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일당(安一堂)이 첫 시조집을 내게 되었다.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말이 생각난다. 십칠 년 전에서부터 읊은 것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그 때 한가락 모임에 나와서 남달리 정성을 들여 읊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모아 그 소재들의 설명에 사진까지 곁들여 아담한 시조집이 되었다. 한가락 시조모임은 주로 역사현장에 가서 역사를 공부하고 그것을 소재로 하여 시조를 지어 읊었던 것이다. 물론 옛날 시조의 원형을 되살려 보려는 것으로 회원들이 빙 둘러앉아 차례대로 돌려가며 읊는 것이었다. 읊는다는 것은 노래로 부른다는 것으로, 시조란 이름이 바로 곡조, 즉 가락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것이고, 고려 때 중국에서 들여온 한시창(漢詩唱), 즉 율(律)을 하던 선비들이 우리의 것도 불러보자 하여 읊기 시작해 생겨난 우리의 고유 독특한 자랑스런 음악이요 문학인 것이다. 따라서 시조는 선비의 노래라고 일컬어진다. 때문에 시조는 한자말이나 외래어보다는, 순수한 우리의 고유어를 살려내 읊는 것이 그 본령이라 하겠다. 또한 정형성을 벗어나서도 아니 되는 것이다. 우리 한가락 모임은 이런 우리만의 자랑스런 예술, 시조를 바르게 제 모습대로 이어 전해가기 위해서 이십일 년 전에 만들어져 한 달에 한 번씩 빠짐없이, 주로 뜻있게 살다간 선비들의 유적지를 찾아 역사공부와 아울러 시조를 읊고 있다. 시조가락은 호흡이 긴 노래인지라, 그 유장한 맛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멋스런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 시조의 원형은 단시조로 시작되어 돌려가며 읊었던 돌림노래라, 이 안일당의 ??솔바람이 그리워??는 그 시조의 본 모습을 그대로 살려낸, 요사이엔 보기 드문 시조집이라 할 수 있다. 뿐인가, 글 가운데에는 우리의 옛스런 토박이말들을 잘 살려내고 있어, 정말로 우리말의 값을 마음껏 활용한 본보기가 되고도 남을 것이다. 초?중?종장의 글자수를 맞추는 외형률 또한 반드시 흩뜨려서는 안되는 모범을 보이고 있어 더욱 좋다. 안일당은 동천서숙(東天書塾)에서 한문을 배운 것도 이십여 년이 넘는다. 한문이란 우리의 전통을 익히는 데에 아주 좋은 학문이다. 시조란 우리의 노래이니 우리의 것을 담아 읊어야 한다. 전통을 담아내지 못하는 글은 생명력이 없다. 글뿐이겠는가, 그 나라에 사는 그 나라 사람들은 그 나라의 전통을 알고 그 나라 정신으로 살아야 하는데, 하물며 글 쓰는 사람으로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그러나 공부란 끝이 없는 것이라, 더 갈고 닦으면서 노력을 계속해야 되는 것이겠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안일당이니 앞날을 기대하며 두 번째 시조집을 기대해 본다.
하얀 토끼해 검은 미르달 동천서숙에서 최권흥
솔바람이 그리워 (안일당 시조집)
$1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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