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시민을 위한 민주주의 특강)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시민을 위한 민주주의 특강)

$17.53
Description
우리 시대 대표 지식인 12명이 민주주의에 대해 말하다!
민주주의를 말하는 12개의 목소리『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2009년 11월과 12월, 휴머니스트와 오마이뉴스가 공동으로 개최했던 민주주의 특강 내용을 기본으로 한 것이다. 내노라하는 지식인과 시민들이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 한 주에 두 번씩 100여 명의 시민이 짧게는 네 시간, 길게는 밤을 꼬박 새워 강연과 토론에 참여했다. 이 책은 강연을 통해 주고받은 이야기를 수정보완해서 펴낸 것으로,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던 지식인과 시민들의 열기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우석훈, 정희진, 진중권 등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12명의 지성들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법, 언론, 과학 등 우리 사회 각 분야를 넘나들며 더 나은 세계를 향한 우리의 사유와 행동을 제안하고 있다. 한홍구는 한국 민주주의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박명림은 민주공화국에서 국가를 다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정희진은 이 시대 소수자가 만들어지는 방식을, 진중권은 미디어 패러다임에 서서 민주주의를 기획하고, 홍성욱은 과학기술의 민주적 재구성을 논한다.
저자

도정일

저자 도정일(경희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은 20년 전에 ‘도강도강도강(都講盜講渡江)’으로 유명했던 경희대 명예교수 도정일. ‘도 교수의 강의를 몰래 듣고 강을 건넌다’는 의미의 은어라고나 할까? 광주의 봄이 꺾이고 암울했던 1980년대 초반, 미국 유학에서 갓 돌아온 젊은 영문과 교수의 수업에 대한 이야기다. ‘문학사상사’라는 제목을 걸고서 마르크스와 레닌과 알튀세르를 거침없이 내뱉었다. 20년의 세월에도 그의 패기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몇 년 전부터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본부’와 MBC ‘느낌표’가 함께 했던 기적의 도서관 운동을 벌였다. 방송은 끝났지만 그 운동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또 ‘인문학’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강연하러 떠난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고 차분히 집필하기가 어렵다. 오죽하면 기자나 출판 편집자들 사이에서 “더럽게 받기 힘들지만 받으면 더럽게 좋은 원고”라고 정평이 나 있겠는가. 2010년 봄, 오늘의 민주주의에 대해 ‘더럽게 좋은’ 어떤 말을 우리에게 던져줄까? 지은 책으로는 《대담》《시장전체주의와 문명의 야만》《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전쟁은 신을 생각하게 한다》《시인은 숲으로 가지 못한다》등이 있다.

목차

서시_ 김정환

여는 글_ 도정일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제1강 한홍구 한국 민주주의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다
민주주의 100년, 우리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 조선식 민‘본’주의, 한국 민주주의의 맹아 / 임시정부, 민주공화제로 월반 / 해방 직후 자생적 민주주의 실험의 좌절 / 미국식 민주 ‘제도’의 이식 / 사사오입, 이승만식 민주주의 / ‘한국적’ 민주주의 속 군과 학생의 격돌 / 1980년 5월 18일, 우리 역사에서 가장 길고도 슬픈 새벽 / 민주화되어서 살림살이 좀 나아졌습니까/ ‘촛불’, 우리가 일으킨 민주주의 바람 / 가만히 있으면 진다
·한국 민주주의를 묻고 답하다

제2강 박명림 민주공화국에서 국가를 다시 생각하다
왜 다시 국가를 문제 삼아야 하는가 / 국가의 올바른 역할은 무엇인가 / 국가의 역할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 공공성이 실종되고 국가가 사사화되다 / 권력이 독점되고 ‘신분’이 다시 부활하다 / 먹고사는 문제가 공공의 영역에서 해결되지 못할 때 / 우리는 지금 두 개의 국민, 두 개의 시민으로 분화 중 / 시민참여로 진정한 공공의 정치를 맛보다 / 만인 불안과 만인 경쟁의 시대, 인간적 삶을 생각하다
·한국 민주주의를 묻고 답하다

