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테크노사이언스 강의 (대학, 기업, 정부의 관계로 본 20세기 과학사)

모두를 위한 테크노사이언스 강의 (대학, 기업, 정부의 관계로 본 20세기 과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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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는 진정한 혁신이 에디슨, 테슬라, 잡스 같은 개인 혁신가의 몫이라고 쉽게 생각한다. 과학사를 과학자의 성취로 보는 관점은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가령 20세기 과학사는 보어의 양자역학, 왓슨과 크릭의 DNA 이중나선 발견, 윌슨의 판구조론 등으로 기록되곤 한다. 그러나 천재 과학자의 통찰과 기여를 중심으로 서술하는 이러한 서사에서는 20세기를 거치며 과학 연구에 많은 사회적 자원이 투입된 결정적 계기들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과학기술학(STS) 저술가 김명진이 20세기 과학사를 대학-산업-정부의 상호작용으로 서술한 신작 『모두를 위한 테크노사이언스 강의』를 펴냈다. 이 책은 지난 150년간 과학을 주름잡은 세 행위자, 즉 대학(과학자), 기업, 정부(군대) 사이의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한 관계의 역사로 과학사를 다시 쓰는 시도가 될 것이다. 과연 이러한 방식의 과학사 읽기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저자

김명진

서울대학교전자공학과를졸업한후동대학원과학사및과학철학협동과정에서미국기술사로석사학위를받고박사과정을수료했다.현재는한국항공대학교와서울대학교에서강의하면서번역과집필활동을하고있다.원래전공인과학기술사외에과학논쟁,대중의과학이해,약과질병의역사,과학자들의사회운동등에관심이많으며,최근에는냉전시기와’68이후의과학기술에관심을두고공부하고있다.지은책으로는『모두를위한테크노사이언스강의』,『20세기기술의문화사』,『세상을바꾼기술,기술을만든사회』,『야누스의과학』,『할리우드사이언스』가있고,『미국기술의사회사』,『현대미국의기원』,『과학을뒤흔들다』(공역),『냉전의과학』(공역)등을우리말로옮겼다.『20세기기술의문화사』로제37회한국과학기술도서상최우수저술상을받았다.

목차

서문:테크노사이언스의시대는어떻게도래했는가?

I.도입:테크노사이언스란무엇인가?

II.첫번째상업화의물결:1890~1945
1.산업연구개발의전사(前史)
2.산업연구소의등장과활동:미국의사례를중심으로
3.산업연구소의확산과그함의

III.막간1:세계대전과군사연구의부상
1.1차대전,화학자의전쟁
2.2차대전,물리학자의전쟁

IV.냉전과정부/군대의역할:1945~1980
1.원자시대
2.전후연구개발의전망과과학의영구동원
3.군산복합체와연구대학의변모
4.거대과학과냉전시기물리학의성격

V.막간2:군사연구반대와합의의종식
1.전환점이된1960년대
2.군사연구반대의양상:MIT와스탠퍼드의사례
3.군산학복합체에나타난변화

VI.세계화와두번째상업화의물결:1980~현재
1.상업화흐름의시작:유전공학의사례
2.상업화시대의산업연구:산업연구소에서외주화와세계화로
3.상업화시대의거대과학:초전도슈퍼콜라이더와인간유전체프로젝트

VII.결어:테크노사이언스의역사에서무엇을배울것인가?

그림및표출전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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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0세기과학사에서대학-산업-정부는어떤역할을했는가?
다양한주체들의역동으로과학사를다시쓰다

오늘날세계각국정부와기업들은과학연구개발에엄청난재원을쏟아붓고있다.한국은GDP의5퍼센트가까이를과학기술연구개발에투자하고있으며,기초과학의중요성을인정해이를국민의세금으로지원하고있다.그렇다면,(기초)과학의중요성이사회적으로인식되고기업과정부가앞다퉈연구개발투자에나서는양상은언제,어떻게시작되었는가?그런인식과양상은지난과거를거치며안정적으로유지되었는가,아니면시대적맥락에따라줄곧변화를겪었는가?만약변화를겪었다면그런모습에는어떤역사적사건과계기가영향을미쳤는가?
과학기술사저술가인김명진은미국기술사를전공했고,20세기냉전시기의거대기술(특히핵기술과우주기술)의발전과정과이를둘러싼논쟁에수년간관심을가져왔다.냉전시기는핵군비경쟁,우주경쟁으로대표되는거대과학기술의시대로주목할부분이많지만,그에못지않게오늘날존재하는국가(정부)와과학의관계,연구개발을지원하는제도적장치,우리가과학에대해갖는인식과기대등이이시기를거치며결정적으로형성되었다는점이저자의흥미를끌었다.
저자는이러한문제의식의틀을확장해1890년경부터2차대전까지기업이산업연구소를중심으로과학연구개발을주도한시기,2차대전에서1980년까지정부가국가안보를기치로내걸고연구개발에대대적인지원을이끈시기,1980년이후현재까지세계화의물결속에기업이연구개발의주도권을다시찾아온시기,크게세개시기(시기구분은미국의경제학자필립미라우스키의논의를빌려온것이다)로나누어150년간과학사의흐름을대학-기업-정부의관계로새롭게서술한다.

