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김동선
1965년 마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부터 서울신문, 한국일보의 문화부, 생활부에서 일했다. 2001년부터 이듬해까지 1년 동안 일한문화교류기금의 펠로십으로 일본에서 노인복지 정책에 대해 공부했다. 그때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이 늙음, 가족, 사회복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대학교 국제지역원에서 일본 공적개호보험과 가족 해체의 연관성에 대해 석사논문을 썼다. 노인 문제가 사회의 발목을 잡지 않으려면, 가족의 역할과 공적인 부양 서비스가 서로 보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때 생각하게 됐다.
2003년 한국일보에서 퇴사한 뒤 노인 미술치료를 테마로 한 전시회를 기획했고, 지금은 불교방송 노인프로그램인 ‘새로운 인생’의 ‘김동선의 브라보 시니어’ 코너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10년 전 서른이 되었을 때 인생의 절반을 살았다는 생각에 잠시 우울했는데, 2004년 마흔이 되면서 이제야 평균수명 80세의 중간 지점에 도달했음을 달게 되었다. 덤으로 얻은 20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가 요즘 중요한 고민거리다. 나이 핑계 대지 않고, 나이에 안주하지 않으며 열심히 살 생각이다.
1부 노인에 대해 생각하다
1장 노년과 싸우는 노인, 그리고 가족
2장 노인 문제, 이제는 말할 때
2부 일본의 실버토피아, 야마토마치에서 배운다
1장 함께 일군 노년의 평화
2장 30년 걸어온 오래된 미래
3장 길은 이제 시작이다
3장 사회가 노년의 존엄을 책임진다
1장 세대간 갈등, 새로운 냉전시대
2장 가족과 지역공동체의 몫
3장 정부와 시장의 최적 믹스
“오래 산다는 것은 인류에게 축복이다. 축복을 재앙으로 맞지 않으려면 늦기 전에 빨리 준비해야 한다.”(제럴드 휴겟,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 사회정책개발국장) 최근 아들이 치매 어머니를 거리에 버린 ‘현대판 고려장’이 언론을 장식하고, 정신을 놓아버린 어머니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눈물샘을 자극하고, ‘국민연금의 비밀’이 인터넷을 떠도는 등 우리 사회가 고령화로 인한 몸살의 전조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위기를 총체적으로 감지하기보다는 그저 ‘효’ 전통의 실종을 안타까워하거나 가족의 애틋함을 부러워하거나 국민연금 폐지를 말하는 등 다소 단편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에 머문 듯 보인다. 오늘날 ‘고령화’는 핵무기, 지구온난화, 테러 등과 함께 지구 미래를 불안하게 하는 재앙의 그림자로 꼽힌다.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에는 이미 고령화의 버섯구름이 드리웠으며, 2004년 고령인구 비율 8%를 넘어선 한국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초고속 고령화의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고령화가 사회 시스템 전체에 광범위하고 심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경고는 어느 정도 공감을 얻었지만, 사태 파악과 대안 마련이 고령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야마토마치에서 만난 노인들』은 우리에게 닥친 고령화 문제를 세계 최고령 국가인 일본의 실패와 새로운 시도를 통해 배우자는 취지를 담았다. 특히 1년에 걸친 취재에 바탕하여, 바람직한 노인복지 시스템으로 손꼽히는 야마토마치를 자세히 다루면서 구체적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이 시의적절한 것은 일본에서 노인 인구가 7%를 넘어서면서 와상, 치매 노인수발 문제가 폭발하던 때와 노인인구 8%를 넘어선 지금의 한국이 아주 비슷한 상황이라는 데에 있다. 게다가 일본이 지나온 30년은 우리가 앞으로 갈 길이라는 점에서도 이 책은 매우 유효적절하다.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른 점,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하면서 고령화 문제가 폭발하리라는 점, 노부모 부양을 자녀가 온전히 떠맡아온 점 등 일본과 한국은 유난히 닮은꼴이기 때문이다. 고령화에 발목이 잡혀 경기침체를 극복하지 못하는 일본의 선례는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을 훌륭한 반면교사인 셈이며, 연금이나 의료 등의 노인복지 시스템이 허약한 우리나라에서 노인수발 문제는 고령화 시한폭탄의 뇌관과도 같다는 점에서 야마토마치 사례는 그 의미가 특별할 수밖에 없다. ------------------------------------------------------------------------------------------------ “개인?사회?국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위기를 기회로!” 책은 기자인 저자가 발품을 판 취재기에 주로 바탕하였으며, 광범하게 수집한 통계를 제시해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본문은 사례 중심으로 간명하게 서술하여 누구나 생생하고도 쉽게 읽을 수 있으며, 표와 자료 분석은 별면으로 분리하여 사회 변화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하였다. 지난 1∼2년 사이, 행복하고 활기찬 노년을 젊어서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노테크 지침서를 비롯해 고령화 문제를 주요한 사회 의제로 다룰 것을 제안하는 책들이 몇몇 출간되긴 했으나 국가적 전략을 구상하는 정책제안서나 개인 차원의 준비를 안내하는 실용서의 양극단에 머무른 아쉬움도 있었다. 『야마토마치에서 만난 노인들』은 고령화 문제 가운데서도 젊은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계층이 절실하게 느끼는 ‘노인 부양’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세심히 되짚으면서도, 실태 보고에 그치지 않고 거시적인 분석과 대안을 모색한다. 