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의 문제 (케이트 쇼팽 단편선)

편견의 문제 (케이트 쇼팽 단편선)

$14.00
Description
애쓰고 애써야 겨우 보이는 내 안의 편견과 진실
인생이라는 불가해한 사건에서 나를 찾아가는 끝없는 이야기
미국 페미니즘 소설의 선구자, 케이트 쇼팽 단편선집
케이트 쇼팽(1850~1904)은 19세기 후반에 활동한 미국의 단편소설 작가로, 뛰어난 예술가들이 흔히 그렇듯 당대에는 부정적인 평가를 더 많이 받았다. 그러나 20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야 샬럿 퍼킨스 길먼, 버지니아 울프 같은 작가들과 함께 페미니즘의 선구자로 인정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장편 『각성』 이외의 작품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약 15년 동안 쓴 100편이 넘는 단편소설 중 23편을 가려 뽑아 궁리출판만의 색깔 있는 문학선집 에디션F로 선보인다.

쇼팽은 한때 프랑스와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에서 사람과 사람 들 간의 복잡미묘한 상황과 심리를 작품 속에 포착해 잘 녹여냈다. 미국 남부에서 태어난 프랑스인과 스페인인인 크레올, 미국 남부로 이주한 아카디아 출신의 프랑스인, 아프리카 흑인의 후손, 아이티 난민의 후손 등등, 다양한 인종과 민족, 이주민이 모여 살아가는 루이지애나는 낯선 대상을 향한 편견, 학습된 규범, 그리고 그 모든 사회적 통념을 거스르는 자연스러운 이끌림까지도 뒤섞인 곳이었다.

더욱이 노예제도의 영향으로 당시 미국 남부에서는 백인과 비백인의 구별이 엄격했고, 백인은 다시 크레올과 아카디안으로, 비백인은 물라토, 쿼드룬, 흑인으로 구분되었다. 이런 인종 구분에 여성이라는 단어가 더해져 여성 아카디안(케이준), 여성 혼혈, 여성 흑인이 되었을 때 억압의 무게가 더 가혹해졌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케이트 쇼팽은 인종, 계급, 성별의 도식에 깔끔하게 들어맞지 않는 인간의 복잡한 내면과 갈등, 방향을 알 수 없는 인생에 내던져진 인간의 모습, 그 시작과 끝을 가늠하기 힘든 욕구와 갈망을 탁월하게 그려낸다.
저자

케이트쇼팽

KateChopin,1850~1904
1850년미국미주리주세인트루이스에서프랑스계어머니와아일랜드계아버지사이에서태어났다.아버지를어린나이에여의고어머니,외할머니,외증조할머니밑에서자랐다.외증조할머니는그녀에게프랑스어,음악,옛이야기와“명확하고두려움없이”살라고가르쳤다.1868년세인트루이스의여성가톨릭사립학교인성심아카데미를졸업했다.1870년목화재배를하는부유한집안의아들,오스카쇼팽과결혼해루이지애나주뉴올리언스에정착해9년간지냈다.오스카의면화사업이실패하고가족모두루이지애나내커터시남부클라티어빌로이사했다.한때프랑스와스페인의식민지였던미국남부루이지애나에서인종,출신등이다양한사람들의복잡다단한삶을접했고,그곳에서의생활이훗날작품의중요한소재가되었다.1882년,오스카가사망한후남편이운영했던농장과잡화상을꾸려가며여섯자녀를키우려애쓰지만결국다시세인트루이스로돌아갔다.1885년,어머니마저잃은뒤우울증을앓게되면서글쓰기를시작했다.1889년,첫번째시〈그럴수있다면〉,단편소설「신보다지혜로운」과「쟁점!」을잡지및지역신문에실은후《보그》,《어린이의벗》,《하퍼의젊은이들》등에단편소설,단편동화,칼럼을꾸준히발표했다.약15년동안2편의장편소설과100편이넘는단편소설을썼다.장편『잘못』(1890),『각성』(1899)이있으며「데지레의아기」,「아카디안무도회에서」,「바이유테셰의신사」등이수록된첫번째단편집『바이유사람들』(1894),「아테나이즈」,「편견의문제」,「후회」등이수록된두번째단편집『아카디의밤』(1897)이있다.1904년,54세의나이로세인트루이스캘버리묘지에묻혔다.여성의자율성과정체성을다룬『각성』을펴낸후당시여성성에어긋난다는이유로수많은혹평을받았으나1960년대후반에이르러평론가들에의해재발견되면서20세기미국페미니즘의선구적작가로평가받고있다.

