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크 WAKE : 이름 없는 노예에서 반란의 주인공으로 다시 태어난 여성들

웨이크 WAKE : 이름 없는 노예에서 반란의 주인공으로 다시 태어난 여성들

$18.57
Description
나는 노예의 후손이다
이것은 쉴 새 없이 반란을 일으켰음에도
한 번도 주동자로 기록되지 못한 내 조상들의 이야기다
도나 해러웨이의 제자, ‘리베카 홀’의 국내 첫 소개작
강렬하고 강력한 그래픽 노블로 추적하는 대서양 선상 반란!

우리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준 혁명적 흑인 페미니스트들과의
깊은 관계를 그릴 수 있어서, 우리는 운이 좋다.
-지나 덴트(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 주립대학교 페미니즘 연구 조교수)

이 책 『웨이크』는 1700년대 대서양을 횡단하던 노예무역선에서 벌어진, 여성 주도의 반란을 파헤치는 그래픽 노블이다. 동시에 남자와 똑같이 싸웠으나 반란으로 기록되지 않은, 공백의 시간을 채운 결과물이다. 저자 리베카 홀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로, 식민지 시대 미국의 노예제 역사를 연구하는 변호사 출신 역사학자이다. 〈사이보그 선언문〉을 발표한 도나 해러웨이에게 페미니즘 이론과 논문을 지도받기도 한 그를 대표하는 정체성은 다름 아닌 “노예의 후손”이다.
저자

리베카홀

미국뉴욕에서활동하는역사학자이자교육자.지금까지도시에남아있는노예제의여파에시달리는노예의후손이다.스워스모어대학과캘리포니아버클리로스쿨을졸업하고8년동안저소득세입자와노숙자가족을대변하는변호사로일했다.캘리포니아산타크루즈주립대학교에서역사학전공및페미니스트연구부전공으로박사학위를받았으며,도나해러웨이(DonnaHaraway)로부터페미니즘이론과논문을지도받았다.교차성페미니즘과기후정의이론을비롯해인종,젠더,법,저항의역사에대해썼고,현재뉴욕할렘에있는흑인문화연구소‘셤버그센터(SchomburgCenter)’의연구자로있다.

이책『웨이크』는1700년대대서양을횡단하던노예무역선에서벌어진,여성주도의반란을파헤치는그래픽노블이다.당시배에실린‘짐짝’에불과했던무명의노예들은저자의치밀한문헌연구와풍부한역사적상상력을통해반란의주인공으로,마침내여성으로다시태어났다.

목차

1장.귀향
2장.여왕대흑인노예
3장.가혹한취급
4장.세라또는애비게일
5장.니그로악마를찾아서
6장.그들이내목소리를끊었으므로
두목소리를길렀다
7장.영국과노예무역
8장.짐짝의반란
9장.물은모든것을기억한다
10장.지속되는혈통

감사의말
참고자료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숫자매겨진짐짝에서반란의주체로,
마침내여성으로격상된존재들

4번여자혹은10번여자어쩌고하는글은이제지긋지긋하다.이여자들은대체누구였나?이들의이야기는어떤것이었을까?(183쪽)

“너무나평범해서사악하게느껴지는”문서들속에서리베카는현장곳곳에서남자노예들과다름없이싸운여자들을발견한다.1990년대계량사학자들이36,000건이상의대서양노예무역선항해자료로만든데이터베이스에따르면,항해열건당최소한번이상반란이일어났다.여기에서두드러지는특징을발견했는데,바로“배에여자노예들이많을수록반란이많이일어났다”는것이다.그럼에도역사는이를기록하지않았다.“여자는싸울수없다”는굳은편견때문이었다.

이통계적경향은노예선에서남자들을족쇄를채워갑판아래가둔것과달리,여자들은성적으로착취하고부리기위해족쇄를채우지않는관행과밀접한관련이있다.여자를속박해놓지않은것역시여자는반란을일으키지않으리라는편견때문이었다.(옮긴이의말)

역사가들은“조직적이고폭력적인”저항은오직남자들만할수있다고여겼고,그들이싸우는동안여자들은뒤로물러서있었다고말한다.역사적으로여자노예는“감정이상해”주인을살해할수는있어도,주체적인반란은계획할수없는존재였다.당시무기고가까운곳에구속되지않은채방치되었던여자들은소홀한감시를틈타남자들에게무기를건네고직접선원을살해했다.그러나선원들은여자들의“능동적인”역할을전혀짐작하지못했고,“남자들의족쇄를밤낮으로확인했음에도반란이일어났다.”고기록하기도한다(170쪽).이렇듯여성은저항의자리한가운데에있었으면서도역사에서“두겹으로지워져도무지보이지않는”다(옮긴이의말).

‘말소된’기원을찾아떠나는
고통스럽지만고귀한항해

리베카홀은우리에게‘지속되는혈통’을선물한다.
역사의항적속에서힘을받아들이며사는것에는의미가있다.
―도나해러웨이(『해러웨이선언문』『종과종이만날때』저자)

어느시점에나는내가읽는내용에대해마음을닫아야했다.그러지않고는도저히수백권이나되는노예선일지를읽어나갈수가없었다.나는요약해서메모하기위해굶주림에의한죽음,폭력에의한죽음,반복적강간에의한죽음등을나타내는약어를만들기시작했다.이참혹함앞에서감정적으로거리를두고냉담함을유지하는나자신이역겹게느껴지기도했다.이건모두가패자가되는게임이었다.(155쪽)

끝난줄알았던이시대의여파가실은자신의핏줄하나하나에새겨져있었음을깨달은그는처음에는이런일은자신의삶과상관없다고부정했다가,그다음은충격을감수하고과거가끼친해악을인정한다.그리고마침내이트라우마와같은과거를자신의일부로통합하고내면화한다.그러자어렸을때부터자신의주변을맴돌던유령들,몰아내고떨쳐내고자했던그유령들이실은“내내자신을기다리고있었음”을알아차린다(216~217쪽).

이책의제목이기도한‘웨이크(WAKE)’에는‘일어나다’,‘일깨우다’는뜻외에‘장례식에서의경야(經夜)’,‘배가지나온수면위의항적’이라는뜻이있다.책은이세가지의미를다담고있다.여기에등장하는인물모두가분연히일어나싸운것은물론이고,앞서죽어간이들을밤새기억했다.

잊히지않으려는유령들과잊지않으려는리베카의만남은,시대를막론하고흑인여성에대한세상의잘못된관념을깨부순다.“결코살아남지못할”거라고,“과거도없으며미래에대한권리도없다”고치부되어온오류를바로잡는다.이여정에서용기와영감이된것은바로아버지가들려준할머니의이야기다.노예로태어났으나꺾이지않고살아남은할머니를보며,리베카는조상들의저항정신을되새긴다.이렇듯자신의뿌리에가닿으려는리베카의여정은고통스럽지만,그렇기때문에고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