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간다운삶을숙고하기위한우리시대‘공간’,‘시간’,‘이미지’탐구서<이종건의생활+세계짓기>시리즈세번째권인『깊은이미지』.우리시대는이미지가흘러넘친다.사람들은현실만큼이나혹은현실보다더이미지를중시한다.도처에광고이미지들이은밀하게,편만하게우리일상을지배한다.SNS는개인들의일상적삶의광고판이요전시장이다.객관적사실이나진실이아니라개인의감성과신념이더효과적인힘을발휘하는탈脫진실의세계에서,이미지는강력한프로파간다도구다.정치영역마저가짜뉴스와이미지정치가위세를떨치는이시대에우리가잃어버린것은무엇인가?이미지의속성은무엇이며,깊은이미지란또무엇인가?우리를닦달하는일상적삶의소비주의이미지와는다른내밀성이미지를찾아나선긴축비평가이종건의철학적모험!
‘이종건의생활+세계짓기’시리즈
-『시적공간』,『살아있는시간』,『깊은이미지』3부작완성!
인간다운삶을숙고하기위한우리시대공간ㆍ시간ㆍ이미지탐구서
인간의모든삶은시간과공간의차원에서펼쳐진다.시간과공간은실존의조건이다.대부분의사람들이가까운이에게전화로말을걸때첫마디로‘어디니?’라고묻는다.어디있는지아는것만큼그사람이현재처해있는상황을잘알려주는정보도없기때문이다.영어의발생한다(takingplace)라는낱말이가리키듯,우리삶의모든사건들은장소에서발생한다.시간은하이데거가말했듯존재의근본토대다.우리는각자의시간속에각자의시간만큼살다죽는다.그러니시간과공간에대해말하는것은우리의실존을근본적으로검토하고숙고하는일이라고할수있다.현대는이미지의시대로,막강한이미지의힘속에살아가야하는시대이니,이미지에대해생각하고이야기를나누는일은그만큼현대를좀더깊이좀더가치있게살아가기위한하나의과제이기도하다.
인간다운삶을숙고하기위한시도로써세계를구성하는토대인‘공간’과‘시간’과‘이미지’등을주제로우리삶의조건과새로운가능성을탐구하고있는‘이종건의생활+세계짓기’시리즈세번째권『깊은이미지』가출간되었다.시리즈첫권『시적공간』(2016/07출간)에서저자는땅과자본에집착하는한국사회의빈곤한‘공간’이해에일침을던지며‘위대한허구’를품은시詩적공간의힘을피력하였다.두번째권『살아있는시간』(2016/10출간)에서는더혁신하고,더일하고,더즐기고,더생산하라고다그치는오늘날의생산/소비주의시간대신스스로능동적으로기획하는‘살아있는시간’을일상의틈새에허락하기를권유한바있다.
저자이종건은건축비평서『텅빈충만』『건축없는국가』,에세이『인생거울』『건축사건』,장편소설『건축의덫』등,장르를넘나드는글쓰기를통해우리시대와건축계이야기를다양한결에서숙고해온건축비평가로2015년부터건축비평지《건축평단》의편집인겸주간으로도활동하고있다.‘이종건의생활+세계짓기’시리즈에는건축계에오래몸담아온그가건축과철학,문학,영화,그리고정치,사회를가로지르며더나은삶의조건을사유한과정이짧고함축적인언어로아로새겨져있다.
이미지과잉시대에
‘생각하는이미지’를말하다
‘이종건의생활+짓기’시리즈3권『깊은이미지』는도처에광고이미지들이차고넘쳐나는‘이미지과잉시대’에사유와반성적판단에이르게하는내밀성이미지를찾아가려내는철학적시도이다.저자에게깊은이미지란“사태의근원을묻게하는”,“알지못하는대상(타자혹은어떤것)에게향하게하는”이미지다.새삼‘깊은이미지’라는개념을칸트,메를로퐁티,벤야민,랑시에르같은사상가의미학론에서마티스,고흐,짱판즈등의예술작품과켄로치감독의영화까지를아우르며숙고하는까닭은우리일상이피상적이미지들로둘러싸여있기때문이다.
