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깜박 도깨비 (양장)

깜박깜박 도깨비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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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누구라도 친구 삼고 싶을 도깨비 이야기,『깜박깜박 도깨비』. 옛날에 부모 없이 혼자서 근근이 살아가는 아이가 하나 있었답니다. 하루는 아이가 밤늦도록 일하고서 집에 가는데, 누가 “얘, 나 돈 서 푼만 꿔 줘.” 하고 말을 걸겠지요. 가만 보니 발이 없어, 오라 이게 도깨비로구나 싶은데 꿔 줄까 말까. 하루 종일 번 돈이 딱 서 푼인데 그걸 꿔 달라니, 그것도 처음 만난, 사람도 아니고 도깨비한테 꿔 줘야 하니 멈칫할 수밖에요. 하지만 아이는 꼭 갚아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할지언정 큰맘 먹고 돈을 꿔 줍니다. 이때부터 아이와 도깨비의 긴 인연이 시작되는데….

저자

권문희

서울대학교동양화과를졸업했습니다.삼대가함께사는가족사이에서퍼져나오는따스한온기에이끌려그림을그리기시작했고,그리는내내행복했습니다.옛글와옛사람들의숨은이야기를맛깔나는그림으로선사하는그림작가입니다.역사속인물들을금세친한친구로만들어줍니다.쓰고그린책으로『깜박깜박도깨비』,『줄줄이꿴호랑이』,『석수장이아들』가있고,그린책으로『백구』,『까치와호랑이와토끼』,『내더위사려!』,『동에번쩍』,『콧구멍만바쁘다』,『학교가기싫은날』,『조선수학의신,홍정하』,『무섭지만자꾸듣고싶은역사속귀신이야기』등이있습니다.

출판사 서평

옛날에혼자살던아이가도깨비를만났다는데
옛날에부모없이혼자서근근이살아가는아이가하나있었답니다.하루는아이가밤늦도록일하고서집에가는데,누가“얘,나돈서푼만꿔줘.”하고말을걸겠지요.가만보니발이없어,오라이게도깨비로구나싶은데꿔줄까말까.하루종일번돈이딱서푼인데그걸꿔달라니,그것도처음만난,사람도아니고도깨비한테꿔줘야하니멈칫할수밖에요.하지만아이는꼭갚아야한다고신신당부를할지언정큰맘먹고돈을꿔줍니다.
이때부터아이와도깨비의긴인연이시작되었습니다.생김새도고만고만,키도고만고만하니둘은참닮았습니다.머리모양과옷색깔만바꾸면영락없이닮은꼴입니다.그래도하나는사람,하나는도깨비인데요.둘이어떤인연을맺게되는걸까요?

날이면날마다“어제꾼돈서푼갚으러왔다.”
약속대로도깨비는다음날,돈서푼갚으러왔겠지요.두손모아달랑달랑돈서푼들고눈을깜박이며서있는모양새가마치잘했다고칭찬받기를기다리는천진한어린아이같습니다.그런데여기서그치지않습니다.그다음날,도깨비는돈갚은걸깜박까먹고또옵니다.
“어제꾼돈서푼갚으러왔다.”
“어제갚았잖아.”
“어라,얘좀봐?어제꿨는데어떻게어제갚아?”
그러고는안갚은게맞다고도리어아이를타박하지요.돌아서면까먹고돌아서면까먹고주구장창돈갚으러오다가,하루는아이집에서찌그러진냄비하나를발견합니다.자,이제돈서푼에냄비까지얹어가져다줍니다.먹고싶은건다나오는요술냄비이지요.그런데사려깊은도깨비눈에띄는것이어디냄비뿐이겠어요?닳아빠진다듬잇방망이를보더니다음엔방망이도새걸로가져다주겠다고합니다.원하는건뭐든나오는도깨비방망이입니다.
이렇게아이네집살림은점점늘고,도깨비네집살림은어찌되었나궁금할즈음,우는소리가나서나가보니도깨비입니다.살림을헤프게쓴죄로벌받으러하늘나라에간다고요.그런데이사랑스러운도깨비를어찌합니까.가만보니,벌받는게무서워서우는게아니지요.그저아이랑떨어지는게서운하고,아이한테꾼돈못갚고가는게미안해서우는게아니겠어요?이미갚았다고,집에다있으니도로가져가라는데도,도깨비는벌다받고오면꼭갚겠다며가버렸습니다.사람의수명과도깨비의수명이달라,아이는행복하게살다죽었는데그러고도한참을지나,도깨비는돈서푼에냄비에방망이까지챙겨들고와서“어라?얘네집이어디더라?벌다받고왔는데…….”하더랍니다.이쯤이면세상에서가장귀엽고사랑스러운도깨비라할만하겠지요.

우습고사랑스러운도깨비이야기에담긴
행복하게잘살고싶은마음
이제아이의입장으로돌아와서살펴볼까요?세상에이아이만큼운좋은아이가어디있을까요?그저돈서푼꿔주었을뿐인데그뒤로는도깨비덕분에힘들이지않고살수있었으니까요.하지만기댈곳하나없이하루벌어하루먹고사는아이에게돈서푼은적은돈이아닐겁니다.용케돈꿔줄마음을먹은것이지요.그것도도대체믿어야할지모를도깨비한테요.그러고서자꾸자꾸늘어나는살림에아이마음도사뭇여유롭고좋았을겁니다.누구나부자되고싶은소망이있으니,그솔직한마음을꾸짖을수는없습니다.다만,그림을보면,아이가큰욕심은내지않는걸알수있습니다.아이가보기에도이도깨비가너무깜박깜박하는것같으니,혹시몰라받은걸다쓰지않고쌓아두지요.도깨비가벌받으러가고난다음에는,이웃들한테냄비며방망이를조금씩나눠주었습니다.그림을살펴보면발견할수있습니다.
누구나큰부자가되어잘먹고잘살고싶은마음이있습니다.현실에서는힘들지만이야기에서는실현이가능합니다.허구일지언정이야기로부터마음을위안받고달래어,현실을살아내는힘을얻고자하는마음이옛이야기에담겨있습니다.그러면서도너무넘친다싶은욕심은살짝고삐를걸기도합니다.
아이도그런마음이지않았을까요?혼자외롭게,힘들게살아가야하는데착한도깨비하나툭나타나면어떨까?그래서형편도나아지고행복해지면얼마나좋을까?이렇게생각하고보면,어쩐지아이와도깨비의닮은꼴이예사로보이지않습니다.도깨비는아이가그려낸소망일지도모르겠습니다.아주귀엽고사랑스러운소망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