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던 사이언스 (무엇이 왜 과학의 무대에서 배제되는가)

언던 사이언스 (무엇이 왜 과학의 무대에서 배제되는가)

$14.00
Description
‘언던 사이언스’는 미국의 과학운동가 데이비드 헤스가 ‘정부, 산업, 사회운동의 제도적 매트릭스 속에서 체계적으로 배제된 채 생산되지 않은 지식들’을 가리키기 위해 만든 개념으로, 저자는 이 책에서 이를 더욱 확장하여 ‘특정한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무시되고 배제된 과학 연구 영역들’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언던 사이언스』에서 저자는 19세기 이후 지금까지의 다양한 과학 논쟁들을 언던 사이언스의 관점에서 새롭게 분석한다.

1부에서는 나치의 인종위생학을 비롯한 과거 사례들을 역사적 맥락 속에서 재해석하고, 2부에선 구제역 살처분을 비롯한 현대의 쟁점들을 관찰함으로써 ‘언던 사이언스’라는 개념의 유용성을 입증한다. 그리고 3부에서는 광우병, 삼성백혈병, 저선량 방사선 같은 첨예한 과학 논쟁들을 언던 사이언스의 세밀한 렌즈를 통해 본격적으로 탐구한다.
저자

현재환

저자현재환은1987년서울출생.고교시절문과를택하자니이과에게미안하고이과를택하자니문과가눈에밟혀심각한결정장애를겪은바있다.인류의과거와인간의본성에관한두개의학문―역사학과생?물학―을한꺼번에공부할수있는길을찾다가과학사·과학철학과과학기술학(Science&TechnologyStudies,STS)이라는매력적인분야를발견하고주저없이그속으로뛰어들었다.한양대에서역사학과철학,과학기술학을전공한뒤서울대학교대학원‘과학사및과학철학협동과정’에서기나긴박사과정을수료했다.일찍이인문학과자연과학을동시에사랑했던지적바람기를학문에서의통섭적열정으로승화시키고있는중이다.
요즘엔1950년대이후인간유전에대한생물학연구의역사가사회정치적흐름의변화와뒤얽히며인간의생물학적다양성에대한여러생각들을꽃피워온과정,그리고이런생각들이다시금새로운사회정치적관계와이해들을만들어내는양상을한국사례를중심으로살펴보고있다.길게서술된이연구주제를최대한간결하게줄여서박사논문의제목으로삼을예정이다.인간생물학연구가낳는인간에대한이해변화와관련된역사학적,철학적,사회학적연구가‘사회속의과학’과‘과학속의사회’에깃든복잡한문제들을명료하게이해시켜주고해결의실마리를제공해준다고믿으며,이에관한글들을《한국과학사학회지》,《과학철학》,《과학기술학연구》,《EASTS》등에실었다.『언던사이언스』는그가세상에내놓는첫번째책이다.

