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향기 (오명옥 수필집)

아버지의 향기 (오명옥 수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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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늘 글을 쓰고 싶었다.”
글을 쓰려니 제일 먼저 생각나는 소재거리가 부모님과 함께했던 기억이었고 형제들과 같이했던 추억이었다. 아버지 어머니의 높고 크고 깊은 사랑을 짧은 글솜씨로 다 표현할 수 없어 아쉬웠다. 한 겹 한 겹을 들춰낼 때마다 그립기도 하고 애달프기도 하며 아프기도 했다. 곤궁하면서도 행복했던 그때가 가슴 저리게 그리웠던 것은 부모님이 보고 싶었기 때문일까.
부모님과 가족이 첫 번째 소재였다면 다음은 고향의 산과 들, 신작로까지 어릴 적 놀이터였던 곳과 학교 다닐 때의 추억과 경험들이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지만 꿈을 키웠던 순간들이 숨 쉬고 있는 곳이었기에 내게는 소중한 것들이었다.
여고 시절 시집을 들고 다니며 글을 쓰는 친구들이 참 부러웠다. 그땐 나도 글을 쓰고 싶었지만 그럴 경제적 여유가 없어 용기를 내지 못했다. 혼자서 글을 써 보려고도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그 후 오십 년이 지나고 이제라도 글을 쓸 수 있어 행복하다. 글을 쓰면 쓸수록 시간이 가면 갈수록 글쓰기가 더 어렵고 힘이 들었다. 모든 것들을 알고 나면 더 어려운 것처럼 나도 그렇다.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내도록 힘을 실어 주시고 꼼꼼하게 글을 쓸 수 있도록 안내하고 이끌어주신 김홍은 충북대학교 명예교수님과 탈고에 도움을 주신 박 선생님께도 감사드리며 함께 공부한 문우님들의 도움에 무한 고마울 뿐이다. - 오명옥
저자

오명옥

ㆍ 충청북도 청주 출생
ㆍ 초등학교 교감 정년퇴임
ㆍ 황조근정훈장 수상
ㆍ 모범공무원 표창
ㆍ 교육부장관, 문화관광부장관, 여성가족부장관상 등 다수 수상
ㆍ 2021. 푸른솔문학 신인상 등단
ㆍ 푸른솔문인협회 회원
ㆍ 현, 푸른솔문학 기획위원
ㆍ 충북대학교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강
ㆍ 푸른솔문학 카페문학상 수상
ㆍ 저서 - 수필집 「아버지의 향기」
공저 「청솔바람소리」, 「눈밭에 핀 글꽃」 외 다수

목차

책을 펴내며
작품해설 | 〈아버지의 향기〉 수필집 읽고 김홍은(충북대학교 명예교수)

1부 어머니와 열무
어머니의 공책
아버지의 의자
어머니와 열무
아버지의 향기
어머니의 봄 그날
그리운 시부모님
가침박달나무꽃
수술하던 날
동행
엄마가 되다
미안하다

2부 부러운 시집살이

결혼기념일
우리 언니
부러운 시집살이
추석날
내 몸의 신호
서방님은 투병 중
백신 접종
행복은 어디에
속으로 울었다
삼 남매의 투병 생활
어느 할머니의 탄식

3부 똥 묻은 상장

청솔가지 스키
미선나무
내 고향 열두각골
똥 묻은 상장
정월 대보름
수필창작 교실
금이
식목일
바닷가에서
출근길
가을을 따는 부자(父子)

4부 천상의 정원

사막의 그믐달
단양팔경
양반길
천상의 정원
수옥폭포
등잔길에서
정북동 토성
감성 깊은 야외수업
갈대와 억새
마로니에
청남대
피미마을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베란다문을여니서늘한바람을타고향기들이거실안으로몰려들어왔다.구름을막벗어난달빛속에연둣빛작은꽃송이들이보였다.마치요정들의나팔처럼생긴야래향꽃이함빡핀것이다.나팔모양의작은꽃송이에서는아름다운소리처럼향기를뿜어내고있었다.저여리디여린꽃송이에서어떻게이런향기를쏟아낼수있을까.향기에마음이정화되는느낌이었다.

지금꽃을피우고있는야래향은몇년전아버지제사를지내고돌아올때큰오빠가분을나누어동생들에게주었던것이다.오빠는꽃향기가참감미롭다고했다.그렇게받아온야래향은매년아버지제사를전후하여꽃을피운다.제사를모시고집으로와거실에들어서면캄캄한어둠과찬바람이가득한공간은더큰그리움과슬픔을느끼게했다.언제부턴가그어둠을밀치고달달한야래향꽃의향기가순간을위로해주었다.아버지께서우리에게조건없이나누어주셨던사랑처럼그리움에대한슬픔을위로해주는향기가되었다.

야래향꽃이밤새향기를뿜어내다가아침이되면꽃잎을닫아가슴에안고있는것처럼아버지의자식사랑이그랬다.때론엄하게꾸짖으시다가도무한정부드러운마음으로우리를예뻐해주셨다.야래향의달콤하고진한향이거실을돌아다닐땐아버지의부드러운손길이머리를쓰다듬는듯하여향기가드나드는문쪽으로머리를두고누웠다.

아버지는천상의소풍을떠나시기열흘전쯤안개가자욱한일요일새벽우리집을찾아오셨다.늘오시던집을찾지못해이른아침이집저집벨을누르며다니다가아파트경비원의도움을받아서겨우찾아오셨다.어머니와함께하시지않으면대문밖을나서지않으셨었는데우리집을찾지못하신아버지를보면서하늘에계신어머니는어떻게생각하셨을까눈물이핑돌았다.어머니도눈물을흘리지않으셨을까,어머니가돌아가시고칠개월간곡기를끊으신아버지는평소좋아하셨던술과함께어머니영정사진만보며지내셨다.날로쇠잔해지는아버지가안타까웠지만너무나완강하여병원에모시고가는것은꿈도꾸지못했다.

서둘러아침밥상을차렸다.아버지와함께밥상에둘러앉았던것이얼마만인지기억도나지않았다.어머니가돌아가시고처음인가보다.그렇게아무것도잡수시지않더니시금치된장국이맛있다고하며밥한그릇을뚝딱비우고급하게일어서셨다.가신단다.모셔다드린다고했지만뿌리치고가셨다.그길이딸네집에마지막으로오셨던것이었다.아침햇살이퍼지면사라지는야래향향기처럼꿈인듯마지막다녀가신것이었다.
---「아버지의향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