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건너는 소년 (최양선 장편소설)

밤을 건너는 소년 (최양선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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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네 마술은 진짜 같아. 그 시간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어
지독히도 불행한 세 소년 앞에 마술사 부자가 나타나면서 마법 같은 기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동지인지 적인지 마술사 부자의 정체를 알 수 없지만, 신비로운 마술을 보고 나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평온해진다. 마술이 시작되는 순간, 세 소년의 운명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까? 『밤을 건너는 소년』은 밤으로 내몰린 세 소년의 이야기와 미스터리한 마술사의 정체를 추리해 가는 과정을 그린 청소년소설로 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수혜작이다. 사계절 1318문고 백여덟 번째 책.
저자

최양선

저자최양선은대학에서문예창작을공부했다.『몬스터바이러스도시』로제11회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지도에없는마을』로제16회창비좋은어린이책공모전에서대상을받았고,청소년소설로『너의세계』를냈다.

목차

마술사부자/은밀한거래/박쥐의실체/새가선택한소년/지하방에서벌어진마술/용호파/거래의시작/시온이의마술/솔선수범/밤의소년/피할수없는선택/어긋난계획/죄의고백/희망의끈/이상한징후/배신/재민이의빈자리/새로운마술/미행/무대위의시온이/마법의순간

출판사 서평

판타지와추리를적절히엮어우리사회의이면을깊숙하게파고드는최양선작가의신작
‘동화의경계를넓힌놀라운신예작가’라는평을받으며『몬스터바이러스도시』로제11회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지도에없는마을』로제16회창비좋은어린이책대상을수상한최양선작가가『너의세계』에이어두번째청소년소설『밤을건너는소년』으로돌아왔다.최양선은SF,판타지,추리등의장르적요소를이야기속에적절히혼합해현실의부조리한면을예리하게드러내는작가다.미래세계를배경으로한전작들과달리,이번작품에서는불신과경쟁이팽배해진지금우리사회를배경으로소설의현실감을한층더불어넣었다.
각기다른이유로위태롭게살아가고있는세소년에게마술사부자가나타나면서알수없는일들이벌어지는데,사건은세소년의시선에서번갈아진행되면서속도감있게질주한다.이야기곳곳에숨겨진단서들을하나하나맞춰나가다보면마술사의숨겨진정체가드러나고,인간에대한날카로운질문을던지게된다.

지독히불행한세소년과마술사의기이한만남
세소년의생활은마술사부자가나타나면서달라지기시작한다.한소년은고등학교자퇴후나이트클럽에서‘박쥐’란이름으로웨이터일을한다.박쥐란별명답게그는음울한비밀스러움을잔뜩풍기고,낮에자고밤에생활하는것이익숙하다.가족이라곤아버지하나뿐인데걸핏하면박쥐가힘겹게번돈을갖고도망가는,일생에도움이안되는인물이다.어느날마술사시온이와그의아버지는박쥐가일하는클럽에마술공연을하러온다.불신과경계에익숙한박쥐는자신에게관심을보이는마술사의존재가은근히거슬린다.

“비둘기가선택한소년,잠시무대위로올라와주시겠습니까?”
(……)
박쥐는마술사와나란히무대위에섰다.마술사가박쥐어깨위에있는비둘기를자기손목에올려놓았다.
“이비둘기는주술사입니다.주술사비둘기는이곳에서가장슬픈운명을지닌사람을찾아선택하죠.”
마술사의말에박쥐는그의얼굴을힐끔쳐다보았다.사람들이자기를동정의눈길로바라보는것만같아마음이몹시불편했다.
“하지만주술사비둘기는슬픈운명을바꿀기회를주기위해소년을선택한것이기도합니다.”
_본문37쪽

그냥마술일뿐인데슬픈운명을바꿔준다는마술사의말이박쥐귀에계속맴돈다.운명을바꿀마술이라는게정말있는걸까?
한편박쥐에게도유일하게마음이가는아이가있다.박쥐와처지가비슷한철진이란아이다.철진이는클럽뒷골목에서우연히만난박쥐에게클럽의남은음식을몰래건네받은뒤부터갈곳이없을때가끔박쥐를찾아온다.
철진이는집에선가정폭력에시달리고,밖에선용호파아이들에게끊임없이괴롭힘과갈취를당하는데,자신의돈줄이되어주는건같은반재민이다.공부에쫓기며살아가는전교2등재민이는철진이에게다른아이를괴롭히게한뒤그걸지켜보며자신의스트레스를풀곤했다.철진이와재민이는그야말로‘서로의피를빠는관계’였다.그런데철진이네반에마술사시온이가전학을오면서철진이는위기를느낀다.시온이를만나면서재민이가변화하기시작한것이다.이전과확실히달라진재민이의반응은철진이를불안하게만든다.

