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정상진 산문집)

그리움 (정상진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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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작가 정상진은 시대와 공간, 사람과 사람 사이를 넘나들며 움츠린 감정을 조용히 내지르는 감정의 자유주의자이다.
소설은 물론 수필로서 자기 고백을 하며, 경험으로부터 마음 깊이 담아 두었던 사유를 문학으로 거침없이 풀어낸다.
살아가면서 삶의 의문이 생기거나 잃어버리고 사는 것이 무엇인가 의문이 생길 때, 허한 마음을 채워줄 위로가 필요할 때, 그의 심연深淵의 세계로 빠져들고 싶다.
사람이 가진 감정 중에 오롯이 혼자 감내해야 하는 감정이 그리움과 기다림이다. 작가는 그 깊이를 잃을세라 구슬을 꿰어 나가듯 글줄을 이어 나갔다.
시지프스의 돌처럼 아무리 내려놓아도 또 반복해야만 하듯, 작가는 오늘도 또 삶의 업보가 가벼워지기를 기다리며 한 글자씩 글을 써 내려가면서 가슴에 잔뜩 묻은 그리움을 털어내고 있지나 않을까?
- 수필가 이현자
저자

정상진

저자:정상진
소설가,수필가
충북도민백일장산문대상,직지콘테스트수필입선,효동문학상수상
-저서-
《내딸의학습여정》(2016)
《젊은엄마,아빠에게전해주고싶은말》(2019)
장편소설《미류나무》(2023)
아주작은섬에자그마한집하나를장만했다.
평생의꿈을이루기위한터전이마련된것이다.
그곳에서는47년간의기나긴일의굴레에서벗어나,자연에서마음껏자유를누려도부끄럽지않을듯하니,그리움에묻혀살아야겠다.
통영앞바다작은섬송도(松島)에서

목차

1편수필

그리움

어머니의기억…15
포구(浦口)의석양…19
망부묘(望夫墓)…23
무지개를잡으러간소년…27
별…31
내어린시절의아버지…36
엄마가지마요…40
봄꽃아쉬움…44
사랑의변화…47
자귀나무꽃…51
작은바램…55
노가리와생맥주…59
잡초…63
장마…68
그리움…72

기다림

울림…79
포옹…83
각자쟁이의눈물…87
동네미용실의사람들…92
장인,장모님의늙어변한모습…97
추석전날괴산버스터미널의노부부…102
작은섬…106
애국자…110
헤어지는부부들…114
계곡물에발을담그고…118
단기출가(短期出家)…122
열매와쭉정이…127
씨앗을품은열매…131
말(言)과삶…135
가을의길목에서…140
작은섬의오후4시반…144
그를만나다…148

2편단편소설

용이와월선의섬진강연가(戀歌)…155
황혼(黃昏)…183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어머니의기억

한해의마지막달을며칠앞둔어느날날씨는을씨년스러웠지만,바깥마당에는색도고운오색의꽃가마가놓여있었고어린소년은다른집에는없는물건이우리집은있다는득의양양한모습으로친구들과어울리는데안마당에서는온동네사람들이다모여있는것이무슨잔치가있는듯싶었다.잠시후잔치날이라생각했던집안마당에서할머니의애끊는곡소리가시골집추녀에부딪히자이내소년은영문도모른채그저따라울기만했고,그렇게꽃가마라생각했던꽃상여는동구밖을벗어났다.
입동지난찬바람에그리펄럭이던앙장도산허리사이비추어지는햇살에그만살포시내려앉은흰구름마냥얌전한데,요령소리가멀어져가는길양옆으로이파리떨군미류나무가서겁게서있다.

그때의어린소년은평생을살아오면서어머니얼굴을기억하지못한다.만일그마지막손을잡아준순간에라도고개를돌려아랫목을보았더라면‥‥,지금껏살아오며늘후회했고,또더살아있는날까지그순간을후회하며살것이다.
나이가들어친구들의부모님장례식에는빠짐없이참석했지만,회갑연에는참참석하기싫었다.회갑은고사하고사십대로접어들지도못하고가신어머니가생각나고또얼굴도기억하지못하는죄책감이언제나그런자리를피하게하였다.꽃보다도어여쁠나이에전쟁을겪고,고난의피난길을다헤쳐오셔서겨우십여년조금넘는시간살다가떠나셨는데,머나먼고향땅이그리도사무치게그리우셨을까.
남과북이자유롭게오갈때가되면나는제일먼저어머니산소의흙한줌을떠서내어머니육신의고향땅황해도황주에뿌려드려야내후회의한자락을삯일듯싶은데,그런날이내게올수있을지모르겠다.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