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한담 (오래된 책과 헌책방 골목에서 찾은 심심하고 소소한 책 이야기)

독서한담 (오래된 책과 헌책방 골목에서 찾은 심심하고 소소한 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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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책 좀 읽는 사람이라면 솔깃해지는 사소하지만 흥미진진한 책 이야기!
대단한 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책, 별다른 가치가 없는 책, 헌책방 구석에 있던 책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40여 년 동안 늘 책과 함께한 학자이자 애서가가 들려주는 소소하지만 즐겁고, 가볍지만 색다른 이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또 다른 독서의 풍경을 전한다. 정약용과 이덕무의 책 빌리는 방법, 영영 사라질 뻔한 책, 경성의 베스트셀러, 부산 보수동 책방 골목까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저절로 귀 기울이게 되는 흥미진진한 세계를 만나보자.
저자

강명관

저자강명관은공부를직업으로택했고취미또한독서이기에평생책과함께하는삶을살고있다.주로공부방책주산실(冊酒山室)에서읽고쓰는일을하며,시간이날때는보수동책방골목에서책을뒤적이곤한다.그렇게학자이자애서가로서한권두권사모은책은대단한희귀본이나귀중본은아니지만,늘곁에서이런저런이야기를건네는동무가되어주었다.이책에는그들이들려준심심하고소소한이야기가담겨있다.
부산대학교한문학과교수로있다.2008년제8회지훈국학상,2010년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간행물문화대상을수상했다.지은책으로《조선후기여항문학연구》,《조선의뒷골목풍경》,《공안파와조선후기한문학》,《농암잡지평석》,《책벌레들조선을만들다》,《열녀의탄생》,《그림으로읽는조선여성의역사》,《조선에온서양물건들》,《신태영의이혼소송1704~1713》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1장그저그런책이야기

보수동책방골목에서책을팔아볼까
헌책방에서산60년전일기장
조선시대의일기들
일제강점기미모의서점주인
일제강점기의스테디셀러들
인터넷에서헌책구하기
책갈피에서나오는것들
어릴적학교도서관
빌려주고영원히헤어진책
책빌리는자,빌려주는자
나의《조선왕조실록》독서기
만화좋아하는대학교수
무협소설속졸개들은가족도없는가
감명받은책?
가장영향력있는책은무엇인가
평전을기다린다
망가진책의아쉬움
오감으로책읽기

2장오래된책들이남긴후일담
한자사전이야기
조선시대서울사전
《한양가》,19세기서울의풍물지
다산정약용의책빌리기
책빌릴때의예절
이덕무의조숙한책친구
학자의책모으기
인색한책인심
한국의장서가들
6ㆍ25전쟁과책
사라졌다다시나타난책
사라질뻔했다가살아난책
김춘동선생과《오주연문장전산고》
《금병매》와음란서생
일제의우리책반출기(1)
일제의우리책반출기(2)
신채호의고서사랑

3장한문학자의연구실단상
학자의전쟁터,서재
도서관의이용불가도서
귀중본은보여주기싫은책인가
일제강점기의신문들
테크놀로지의발달과학문
사라지는논문집
우연히찾은책(1)
우연히찾은책(2)
조희룡과의이상한인연
대갓집청지기들의문학
그많던고문서는어디로갔을까
한번도들추어보지않은책
《사고전서》,지식의만리장성
《사고전서》를보기위한책
조선판총서기획
족보가있는지?
시간에엮인평생,연보

출판사 서평

1.책벌레들의취향을저격하는공감만점독서에세이
-이책의특징1
‘책방을차려볼까?’책을사랑하는사람이라면한번쯤떠올렸을생각이다.책에둘러싸여하루를보내고,취향이맞는단골손님과재미있게읽은책에관해이야기도하고,손님이없을때는좋아하는책을실컷읽을수도있으니그야말로애서가에게딱맞는일이다.읽고있는책이너무재미있어서남은페이지가줄어가는것이안타까웠던기억,보고싶은책을주문한후설레는기분으로배송을기다린경험은어떤가?이같은이야기에고개를끄덕인다면아마도당신은스스로책을좋아한다고자부하는사람,주변사람들에게책깨나읽는다는말을듣는사람일것이다.
이책《독서한담》에는당신처럼심심할때책을찾는사람이재미나게읽을수있는이야기들이가득담겨있다.저자강명관은이책이매우중요한책에관한이야기나인류역사에큰영향을끼친고전에대한비평이아니라,“그냥그저그런책에관한심심한이야기”일뿐이라고말한다.하지만‘악마는디테일에있다’고했던가.언제나책을곁에두는저자가포착한사소한단상,평범한책을읽으며발견한소소한사연은책마니아들이키득거리며공감할수있는즐거움을선사한다.