SNS는“개인들의일상적삶의광고판이요전시장이다.타인의시선을유독의식하는한국사람들은이미지에심하게매달린다.얼굴이며옷이며먹는것이며삶전체를전시이미지”마냥여긴다.“객관적사실이나진실이아니라개인의감성과신념이더효과적인힘을발휘하는탈脫진실의세계에서,이미지는강력한프로파간다도구다.정치영역마저가짜뉴스와이미지정치가위세를떨치고있다.“미국대통령선거때에는교황이트럼프를지지했다는가짜뉴스가,유럽에서는외국인혐오확산을부추기는가짜뉴스가퍼져큰정치적영향을끼쳤다.”우리나라19대대통령선거과정에서도가짜뉴스가기승을부렸다.(105~107쪽)이미지가강력한힘을발휘하는이시대에우리가잃어버린것은무엇인가?
왜깊은이미지인가?
지금여기없는아름다움,보이지않는아름다움에보내는헌사
우리일상을지배하는이미지는소비주의와유행에물든가벼운이미지들차지다.저자는우리를유혹하는쉬운아름다움,즉피상적아름다움은“이성적판단이들어설여지를없애거나약화”한다는점을지적한다.“단순히오락거리로소비하거나그대상에함몰되어자아(와세계)를망각하게”하는피상적이미지들은덧없고가벼울뿐이다.피상적아름다움에만몰두하고표면너머보이지않는사태의이면을보려하지않는태도는자기자신뿐아니라자신이관계하는주변과자신이속한세계모두에무책임한삶이다.비인간적이고반인간적인삶이다.
“깊은이미지는우리의사람됨과우리를둘러싼생활세계에개입한다.거꾸로말하자면,우리의내면을건드리고생각을자극하고,우리를둘러싼세상을새삼다르게보도록하는것이깊은이미지라는것이다.”(121쪽)
저자는일상의습관적시간과공간과이미지로부터벗어나우리자신을돌아보자고말한다.세상이,우리의삶이힘겹고어려울수록,그로부터잠시물어나사태의근본을물어가며살아가자고권한다.인생이무엇인지,무엇을위해사는지,왜이렇게사는지,이렇게사는것이진실로원하는삶인지를가끔물어가며살아가는것은그로써삶을좀더의미있게해주기때문이다.
다음은‘이종건의생활+세계짓기’시리즈3권을출간하며저자이종건과나눈일문일답이다.
Q.『깊은이미지』는어떤문제의식에서집필하게되었는지요?
A.기드보르(1931~1994)가일상의모든영역을점령한자본주의를비판하는『스펙터클의사회』를내어놓은지딱50년이지났습니다.‘스펙터클’이란,자본이이미지가될정도로집적된상태,혹은이미지가자본이될정도로집적된상태를가리킵니다.한마디로사회가,그리고그사회속에사는우리가,이미지에잠식되어자본의장단에춤추는꼴이되어가는것을예고하고경계했다고할수있는데,시장의구도를신자유주의가장악한작금은그러한상태가더강하면강해졌지약해졌다고는볼수없습니다.
이미지는이제우리가사는집안팎과상관없이‘무소부재’합니다.광고가없는공간이나장소를찾아볼수없습니다.심지어우리의삶에가장큰영향을미치는정치마저이미지가좌지우지하는형국입니다.막말과가짜뉴스도난무합니다.그러다보니,나라를경영할사람들을잘고르기위해서는냉철한이성에근거한합리적판단이절대적으로필요한데,우리는정치인들의선동적발언과이미지공학이노리는대로,특히불안의감정에휩싸여비합리적으로생각하고움직이기쉽습니다.역사적사건이라부를만한촛불집회의힘도자칫하면그러한선동과선전에휘둘릴수있습니다.뉴스를포함해우리가접하는모든이미지는날것이아니라(무엇을위해)만들어진이미지입니다(인간이만든것은모두특정한의도가있기마련입니다).다만그렇게생각해야한다는사실을알지못할뿐입니다.혹은알아도쉽게잊습니다.
우리는침대에서눈을뜨고다시누워잠들기전까지매순간알게모르게,점점일상화되어심지어의식조차하지못한채사방에서(광고)이미지의융단폭격을받으면삽니다.세상의모든이미지가우리의몸처럼심지어자연스럽게보일정도입니다.그러니우리가사는세상을한뼘이나마더낫게만들기위해서도그렇지만,무엇보다도우선이미지에대해일정한거리를두지않으면,우리자신조차제대로지키기어렵습니다.우리를유혹하고닦달하는소비사회에이끌려우리의소중한시간과돈을우리가결코원치않는방식으로낭비하기십상입니다.심하게말하면,심지어우리의욕망조차진실로우리자신의것인지알수없습니다.
