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살터줏대감부터걸음마뗀신생공간까지
복합문화공간,카페,다이닝,호텔을모두누리는특별한입장권
그중에서도SNS에서주목받고있는공간들을선별한뒤,MZ세대가주로공간을이용하는목적에따라네가지로나누어살펴보았다.문화적소양을쌓기위한전시관람(1장복합문화공간),넘쳐나는커피시장에서의소비(2장카페),새로운식문화의향유(3장다이닝과와인바),숙박(4장호텔)이다.
1장‘복합문화공간’에서는기업의공간브랜딩으로시작한다.서울명동이라는금싸라기땅에공유공간을만든금융기관(24쪽,신한익스페이스),20년만에책을빌리는기능을넘어주민의문화공간으로탈바꿈한동네도서관(40쪽,금천구립독산도서관),사람들에게외면받던화학공장에새옷을입혀준업사이클링프로젝트도바라본다(53쪽,코스모40).
2장‘카페’에서는현재한국에서어떤곳보다많이발견할수있는카페에대한이야기다.해방촌이라는비좁은도시조직에‘수직의미학’을뽐낸곳(125쪽,업스탠딩커피),넓은제주땅에그대로들여온바다의전경(111쪽,공백),이름은달고있지만그기능을온전히하고있다고보기어려운한국의‘광장’(155쪽,로우커피스탠드)등도살펴본다.
3장‘다이닝과와인바’와4장‘호텔’은다른장에비해공간의기능적요소뿐아니라각공간의메뉴나일하는사람들의접객서비스도함께엮어내고있다.
“나는건축가대신‘공간가’가되고싶다”
빈사이(空間)를고민하는젊은공간가의등장!
건축은철학,음악,문학등여러분야의협력으로완성되는종합예술이다.하지만한국에서는‘쌓아서세운다(建築)’는행위와그결과물에주목하는경향이강하다.그에비해공간은‘빈사이(空間)’를고민하게만드는말이다.그렇다면건축가는이빈사이를사람들에게보여주기위해고민하는‘공간가’가아닐까,나는이렇게살아야하지않을까.(6쪽,‘문을열며’)
이책을쓴문형근은1994년생건축디자이너다.이홍익공간프로젝트를시작하게된계기는학창시절에겪은한일화때문인데,친한동기로부터“클라이언트가건축가에게그저비싸게팔수있게해달라고했다더라.”라는말을전해듣고,한국에서건축에대한사람들의이해가부족한현실에안타까움을느꼈다.
카페사진,그중에서도커피메뉴사진으로시작한그의인스타그램에는점차공간안팎에대한이야기가풍부하게담기게되었다.일회성과휘발성이강한이매체에서100년은넘게바라봄직한건축물과공간을소개한다는것이어쩐지무모해보이기까지하지만,이제그의인스타그램은10만명이넘는사람들이찾는길잡이가되었다.
“공간은이론이나수치가아닌‘감각’으로설명되는영역”
우리는좋은공간을경험해야하고,또요구할줄알아야한다
저자가이홍익공간프로젝트를이어오는사이,코로나19바이러스가우리의일상에침투했다.임대료뿐아니라거리두기와방역수칙이라는변수가더해져무수한공간들이사라졌다.하지만그만큼희망을품고새로운공간들이날마다생겨나고있고,이어려운시기에도터줏대감처럼동네를지키고있는곳도있다(169쪽,베리키친).
일상의중심이온라인으로옮겨온상황에서도저자가이프로젝트를묵묵히이어오고있는이유는단하나다.어떤공간이든직접가보아야만그본모습을알수있기때문이다.SNS에서근사해보였던곳이실제로갔을때그렇지않았던경우를우리는숱하게겪었다.반대로크게기대하지않았던곳이인생에서기억에남을만한근사한공간이되기도한다.
저자는우리가계속해서좋은공간을경험해야‘요구’할수있다고말한다.앞으로기업이더많은공공공간을마련하고,지자체에서더수준높은문화공간을지을수있도록.그리고공간을경험하는데정답이없다고강조한다.그러므로이책에담긴그의안내역시정답은아니다.그저사람들이앞으로어디를가든그곳에서저마다의서사를완성해낼수있기를,인증샷너머에서기다리고있는공간의가치를느낄수있기를,이책이그작은계기를마련할수있기를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