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신자들 : 대중운동의 본질에 관한 125가지 단상

맹신자들 : 대중운동의 본질에 관한 125가지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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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맹신자의 심리를 날카롭게 파헤친 이 시대의 고전!
무엇이 인간을 광신적 극단주의로 몰고 가는가?
나치즘과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광풍이 휩쓸고 간 1940년대 샌프란시스코의 부두 노동자 에릭 호퍼는 일하는 틈틈이 철학 논문을 썼다. 왜 어떤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모두 벗어던지고 국가, 교회, 정당 따위의 집단에 광적으로 매달리는가? 호퍼의 첫 번째 저서이자 대표작인 『맹신자들』은 종교운동, 사회혁명운동, 민족운동 등 여러 대중운동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속성을 밝히기 위한 시도이다. 호퍼는 초기 기독교에서 현대의 공산주의, 나치즘, 민족주의까지를 아우르며 광신 현상과 대중운동을 철저하게 연구했다. 개인이 광신자가 되는 과정을 추적한 그의 책은 이후 종교적·이념적 근본주의자, 테러리스트, 자살폭탄자의 심리를 규명한 고전이 되었으며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여전히 유효한 논의거리를 던지고 있다.

예수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었고 마르크스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었지만, 신념에 주린 대중은 그렇지 않다. 어떤 주의(ism)나 이념(ideology)에 사로잡힌 사람에게 인생과 우주는 하나의 단순한 공식과 같다. 자신이 절대적 진리를 소유했다는 확신은 누군가를 배타적으로 규정하면서 극악무도한 폭력을 낳기도 한다. 미국의 사회철학자 에릭 호퍼가 믿음이 너무나 두터워 더 이상 의심하지 않는 자, 맹신자(숭고한 대의에 기꺼이 목숨을 바치고자 하는 광신적 신념가)의 마음을 낱낱이 해부한다.
저자

에릭호퍼

저자:에릭호퍼(EricHoffer)
미국의사회철학자.1902년뉴욕브롱크스의독일계이민자가정에서태어났다.부친은가구제작일에종사했다.일곱살때어머니를여의고갑자기시력을잃어정규교육을받지못했다.열다섯살에기적적으로시력을회복한뒤미친듯이독서에몰두했다.열여덟살에아버지마저여의고캘리포니아로건너가금시굴자,레스토랑웨이터,떠돌이노동자등으로일하면서,남는시간에는책을읽고글쓰기를하며보냈다.샌프란시스코부두노동자로일하면서집필한첫번째저서『맹신자들TheTrueBeliever』을1951년에발표했다.나치즘과제2차세계대전으로유럽이황폐화된직후에나온『맹신자들』은집단동일시에관한심리연구서로그에게엄청난명성을안겨주었으며,오늘날에도테러리스트와자살폭탄자의심리를이해하는지침서가되고있다.
떠돌이노동자로서의삶,깊은사색과독학을통해세계적인사상가의반열에오른그는10여권의사회철학서를남겼다.저서로는『마음의열정적상태와그밖의잠언ThePassionateStateofMindandOtherAphorism』,『변화의시련TheOrdealofChange』,『우리시대의기질TheTemperofOurTime』,『인간상황의고찰ReflectionsontheHumanCondition』,자서전『에릭호퍼,길위의철학자TruthImagined』등이있다.그가세상을떠난1983년에레이건대통령은그에게‘대통령자유훈장’을수여했다.

역자:이민아
이화여대중문과를졸업했다.영어로된책과중국어로된책을우리말로옮기며새로운책을궁리하고있다.옮긴책으로『사라진미소』,『세계사의모든지식』,『채링크로스84번지』,『해석에반대한다』,『허울뿐인세계화』등이있다.

목차


서문

1부대중운동의매력
1장변화를향한갈망
2장자기부정을향한갈망
3장대중운동의호환성

2부잠재적전향자
4장인간사에서불명예스러운자들의역할
5장가난한사람
신생빈민
극빈자
자유를얻은빈민
창조적인빈민똘똘뭉치는빈민
6장부적응자
7장이기적인사람
8장무한한기회를눈앞에둔야심가
9장소수자
10장권태에빠진사람
11장죄인

3부단결과자기희생
12장머리말
13장자기희생을촉진하는요인
집단과자신을동일시하는경향
연극성
현실비하
“아직오지않은것”
강령
광신
대중운동과군대
14장단결의동인
증오
모방
설득과강압
지도자
행동
의심
단결의효과

4부시작과끝
15장지식인
16장광신자
17장현실에발디딘행동가
18장좋은대중운동나쁜대중운동
역동기대중운동의빈곤함
역동기의기간을결정하는몇가지요인
유익한대중운동

출판사 서평

눈이멀고귀가먼믿음,맹신현상을해부하다!
독학한부두노동자의아포리즘

1940년대샌프란시스코의부두노동자에릭호퍼는일하는틈틈이글을썼다.대공황의반작용으로파시즘,나치즘,공산주의등전체주의체제가발흥하는시기를보내며써내려간아포리즘이었다.1951년‘독학한부두노동자’의첫책은발표되었고,그는이저서로큰명성을얻었다.책이출간된당시전세계는제2차세계대전과히틀러,스탈린의충격에서여전히벗어나지못했고,냉전의물결이막일어나던차였다.나치와스탈린의추종자에게는어떠한심리적동기가있을까?나아가어떤이들은왜자기자신을벗어던지고국가나교회,정당따위의집단에광적으로몰두할까?호퍼는도발적인분석으로광신현상의심리적요인과대중운동의본질을추적한다.

