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길을 묻다 : 사진과 함께하는 이인수 산문집 - 정은대표선 238

다시 길을 묻다 : 사진과 함께하는 이인수 산문집 - 정은대표선 238

$19.00
저자

이인수

저자:이인수
1954년경남거창에서태어나다.
수필가,사진작가로활동중이다.
2025년『문학秀』로등단하다.
2권의사진집을출간하다.
『자연과삶-사진이야기』(2024)
『생명을위한시』(2025)

고려대(경제학),서울대(행정대학원)
한국해양대(박사)를졸업하다.
1980년행정고시에합격,30년을공직에몸담다.
해양수산부해운물류본부장,중해심원장(차관보)
한국해운조합이사장,
인천항만공사항만위원장을역임하다.

목차


프롤로그4
추천의글8
에필로그292

PartⅠ삶의길목에서

새해첫마음…19
그래도봄은온다…23
익어가는사람…27
전원생활을꿈꾸며…31
3평의땅…35
마음의검진…39
오랜친구의죽음앞에서…43
죽음을생각하며…48
몽치와의동거…52
무산스님을바라보다…56

PartⅡ나를찾아나서며

술과커피…63
커피한잔의여유…67
마른오징어의기억…71
졸복국의향수…74
가족여행…78
골프이야기…82
나의플레이리스트…86
《빛의벙커:클림트》를보고…91
《르네마그리트특별전》을보고…94
『눈먼자들의도시』를읽고…98

PartⅢ살며사랑하며

집안여행기…105
어릴적거창집…110
그리움…115
나의욕심…118
주례와결혼식…122
나의아내…126
아버지를회상하며…130
어머니를그리며…134
아들과며느리에게…139
손주사랑…143

PartⅣ다시길을묻다

다시길을묻다…151
보이지않는것들…155
능숙함의진실…159
의자는사랑이다…163
다시생각되는나무…167
단풍을보며…170
걷기의미학…173
청소예찬…177
옛동네이발소풍경…181
독서예찬론…186
김수영과박인환…190

PartⅥ빛과뺄셈의예술

사진에대한단상1…249
사진에대한단상2…253
빛은생명이다…257
미니멀리즘…261
뺄셈의예술…265
여백의미…268
허상의힘…272
해는지고,달은뜨고…276
선,사진,그리고사회…280
땅에서선과형태를보다…284
나의포토샵…288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일흔을넘긴나에게도앞으로남은시간을어떻게써야하는지는여전히중요한과제가되었다.폴란드시인비스와바쉼보르스카의「두번은없다」라는시가떠오른다.“두번은없다지금도그렇고/아무런연습없이태어나서/아무런훈련없이죽는다”라는그의말처럼반복되는하루는단한번도없고,두번의똑같은밤도,두번의동일한눈빛도없다.그러므로이제부터내게주어진순간순간이다시는돌아올수없는소중한자산이라는사실을명심해야한다.지금까지와는달리,매일의하루하루를더욱귀하게다루고의미있게사용해야겠다고다짐한다.시도읽으며,책도읽으며,글도쓰며,음악도들으며,사진도찍으며,드럼도치며,여행도하며,남아있는생의신비를다양하게느끼며살아가고싶다.
나이가들면서특히경계해야할것은‘고집’과‘아집’이다.‘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라하지않는가.우리주변에는언뜻보이지는않으나숨어있는고수들이널려있다.노년이되어나이가많다는것만가지고괜히유세를떨었다가는망신당하기에십상이다.그러기에늘겸손한마음으로타인을존중하고배려하는마음을갖는것이야말로노년을가장빛나게하는덕목이될것이다.
하지만남아있는생의신비를느낀다거나,겸손해지고남을존중하고배려한다는것이어디말처럼그리쉬운일이겠는가.지금처럼쫓기듯생활하는각박한세상에서이들을제대로실천하기란여간힘들고어려운일이아니리라.그렇다면억지로무언가를바꾸려애쓰기보다,불어오는봄바람에몸을맡기듯온몸의힘을빼고그냥자기만의리듬에몸을온전히내맡겨보는것도좋겠다는생각이든다.인생이라는시간속에삶을실어서자연스럽게춤을출때처럼말이다.아!그런데이것은나에게훨씬더힘에부치는일인지도모르겠다.힘을빼는것만큼세상에어렵고고통스러운일이어디에있던가.그러나그것이자연의순리임을이제는조금알것같다.
-〈익어가는사람〉중에서