목차

데지레의아기
셀레스틴부인의이혼
바이유테셰의신사
절세미인조라이드
편견의문제
수치스러운일
쟁점!
아젤리
점잖은여자
후회
오젬의휴가
아테나이즈
페도라
한시간동안의이야기
아카디안무도회에서
폭풍우
키스
죽은사람신발
눈먼남자
실크스타킹한켤레
이집트산담배
엘리자베스스톡의유일한이야기
첫파티

옮긴이의말
수록작품의원제명
케이트쇼팽이걸어온길

출판사 서평

자기자신에대한무지,
삶의진실과거짓을직시하는아주잠깐의순간들!

표제작인「편견의문제」는편견을극복하는카람보부인의이야기이다.부인은개,고양이,거리의악사,미국인,독일인,신앙이다른사람,프랑스적이지않은모든것을경멸했고,그때문에아들과의절까지했다.우연한계기로오래된갈등을극복하는과정을그리지만,부인이완전히편견을극복했을지는불확실하다.

「쟁점!」은부부상호독립적인생활계약을맺고실험적인결혼생활을하는부부의이야기이다.그러나관례에휘둘리지않고시작한결혼생활에서상대의한계는확인하지만정작스스로의한계는모르거나모르는척하는자기기만에빠진다.「아테나이즈」는답답한결혼생활에서벗어나가출하는여성의이야기를,「셀레스틴부인의이혼」은남편과의이혼문제를고민하는부인과그에게조언하는법률가의이야기를그린다.

「데지레의아기」는한여성의불행을통해인종,계급,성별문제를다룬다.「절세미인조라이드」는흑인을사랑한혼혈여성이겪게된처절하게슬픈이야기이다.이를통해쇼팽은사람과사람을가르고구분하고배척하는관습이얼마나큰비극을낳고,또그러한사회적관습이허구는아닐지되묻는다.「바이유테셰의신사」,「오젬의휴가」,「후회」등에서는타인을돌보고연민을느끼는인물들이그려진다.자기자신이나타인을쉽게오해하다가도,중요한순간에손을내미는것이인간이므로.

초기작「쟁점!」부터말년작「첫파티」까지,
한권에그러모은케이트쇼팽대표단편

케이트쇼팽의작품은다읽은후결론이명쾌하게내려지지않는다.마치인생이불가해한것처럼.그럼에도모호하며복잡하고모순자체인인생에서자기욕망과자기의지를발견하는찰나를그리고있다.불편하지만이끌리는감정에사로잡힌「점잖은여자」,남편의부고소식을들은부인이내면의자기목소리를찾기까지의「한시간동안의이야기」,독신여성의숨겨진성적정체성이아주짧게드러난「페도라」,집필후70년이지난1969년에처음발표된「폭풍우」등이그렇다.이외에도환영속에서인간절망의밑바닥을보게되는실험적인작품「이집트산담배」,지적인도시여자와농장떠돌이꾼사이의성추행과사과,용서,욕망의문제를다룬「수치스러운일」도특유의짧고강렬한작품이다.

쇼팽의작품속인물은부부,독신여성,십대소녀,이주노동자등으로매우다양하고,사회적문법과관습,그리고인생의크고작은시련앞에선사람들의이야기를놀라운서사와섬세한심리묘사로그려보인다.인물들은인생에서장애물을맞닥뜨리고혼란을겪으며자신을되돌아보고새로운길을발견해나간다.쇼팽은미국남부사람들의복잡다단한삶,그리고여성의자율성과독립,정체성을다룬여러작품들을《보그(Vogue)》,《뉴올리언스타임스-데모크랏(NewOrleansTimes-Democrat)》등에발표했으며,《어린이의벗(Youth’sCompanion)》과《하퍼의젊은이들(Harper’sYoungPeople)》등에어린이와어른이모두읽을수있는단편동화를꾸준히소개했다.이책에는1889년초기작「쟁점!」부터1901년말년작「첫파티」까지,케이트쇼팽의전체작품세계를아우르는단편스물세작품을선별해싣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