이책은여러대중운동에공통적으로나타나는특성을다룬다.호퍼는모든유형의헌신과신념,권력의지,단결과자기희생에는어떤획일적인속성이있다고말한다.광신적기독교신자,광신적이슬람교신자,광신적민족주의자,광신적공산주의자,광신적나치가서로다른것은분명하지만,‘광신’이라는점에서한부류로취급될수있다고주장한다.이책에서다루는‘대중운동’은반체제저항운동뿐만아니라인간이집단을만들어일정한영향력을행사하는모든운동을아우른다.초기기독교운동,종교개혁운동,프랑스혁명,러시아혁명,나치즘,일본의근대화,시오니즘운동등을포괄하는의미다.

태동기대중운동에참여하는많은이들은자신의삶이순식간에극적으로변한다는전망에이끌리기쉽다.대중운동의지도자도이러한대중의열망을꿰뚫어보고보잘것없는현재를극복하면영광스러운미래가기다리고있다고대중을선동한다.이러한장밋빛미래에이끌리는이는주로좌절한사람이다.현재의자신을경멸하는좌절한사람은자기의삶이통째로바뀌는급진적인변화를선호한다.변화를갈망하는이러한좌절한이들의심리상태때문에모든초기의(태동기)대중운동은좌절한사람들한테호소하는경향이있다고호퍼는말한다.

그에따르면자신이쓸모없다는자기혐오에사로잡힌사람일수록자신에게서벗어나좀더완전하고숭고해보이는무언가를추종하기가쉽다.숭고한대의에에너지를쏟음으로써자신의하찮은삶,망가진인생으로부터도피하는것이다.실로좌절한사람에게는자신이열정적으로매달릴어떤대상이필요한것이므로그것이종교든사회혁명운동이든민족운동이든가리지않는다.따라서호퍼에따르면광신적공산주의자가광신적애국주의자나광신적가톨릭신도로바뀌는일은이치에맞다.맹신자에게는대의명분이나이상이무엇인지는중요하지않다.자신이얼마나열정적으로매달릴수있느냐여부에있다.

따라서사람이어떤신념이나대의를위해목숨을거는일이아주터무니없는것은아니다.자기혐오에사로잡힌사람은자신을거부하고하나의조직에완전하게하나된다.그는교회나국가,정당같은신성한조직의품안에있을때비로소열정과힘을경험한다.그러므로조직이나대의를위해목숨을희생하는일은자신의가치를증명하는일이다.조직이그리는영광스러운미래를위해폭력을동원해야한다면더없이무자비해질수도있다.이렇듯개인이광신자가되는과정을영리하게추적한호퍼의책은시공을초월하여극단적테러리스트,자살폭탄자의심리를이해하는지침서가되고있다.

불확실한시대를살아가는
우리에게호퍼의목소리는어떤의미가있는가?

이책은단순히대중운동론을다루는책이아니다.인간내면과행동을명석하고압축적으로분석해낸심리서이자,대중운동에참여하는사람들의동기와심리,참여자의유형과내면등을추적한사회철학서이기도하다.특히군대,증오,설득과강압,지식인,소수자등을논하는호퍼의혜안은아주빛난다.호퍼는마지막장에서대중운동의발단과성숙기까지를살피며,대중운동이제대로지속되기위해서는세유형의사람이발전단계에따라각각의역할을수행해야한다고말한다.대중운동의토대를닦는것은지식인,대중운동을실현하는것은광신자,대중운동을굳건히다지는것은실천적인행동가라야한다고.나치즘이재앙으로끝난것은히틀러라는광신적지도자가성숙기까지를이끌었기때문이다.

호퍼는좋은지도자의예로링컨,간디,F.D.루스벨트,처칠같은지도자를꼽는다.이들은히틀러,스탈린,루터,칼뱅과는달리,좌절한영혼을대중운동의재료로삼지않았다.이들“지도자의자신감은인간에대한믿음에서나오며,자신이인류를명예롭게대하지않는한,아무도명예로울수없다고믿기때문이다.”초기(역동기혹은활성기)대중운동을촉발하고주도하는맹신자들에게호퍼는일종의혐오감을가지고접근하는듯하지만,대중운동이정체된사회를각성하고혁신하는요인이된다고강조한다.

역동기대중운동은본래의목적이얼마나숭고했건간에크든작든해악을남긴다.호퍼는역동기대중운동이지나치게긴것은좋지않으며바람직한지도자는간디와같이역동기를언제끝내야하는지간파해야한다고제언한다.대중운동의목표는숭고할필요가없다.“신사의나라라는잉글랜드의이상”,“은퇴자의연금생활이라는프랑스의이상”은구체적이고제한적이다.모호한목표는극단주의가탄생하는여지를만들기때문이다.

육체노동자로일하며평생책읽고글쓰는일을쉬지않았던호퍼는“평범하고일상적인사건이역사를만든다”고믿었다.자신의독자적인개성과정체성을포기하고권위에복종하는것을호퍼는경계했다.그는“자신의귀보다는눈을더신뢰”하는사람이었다.이미정해진행동강령을맹종하는것이아닌자기의판단과경험을바탕으로자기만의삶의기획하는이였다.불확실한세상에서점점더많은이들이자신의모든문제를해결해줄‘절대진리’나‘기적’을찾고있다.격렬한변화의시대에호퍼의목소리가여전히의미있는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