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허기질 때 어린이책에서 꺼내 먹은 것들 (나를 채운 열일곱 가지 맛)

마음이 허기질 때 어린이책에서 꺼내 먹은 것들 (나를 채운 열일곱 가지 맛)

$13.00
Description
살면서 마음이 마르고 고플 때마다
어린이책에서 꺼내 먹은 것들
지금의 나를 만든 열일곱 가지 맛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워졌지만, 장기간 해외 여행을 떠날 때면 가방에 컵라면이며 김, 튜브 고추장 등을 챙겨 넣고, 먼 타지에 있으면 그렇게 집밥이나 고향 음식이 먹고 싶고, 끙끙 앓을 때면 평소엔 생각나지도 않던 게 아른거리고, 팍팍한 일상을 견디다가 이것만 먹으면 몸도 마음도 다 노곤해지고…. 누구나 저마다 사연을 가진 음식 한두 개쯤 품고 있다. 말로 풀자면 한나절도 꼬박 좋고, 글로 쓰자면 장편소설쯤 뚝딱 나올 법한 음식이.

궁리 에디션L 시리즈 네 번째 주자로 나선 이 책 『마음이 허기질 때 어린이책에서 꺼내 먹은 것들』은 저자가 17권의 국내 어린이책에서 건져올린 음식에 관한 에세이다. 저자 김단비는 오랜 시간 동안 어린이책을 만들어온 편집자이자, 『일곱 살의 그림일기』 『봄 여름 가을 겨울 맛있는 그림책』 등 십수 권의 책을 써온 작가다.

이 책은 그가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않았던 어린 시절을 건너오면서, 입으로 또 마음으로 삼킨 맛들을 써 내려간 첫 에세이다. 그러나 단순한 음식 탐방이 아니다. 이 음식들을 맛보던 시간, 함께 먹었던 사람들을 한데 버무렸다.

그동안 문학 작품 속에 등장한 음식을 매개로 그것을 분석하거나 추억 여행을 떠나는 책은 많이 있었다. 이 책은 그 책들과 결이 비슷하면서도, 국내의 어린이책을 기준으로 선별했다.
저자

김단비

환경단체에서일하는동안생태잡지를만들었다.세밀화책으로널리알려진어린이출판사에서편집을하다가인문사회과학책을펴내는출판사로옮겼다.그뒤어린이책브랜드‘웃는돌고래’를시작해지금도열심히어린이책을만들고있다.
마흔한살에얻은아이와함께『말로쓰는시』『일곱살의그림일기』를썼고,『봄여름가을겨울맛있는그림책』『우리는꿀벌과함께자라요』『나무심으러몽골에간다고요?』『찔레먹고똥이뿌지직!』『어린이먹을거리구출대작전!』등을썼다.『우리마을소방관은맨날심심해』『우리마을환경미화원은맨날심심해』등‘심심한마을’시리즈도썼다.

목차

들어가는글|어린이책과떠나는열일곱가지맛의여행ㆍ5

넉넉한맛,퍼낼수록더풍성해졌던외갓집이야기ㆍ15
이억배그림책『손큰할머니의만두만들기』

따뜻한맛,밥만같이먹는다고다식구는아니더라ㆍ27
백석그림책『개구리네한솥밥』

노동의맛,짭짤하고도시큼한ㆍ37
이현동화「짜장면불어요!」

기억의맛,달콤하거나씁쓸하거나ㆍ49
이분희동화『한밤중달빛식당』

삶의맛,오래도록입가에남은다디단맛ㆍ59
현덕동화「포도와구슬」

모자란맛,떫으면서도달콤한ㆍ69
박완서성장소설『그많던싱아는누가다먹었을까』

추억의맛,짱뚱이는못말려ㆍ81
신영식·오진희의고향만화시리즈

까칠한맛,인생의묘미는바로거기에ㆍ91
김리리동화『만복이네떡집』

가난의맛,설거지냄새를아는아이와모르는아이ㆍ101
전미화그림책『미영이』

결핍의맛,그러나마음까지가난할수는없었던날들ㆍ111
고정욱동화집『가방들어주는아이』

눈물의맛,기어코살아남아행복해지자ㆍ121
권정생성장소설『몽실언니』

세월의맛,슴슴하면서오래남는ㆍ131
유은실동화『우리집에온마고할미』

자연의맛,땀흘려일하면서살던그몸과마음그대로ㆍ141
아이들시모음『일하는아이들』

충격의맛,천연기념물을먹는다고?ㆍ151
한병호그림책『미산계곡에가면만날수있어요』

그리움의맛,마음을다해부르면ㆍ161
정채봉동화집『오세암』

치유의맛,잊지않으려는안간힘ㆍ171
김기정동화「길모퉁이국숫집」

상상의맛,네마음을들려줘ㆍ181
강소천동화집『꿈을찍는사진관』

출판사 서평

“영혼을위로하는음식은소박한음식이기쉽다.”
흔하지만,흔해서힘이센음식들을먹고자란시간

긴시간어린이책을만져온이력덕분일까.그는이책을통해『몽실언니』(권정생),『그많던싱아는누가다먹었을까』(박완서)와같은성장소설부터『오세암』(정채봉),『꿈을찍는사진관』(강소천)과같은동화집,『미영이』(전미화)와같은그림책까지,한국의어린이책을골고루꺼내맛보여준다.

