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바느질 수다 (한 땀 한 땀 느리더라도 정성스럽게 일상의 바탕을 채워가는 마음)

나의 바느질 수다 (한 땀 한 땀 느리더라도 정성스럽게 일상의 바탕을 채워가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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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는 손으로 바느질하는 것처럼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큼직하고 시원스런 계획을 세우기보다 하루하루를 한 땀 한 땀 채워가는 것에 더 열중하지요. 모든 일들을 좀 느리더라도 정성스럽게 해내며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꼭 우리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낡고 오래된 것들을 버리지 못하고 껴안으며 살고 있습니다. 엄마가 하던 것처럼 걸레를 빨아 방바닥을 닦고, 엄마가 하던 것처럼 구멍 난 양말을 기우고 옷을 고쳐 입으면서요. 새것을 덥석 사지 못하고 오래된 것을 닦고 고쳐 쓰고, 매끈하고 세련된 것보다 못나고 투박한 것에 마음을 뺏기는 것도 그렇지요. 생각해보니 저는 엄마를 참 많이 닮았습니다. 어릴 때는 엄마처럼 궁상맞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지금은 엄마가 살던 것처럼 살려고 애를 쓰고 있으니 인생은 참 알 수 없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저자

천승희

아홉살때처음바느질을배운뒤로끊임없이실과바늘을집어드는바느질꾼,살림하며딸둘을키우는주부이자출판편집자.
어릴적에는인형옷을만들어입히느라바느질을했고,언니것과섞일까봐속옷에수를놓았다.학교와직장을다닐때에는뜨개질도열심히해목도리나스웨터,장갑을식구들이나친구들에게선물하곤했다.아이들을낳고부터는바느질을더열심히하고있다.아이들옷가지와장난감을바느질해지어주었고,명절이면한복도만들어입혔다.식구들옷을고칠일이있으면남의손을빌리지않고직접깁고고친다.작은주머니나가방,행주같은살림살이,이불이나커튼도웬만하면만들어쓰려고한다.
속상할때는훌쩍이며바느질을하고,신이날때는노래를부르며바느질을한다.그러면서우리사는일도꼭바느질과비슷하다는생각을한다.요즘은새천으로하는바느질보다헌옷을뜯어만드는바느질이더재미나다.

목차

들어가며-바느질덕분에

Part1시침질,전체를그리는시작
엄마는꼬매기대장
바느질은사랑일까고된노동일까
다정한이불
인형옷주문서
*같이만들어봐요-아이들헌옷으로만드는머리끈

Part2홈질,앞으로앞으로바지런히
엄마한테배웠습니다
이모네뜨개질방
바느질유전자
헝겊한조각에담긴의미
필사와손바느질
*같이만들어봐요-컵받침만들기

Part3박음질,곱걸어서튼튼하게
헌옷을앞에두고설레는사람
작고사소한것들에대하여
딸이어서애틋하고딸이어서짠하고
하얀행주,그리고걸레
명품백말고천가방
청바지의변신은어디까지?
참장하고대견한보자기
나를위한새옷짓기
*같이만들어봐요-충전기정리용똑딱이

Part4감침질,잇고마무리하는
옛이야기들려주는손인형
여럿이함께하는정겨운바느질
동네에숨어있는바느질고수들
*같이만들어봐요-아이들과함께인형만들기

나가며-바느질하는마음

출판사 서평

“나는지금잘살고있나?”
살면서생기는응어리들을풀고싶을때
당신은무엇을하나요?저는바느질을하며
인생의실마리를찾아가고있어요!

2020년가을궁리출판에서새롭게런칭하는‘에디션L시리즈’는오랜시간한가지주제를골똘히생각해온사람들의목소리를담아내는기록이다.

시리즈의문을여는첫책은천승희작가의『나의바느질수다』.그는아홉살때어머니에게바느질을배우기시작해,지난40년동안꾸준히실과바늘을집어들고수많은옷과물건을지어왔다.어렸을때는어른들한테잘한다고칭찬받으면서바느질을더좋아하게되었고,학교다니고직장생활하면서도바느질작업을계속이어갔다.방학때만들기숙제도별고민없이바느질한물건을가지고갔고,바느질이나뜨개질을해서친구들을위한가방과이불등의선물을준비하기도했다.

바느질이더각별한친구가된것은아이를낳은후부터이다.직장을그만두고집에서아이들을키우면서바느질할시간이생겨났고,육아를하느라친구들과수다를떨거나여행을가기보다는바느질하며마음을가다듬는시간이점점늘어났던것이다.

“바느질을하면서자연스레‘쓰레기를만들지않는삶’을
지향하게되었어요.물건들을재활용하면서그들에게
새로운존재감을주고싶거든요“

저자는바느질해물건을만들어쓰다보니,그것들이낡아도쉽게버리질않는편이다.밖에서사온물건들도누군가애써만든것들이라는생각을하며,때로는가난한나라아이들이밤잠못자고재봉틀을돌리고실밥을정리하는모습을떠올리기도한다.공장에서대량생산해내는옷에도사람손길이꽤들어가며.그물건들을함부로버리지않으려고애쓰는건환경이오염될까걱정해서이기도하지만,정성껏만든물건들이오랫동안잘쓰이면좋겠다는생각까지들기때문이다.

하지만물건을오래쓰는일은생각보다쉽지않다.더구나아이들을키우는상황에서는더욱그렇다.아이들이쑥쑥크면안입는옷들을뜯어서다른걸만들고,아이들원피스가작아지면밑단에다른천을대길이를늘려서더입기도한다.천을네모나게잘라다른것들을만들기도하며,헌여름옷을잘라머리끈도만들고,보자기도만들어쓴다.만약옷을더이상입을수없을지경이되어버리게되면단추와지퍼를떼내고천들을오려내상자에담는다.이천들은나중에다른물건들을만들게될소중한재료들로변신한다.

“여럿이함께하는바느질도재미가꽤쏠쏠하답니다.
언젠가모두만나바느질하며수다떠는날을고대할게요“

저자는자신이사는마을에서여는장터,그리고아이들이다니는학교에서도함께바느질을하는시간들을만들어본적이있다.먼저처음장터를열때사람들의눈길을끌기위해,펠트천에‘모두장터’라는장터이름을칼로파서가랜드도만들고,알록달록여러색깔로만들어서장터가열리는놀이터곳곳에걸어두었다.

장터와책모임에서만났던이들가운데몇몇은모여서함께바느질을하기도했는데,컵받침도만들고,브로치에자수도놓아보며,동네노인들께나누어드릴천마스크를만들기도했다.그림을그리고바느질을하면서도모인사람들은쉬지않고사는이야기들을쏟아내고또다른이의이야기를진지하게들어준다.바느질수다에는이처럼정겨운인생이담겨있다.

저자는언젠가자신처럼바느질을좋아하고만드는일을사랑하는이들을찾아나서는‘바느질기행’이라는꿈도꾸어본다.이책은그여정의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