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거기 있었을까 - 정은대표수필선 232

내가 정말 거기 있었을까 - 정은대표수필선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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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강해경

저자:강해경
청주여고와청주교육대학을졸업하고,청남,중앙교사로근무했다.결혼과함께교직을떠나세자녀를키우며전업주부로살았다.미국뉴저지주에거주하며미주,캐나다를두루여행했다.
문예진흥원이주최하는‘마로니에백일장’과여성문학인회가주최하는‘전국주부백일장’에서각각우수상을수상했다.
수필‘빨간색의유혹’이예술세계신인상에당선되어문단에나왔다.예술시대작가회,한국문인협회,여성문학인회,글꽃동인으로활동했다.
미주,유럽,스페인,인도,스리랑카,중국,동남아등세계각지를여행했다.
서울상명사대부속초등학교에서글쓰기논술을가르쳤고,청주주성대학에서수필작법과실용문작법을강의했다.
33년만에교단으로돌아가충북음성군감곡,청주시서경에서근무했다.
저서로수필집《주연에서엑스트라까지》(문학관),《내마음의황금기둥》(문학관).여행기《멜하바터키》(정은출판)가있고글꽃동인다섯작가와함께《다섯개의변주곡》(수필),《평균대의비밀》(소설),《지구여행기》(여행기),《오분음표》(시)를펴냈다.

목차

1부소소한일상의행복줍기

행운의풀17
가장귀한악기22
빨간색의유혹26
화려한조연,안개꽃31
결혼행진곡34
나의빈자리38
할머니가되었어요42
빵집對베이컬리47
애본공,새본공51
말이씨가되어55
내가모르는나60

2부내가정말거기있었을까

설레임으로길을떠나다67
루브르의여인,모나리자72
슈베르트의‘송어’78
프라하에서천사를만나다84
사랑과눈물의서사시,타지마할89
탐욕의상징,시기리아95
잊을수없는책,가시나무새101
목화성,파묵칼레106
다시보고싶은무대,오페라의유령111
톰행크스115
멜하바이스탄불119

3부모든것이,모든곳이그립다

어머니의칼국수131
합죽할머니136
복덕방과국화빵140
청국장이야기144
꿈마을장터149
팔월열사흘의사랑154
외삼촌의미국인절미158
모녀여행163
가족사진167
목화밭의환청170
나를기다려준고향집173

4부낯선세상속에서

새벽,맨하튼에서181
FortLee의전망좋은집187
톰아저씨,미안해요193
이태리식당의‘아리랑’197
Niagara의밤200
큰바위얼굴을찾아서205
메인주의바닷가재211
명성황후와다까꼬215
200년의삶(BicentennialMan)219
성탄절의Kiss223

5부사랑해,고마웠어

33년만의귀향231
달콤한동네,감곡236
우유가싫어요240
점심시간244
봄소풍247
즐거운숙제251
도깨비와개암255
학예회三景259
교실별곡264
사랑합니다,고맙습니다267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33년만의귀향