철진이는재민이의반응을상상하며커튼틈으로눈길을옮겼다.재민이의눈이보였다.저러다가시온이에게들키면어쩌나싶었다.철진이는재민이에게잘숨으라고눈으로신호를보냈다.그러나재민이는꼼짝하지않았다.철진이는여태껏한번도보지못한재민이의몽롱한눈빛과뭐에홀린것처럼텅빈동공이낯설기만했다.
_본문51쪽

절망의순간,마법처럼찾아온마지막희망
재민이는남부러울것없이유복한집안에서태어났다.그러나아무리공부를열심히해도2등에서벗어나지못한다는사실이늘발목을잡는다.가장친한친구이자선의의라이벌이었던성주에게‘너같은건사라져버렸음좋겠’다는문자를받은뒤로재민이역시성주를눈엣가시로여긴다.내심재민이도성주가사라져버렸으면좋겠다는생각이들찰나,재민이를일등으로만들어주겠다며철진이가무서운제안을한다.재민이는마음을다잡고철진이의제안을뿌리치지만이미박쥐까지끌어들인철진이는성주를겁탈하기로계획한다.이때,두려워하는재민이의마음을어루만져주는건시온이의노래와마술이다.시온이의마술에는무언가빨아당기는듯한엄청난힘이느껴진다.

“더는누구를괴롭히는일로내스트레스를풀고싶지않아졌어.너?문인것같아.네노래를듣고마술을보면서내마음이달라졌어.”
시온이는환하게웃었다.재민이는그미소로위로를받았다.시온이가재민이앞으로한발짝다가섰다.
“그동안의일들……네잘못이아냐.네탓이아니라고.어른들때문이지.그렇게살수밖에없는세상을만든어른들.넌어른들의욕심이만들어낸희생자일뿐이야.그러니까죄책감느낄필요없어.이제철진이와의거래도완전히끊도록해.그럼되는거야.앞으로가중요해.”
재민이는시온이의말과미소에서따뜻함을느꼈다.
_본문122쪽

재민이가의도한건아니지만철진이의계획은성공적으로이뤄지고,재민이는다시일등자리에오른다.그리고성주사건의공범으로엮이지않기위해재민이와철진이는모든죄를박쥐에게씌우게된다.완전히혼자가된박쥐는마지막순간,슬픈운명을바꿔준다는마술사의말을다시한번떠올린다.


충격적인반전뒤에마주해야하는불편한진실
최양선작가의이야기에는항상숨겨진비밀을추리해나가는재미가있고그안에는묵직한메시지가담겨있다.지구와닮은행성인‘엘리시온’의비밀을밝히면서인간의사랑을이야기하는『너의세계』,미래시대에원인모를전염병이퍼지면서바이러스의수수께끼를풀어가는『몬스터바이러스도시』,지구끝에있는고물상과실종된사람들사이의관계를파헤치는『지도에없는마을』까지,결말을향해달려가다보면어느덧현대사회를살아가는인간의모습을되돌아보게된다.
신작『밤을건너는소년』에서도역시미스터리한사건이계속되는데,이야기초반부터작가가촘촘하게복선을배치한덕분에작품을다읽을때까지눈을뗄수없게한다.작품말미에드러나는충격적인반전을알고나면독자는섬뜩한기운과함께긴여운을느낄것이다.반전뒤에다가오는씁쓸한결말은안타까움을더욱자아낸다.
우정을사칭해철진이를이용하는용호파아이들,박쥐의처지를잘알고도끝내배신하는철진이,서로사라지길바라는재민이와성주등작품속에는온갖부도덕한일을서슴지않고벌이는아이들이등장한다.박쥐는끊임없이어둠속에서벗어나려애쓰지만‘그러나밤에익숙해진몸은쉬이변하지않았다.’라는표현처럼혼자힘으로빠져나오기엔이미주위환경이녹록치않다.
작가는‘악으로상징되는뱀파이어가아닌,세상에존재하는또하나의종으로서의뱀파이어’이야기를그리고싶었다고말한다.뱀파이어는인간의피같은시간을빨아먹고종족을보존하지만,작품에서드러나는인간들의모습을바라보고있으면뱀파이어와별반다르지않다는것을깨닫게된다.아들의돈을마음대로쓰는박쥐아버지,아내의등골을빨아먹고사는철진이아버지,직원의사정따위엔관심도없는클럽사장등철저하게이기적으로살아가는어른들의모습은어쩌면뱀파이어보다더잔인한존재일지도모른다.
뱀파이어가삼개월마다거처를옮겨다니면서도종족을보존할수있었던건지금도우리주변엔수많은재민이와철진이,박쥐가있기때문이다.마술사가시온이에게건넨마지막말은의미심장하게다가온다.

“앞서나가지마라.또나타난다.A시에서네가맛본일진아이.그아이의시간이엉켜버리자다른아이가그자리를차지했지.저녀석이얌전해지면또다른녀석이교실을,이도시를지배하려들거야.어느도시에나있는흔한일이다.”
_본문18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