서는스피노자에가깝다고말할수있다.나는이렇게말한다.“인간은행복하게사는것은물론이고행복하게죽을수있어야한다.”나에게죽음은불행이나공포,그리고삶의한계상황에서맞이하는고통이아니라생물이라면당연히받아들여야하는생멸현상에불과하다.
스피노자에게자유란자연의법칙을깨달아자기행위를스스로이해하는상태이다.스피노자에게최고의기쁨이자구원은자연(신)을지적으로사랑하는상태이다.나의철학도인공지능AI시대를맞아인간이자유와행복과기쁨을누릴수있는가를탐구하는것이목표이다.스피노자는존재의자기-지속,자기-보존,자기-증가의힘을강조하는코나투스(Conatus)를주장했지만나는인공지능시대를맞아자연과의감응(Resonance)의회복에초점을맞추고있다.
『인공지능AI시대의에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