제3강 정희진 국가에 대한 명예훼손? 이 시대 소수자가 만들어지는 방식
행동하는 지성에게 길을 묻다? / 소통, 대의제 이전의 문제 / 권력이 차이를 만든다 / 국가는 어디인가? 국가는 누구인가? / ‘국가의 명예’가 가능하기 위한 전제 / 국가는 어떤 방식으로 실체가 되는가? / 의인화된 국가 - 국가주의와 개인주의는 같은 논리다 / 정치는 국가가 아니라 ‘국가의 이름’으로 이루어진다
·한국 민주주의를 묻고 답하다

제4강 우석훈 자연의 시대 21세기, 우리는 토건 10년 중
21세기, 강남의 아파트가 한국을 지배하다 / 부동산 정책으로 정권을 되찾은 한나라당 / 청소년 보수화 프로그램을 가동하다 / 앞서가는 세계와 뒤로 가는 한국 / 토건, 잔치는 끝났다 / 빈자들의 생태학이 필요하다
·한국 민주주의를 묻고 답하다

제5강 김상봉 학벌사회의 용기 있는 낙오자들, 미래를 열다
민주화 이후, 계급투쟁이 학벌투쟁으로 / 자유의 능력, 만남의 능력이 필요하다 / 정당성 없는 학벌권력 / 학벌 문중, 비정상적인 교육을 부추기다 / 질문할 줄 모르는 시험 선수만 양산하는 한국 사회 / 대학평준화만이 학벌문제를 해결한다 / 내리막길만 남은 학벌경쟁에서 뛰쳐나와야 할 때 / 진정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능력
·한국 민주주의를 묻고 답하다

제6강 김종철 오늘 헌법을 읽으면 내일 생활이 달라진다
자유와 자유의 관계를 조정하는 헌법 / 왜 인권과 민주주의는 헌법을 필요로 하는가 / 어떤 민주주의를 선택할 것인가 / 헌법적 감수성을 잃을 때 민주주의는 무너진다 / 헌법재판, 헌법과 민주주의의 교차로 / 시민행동, 헌법과 민주주의의 버팀목 / 헌법은 바꾸는 것보다 실천하는 게 더 중요하다 / 헌법과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
·한국 민주주의를 묻고 답하다

제7강 오연호 시민참여 저널리즘, 주류 미디어에 도전하다
말다운 말이 필요했던 시대 / 언론, 그들은 민주적인가 / 인터넷의 등장, 기존의 표준을 흔들다 / 미디어의 진화는 계속된다 / 인터넷 공간이 민주주의에 기여하려면 / ‘보수언론 5 대 진보언론 5’ 구도는 가능할까
·한국 민주주의를 묻고 답하다

제8강 진중권 미디어 패러다임에 서서 민주주의를 기획하다
우리 시대를 읽는 시각적 상징, ‘그의 머릿속엔 삽 한 자루’ / 산업화를 거쳐 지식과 정보의 생산으로 / 다시,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 최고가 아니라 독특함을 보여주는 상상력의 시대 / 가상과 현실이 뒤섞인 미래의 민주주의 / 인터넷 공간의 원초적 평등성에 접속하라 / 일상의 보수적 습속을 버려라
·한국 민주주의를 묻고 답하다

제9강 홍성욱 과학기술의 민주적 재구성을 위하여
과학기술에 대한 성찰과 쌍방향 대화 / 근대적 과학-사회 관계의 탄생 / 과학의 지원을 위해 사회 설득하기 / 과학과 사회, 만나고 헤어지며 근대를 통과하다 / 위험사회에 살다 / 위험은 확률로 감지되지 않는다 / 위험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신뢰 / 시민참여로 위험사회를 건너다 / 시민과학으로 더 큰 민주주의를 꿈꾸다
·한국 민주주의를 묻고 답하다