영혼을위로하는음식은화려한음식이아니라의외로소박한음식이기쉽다.그것이싱아처럼들판에흔했던풀일수도있고,다시찾아갈수도없는외진시골어딘가에서얻어먹은갈치김치한보시기일수도있다.그음식이무엇이든순식간에과거의어느곳인가로돌아가게한다면말그대로‘힐링푸드’아니겠는가.백원짜리떡볶이든,오십원짜리핫도그든,절대성공못한설탕뽑기든말이다._본문에서

물론국내어린이책속음식이라고한국의향토음식만나오는것은아니다.또특별히값비싸거나거창한음식들도아니다.대학교1학년여름방학,고된농촌활동을끝낸뒤노동의가치를깨달으며먹은불어터진‘짜장면’한그릇(42쪽)같이,지금도쉽게접할수있는음식들이대부분이다.

그뿐아니다.저자는17권의어린이책에나오지않는음식들도상다리가휘어지도록차려낸다.어린시절시장에서무른딸기를왕창사들인엄마가내내불앞에서졸이다가식빵에슥발라준‘딸기잼’(63쪽)이며,일곱식구의빠듯한입을채우기위해라면다섯봉지에국수를섞은다음질리도록먹었던‘국수라면’(74쪽),평소에는생각도나지않다가꼭호되게아픈날에는환장하게먹고싶던엄마의‘쑥버무리’(174쪽)가그것이다.

무슨음식이든가장맛있게먹는방법은‘나눠먹는’것
‘혼밥’의시대에백석의‘한솥밥’을내밀다

책에는지금자라나는아이들을향한따뜻한메시지도담겨있다.특히백석의「개구리네한솥밥」에저자가설파하는‘나누는것’미학이잘드러나있다.

(…)모두가서로를도와준덕에동물들은둘러앉아한솥밥을먹게된다는아름다운이야기다.지금아이들은이이야기를어떻게볼까?안타깝게도,혼자만따순밥먹고살라고가르치는무한경쟁시대에통하는정서일까,하는슬픈생각을먼저하게된다.어린이의눈에비친지금세상이이렇게아름다울지는모르겠으나,분명한것은이런세상이어야모두가행복할수있다는사실이다._본문에서

물론아이들은앞으로홀로살아남는법을배울것이고,책에등장하는주인공들처럼모여앉아먹는집밥보다는편의점의즉석식품이나배달음식이더친근할것이다.그러나아이들이무슨음식을먹고자라든,저자는하나의진심을전할뿐이다.‘아무리맛있더라도혼자먹으면맛이없고,아무리좋은것이라도혼자가지고놀면재미없다’고(66쪽).

내가그러했듯,모두가어린이책의깊은맛에빠져주기를

어른이되어그림책을보고,동화를읽으면서새삼스레감탄하는순간들이많다.어렸을때이런책을읽을수있었더라면얼마나좋았을까싶어서어린나의가난했던책장이안쓰러워진다._본문에서

저자는먹을거리만큼이나읽을거리도부족한시절을건너왔다.그때는지금처럼어린이를위한책이많이출판되지도않았고,집안환경도막내딸의독서를신경써줄만큼풍요롭지도못했다고말한다.그시간을지나이제한아이의엄마가된그는지금아이들이어린이책의매력에폭빠져주기를바란다.학습만화대신만화의참맛을느낄수있는‘짱뚱이시리즈’(신영식ㆍ오진희)를읽어주기를원한다.

자신과다른것을문제삼지않는여리고고운마음들이있어서상처받지않고살아왔다.물질적으로많은것들이모자랐던시절을건너왔지만,마음까지가난해지지않을수있었던것은다그친구들덕분이다._본문에서

그가어린이책에서꺼내먹은것들은음식만이아니다.한사람의몸뿐아니라마음과영혼을채운것은그음식을함께나눠먹었던사람들과의시간이고,그들과나눈마음이다.저자는무수한어린이책을통해이러한삶의태도를길러냈다.‘글을쓰고보니내가부르지않았는데도어린이책이먼저한권한권따라왔다’던저자의말처럼,책장을덮고나면어린이책들이성큼다가와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