첫번째상업화의물결:1890~1945
19세기말에서2차대전이전까지미국의대학(과학자들)은대체로과학그자체,연구자의호기심충족을위한과학이라는순수과학이데올로기에물들어있었다.그러나이시기에연구개발을주도했던것은제너럴일렉트릭(GE),AT&T,듀폰같은기업으로,이들은사내연구조직,즉산업연구소를만들어고등교육을받은과학자나엔지니어들을고용해연구개발에종사하게했다.20세기전반기는지식과상품을동시에추구하는‘산업체과학자’라는새로운정체성을가진집단이정부연구소나대학에서일하는과학자보다수적으로많아진시기다.산업체과학자들은회사가원하는연구와자신의관심사사이에서균형을찾아가며연구수행을했다.팀작업을했고,효율적이고예측가능한방식을선호했다.텅스텐-아르곤전구,대륙횡단전화를위한전자식중계기,네오프렌과나일론섬유개발이이들로부터나온성취다.

냉전과정부/군대의역할:1945~1980
냉전시기는정부가연구개발지원에서주도적인역할에나선시기였다.미국과소련사이의냉전이격화되면서2차대전기의군사적연구개발지원이규모를더욱확대해유지되었다.또한이시기는2차대전때생겨난대학-산업체-군대의협동체계가더욱공고화되면서군산복합체가사회적영향력을더욱키워갔던시기이기도했다.국가안보라는절대적요구하에전자공학,항공공학,고에너지물리학,방사생물학,기상학등특정분야들이정부의집중적인지원을받았다.몇몇연구대학은이러한활동에매몰된나머지기초과학연구로볼수없는사실상의무기개발활동을수행하기도했다.

세계화와두번째상업화의물결:1980~현재
1980년이후는과학의상업화가다시금부각된시기다.1970년대이후유전공학분야가급부상하면서기업의사내연구소는대대적인축소를맞았고,대학등외부기관에대한연구‘외주화’와‘세계화’가늘어나는양상을띠고있다.

왜테크노사이언스의역사인가?
과학사가주목하지않은인물,집단,조직을조명하다

과학사는흔히천재과학자/혁신가의영웅서사나혁명적인과학이론을중심으로서술하는경향이있지만,이러한접근에서우리가놓치는사실들이있다.2차대전기에개발되어수많은인명을구한페니실린.페니실린연구는1928년플레밍이푸른곰팡이페니실리움을발견하며잊혔다가,이후옥스퍼드대학플로리,체인,히틀리연구팀의학제연구로힘을다시얻는다.여기에미국록펠러재단의지원,미국농무부산하북부지역연구소(피오리아연구소)의농업과학자들,제약회사화이자공장의엔지니어들의공헌이더해져비로소1943년‘대량생산’의길에들어선다.이책의저자가주목하는것은과학의역사에서생략되거나익명화되거나각주로도잘등장하지않았던연구자,집단,조직들이다.

20세기과학사를테크노사이언스(technoscience)의관점에서다시보는것도이와같은문제의식을뒷받침한다.역사적으로과학(science)과기술(technology)은오랫동안별개의영역으로인식되어왔다.과학이‘지식’을추구하는활동이라면,기술은‘실천’을추구하는활동이라는식으로구분지어이해해온것이다.그러나과학은새로운지식을창출할뿐아니라동시에새로운상품혹은유사상품(원자폭탄처럼시장에내다팔지는않지만그럼에도쓰임이있는산물)을개발하게되면서기술에더가까워졌다.그래서‘과학과기술이서로가까워지고그경계가흐려지고더나아가서로구분할수없는활동이되었다’는의미를담은테크노사이언스라는용어가새롭게창안된것이다.이는곧테크노사이언스의역사를써내려가는주인공과장소,그리고대상(기술)이더다양해지고풍부해져야한다는뜻이다.

이책은저자가서울대학교자연대학생들을대상으로10여년간진행한강의‘테크노사이언스의역사와철학’을기초로보완,집필한것이다.미래의과학자,엔지니어뿐아니라과학기술정책전문가,그리고세금으로국가의연구개발에지원하고그것이어떻게쓰이는지에대해서도발언권이있는시민들까지이책을통해‘현대사회속에서과학의위치’에대해성찰해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