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 소녀 (송미경 장편동화)

바느질 소녀 (송미경 장편동화)

$10.50
Description
어느 평범한 바느질 소녀의 마법같은 치유의 힘!
‘한국 아동문학의 큰 성과’라는 평가와 함께 2013년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은 송미경 작가의 장편동화 『바느질 소녀』. 동화집으로 주목 받아 온 작가가 동화의 본질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애쓰고, 어린이 독자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힘껏 손 내미는 작품이다. 이 책은 평범한 주인공 수지를 중간자로 내세워 현실과 환상을 자연스럽게 오간다. 새로운 공간이나 놀라운 모험 대신 우리가 늘 일상에서 보아 온 익숙한 풍경과 새로울 것 없는 현실이 배경인 이 이야기는 상처받고 일그러진 이 세상을 보듬고 치유할 존재로 바느질 소녀를 불러온다.

동네 공원에 나타난 거지 소녀. 등이 굽은 채 하루 종일 쭈그리고 앉아 있는 이 소녀는 사람들 눈에 거의 띄지 않는다. 수지는 어느 날 우연히 이 거지 소녀가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 구름이의 다리를 고쳐 준 것을 알게 된다. 수지 친구 준하가 기르는 개 역시 이 거지 소녀의 바느질 덕분에 멀쩡해진다. 자세히 살펴보니 이 거지 소녀가 동네 길고양이들이며 병든 동물들을 바느질로 낫게 해 주었던 것인데…….
바느질 소녀는 이 땅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폭력에 고작 작은 바늘 하나를 들고 맞선다. 강인한 영웅 대신, 크고 견고한 도구 대신 연약한 존재와 작은 사물로도 세상은 변할 수 있고, 바로 그 변화의 중심에서 모험을 시작하는 주인공은 아주 평범한 어린이라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일깨우는 책이다.
저자

송미경

저자송미경은『학교가기싫은아이들이다니는학교』로2008년웅진주니어문학상을수상하며등단했고,『어떤아이가』로제54회한국출판문화상을수상했다.『일기먹는일기장』,『복수의여신』,『우리집에놀러오세요』,『돌씹어먹는아이』등의동화와청소년소설『광인수술보고서』를썼다.

목차

글쓴이의말

구름이를찾아서
검은고양이멜론
해피는
이상한일들
밤의축제
낫게도하고아프게도하고
좋은일이왜위험해?
허리를펴세요
미안하지않아
부족한게없어요
누가그랬을까?
나쁜개도아프다
밤의피리소리

출판사 서평

한국아동문학의새지형도,송미경작가의놀라운동화적상상력

동네공원에나타난거지소녀.등이굽은채하루종일쭈그리고앉아있는이소녀는사람들눈에거의띄지않는다.수지는어느날우연히이거지소녀가자신이키우는강아지구름이의다리를고쳐준것을알게된다.수지친구준하가기르는개역시이거지소녀의바느질덕분에멀쩡해진다.자세히살펴보니이거지소녀가동네길고양이들이며병든동물들을바느질로낫게해주었던것.수지와준하는이소녀에게먹을것을가져다주면서가까워진다.소녀는밤이되면피리를불어아픈동물들을인적드문공원으로불러모으고,그동물들의이야기를들어주고아픈데를낫게해준다.이거지소녀의신비한바느질은동물만낫게하는것이아니다.등이굽은은비할머니,바보취급받는재호등사람들에게까지영향을미친다.동네엔거지소녀와관련해점점이상한소문이퍼지고급기야는이소녀를잡아보호시설로보내려는움직임까지일어나는데…….‘한국아동문학의큰성과’라는평가와함께2013년한국출판문화상을받은송미경작가의장편동화.

