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란말조차막막해진시대,
나답게살기위해필요한것은‘노오력’이아닌‘욕망연습’
딱히하고싶은것없고뭘해야할지도모르는십대,그리고우리안의열일곱살들을위한철학처방전.『열일곱살의욕망연습』은철학교사로재직하면서‘일상에서철학하기’를실천하는생활철학자안광복이“일상인들과부대끼며철학했던20년세월을갈무리하는책”이다.이책에는오염된언어가되어버린‘꿈’과‘노력’이아니라‘욕망’과‘연습’이라는말이등장한다.저자는자기계발에치우친‘노력’담론을철학ㆍ심리학ㆍ교육학관점에서대중적으로풀어낸다.읽기와쓰기를오가며,정형화된자기소개서를벗어난다른자기서사를만들수있도록이끄는구성도섬세하다.
이책에따르면,경쟁은치열하지만종착지는불확실한시대에나답게살려면‘나는무엇을꿈꾸어야할까?’,‘진정한행복은무엇일까?’하는물음에답할수있어야한다.그리고제대로된욕망을찾고가꾸기위해서철학의도움을빌린욕망연습이필요하다.이책이던지는물음들을따라가며상처에서의미를찾고당연한것에의문을품고진정한욕망을꿈꾸게된다면,‘내가원하는나’에부쩍가까워진모습을발견할수있을것이다.저자는이것을기꺼이‘성장’이라고부른다.
정작원하는것을잃어버린십대들을위한철학처방전
십대들이가장많이받는질문중하나는“꿈이뭐냐?”는질문일것이다.하지만이것은가장곤혹스러운질문중하나이기도하다.‘꿈’은손쉽게진로와등치되며,취업이잘되는학과나경제적으로안정적인직업인‘교사’,‘공무원’,‘의사’라는대답으로이어진다.꿈은현실과너무나가까이밀착되어있거나어른들의바람으로부터주입된다.한편,딱히하고싶은것도해낼수있겠다는확신도없고,당장뭘해야할지도모르는누군가에게꿈이란섣불리말할수없는것이다.‘꿈’은일상에서너무나멀리있다.물론“행복해지고싶어요.”,“하고픈일을하면서살았으면좋겠어요.”,“성공해야죠.”와같은소망을이야기하기도하지만,이들역시‘행복’,‘하고픈일’,‘성공’이무엇인지에대해서는뾰족한설명을하지못한다.
‘꿈’이란말자체가꿈꾸는일을가로막는장벽이되어버렸다.우리는‘꿈’에냉소하거나‘꿈’을신성화하는시대를살고있다.그래서이책『열일곱살의욕망연습』은이미오염되어버린말인‘꿈’이아니라‘욕망’을이야기한다.인생을내가원하는대로가꾸고싶다면,지금이본격적으로어른의삶을준비해야할십대시기라면더더욱,‘나는무엇을꿈꾸어야할까?’,‘진정한행복은무엇일까?’와같은추상적물음에대해잠정적이라도,나만의대답을가지고있어야한다.그렇게찾아낸각자의대답이바로‘욕망’,즉‘꿈’의다른이름이다.그리고제대로된욕망을찾고가꾸기위해이책은기꺼이‘철학’의도움을빌리자고제안한다.철학은“‘좋은삶’이무엇인지,어떤욕망이바람직한지를끊임없이되묻”는것이기때문이다.‘철학함’은“나만의생각과느낌에서벗어나현실을냉정하고합리적으로보는데서시작”하며,‘(철학적)성찰’은“지금나에게벌어지는일은왜일어났는지내가하는일은어떤의미가있는지끊임없이되물어보”는것이다.
‘노력’이‘노오력’이된세대를위한욕망‘연습’
『열일곱살의욕망연습』은자기고유의욕망을마주할용기를불러일으킬뿐만아니라,욕망을키우고지속하기위한구체적인방법과실용적인삶의기술들을제공한다.특히,이책은제대로된욕망을가꾸는데‘노력’이필요하다는점을강조한다.하지만그것은개인의의지와노력으로모든것을바꿀수있으며,하면되고,할수있으니,해야한다며‘노오력’을다그치는것이아니다.이책은“목적을이루기위하여몸과마음을다하여애를씀”이라는‘노력’의의미를되짚어보며,자기계발에치우친‘노력’담론을철학?심리학?교육학관점에서대중적으로풀어낸다.또한‘꿈을꾸라는데,꿈을이루기위해노력을하라는데,도대체뭘어떻게해야할까?’라며난감해하는이들을위해노력의‘기본’을알려준다.그것이바로‘욕망연습’이다.
이책에따르면,논리적인말솜씨도,열정도,좋은습관도,우정도,심지어인격까지도오랜훈련과연습의결과이다.그리고욕망연습은‘왜나는지금처럼살게되었을까’라는물음에답하는것으로부터출발한다.미래란결국현재가쌓여만들어지는것이라서미래를바꾸고싶다면현재를바꿔야하기때문이다.지금과다르게살기위해서자기인생의‘목표(목적)’부터근본적으로재점검하는작업,목표로향하는과정에서부딪히는고난의의미와이유를찾는작업이필요하다.나아가,욕망의수준을끌어올리고좋은욕망을틔우려면지혜로운말로스스로를다독이고,시간을관리하며일상을다잡고,사람사이를아름답게가꿀줄아는‘기술’을습득해야한다.이때,누가보건보지않건꾸준히자기생활을가다듬는신독(愼獨)과마음속으로닮고싶은사람을생각하며스스로의행동에문제가없는지끊임없이반성하는사숙(私淑)은욕망연습의기술인동시에‘철학하는삶의태도’이기도하다.