제10강 김찬호 돌봄과 소통의 공간, 마을을 만들다
마음의 풍경, 일상의 얼개 - ‘광역화’와 ‘개별화’ 사이에 낀 개인 / 결손사회에서 관심의 공동체로 / 왜 마을인가 - 삶의 결이 느껴지는 공간 / 세대의 연계 속에서 삶을 키우는 터전 / ‘마을 만들기’란 무엇인가 / 마을 만들기와 풀뿌리 민주주의 / ‘마을’을 통한 민주주의 훈련 / 말길을 터주는 ‘의미 창조 공간’인 마을 / 존재 가치를 발견하고 실현하는 공동체
·한국 민주주의를 묻고 답하다

제11강 박원순 창조적 시민들, 대안을 실천하다
국가여, 내 목은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 / 고통 받고 있는 우리가 바로 우주의 중심이다 / 21세기형 ‘풀뿌리 민주주의’ / 참여하는 ‘동네 주민’의 힘 / 우리 민주주의, 소통 부재라는 감옥에 갇히다 / ‘10년을 하루같이’ 하면 뭐든 된다 / 대안은 실천하는 것이다 / 새로운 세상을 향한 새로운 상상력 / 쉿, 대한민국 시민들은 공부 중
·한국 민주주의를 묻고 답하다

편집후기

출판사 서평

시민을 위한 민주주의 특강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당신의 민주주의는 안녕하십니까?

내 한 몸 앞가림하기도 힘들고 버거운 시대, 민주주의의 안녕을 걱정할 여유가 없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여기저기서 뭇매를 맞고 뒷걸음질하고 있어서 내 삶도 팍팍해지는 건 아닐지 곰곰 생각해볼 일이다. 여기, 내 삶을 바꾸는 민주주의를 말하는 12개의 목소리가 있다. 김상봉, 김종철, 김찬호, 도정일, 박명림, 박원순, 오연호, 우석훈, 정희진, 진중권, 한홍구, 홍성욱. 선동하는 목소리도, 날선 비판만 하는 목소리도, 좋았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목소리도 아니다. 우리 사회 각 분야를 넘나들며 넓고 깊게 더 나은 세계를 향한 우리의 사유와 행동을 제안한다.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민주주의라고요? 또요?” 삶의 현장에서 매일 고군분투하는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어느새 낡고 박제화된 단어가 되어 있었다. 야근, 특근, 야간자율학습만도 모자라 민주주의를 하기 위해 또 뭘 해야 한다니, 듣기만 해도 피곤하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민주주의를 누릴 수 없다는 건 역사 속에서 충분히 배웠고,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민주주의의 후퇴’ 앞에서 다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지금 우린 어디에 서 있는가? 우리가 만들려고 한 사회는 도대체 무엇이었던가? 우린 어디로 가야 하며 무엇을 할 것인가?
이런 질문들이 곳곳에 널리고, 세상에 대한 ‘화’를 넘어 무엇을 해야겠다는 목소리들이 높아지면서 이 책은 시작되었다.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를 넘어 문화로서의 민주주의, 삶으로서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기획하고 만들어갈지가 화두였다. ‘다시, 우리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제대로 물었다.
이를 위해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12명의 행동하는 지성들이 모였다. 김상봉, 김종철, 김찬호, 도정일, 박명림, 박원순, 오연호, 우석훈, 정희진, 진중권, 한홍구, 홍성욱. 이들은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더 나은 세계를 향한 사유와 행동’의 물꼬를 텄다. 때때로 밤을 꼬박 지새우는 열기 속에서 강연과 토론이 진행되었고, 그 과정을 오롯이 모아 이 책이 탄생하였다. 이 책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법, 언론, 과학 등 우리 사회 전 영역의 오늘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더 나은 세계를 향한 거침없는 상상력이 공존하고 있다. 더불어 우리가 경험한 너무나 뜨겁고 혹독한 민주주의를 향한 참여만이 아니라 유쾌하고 살맛나는 참여와 실천을 모색하고 있다.
강연자들의 ‘더 나은 세계를 위한 사유와 행동’의 제안은 참여한 시민들의 뜨거운 화답으로 제빛을 찾았다. 깨어 있는 시민만이 우리 민주주의의 안녕을 보장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는 모든 시민을 이 책으로 초대한다.