참신함과기묘함으로한국아동문학에새바람을불어넣은송미경작가의장편동화
2008년『학교가기싫은아이들이다니는학교』로웅진주니어문학상을수상하며등단한송미경작가는새로운작가의출현,기존에없던동화,기묘한판타지등등온갖수식어구를얻으며무서운신예로자리매김했다.2013년동화집『어떤아이가』로한국출판문화상을수상하며독특한작품세계를인정받은작가는『복수의여신』,『돌씹어먹는아이』등단편동화들을통해참신함과기묘함으로한국아동문학에새바람을불어넣었다.신작『바느질소녀』는동화집으로주목받아온작가가동화의본질에좀더가까이다가가고자애쓰고,어린이독자들에게그어느때보다힘껏손내미는작품이다.우리는그동안사실주의동화에길들여져왔다.과학적이고합리적인것을추구하는시대이다보니동화라기보다는‘아동소설’에가까운생활동화들이아동문학의대부분을차지하게되었다.하지만무엇보다중요한동화의본질은‘판타지’이다.독특한환상성을기본으로하면서아이들의따뜻한세계를마법처럼펼쳐보이는『바느질소녀』는주목받는동화작가로7년을지내오면서‘동화가무엇인지’새롭게자각한작가가스스로에게낸숙제같은작품이다.

평범한동네에사는평범한아이,수지에게생긴특별한일
수지는변두리동네에사는평범한소녀다.공부를잘하거나빼어나게예쁘거나집이부자도아니다.그런수지에게는강아지가있다.구름처럼북실북실한하얀털을가진구름이.구름이는할머니네서얻어온강아지다.태어날때한쪽다리가몸에붙은채태어나걷는게어색하다.수지에게는단짝친구도있다.같은반친구준하는5학년인데나눗셈곱셈도제대로못하지만줄넘기하나는세계선수감이다.또동네친구수목이는수지보다어리고학교에다니지않는다.집에서운영하는수목떡집에서엄마아빠일을돕는다.수목이아빠는낮에는수목이엄마와함께떡장사를하다가저녁이면술을먹고나타나서수목이와수목이엄마를괴롭히는것으로동네에유명하다.
어느날,수지는구름이를잃어버린다.구름이가갑자기집에서안보이는것이다.수지는구름이를찾아온동네를헤매고다니다피리소리에이끌려반달공원으로발을들인다.반달공원은동네에새로분수공원이생기면서,노숙자나거지들만간간이찾는인적드문공원이다.여기엔평소처럼거지소녀가구부정한자세로앉아있다.정확히언제부터인지는모르겠지만거지소녀는이른봄부터공원한구석을차지하고있었다.수지는소녀옆에서구름이를발견한다.아니구름이와똑닮은,네다리가멀쩡한강아지다.구름이일리는없는데어쩜이리똑같이생겼을까하며자세히살펴보니표정이며행동이완전구름이다.게다가수지가직접뜨개질해서목에걸어준실목걸이는확실한증표가되어준다.믿을수없지만구름이가틀림없으니수지는기쁨과안도,놀라움속에구름이를데리고집으로간다.

“너이얘기아무한테도하지마.알았지?”
“왜?좋은일인데.”
“사람들이믿겠어?여하튼진짜구름이를찾을때까진비밀로해.”
“얘가우리구름인데구름일또어디서찾아?엄마도봐서알잖아.”
“꼭닮은강아지일거야.”
엄마는말은그렇게하면서도한숨을쉬며구름이를멍하니바라보았다.(21쪽)

엄마는구름이가맞지만구름이면안되는멀쩡한다리를보고수지에게입단속을시킨다.사람들에게는비밀로하라고.

거지소녀와의만남
수지는구름이의다리가멀쩡해진것을보고수목이네고양이를떠올린다.수목이가정붙이며돌보는것은꼬리가잘리거나다친동네길고양이들이다.새끼때부터돌본검은고양이멜론은수목이가특별히아끼는고양이다.꼬리가잘린고양이들이동네에서순식간에사라져그동안동네에는고양이들이모두죽었다는소문만떠돌았다.수지는죽은줄알았던멜론을여전히수목이가돌보고있음을알게된다.그리고이모든것이거지소녀와관계가있음을깨닫고반달공원으로거지소녀를만나러간다.