집가까이에작은구립도서관이생겼다.건물이무척예뻐호감이간다.옆에는맑은개울이흐르고,개울을따라산책로가나있다.약수터에갈때그곳을지난다.그도서관을보며정년이후를꿈꾼다.그래,정년이되면저기서시간을보내야지.약수터에갔다온뒤아침을먹고저곳으로출근해야지.부러워하기만하고읽지못한책들,이름만듣고들추어보지못한책들,술렁술렁읽어미안한마음이든책들을천천히음미하며읽어보리라.《논어》와《좌씨전》을,두보의시를,플라톤의《국가》와마르크스의《자본》을,《성서》와《코란》을읽어보리라.다시읽기도하고,새로읽기도하고,천천히읽기도하고,입으로외며읽기도할것이다.읽다가존다고나무랄사람도없고,당장갚아야할글빚도없으니,시간은온전히나의편일것이다.초등학교때그토록앉아보고싶었던그작은도서관의한구석에앉아서나는비로소연구를위한,원고를쓰기위한독서가아닌‘무책임한독서의자유’를한없이누려볼것이다.
_〈어릴적학교도서관〉중에서(50~51쪽)

2.낡고오래된책에서발견한독서문화사의한페이지
-이책의특징2
조선시대에는책이귀했기때문에사대부에게책을빌리는일이무척중요했다.이와관련된일화도많다.가난해서책을마음껏구입할수없었던이덕무는명문가의자제였던이서구에게많은책을빌렸다.이덕무는자신보다열세살이나어린이서구와친구처럼지냈으며,나중에는그의이름을따서자신의집을‘구서재’라고부르기도했다.정약용은다른당파출신홍석주에게책을빌려본후《매씨서평》을고쳤다.둘은평소에서로오가는관계가아니었다.하지만상대당파사람에게흔쾌히책을빌려주는일,그에대해진심으로감사하는일은책을사랑하는선비의도리였다.
하찮게여겨지던작은기록을꼼꼼히살펴우리역사의이면을소개해온한문학자강명관이이번에는책에관한소소하지만특별한이야깃거리들을꺼내놓았다.사라졌다가극적으로발견된〈무숙이타령〉과《설공찬전》,일제강점기경성의베스트셀러,1950년대한국의장서가들...이같은이야기들은그자체로흥미진진한에피소드인동시에우리의독서문화사를풍성하게만들어주는귀한자원이다.

1818년다산은강진유배지에서풀려나와《매씨서평》의원고를홍현주에게보냈다.홍현주는정조의사위고,그의형홍석주는영의정까지올랐다.그의집안은명문중의명문이었고,또거대한장서가로도유명했다.《매씨서평》의원고를본홍석주는홍현주에게염약거의《상서고문소증》을다산에게보내라고한다.《매씨서평》의부족하거나모자란점을보완하라는의미였다.책을받아든다산은망연자실했다.그리고이내《매씨서평》을고쳐나갔다.홍석주는노론이고,다산은남인이었다.평소서로오가는관계가아니었다.하지만홍석주는다산이필요한책을보냈다.다산은책의말미에서홍석주형제가책을빌려준데대해진심으로감사의뜻을표했다.그들형제의호의가아니었더라면《매씨서평》은완성될수없었을것이다.
_〈다산정약용의책빌리기〉중에서(123~124쪽)

3.한문학자의연구실에서바라본책과지식의풍경
-이책의특징3
한문학자는연구실에서어떤책을읽을까?연구자는언제기쁨을느끼는가?지식의생산과학문의발달에관해서는어떤생각을가지고있을까?저자는이책에서단순한애서가가아니라공부를업으로삼은학자로서바라본책과지식의풍경까지솔직하고구체적으로묘사한다.연구에필요한자료를쉽게열람하지못하게하는도서관의규정이나수준이떨어지는논문을양산해야하는학계의현실때문에느끼는답답함,꼭보고싶은자료를우연히발견했을때의기쁨이모두생생하게전해진다.

어느날교보문고에갔다.보통은인문서코너서가를훑고필요한책을구입해나오는데,그날은별이유도없이예술서쪽서가로가보았다.서예와관련한책을모아두는곳이었다.서가의크기보다큰책이불쑥튀어나와있었다.내가만약직원이라면‘미학적견지’에서그책을뽑아버렸을것이다.판형이보통책의두배나됨직한그책을뽑아보니,왕희지의글씨,곧법첩을영인한책이었다.그저그렇고그런책이었다.후루룩넘겨보니,몇면이안되는책이라금방끝이났다.그런데눈에확들어오는면이있었다.다시그면을열었더니,내가그토록보고싶어하던《벽오당유고》의첫면이아닌가.가슴이쿵쿵뛰었다.
_〈우연히찾은책(1)〉중에서(2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