여러분, 민주주의를 다시 정의하면 안 될까요? 4년마다 한 번씩 투표하는 것만 민주주의인가요? ‘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가 민주주의 아닙니까? 지금 한국에서 여러분이 주인입니까? 얼마만큼 주인이세요? 국회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800만~900만 명이라고 하죠. 그 가족까지 합치면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에요. 국회에서 최소한 3분의 1은 비정규직을 대표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정규직 문제에 최소한 관심은 가져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절박한 이해관계를 하져야 할 것 아닙니까! 여러분, 우리가 피땀 흘려 민주화를 이뤘는데, 민주화가 되고 난 다음에 살림살이 좋아졌어요? 누구 살림살이가 좋아졌습니까? 민주화 디ㅗ고 진짜 좋아진 게 재벌이고, 다음이 조·중·동 아닙니까? 억울하지 않으세요? 민주주의가 왜 이렇게 됐죠? 어쩌다가 민주주의가 여의도에서 투표하는 절차 정도로 찌그러져버렸죠? 민주주의를 우리 삶과 관계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잖아요. 그래놓고서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백날 떠들어봐야 뭐합니까? 민주주의가 내 삶과 연관이 있어야, 민주주의가 실현돼서 내 삶이 좋아지는 게 있어야 민주주의를 위해서 뭘 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니에요.
-본문 52~53쪽, 제1강(한홍구)에서

우리 시대 대표 지식인 12명이 ‘민주주의’에 대해 말하다

‘거꾸로 가는 민주주의’에 대해 할 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김상봉, 김종철, 김찬호, 도정일, 박명림, 박원순, 오연호, 우석훈, 정희진, 진중권, 한홍구, 홍성욱. 우리 사회 각 분야를 돌아보기에 충분한 면면이다. 그들 각각이 말하는 민주주의의 색깔과 온도는 다양하지만 그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던 건, 민주주의란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사회를 여는 첫 단추, 그런 세계를 향한 상상력의 전제이기 때문이다.
김정환 시인이 이 책을 여는 특별한 ‘서시’를 보내왔고, 민주주의를 향한 도정일의 인문적 문제제기와 박원순의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대안을 사이에 두고 한홍구, 박명림, 정희진, 우석훈, 김상봉, 김종철, 오연호, 진중권, 홍성욱, 김찬호가 저마다 우리 사회 각 영역에서 더 많고, 더 작은 민주주의를 일궈내기 위한 성찰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는 시민을 키우는 데 인색하지 않았나요? 민주화되어서 살림살이 좀 나아졌습니까? 도대체 국가가 무엇입니까? 소수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아파트 버리고 탈토건 할 준비 되셨나요? 내 아이부터 학벌 경쟁에서 내려오게 하실 수 있나요? 헌법, 제대로 한번 보셨나요? 당신이 보수언론을 넘어설 바로 그 미디어 아닌가요? 혹시, 당신의 취향은 MB스럽지 않으신가요? 과학기술, 모른다고 두려워만 하실 건가요? 도시에서 인간답게 살 방법을 찾으셨어요? 아직도 비판하고 불평만 하시나요?
그들의 던진 질문에서 시민으로서의 ‘나’를 되돌아보고, 인간의 얼굴을 한 민주주의를 찾아볼 수 있다.