“너지금무슨못된짓을하는거니?”
수지가뒷걸음치며말했다.몸이떨려서제대로걸음을떼지못했다.
“쥐덫에다쳤대.꿰매주고있는거야.”
거지소녀는태연하게바느질을하며대답했다.
“바늘로찌르면아플텐데.고양이가가만히있네.”
“곧나을테니까.”
“그렇게하면낫는다는거니?”
수지는몇걸음떨어진곳에서서가만히거지소녀를바라보았다.(30쪽)

수지는거지소녀의바느질로고양이의상처가낫는것을본다.소녀는곱사등에,허름한옷을입고,작은키에,늘힘이없다.바느질로동물들을원래대로고쳐놓고서공원쓰레기통을뒤져피자조각이나먹다남은케이크를꺼내아무렇지도않은듯먹는다.그전까지는전혀눈에들어오지않던거지소녀에게수지는마음이쓰인다.그래서준하와함께급식음식을도시락에담아소녀에게가져다준다.셋은함께줄넘기도한다.줄넘기를할때나도시락을먹을때편식하는걸보면소녀역시영락없는어린이다.

바느질소녀의신비한치유력
거지소녀는‘밤의축제’에수지와준하를초대한다.한밤중모두가깊이잠든시간에거지소녀의피리소리를듣고저멀리에서부터다친동물들이반달공원으로찾아온다.자신의이익만을챙기려는사람들의이기심에상처받고다친곰,원숭이,호랑이등이다.소녀는그들의이야기에진심으로가슴아파하고,정성껏치료해준다.

거지소녀가호랑이의상처난목에약초를바르고손으로어루만진뒤정성껏꿰매주었다.
“이제곧괜찮아지겠지?”
수지가말했다.
“이호랑이는억지로더살고싶지않대.고향까지갈수없겠지만,그저자기가떠나는길을지켜봐달래.”
수지는조심스레손을뻗어호랑이의등을쓰다듬어주었다.어느새준하도내려와호랑이를어루만졌다.무섭다는생각은사라지고없었다.(68쪽)

소녀의신비한능력은바느질이아니라마음깊은곳에있는것이아닐까.우리는소녀에게서종교적구원의메시지를읽거나메르헨이나전래동화에등장하는난쟁이같은존재를떠올릴수도있다.거지생활을하는,몸도약한바느질소녀는움막에서들짐승들과함께하루하루끼니를채우며살아가는존재다.남들보다뛰어난재능이나든든한가정도없는연약한소녀는하찮아보이는작은바늘에실을꿰고바느질을하고매듭을묶는손놀림으로자신을찾아오는병든이들을어루만진다.
사전적의미의‘구원’은어려움이나위험에빠진사람을구하여주는것이다.오늘날우리에게구원이란사전에만등재되어있을뿐,잃어버린말이아닐까.우리는남의어려움,위험을돌볼여유가없다.나자신이처한어려움이나위험만으로도충분히인생이고달프니까.거지소녀역시자신의한끼식사를걱정해야할정도로어려운형편인데어떻게이런일이가능할까?동화적해석을내리자면소녀의내면에는불가사의한능력이있다.마법의힘으로축복을내리거나저주를걸수있는존재처럼.그래서정태가키우는도사견돌격이가수지와준하를공격할때소녀는순식간에돌격이를개구리로변신시킨다.정태는현실에서는당연히그럴수없기에당황하던차에발밑에나타난개구리를맘껏짓밟는다.어디서감히개구리가?그러나개구리는다시돌격이로돌아오고돌격이는목숨이위태로운지경에놓인다.
아파본자만이타인의아픔에공감할수있고다시일어선자만이타인을치유할수있다.거지소녀는상처입고버려지고소외된흔적을자신의몸과환경에지녔기에세상의고통을이해하고가엾게여기는능력을가지고있다.이러한구체적인체휼은그것을필요로하는또다른사람들에게흘러들어간다.거지소녀는등이굽어잘걷지도못하고귀도안들려생활하기불편한은비할머니의허리도곧게펴주고,열여덟살이되도록아기같은행동을하는재호도멀쩡하게해준다.어쩌면이마법이통한것은자신의처지를비관하거나며느리를탓하지않는은비할머니나자식을낫게해달라며간절한마음으로청한재호엄마의숨김없는정직한마음덕일수도있다.우리는종종겉모습으로사람을판단한다.그러다보면정상적인생활에서소외되어있는사람들의눈으로바라본현실의참된모습을못볼수도있다.거지소녀는다른이의이야기를들어주고그들이자신에대한신뢰를회복해문제를해결하게하는데탁월한능력이있다.거지소녀는재호엄마가고마운마음으로사들고온옷도,돈도다거부하고오로지그날하루자신에게필요한먹을것만받아먹는다.

