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꿴 호랑이 - 옛이야기 그림책 2 (양장)

줄줄이 꿴 호랑이 - 옛이야기 그림책 2 (양장)

$11.62
Description
기막히게 웃긴 옛이야기 그림책! 옛날에 무척이나 게으른 아이가 살았습니다. 하루 종일 방안에서 뒹굴기만 하는 아이에게 어머니가 화를 내자, 아이는 괭이 한자루로 구덩이를 팝니다. 그리고 온 동네 똥이란 똥은 다 주워서 그 구덩이에 넣고 흙을 덮더니 그 위에 참깨 한 섬을 뿌려둡니다. 이윽고 커다란 싹이 나고, 쑥쑥 자라 정자나무만큼 커지더니 참깨가 주렁주렁 열립니다. 아이는 참깨로 짠 기름을 강아지에게 먹여 키우는데….

〈줄줄이 꿴 호랑이〉는 게으른 아이가 강아지를 이용해 온 산 호랑이를 다 잡아 큰 부자가 되었다는 신나는 허풍입니다. 이 작품은 일확천금을 꿈꾸는 황당한 이야기가 아니라 부자가 되고 싶은 서민들의 마음을 희극적으로 풀어 놓은 것입니다. 잘 먹고 잘 살기를 바라는 지금의 우리들처럼 우리 조상들도 그러한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줄줄이 꿴 호랑이〉는 이야기 만큼이나 그림이 재미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과장된 동작과 표정은 인물의 심리와 상태를 유쾌하게 전달합니다. 중간 부분에 플랩(flap - 들춰보기)으로 열어볼 수 있는 페이지가 있습니다. 사계절 출판사에서 내놓은『옛이야기 그림책』시리즈 두 번째 책.
저자

권문희

서울대학교동양화과를졸업했습니다.삼대가함께사는가족사이에서퍼져나오는따스한온기에이끌려그림을그리기시작했고,그리는내내행복했습니다.옛글와옛사람들의숨은이야기를맛깔나는그림으로선사하는그림작가입니다.역사속인물들을금세친한친구로만들어줍니다.쓰고그린책으로『깜박깜박도깨비』,『줄줄이꿴호랑이』,『석수장이아들』가있고,그린책으로『백구』,『까치와호랑이와토끼』,『내더위사려!』,『동에번쩍』,『콧구멍만바쁘다』,『학교가기싫은날』,『조선수학의신,홍정하』,『무섭지만자꾸듣고싶은역사속귀신이야기』등이있습니다.

출판사 서평

이야기재미

이그림책은옛이야기답게“옛날에게으른아이가살았어”로시작해서,“지금도그동네에가면고소한냄새가폴폴난다지”라는문장으로끝을맺습니다.전형적인옛이야기서두와결말이지요.특히끝문장을보면이이야기가과장이심한재밌는이야기라는것을어림짐작할수있습니다.

게으른아이를설명하는문장은단하나입니다.“어찌나게으른지아랫목에서밥먹고윗목에서똥싸고,아랫목에서밥먹고윗목에서똥싸고,일이라고는아무것도하지않았어.”‘아랫목에서밥먹고윗목에서똥싸고’라는구절이아이가얼마나게으른지알려주지요.하루종일방밖으로나가는일이없다는이야기니까요.밥먹고똥싸는일을한공간에서해결할정도로게으르다는걸그림이다시한번강조해서보여줍니다.화가난어머니도그랬지요,“너는아랫목에서밥먹고윗목에서똥싸고,아랫목에서밥먹고윗목에서똥만싸고있냐?”고요.어머니가괭이를구해준다음부터이야기는시침뚝떼고허풍을떨기시작합니다.한길넘는구덩이에온동네똥을져다넣고흙덮고참깨씨앗을뿌렸더니그싹이정자나무만큼크게자라서참깨가주렁주렁열렸고기름을짜니수수십항아리나나오더라,강아지를기름먹이고기름바르고해서키운다음산에묶어두었더니강아지가얼마나미끄러웠는지호랑이가삼켜도똥구멍으로빠져나오더라,그래서온산호랑이를한밤에다잡아큰부자가되었더라는신나는허풍이지요.

이아이처럼게으름다피우고도한번손댄일이그처럼잘되어큰부자가되면얼마나좋을까요?게다가그림을보니큰부자가된후에는야단치던어머니도아이와함께목침베고게으름부리니더더욱좋지요.이제는아이더러게으르다고야단칠일이없을테니까요.예나지금이나민중은큰부자가되어일하지않고잘먹고잘살기를바랍니다.옛사람들은그소망을이이야기에담아놓았지요.그랬으면얼마나좋을까하고말입니다.그래서이렇게허풍심한이야기에자신들의소망을실현시켜놓았습니다.그리고우리는지금도이이야기를즐깁니다.우리의소망도옛사람들과다를바가없으니까요.거기에서한발더나아가작가권문희는결말에게으름피우는어머니의뒷모습을그려넣음으로써어머니의잔소리에서벗어나고싶어하는어린이의소망까지담았습니다.
그렇다면,이이야기는게으름피우면서황당한일확천금의꿈이나꾸면서살자는얘길까요?아니지요.이야기는우리에게생각과느낌을줍니다.비극적이야기는문제의식을갖게하고희극적이야기는위안을주지요.이이야기가우리에게주는것은아마도위안이아닐까요?게으름피우면서도잘먹고잘살고싶은어쩔수없는욕망을인정하고달래주면서,그욕망을한바탕웃음으로툭툭털고일어나또다시열심히살게하는그런힘말입니다.

그림재미

이그림책의재미는등장인물들의과장된동작과표정에있습니다.표지에등장하는호랑이는“애걔,한입거리도안되는강아지네”하고말하는듯합니다.표제면에서는아궁이에불을때는어머니표정이영심상치않습니다.시선을따라가보면방문앞에놓인짚신에이르지요.그짚신임자에게화가났구나하는짐작이갑니다.그리고첩첩이놓인산뒤로호랑이꼬리도보이지요.“옛날에게으른아이가살았어”라는문장으로이야기가시작됩니다.목침배고누운아이뒷모습을보세요.손가락발가락하나까딱하지않을듯한자세입니다.파리가윙윙거려도꿈쩍않지요.그런아이한테소리치는어머니모습은무시무시합니다.아이는어느새조그맣게몸을말고앉아서“괭이가있어야땅을파지요”하고대꾸하는데그표정이며동작이여간겸손해보이지않습니다.그전페이지에서누운채“배고파요.저녁밥주세요”하던당당함은사라지고없습니다.이처럼모든장면의그림들이글에드러나지않는인물의심리와상태를보여주니책을볼때마다그림읽는재미가더좋아집니다.
그리고빠뜨릴수없는것이기름강아지의표정입니다.처음호랑이에게먹혔다가똥구멍으로나올때에는정신이다달아난표정인데,두번째호랑이한테서빠져나올때는“그러게나를왜먹어?”하는표정입니다.그리고막바지에이르면아주능숙한다이빙자세로호랑이똥구멍을빠져나옵니다.

본래의이야기가지닌허풍에,작가권문희의생동감과해학넘치는그림이더해져서이그림책『줄줄이꿴호랑이』가탄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