이러한연습을독려하기위해이책은핵심덕목찾기,나의이름짓기,‘인생스토리’파악하기등여러실천의항목들을제시한다.또한‘볼레로’의음악구조처럼비슷한테마를반복하며심화하는구성을취한다.다섯개의장은각각독립적이며,각장에속한글들은‘자기성찰’,‘상처및콤플렉스탐색’,‘의미찾기’,‘대안제시’형태로발전한다.하지만장마다내용이조금씩겹친다.비슷한내용이장을거듭할수록반복되며,한번씩더생각하게만드는구도이다.이렇게‘탐색과정’을나선형으로반복?심화시키는것은교육학적인기본설계이며,단박에제대로된‘철학작업’이이루어진경우가없었던실제학교수업을반영한구성이기도하다.독자들은이책에서조금씩겹치면서반복되는물음들을따라가다보면자기삶을가꾸어나가는실질적인힘을기를수있다.
SNS와‘자소설’시대의자기서사만들기
SNS시대,사람들은끊임없이자기를소개한다.‘셀카’를찍고,무엇을먹고누구를만나고어디에갔는지사진을올리고글을쓴다.하지만이미지와취향과체험의나열로이루어진리스트에는정작,삶을이끄는‘이야기’(서사,story)가없다.아이러니하게도,십대들은입시(입사)를위한기술습득에쫓기며자기소개서를쓰다가자신이살아온삶을처음으로돌아보는경우가많다고한다.‘나는어떻게살아왔고,어떻게살것인가?내장점과비전은무엇인가?’라는질문을던지며‘나’라는고유한이야기를고민하는순간의출현이다.하지만학교나회사에서요구하는인재상을충족시키기위해경험과기억을특정한틀에구겨넣다보면고민은증발하고‘자소설’이라는비아냥과자괴감을피할수없게된다.그렇다면정말필요한것은학교나회사를신경쓰지않고온전히내삶을위해자기소개서를쓰는시간,‘나’에게‘나’를소개하는시간이아닐까.
『열일곱살의욕망연습』은읽기와쓰기를오가며,자신이살아온생애와문제의식,가치관,삶의태도등에대해탐구하고다른자기서사를만들도록이끈다.이책은먼저하나의테마를중심으로철학자나심리학자,작가들의이야기를들려주고,꾸준한글쓰기를통해스스로대답을찾도록돕는다.각글말미에‘성장노트’,각장말미에‘나를기록하다’를배치해자신의지난삶을성찰하고앞날을설계할수있는글쓰기를유도한다.독자들은‘성장노트’를쓰면서자기를탐색하는욕망연습을하고,이것이자기소개서를위한일종의기초자료가되어서각장이끝나는시점에‘나’에대해깊이있는‘기록’을남길수있다.아울러,하나의테마에대해더알고싶을때참고할수있도록,책말미에「더읽어볼책」을수록하였다.
저자의철학교사20년을갈무리하는‘성장’의정석
『열일곱살의욕망연습』은철학교사로재직하면서‘일상에서철학하기’를실천하는생활철학자안광복이고등학교3학년학생들을대상으로한수업프로그램을바탕으로집필한책이다.이수업은한사람씩앞에나와10분동안그간가슴에쌓인상처를이야기하고한시기를떠나보내는‘졸업리추얼’자리로끝난다.처음부터자기이야기를솔직하게털어놓는경우는드물기때문에입시와직결된자기소개서쓰기요령을배울수있다고포장하지만,이수업이‘나’에관해던지는무수한질문들에대답하려면학생들은더많이,더깊이생각할수밖에없다.그리고이과정에서자신이겪은경험이주는의미를발견해내고,개개인고유의색깔도선명하게드러난다.이렇게실패와좌절과아픔을이겨내며영혼은부쩍‘성장’한다.또한자기가어떤사람이며무엇을원하는지에대한탐구는실질적으로이후의진로선택,특히입시를위한자기소개서를쓸때도도움이된다.
저자는이책을“일상인들과부대끼며철학했던20년세월을갈무리하는책”이라고적었다.실제로이책에는저자의철학교사생활20년을결산하는이야기가오롯이담겨있다.그동안저자가진행한여러철학수업의화두는‘성장’이었고,중심물음은‘세상에서어떻게살아남을까’가아니라‘세상에서무엇을하고싶은가’였다.『WhoAmI?:나는내가만든다』(2004)『열일곱살의인생론:성장을위한철학에세이』(2009)『도서관옆철학카페』(네이버연재칼럼‘성장을위한철학노트’에실린글들을다듬은책,2014)등으로이어져온저자의면밀한문제의식은이책에서다음과같은문장으로응축된다.“상처를곱씹으며의미를찾고당연한것에의문을품으며진정한욕망을꿈꾸게하라.”이것이저자의철학수업이목표했던것이자이책의‘고갱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