낫게도하고아프게도하고,믿음과불신의공존
현대사회는소유의시대라고한다.인간을평가하는데그사람이갖고있는내면적가치는보지않고,그사람이가지고있는것,지위나재산,학력이기준이된다는말이다.수지네동네사람들이나학교선생님들이정태네가족을대하는모습이딱이러하다.정태네는아빠가구청장이고엄마는학교학부모회회장에형제둘다공부를잘한다.정태형제는엄청난부와권력과지적능력을가진것으로도유명하지만동네에서못된짓을하고다니기로더유명하다.게다가최근에개통된전철역이정태네아빠덕분이라는이야기까지겹쳐어느누구도감히이가족에게대적할생각을못한다.그집도사견돌격이도이미동네에서사람을여럿물어문제를일으켰다.정태의형한태는공부는엄청잘하지만인성은뒤틀려있다.한태는친구들과준하네자전거수리점에손님이맡겨놓은자전거를훔치려다준하네개해피가짖자돌격이를풀어해피를만신창이로만들어놓는다.해피는한쪽눈이아예없어지고다리도절게되지만거지소녀가치료해준덕에원래대로돌아온다.해피가원래대로돌아오고,며느리한테괄시받던은비할머니나동네천덕꾸러기취급을받던재호가멀쩡해지자동네에는이상한소문이떠돈다.
거지소녀의신비한능력에대한반응은제각각이다.수지와준하처럼친구처럼지내는사람이있는가하면,수목이처럼현실에서벗어나게해달라고도움을요청하는사람도있다.
또은비엄마처럼마녀사냥을하려는사람이있고,정태나한태처럼거지소녀의능력자체를부인하는것으로도모자라필사적으로거지소녀를위험에빠뜨리려하는사람들도있다.우리의세계에균열을일으키는진실된존재를만났을때우리는어떤반응을보이게될까?
결국소녀는동네를떠나기로한다.피리소리로수지와준하,은비할머니와재호,수목이와정태,해피와구름이등자신과관계맺었던사람과동물들을반달공원으로불러내이별의식을치른다.정태는진심으로바느질소녀와수지,준하에게사과를하고,소녀는공원한구석에방치된채놓여있는돌격이를살려낸다.그러고는이별을아쉬워하는수지와준하를뒤로하고모여든동물들의배웅을받으며수목이와함께길을떠난다.

바람이힘차고부드럽게불어오며짙은안개를몰고와아이들을감싸주었다.
바느질소녀와수목이는불이밝혀진촛대를들고천천히숲속으로걸어들어갔다.
모였던짐승들이저마다왔던곳으로천천히돌아가고돌격이와정태도집으로돌아갔다.
수지와준하는그곳에한참을서있었다.아직새벽이밝아오지않은공원엔바람에흔들리는나뭇잎소리만가득했다.(142쪽)

어딘가에있을지도몰라,우리모두의바느질소녀
『바느질소녀』는평범한주인공수지를중간자로내세워현실과환상을자연스럽게오간다.새로운공간이나놀라운모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