사과나무와소나무는한그루씩심어야하겠다.사과나무는우리의일상생활을상징하는나무이다.누군가가말하였듯이“내일지구의종말이온다고하더라도나는한그루의사과나무를심겠다.”라는것처럼,매일의하루하루에최선을다하고내일의희망과발전을포기하고싶지않기때문이다.한그루사과나무를심는마음은우리모두의오래된바람이지않을까싶다.
소나무는예로부터언제나변함없는,한결같은모습을상징하는나무이다.애국가“남산위에저소나무철갑을두른듯바람서리불변함은우리기상일세”처럼사시사철자신만의푸르름을유지해내는그기개가너무좋기때문이다.시련과고난속에서도한결같음이돋보이니한그루정도는심어야하지않겠냐는생각이다.
여건만조성되면앞으로1주일에2~3일정도는이곳횡성골짜기에서지냈으면한다.살다가한번쯤은딛고서있는땅을바꿔보는것도그리나쁘지않겠다는생각이들기때문이다.땀과노동의가치를온전히느껴봄으로써,도시에서찌든심신을추스르고새로운기를불어넣는재충전의기회가되리라고믿는다.거기다분위기와환경을바꿈으로써,새로운에너지와영감을얻게될지도모를일이다.아!그리고새벽과저녁때의고즈넉함과한밤중의고요함속에서또다른나를발견할수있다면더바랄것이없으리라.
-〈전원생활을꿈꾸며〉중에서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고하였던가.죽음을극복한사람은없다.무릇모든생명은죽음을향해달려가는기관차와같다.그렇다면‘잘죽는다.’,‘잘죽어야한다.’라고하는말은무슨의미를가질까?누구나죽기전에는‘나’라고말할몸과마음이존재하지만죽고난뒤에는아무것도없게된다.전적으로나의개인적인생각이지만말이다.또한우리가죽음을피할수없다면,그것은삶을피할수없는것과마찬가지이다.이렇게보면죽음이란‘죽어감’에가까운것이라여겨진다.‘죽어감’은‘살아감’과마찬가지로같은연장선상에서지속되는것이고결국‘죽어감’과‘죽음’은우리삶의일부라고볼수있다.
이제‘잘죽는다.’라는의미는보다명확해진다.바로‘잘산다.’라는말과같은것이아니겠는가.그러나우리는그동안의고되고힘든세상살이속에서‘잘산다.’라는것은오직‘잘산다.’라는것만뜻하였을뿐거기에‘잘죽는다.’라는것은,결코포함될수없었다.남들보다돈을더많이벌고승진을빨리해야만잘사는것이라고여기는세상속에서죽음을생각하기란어려울수밖에없었다.
그렇다면죽음에이르기까지는어떻게살아야잘사는것일까?누구든지죽음을목전에두고삶과죽음의경계선상에서면만감이교차할것같다.치열했던지난날의삶을되돌아보며아쉬움과회한,미지의세계에대한불안과두려움,떠난후남겨질사람들에대한애정등사람마다그것은천차만별일것이다.
이럴진대정답은없겠지만,사소하고조그마한것에도항상만족하고감사하는마음으로사는것이,그리고거기서진정한행복을느끼며살아간다면그나마아쉬움이나회한을조금은덜수있지않겠는가하는생각이다.또하나는죽음을일상생활속에서늘직시하고염두에두며살아가는것이다.프랑스의몽테뉴는죽음에반격할수있는가장좋은방법으로‘죽음에관한생각을한시도놓지않는것’이라고믿었다.심지어“지붕에서타일한장이떨어질때마다죽음을생각하라.”라고까지하였다.이렇듯죽음을직시하면죽음에대한두려움이사라지고삶을더충만하게영위할수있다는이야기이다.왜냐하면그때마다자신에게주어진순간순간이다시는돌아올수없는소중한자산이라는것을알게되기때문이다.폴란드시인비스와바쉼보르스카의「두번은없다」라는시가생각난다.“두번은없다지금도그렇고/아무런연습없이태어나서/아무런훈련없이죽는다”라는시인의말처럼반복되는하루는단한번도없고,두번의똑같은밤도,두번의동일한눈빛도없다.죽음을직시하면그단한번뿐인삶을직시하는것과똑같은것이다.
-〈죽음을생각하며〉중에서

걷기를거듭할수록묘한매력에빠져든다.이젠중단하고싶어도그렇게할수가없다.왜냐하면무엇보다먼저머리를맑고깨끗하게해주기때문이다.두통이있거나머릿속이복잡할때편안한마음으로걷다보면어느사이엔가두통이사라지고머릿속이깨끗하게정화되는느낌이든다.그어떤두통약이나머리를맑게하는약보다효과가큰것이바로걷기인셈이다.
그다음,온전히사색이나사유의늪으로나를빠져들게함으로써어려운문제의해결방안을자연스럽게떠올려준다.평소에는생각지도못했던문제해결의새로운단서,아이디어나대안을불현듯생각나게해주는것이다.이덕분에도저히해결할수없을것같았던문제도의외로쉽게해결한경험이제법있다.이렇듯걸으면서하는사색은참으로마음의여유를갖게할뿐만아니라묘하게도복잡한생각을일목요연하게잘정리되도록도와줄때가많다.
또어떤경우에는평소에는잘떠오르지않았던옛기억이불현듯떠올라아주고마워한적도많다.걷다보면이런저런생각이스치고지나가지만,특히고마운것은보고싶었으나그동안잊고지냈던얼굴들을선명하게떠올려줄때다.초등학교때의은사선생님들,고향의옛친구들,옛직장의동료나선후배들,주례를서준신랑,신부의얼굴들이특히그렇다.
이모든것이,돈한푼들이지않고오로지걷기를함으로써마주할수있는커다란선물이다.이처럼걷기라는것이가장손쉽게할수있는운동이고그효과도대단하다보니도대체일석몇조의효과가있는것인지알수가없다.이정도이고보면걸음은미학의수준을넘어크나큰축복이라할수있겠다.
-〈걷기의미학〉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