세상일중에는치밀하게계획하고오래준비한끝에이루어지는일이있는가하면,우연히기회가닿아갑작스레이루어지는경우도있다.내가학교로돌아온것은참으로우연이고갑작스러운일이었다.
어느날무심히신문을읽다가짧은기사하나에눈길이꽂혔다.내고향충북에서교사가부족해50대후반까지응시연령을대폭올려모집한다는기사였다.IMF이후40대후반이면퇴출을강요당하는마당에50대후반까지기회를주겠다니,가슴이뛰기시작했다.
젊은한때온열정을쏟아부었던교단,떠나온후에도고향처럼그리웠고,학교근처만가도,어린이들만보아도가슴이두근거렸다.너무쉽게버리고온것이늘아쉬웠지만이미닿을수없는곳으로떠나버렸다생각했는데,다시내게손짓을하고있다.
원서마감이이틀후니빠른결단이필요했다.잠시망설임도스쳤다.‘내가감당할수있을까…….과욕일까…….’
그러나내게는젊은이들이갖지못한것들도있었다.외국생활에서,작가의길에서,그동안살면서얻은다양한지식과경험들은나만의장점이될수있지않은가.무엇보다이건내게주어진마지막기회인데놓칠수는없지않은가.
신문을읽다말고뜬금없이시험을보겠다는내말에가족들의반응은냉냉했다.남들은퇴직할나이에무슨취직이냐,세상이그리만만한줄아나,남편은물론아이들도어이없다는표정이었다.그러나이기회를놓치면평생후회할것같으니시험이라도봐야겠다는내확고한의지에식구들의반대는슬그머니수그러들었다.
부랴부랴청주에내려가원서를사고필요한서류들을준비했다.원서접수마지막날긴줄에서서주위를둘러보았다.나처럼나이든사람들도눈에띄었다.놀라운것은충북이아닌서울경기강원등전국각지에서,심지어제주에서비행기를타고왔다는분도있어시험도보기전에기가죽었다.
-<일부>

교실별곡

수업이끝나고아이들이돌아가면떠나갈듯소란스럽던교실이침묵의공간으로변합니다.그공간에음악을채웁니다.모차르트,베토벤,차이코프스키,슈베르트,때로는조수미,최현수,사이먼과가펑클,비틀즈까지불러들입니다.음악이흐르는공간에그윽한향기를더합니다.아름다운음악과함께향기로운커피향을음미하는시간이면어김없이떠오르는말이있습니다.‘잭니콜슨’이주연한영화의제목이지요.
‘이보다더좋을순없다’
새로지은학교라교실은흠잡을데가없습니다.정남향이라밝고따듯합니다.교실한가운데서른여섯개의책상이가지런히놓여있고,뒤에는아이들의작품전시대와사물함,왼쪽에는시계와달력,오른쪽에는동화책들이빼곡히꽂힌책꽂이가있습니다.교실앞쪽에는각종기자재들이즐비합니다.칠판,TV,VTR,전자피아노,실물화상기,컴퓨터등.모두아이들을가르치는데필요한기기들이지요.각가지첨단시설에아이들과나의정성이더해져,교실은더없이아늑하고아름다운공간이되었습니다.
나는하루의대부분을이곳에서보냅니다.아이들을가르치고,교재를연구하고,수업자료를준비하고,학모님들과상담도합니다.그러나교실의진짜주인은따로있습니다.서른여섯명의아이들이지요.그들은공부하고노래하고장난치고,쉴새없이재잘대며웃음소리와고함소리를쏟아냅니다.아이들이머무는동안교실은살아숨쉬는생명체처럼활기가넘칩니다.
아이들이돌아간오후,교실은온전히내것이됩니다.음악을듣고,신문을보고,원고를쓰고,독서삼매경에빠지기도합니다.집보다교실이좋아퇴근후에도이런저런일거리를만들어늦게까지남아있곤했었지요.해가짧은겨울에는날이어두워진걸모르고있다가화들짝놀라뛰어나온적도많았습니다.캄캄한긴복도를발소리를죽여가며살금살금빠져나올때면‘여고괴담’한장면이떠올라머리끝이쭈뼛해지곤했답니다.
교실은내연습실이자공연장입니다.바이올린을연습하고피아노를연주하고그림을그리고,때로는나지막한목소리로노래도부릅니다.청중도관객도없는소박한공연장이내게는너무소중합니다.아늑한연습실이있어나는더많은것을배우고익힐수있었습니다.
나는교사라는내직업에만족합니다.월급이많아서도아니고명예가있어서도아닙니다.때묻지않은순수한영혼들과교감하며그들에게꿈과용기를심어주는일은무엇과도바꿀수없는보람이지요.게다가대기업임원실에버금가는널찍한교실까지덤으로주어지니더이상무엇을바라겠습니까.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