사회복지사나 복지담당 공무원이라면 사회, 경제의 변화에 대한 혜안을 얻고 복지의 원칙을 곰곰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며, 회사원이나 주부 등은 막연하던 노년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해야 할지 해법을 찾아볼 수 있다. 노인수발 문제를 분석한 1부와 그 대안으로 제시된 2부 야마토마치 사례는 노부모 부양 문제로 갈등하는 중년세대 그리고 가족에게 폐 끼치지 않게 되길 바라는 노년세대에게 특히 와 닿는 바가 많을 것이며, 노인 문제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한 3부는 초고속 고령화를 감당해야 할 청년세대가 눈여겨 볼만하다. ------------------------------------------------------------------------------------------------ “평균수명 80세 시대, 효자는 없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메리 파이퍼는 그의 저서 『또다른 나라』에서 “노인은 젊은 노인들과 늙은 노인들로 나뉜다”고 하였다. 젊은 노인은 나이가 들었어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건강한 노인을 말하며, 늙은 노인은 치매나 중풍,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노인들이다. 첨단의료기술과 생명공학의 발달로 평균수명 80세 시대를 열면서 전기고령자(65∼74세)보다 후기고령자(75세 이상)의 수가 크게 늘어나는 것이 고령사회의 주요한 특징이 되었다. 그러나 생명의 연장이 건강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어서, 수발이 필요한 노쇠한 노인을 어떻게 부양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1부는 노인학대, 동반자살, 살인을 비롯해 연명의료와 사회적입원 등 오늘날 일본에서 만연한 노인수발 문제의 면면을 살피고, 그 이면에 자리한 가족 신화와 일본식 복지를 해부한다. 나아가 가족의 해체와 여성의 사회 참여 등 사회의 변화를 분석하면서 노인 부양이 가족만의 문제일 수 없는 이유를 국가와의 관계 속에서 되짚는다. 서구에서는 사회나 가족 구조의 변화에 맞추어 국가 차원에서 합리적인 노인 부양 시스템을 마련해왔다. 반면 ‘효’ 이데올로기 뒤에 숨어 사회 차원의 대안을 마련할 적기를 놓친 일본이나 한국의 경우를 들여다보면서 독자들은 개인의 ‘도리’만으로 노인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음을 직시하고, 사회적 ‘책임’의 연원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 “가족과 지역공동체가 함께 일군 노년의 평화” 2부는 저자가 1년 동안 지내면서 견학하고 인터뷰한 야마토마치 노인복지 시설과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적은 예산으로 높은 만족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야마토마치의 노인수발 시스템은 일본 노인복지를 선도하며 2000년 도입된 개호보험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이곳 노인들도 물론 질병과 노추에 시달린다. 하지만 평생 살아온 집에서 가족과 함께 말년을 보내면서도 가족 수발에 따른 감정적인 피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바로 외부의 지원 덕분이다. 전문적인 홈헬퍼를 가정으로 파견하는 재택개호 시스템, 집집마다 버스로 방문해서 노쇠 고령자들을 실어와 낮 동안 함께 놀고 보살피는 데이서비스센터, 기계적인 수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추스르는 가정 상담, 골방에 가두고 극진히 모시는 수발이 아니라 문밖으로 이끌어내 재활을 유도하는 배리어 프리 운동 등 저자를 따라 야마토마치의 구석구석을 훑다 보면 노년의 존엄이란 무엇인지, 진정한 노인복지는 어때야 하는지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무엇보다도 청년의사 세 명이 보수적인 지역 주민을 설득하고, 전문 일꾼을 길러내고, 효율적인 행정을 만들어낸 야마토마치 대장정은 우리 앞으로 남은 숙제가 무엇인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로드맵과도 같다. 특히 노인복지는 제도 도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한국에서도 일본의 개호보험을 모델로 한 장기요양보호제도가 입안되어 2007년 실시를 앞두고 있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양한 서비스 수요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자질 있고 사명감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의료?보건?복지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이것이 바로 고령 사회를 맞는 준비다. 야마토마치에서 이러한 시스템을 만드는 데 30년이 걸린 것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지속가능한 고령사회로 가는 길” 3부는 연금, 의료, 재정 등 고령화로 인한 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를 개괄하며 분야별 고령화 정책의 교훈을 되짚는다. 특히 새로운 냉전이라 일컫는 세대 갈등에 주목하며 노년세대와 현역세대가 함께 보호와 책임을 나눌 것을 당부하는데, 최근 ‘국민연금의 비밀’ 파문과 관련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편 한국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원조 격인 일본 개호보험을 자세히 소개하여 비교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일본에서 개호보험이 실시되기까지 개인적인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는 데도 불구하고 국민의 별 저항이 없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가족·지역·국가가 함께 짐을 나누고 고령화 지도를 그려나갈 것을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현실을 직시하고 노인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가 중요함을 강조하며, 고령화 쇼크라는 초유의 현실 앞에서 현명한 관람자가 되어야함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