목차

목차
프롤로그
[1부]용의자X의과학다시쓰기
1장“우울한여성호르몬,용감한남성호르몬”:성차별주의자들에의해왜곡된과학?
2장“열등한인종,우월한민족”:인종주의자들의프로파간다?
3장“장애인은없어져야한다”:국가사회주의의망령?
[2부]언던사이언스:용의자X의과학을넘어서
4장불멸의인종과학:현대생명과학연구에서의인종
5장구제역이라는이름의재앙:살처분정책과환원적과학
6장신자유주의시대의건강불평등:임상시험과소외질환연구에서잊혀진것들
7장현대과학의젠더정치:유방암연구와여성건강운동
[3부]동아시아의수행되지않은과학들
8장미국과쇠고기,그리고국제과학기구:광우병과락토파민논쟁
9장RCA암과삼성백혈병의대중역학:대만과한국의산재과학지식투쟁
10장후쿠시마,그이후:저선량전리방사선의정치
에필로그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광우병논란,삼성백혈병공방,원전과저선량방사선의진실…
‘진실vs거짓’이라는이분법으로는풀리지않는21세기과학논쟁들
과학연구와논쟁의무대에서무엇인가배제되고있다!
현대과학을바라보는새로운창,언던사이언스
현대사회의과학논쟁은종종전문가집단의울타리를뛰어넘어사회전체의논쟁으로번지곤한다.대한민국을뒤흔들었던광우병논란이그렇고,거대자본과시민사회의치열한법정공방으로이어진‘삼성백혈병’논란이그렇다.후쿠시마원전사고이후촉발된저선량방사선의안전성논란처럼전지...
광우병논란,삼성백혈병공방,원전과저선량방사선의진실…
‘진실vs거짓’이라는이분법으로는풀리지않는21세기과학논쟁들
과학연구와논쟁의무대에서무엇인가배제되고있다!
현대과학을바라보는새로운창,언던사이언스
현대사회의과학논쟁은종종전문가집단의울타리를뛰어넘어사회전체의논쟁으로번지곤한다.대한민국을뒤흔들었던광우병논란이그렇고,거대자본과시민사회의치열한법정공방으로이어진‘삼성백혈병’논란이그렇다.후쿠시마원전사고이후촉발된저선량방사선의안전성논란처럼전지구적차원에서벌어지는논쟁들도드물지않다.
문제는,서로대립하는입장들중과연무엇이진실인지(혹은진실에더가까운지)명쾌하게밝혀지는경우가별로없다는점이다.일상생활과깊이연관되어있고심지어는생명과직결되는사안들임에도결론은매번안갯속이다보니,대중들로서는불안과혼란을느낄수밖에없다.
혼란에서벗어나는가장손쉬운방법은누군가고의로진실을왜곡하고있다고믿는것이다.여러학자들과저술가들에의해꾸준히제기되어온이런주장을‘청부과학론’이라부른다.나치에게조종당한청부과학자들의인종론이홀로코스트의이론적근거가되었듯,오늘날에도특정연구의결론을왜곡하거나특정연구의진척을가로막는검은세력이존재한다는것이다.“친미적정부가미국산소고기의위험성을의도적으로숨기고있다”는주장과“불순세력이광우병괴담을퍼뜨려사회불안을조장하고있다”는주장은동일한전제에서출발한청부과학론의두가지버전이다.
이같은관점을글쓴이는히가시노게이고의소설에빗대어‘용의자X론’이라부른다.그렇다면청부과학은‘용의자X에게이용당한과학’이되고,용의자를추적하여진실을캐내려는사람들은천재물리학자유가와가되는셈이다.
“이들은기업,정부,언론등권력기관이나정치적음모를꾸미는배후세력같은용의자X들이진실을은폐하거나오도한다고보고,그들의음모를폭로함으로써과학이라는진리를왜곡과정치적술수로부터해방시키려노력한다.”(본문중)
문제는‘용의자X론’이―‘원전커넥션’이나친(親)기업연구소등의실체를밝혀종종사회적각성을이끌어낸다는긍정적측면에도불구하고―과학논쟁을총체적으로이해하는데근원적한계를지니고있다는점이다.모든논쟁들을단순한진실게임으로환원시킴으로써각각의논쟁에깃든사회정치적,역사적,문화적요소들을죄다지워버리기때문이다.이렇듯한계가뚜렷한‘용의자X론’대신글쓴이가새롭게꺼내든개념은‘언던사이언스(UndoneScience)’다.
과학분야의통섭적연구들이집약된새로운관점
