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오토바이가 오지 않던 날 5

경찰 오토바이가 오지 않던 날 5

$12.00
저자

고정욱

성균관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했습니다.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선험」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습니다. 그 동안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약속』, 『괜찮아』, 『가방 들어 주는 아이』 같은 어린이책을 썼습니다. 이 중에서 『가방 들어 주는 아이』는 MBC!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에 선정되어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목차

. 악바리 장애아가 전학 오다
. 경찰 오토바이
. 학교에 찾아온 신문 기자
. 동수가 신문에 나다니
. 텔레비전에 나온 동수
. 오지 않는 아저씨
. 새로운 등굣길

출판사 서평

▶칼이 아닌 펜으로 쓰는 장애인 이야기 몇 달 전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전철 선로에 내려가 시위를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 그 장애인에게는 그것이 절망적인 최후의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때 구경하던 승객 중 한 명은 욕설을 퍼부으며 자신의 갈 길을 막지 말라고 소리쳤습니다. 선진국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죠. 우리 나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현주소가 바로 이렇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본인이 장애인인 고정욱 선생이 칼이 아닌 펜으로 그려 내는 장애인 이야기가 더욱 설득력 있고 독자의 가슴을 울리는지도 모릅니다. 지난해 MBC!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에 선정된 『가방 들어 주는 아이』로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고정욱 선생이 이번에도 장애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새로운 측면에서 접근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건강한 장애아 동수가 보통 아이로 살아가기 동수는 아주 건강한 장애인입니다. 비록 다리를 자유자재로 쓰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남들 다 하는 걸 못 한다고 빼거나 피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동수는 주체의식이 뚜렷한 아이입니다. 장애아라고 해서 다른 아이와 다르게 특별 대우를 받는 걸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또 경찰관 아저씨가 자기를 오토바이로 등, 하교 시켜 준다고 했을 때도 우쭐하거나 뻐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머니가 더 이상 자신을 업고 다니지 않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기특한 녀석이지요. 그런 동수에게도 꿋꿋이 받아넘기기 어려운 부분이 있답니다. 바로 반 친구들 사이의 일이죠. 서울로 전학을 왔는데 반 아이들이 동수를 가운데 놓고 편을 갈라 싸움을 벌이니 동수의 심정이 어떨까요? 한쪽은 장애인을 돕고 살아야 한다고 하고, 동수를 유독 미워하는 창진이 쪽은 장애인들은 없어져야 할 존재들이라며 악담을 퍼붓습니다. 자신의 존재 자체가 논란의 소지가 된다는 것이 동수는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보통 아이라면 그럴 일이 없을 테니까요. 이런 아이들의 실랑이도 알고 보면 어른들 모습의 투영입니다. 한 아이가 아버지의 말을 빌어 ‘아침에 맹인을 보면 재수가 없다.’고 험담을 합니다. 어른들이 장애인을 꺼리는 걸 보지 못했다면 어떻게 이런 말을 알게 되었을까요? 작가는 이렇듯 어른들이 무심코 한 행동이나 말이 아이들에게 습자지처럼 그대로 흡수된다는 걸 정확히 꼬집어 주고 있습니다. 한편 예민한 동수에게 어른들의 가식과 위선은 늘 의아스럽고 혼란스럽습니다. 졸업할 때까지 동수를 등, 하교 시켜 주겠다던 경찰관 아저씨가 일 계급 특진을 했다는 이유로 얼마 안 되어 발길을 끊은 점이나, 기자들이 찾아와 취재를 한답시고 수업을 다 마친 것도 아닌데 하교하는 장면을 찍는다거나, 다음날 등교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라고 하는 걸 동수는 도무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동수가 이런 현실과 꾸밈의 괴리감에 빠져 괴로워하는 진짜 이유는 바로 자신이 장애아라는 것, 다른 친구들과 다른 특별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죠. 사실 동수의 희망은 아주 소박합니다. 장애인으로 유명해져서 신문에 나고 전국적으로 알려지는 것보다, 동물원의 원숭이처럼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고 거짓된 모습을 보여 주는 것보다, 동수는 그저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공부하고 제 시간에 집에 가는 평범한 아이가 되길 바랍니다. 처음부터 남들과 다른 존재로 태어난 장애아 동수는 평생을 그 ‘다름’이라는 것과 씨름하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어쩌면 이번 경험이 동수에겐 인생에서 몇 번씩 닥칠 고비 중 하나인지도 모릅니다. 꿋꿋하고 자립심 강한 아이답게 동수는 한 차례 심한 열병을 앓은 뒤 툴툴 털고 다시 일어납니다. 엄마가 사 준 전동 스쿠터를 타고 혼자 힘으로 학교를 다니기로 했거든요. 동수와 반 아이들은 더 이상 경찰 오토바이의 화려함과 번쩍거림에 흥분하지 않게 된 거죠. ▶장애아 문제뿐 아니라 어른들의 가식을 비틀어 꼬집는 다면적 시각 분명 경찰관 아저씨는 선한 의지로 동수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사정이 갑자기 바뀌었다고 황급히 도움의 손길을 거두어들인다면 장애인들은 마음의 상처를 입고 또다른 도움의 손길을 신뢰하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장애인들은 어설픈 도움은 받으려 하지 않습니다. 가능한 한 자신이 스스로 설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여깁니다. 도움을 주는 사람 역시 책임감 있는 도움이 뭔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겁니다.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을 특별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눈길이 없기를 소망하는 작가의 마음이 담백하게 잘 담겨 있는 작품입니다. 지나치게 감정에 치우치지도 않고, 작가의 목소리가 과장되게 높지도 않으면서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풀어 냈습니다. 고정욱 선생은 단순히 장애아의 문제에만 귀기울이는 글쓰기를 거부합니다. 장애아 주위에 있는 친구의 입장을 사실적으로 그린 『가방 들어 주는 아이』처럼 이 작품 역시 장애아 문제뿐 아니라 아이가 바라본 어른들의 꾸밈과 가식의 실체를 꼬집어 주는 다면적 시각을 보여 주고 있어 더 의미가 있습니다. 작품 곳곳에 혼자 고민하는 동수, 경찰 오토바이를 타고 한껏 주목받는 동수 등을 컬러와 흑백 두 톤으로 잘 표현해 낸 윤정주 선생의 일러스트 역시 읽는 재미를 더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