“여러분, 지금 이 세상이 만족스러우십니까?” 민주주의에 관한 이번 강연에서 한 강연자가 수강자들을 향해 물어본 말이다. 다수 수강자가 “아니오!”라고 대답했다.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원하는 것은 독재나 전체주의의 세상보다는 민주주의의 세상이 더 나은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더 나은 세계’란 어떤 세계인가? 간단히 말해서 ‘사람이 살기에 더 나은 세계’이며, 사람들이 “나는 죽고 싶다”고 말하기보다는 “살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세계이, 사람들이 삶의 비참보다는 기쁨과 영광을 더 많이 느낄 수 있게 하는 세계이다.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라며 울부짖는 사람들이 될수록 적어지는 세계, 비참과 고통에서 벗어날 희망이 보이는 세계가 더 나은 세계이다. 그런데 민주주의만으로 그런 세계를 만들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없이는 그런 세계를 상상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민주주의만으로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는 없을지 몰라도 그 세계를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조건들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것이 민주주의이다.
-본문 22~23쪽, 여는 글(도정일)에서

‘시민’을 위한 민주주의 특강, 책이 되다

2009년 11월과 12월, 한 주에 두 번씩 100여 명의 시민들이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 모였다. 바쁜 연말 시간을 쪼개 참석한 이들은 짧게는 네 시간, 길게는 밤을 꼬박 새워 강연과 토론에 참여했다. 주변 지인들과 한 해를 즐겁게 마무리하기도 바쁜 그때 그들이 모일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죽음이 꿰뚫은” 북어처럼 “말라붙고 짜부라진” 민주주의 앞에서 더 이상 절망하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싱싱한 지느러미를 달고 헤엄쳐” 나갈 민주주의를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자각이 그들을 불러 모았다. 이 책은 12명의 지식인과 100여 명의 시민이 직접 만나 소통한 결과임과 동시에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과의 눈맞춤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시민을 길러내는 일에 인색했다. 그래서 지속가능한 민주주의도 어려웠다. 누구의 부모, 누구의 자식, 어느 회사의 직원, 어느 학교의 학생 들은 사회에 넘쳐나지만, ‘시민 아무개’로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사람들이 부족했다. 휴머니스트는 이 특강을 통해 공적 영역에서 시민을 길러내는 일을 게을리한 것에 대한 사회적 환기와 동시에 시민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이런 노력들이 경주될 것을 독려하고자 했다. 공부하는 시민, 비판하는 시민, 실천하는 시민, 생성하는 시민을 상상하며 우리 스스로 공적 영역에 데뷔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
민주주의 특강은 매 강연마다 이어지는 토론으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묻고 답하는 열띤 토론을 보노라면, 민주주의가 왜 삶인지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열두 번의 강연이 끝나자 특강을 다시 열어달라는 주문이 빗발쳤다. 교사들을 위한 강연, 청소년들을 위한 강연, 전국 순회 강연 요청까지 말이다. 그 요청에는 아직 부응하지 못했지만, 이 책을 바탕으로 작은 마을, 학교, 동아리 단위에서 이런 강연과 토론이 계속되길 바라본다.

청중 2 학교를 나오라는 선생님 말씀에 한편 수긍이 되면서도 모두가 나올 수는 없지 않나, 학교 안에서는 어떤 변화를 준비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상봉 저는 그동안 계속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처음 교육 운동을 시작할 때는 계급적인 관점에서 가난한 학생들 때문에라도 공교육을 혁신해야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느 선을 지나면서,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는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 공포에 질려 있는 학부모들에게 그냥 학교에 보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거더라고요.
학생의 10분의 1만 학교에서 나오면 균열이 생기게 되어 있습니다. 밖에서 흔들어줘야 돼요. 그래야 학교에도 변화가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한국 사회의 문제는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생깁니다. 그리고 정말로 나쁜 건 저 같은 중산층의 사람들, 공부깨나 했다는 사람들이 다들 말은 번지르르 잘하는데 자기 자식 문제에 있어서는 다르다는 거죠. (……)
-본문 184~185쪽, 제5강(김상봉)에서

청중 1 20대들은 안정적인 정규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전력하고 있는 상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