Q.이미지만큼중요한홍보수단도없습니다.그래서이제는정치영역마저가짜뉴스,이미지정치가판치고있는데,미국의대선후보트럼프는합리적이성과진실보다는‘강한미국’을되찾아오겠다는강력한감정적호소로대중들에게어필해대통령에당선되었습니다.우리나라에서도최근논란이된가짜뉴스역시이미지정치의한사례라고책에서언급했습니다.이런가짜뉴스,이미지정치가왜문제인가요?
A.가짜뉴스는우선진짜가아니라서문제입니다.우리는모두진짜를원하니까요.우리는가짜를원할때조차,그것이‘진짜’가짜라고생각합니다.속임당하는것을좋아하는사람은아무도없습니다.그런데생각보다진짜-가짜구별은쉽지않습니다.가짜는진짜보다더진짜로보이기때문입니다.진짜는설령가짜처럼보여도진짜인까닭에굳이진짜로보이기위해애쓸필요가없지만,가짜는진짜로보이지않으면곧바로외면받기때문입니다.이미지정치의문제는그것이외양에그칠공산이크기때문입니다.그래서사태를오직외양의문제로몰고갈가능성이,삶에,생명에핵심인실제적인것을,진짜중요한삶의본질을놓칠가능성이높기때문입니다.이미지는우리를쉽게현혹해서우리가진짜내용을볼수없게만들고,결국짧은시간눈의유혹으로긴시간큰손해를입힙니다.우리가정치인들에게서진실로원하는것은이미지가아니라는것쯤은삼척동자도알지만,우리가지금보고듣는것이이미지라는사실에는주의하지않습니다.
Q.201610월부터2017년3월까지,대한민국광장은주말이되면촛불든시민들로완전히새옷을입었습니다.장소와공간에남다른감각을지닌건축인으로서광장의이런변신이어떻게다가왔는지궁금합니다.촛불집회를보며느낀소회가있다면요?
A.독재정권시절,전체주의시대에권력을현시함으로써권력을강화하는프로파간다공간이었던텅빈공간이,촛불집회를통해시민의정치공간으로탈바꿈되었습니다.특히이번의집회는비폭력적이어서더위력적이었습니다.나이와직업과외모의구분이삭제된평범한사람들,좋은세상에대한사람들의열망으로꽉찬텅빈공간은그야말로하나의계곡을이루어거대한물결이되었습니다.서양과달리광장이라는중심을가진넓은위요적시민공간이없는우리나라는,길이사회적공간이었는데,이번의촛불집회는다른길들로이어지게하는길공간이야말로정치적으로훨씬더역동적이라는사실을생생히보여주었습니다.마치모종의때에계곡에흐르는거대한물처럼,물살처럼,정치적위기의순간에정치적으로가장낮은시민(데모스)들이정치의극점인청와대를응시하며빈틈없이모여거대한변화의강을만들어낸감동적인풍경은그야말로최고수준의행위예술이자정치예술입니다.공간은그렇게사람들로써만그때까지는결코나타날수없는현존성을드러냅니다.
Q.영상매체,인터넷,SNS의발달로이미지의홍수속에살고있습니다.이책에서소비주의에물든가벼운이미지들과는다른,생각을불러일으키는‘깊은이미지’에대해논했는데요.선생님께서생각하는‘깊은이미지’로는어떤것이있는지요?떠오르는몇몇작품이있다면독자들에게나누어주셔도좋겠습니다.
A.영국BBC방송이선정한21세기기준으로선정한“위대한영화100선”중1위에오른<멀홀랜드드라이브>(데이비드린치감독,2001)는영화를다보고나서도마음에서성입니다.주어진의미들을그저즐김으로써소멸되는다른영화들과달리,우리가의미를찾고만들어나가야하기때문입니다.우리로하여금분명히수동성으로부터벗어나게합니다.많은사람들이좋아하는반고흐의<밤의카페테라스CafeTerraceAtNight>(1888)는보면볼수록,알면알수록신비합니다.고흐는렘브란트에빠져있었을뿐아니라미세한기독교상징성의양식도부활해야한다고믿었으며,세상은종교가매우절실히필요하다고주장했는데,그그림을그런관점에서가만히보면그런낌새가여기저기나타납니다.어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