‘언던사이언스(수행되지않은과학)’는미국의과학운동가데이비드헤스가‘정부,산업,사회운동의제도적매트릭스속에서체계적으로배제된채생산되지않은지식들’을가리키기위해만든개념이다.글쓴이는이를더욱확장하여‘특정한사회적,정치적,문화적맥락속에서무시되고배제된과학연구영역들’이라는의미로사용하고있다.과학사,과학철학,과학기술학(STS)같은통섭적분야의연구성과들이두루반영된이관점은‘진실vs거짓’혹은‘과학vs비과학’이라는이분법을뛰어넘어현대과학의논쟁들을새로운시선으로바라볼수있게해준다.
서울대학교‘과학사및과학철학협동과정’에서박사과정을수료한글쓴이는19세기이후지금까지의다양한과학주제와논쟁들을언던사이언스의관점에서새롭게분석한다.1부에서는나치독일의인종위생학을비롯한과거사례들을역사적맥락속에서재해석하고,2부에선구제역살처분을비롯한현대사회의쟁점들을관찰함으로써‘언던사이언스’라는개념의유용성을입증한다.그리고3부에서는광우병,삼성백혈병,저선량방사선같은첨예한과학논쟁들을언던사이언스의세밀한렌즈를통해본격적으로탐구한다.
글쓴이의작업은단순히누가과학적으로옳고누가틀렸는지를판가름하기위한게아니다.과학기술학의최신연구들은과학논쟁속에무수한‘불확실성’들이존재하고있음을우리에게일깨워준다.모든문제를선악이분법으로환원시키는청부과학론으로는그불확실성을해소할수없으며,동일한주제에대해서로다른잣대와상이한해석이등장하는이유를제대로설명할수없다.이는진실과거짓을가려내기에앞서논쟁의발생및진행과정부터다시살펴보아야함을의미한다.
“언던사이언스의관점에선다는것은과학지식이생산되는과정에서왜어떤것들은강조되고어떤것들은배제되는지,왜어떤것은과학적으로옳다고‘판단’되고어떤것은틀렸다고‘간주’되는지를사회적,정치적,역사적맥락속에서비판적으로추적하고재검토한다는뜻이다.(…)우리가일차적으로물어야할것은과학적진실여부가아니라,그진실에다가가는과정에서발생하는이러한배제가사회적,도덕적,정치적으로과연온당한가에대한질문이다.”(본문중)
‘사회적산물로서의과학’이외면하거나배제한것들
논의의출발점은‘과학’이라는학문이사회와동떨어진가치중립적관념혹은‘천상의진리’가아니라정치나문화처럼복잡한이해관계가뒤얽힌인간활동의산물임을이해하는것이다.나치의장애인학살,19세기의젠더차별적과학,일제강점기의조선인종연구등을찬찬히훑어본뒤,글쓴이는이렇게말한다.
“어용과학자들에게거짓된지식을만들라고주문하는용의자X대신우리는여성,인종,질병에대한당대의시선을공유하고그에기초하여과학적연구과제들을만들어나가는‘사회속의과학자들’을발견하게된다.”(본문중에서)
과학또한사회적산물이라는사실은그것이만들어지는과정에서특정한가치또는방법들이외면당하거나배제될가능성이상존함을의미한다.그리고문제해결과정에서본의아니게또다른배제가일어날수도있음을암시한다.가축대학살로귀결된영국에서의구제역살처분은과학적으로는두개의역학모델중하나를배제한결과였고,사회경제적으로는대규모기업농외의축산농가들을‘공공선’의이름으로배제한결과였다.20세기미국에서두갈래로진행된유방암관련여성운동은기존의연구공백을채우는성과를낳았지만동시에또다른‘수행되지않은과학’을만들어냈다.
미국산소고기를둘러싼한국의광우병논쟁과대만의락토파민논쟁역시마찬가지다.식품위생관련국제표준제정기구인OIE(국제수역사무국)과국제식품무역기구(Codex)는미국식위험분석을주된프레임웍으로채택함으로써개별국가들의사회문화적,종교적,환경적특성들을배제했고그로인해전세계에극심한논쟁을불러일으켰다.그러므로광우병과관련된진실/거짓을따지기전에(과학적으로볼때그것은아직불확실성의영역이다)‘안전’의기준과관련하여무엇이일방적으로강조되고무엇이부당하게배제되었는지를먼저확인해야한다는게글쓴이의주장이다.
언던사이언스,그리고시민과학
언던사이언스의관점은“무엇이진실인지알수없다”는식의불가지론이나“확실해지기전까지는아무런주장도해서는안된다”는식의‘관망주의’와는다르다.과학적진실에한걸음더다가가기위해서라도과학지식이만들어지는과정을면밀히살펴봐야한다는생각은사회적부조리에대한시민으로서의정당한문제제기및행동과충분히양립가능하다.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