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와 나무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와 나무 인문학자의 아주 특별한 나무 체험)

슈베르트와 나무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와 나무 인문학자의 아주 특별한 나무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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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무를 보지 않고도 나무를 온전히 느낄 수 있을까? 그동안 나무 이야기, 그리고 나무와 더불어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이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와 함께 나무 바라보기를 시도한다. 지금까지 나무는 ‘장애물’이었다고 말하는 김예지와 나무 앞에만 서면 가슴 설레는 고규홍. 『슈베르트와 나무』에는 그 둘이 함께 나무를 느끼고 나무의 참모습을 찾는 과정이 진솔하고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펼쳐진다.
저자

고규홍

저자고규홍은나무앞에만서면가슴설레는나무인문학자.오랜기자생활을접고천리포에숨어들었다가숲의고요와아름다움에서또다른세계를만났다.그후이십년가까운세월동안매일같이나무를찾으며나무이야기,나무와더불어사는이들의이야기를전하고있다.늘나무곁에있었던그가이번에는자신과전혀다른방식으로대상을느끼는사람과함께나무바라보기를시도한다.이책은바로시각장애인피아니스트김예지와그가함께온몸으로나무를느끼려했던일년간의나무체험에관한기록이다.
천리포수목원이사이며한림대학교와인하대학교겸임교수다.지은책으로《고규홍의한국의나무특강》,《천리포에서보낸나무편지》,《천리포수목원의사계?봄·여름편,가을·겨울편》,《나무가말하였네1,2》,《알면서도모르는나무이야기》,《옛집의향기,나무》,《절집나무》,《이땅의큰나무》등이있다

터무니없어보이는이작업을마음먹은건오래전이다.나와전혀다르게나무를느끼는사람을만나고싶었다.눈으로본나무와눈으로보지않은나무는서로어떻게다른지도알고싶었다.그리고마침내기회가찾아왔다.이책은나와전혀다른방식으로나무를만나고느낀한사람의이야기이고,그사람에게나무를보여주고싶어안달했던지난십여년간의기록이기도하다.짧으면서도긴나무이야기다.

목차

여는글:눈으로본나무와눈으로보지않은나무

슈베르트도이치넘버899와나무의만남
잘잘라진나무를매일만지고두드리는사람,김예지
내게나무는장애물이에요!
다가서서안아볼수있는나무를찾아
첫나들이,도시에서봄나무를만지고맡고듣다
무언가를만진다는것,그것은사랑이다
여주시골집을답사하며나무를‘사유’하다
천리포수목원의생명들을꿈꾸며
온몸으로천리포숲을거닐다
시각이아닌다른감각으로나무를본다는것
다시찾은여주시골집의가을풍경
색종이로오려낸괴산오가리느티나무
도시의나뭇잎에서가을을만지다
나무와피아노의합주를준비하며
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느티나무를찾아서
슈베르트와나무의콜라보연주회제2부
다르다는것을깨닫게된하많은시간
겨울숲에서의마지막하루

맺는글:그녀가본나무를나는아직보지못했다

출판사 서평

지금까지나무는장애물이었던시각장애인피아니스트김예지와
나무앞에만서면가슴설레는나무인문학자고규홍
함께나무를느끼고나무의참모습을찾는아름다운동행이시작된다

나무를보지않고도나무를온전히느낄수있을까?그동안나무이야기,그리고나무와더불어사는이들의이야기를들려준나무인문학자고규홍이시각장애인피아니스트김예지와함께나무바라보기를시도한다.지금까지나무는‘장애물’이었다고말하는김예지와나무앞에만서면가슴설레는고규홍.그둘이함께나무를느끼고나무의참모습을찾는과정이진솔하고조곤조곤한목소리로펼쳐진다.사계절동안도시와시골,수목원을오가며이어진두사람의나무답사는우리에게나무가어떤존재인지,나무를본다는것은어떤의미인지를돌아보게해줄것이다.

1.시각장애인과나무인문학자의대담한나무체험프로젝트
?이책의특징

피아니스트김예지.그녀는숙명여대에서학사및석사학위를받은후미국피바디음대석사학위,위스콘신대음대박사학위를받았다.육영음악콩쿠르전체대상,21세기를이끌우수인재상(명예대통령상)등수상경력도화려하며,독주회·연주회·하우스콘서트및오케스트라협연등왕성한연주활동을펼치고있는뛰어난연주자다.그런데김예지가다른피아니스트와사뭇다른점이있다.두살때당한사고로시력을잃어버린시각장애인이라는점이다.악보를봐야하는피아니스트로서심각한장애다.하지만그녀는장애인특별전형이아닌일반전형으로대학교에입학하는등당당히자신의연주실력을증명하며피아니스트로서인정받고있다.
그리고시각장애인피아니스트김예지와함께나무를바라보는대담한도전을한사람이있다.이십년가까운세월동안나무를찾아다니며우리에게나무이야기,나무와함께하는이들의이야기를들려주고있는나무인문학자고규홍이다.그가이프로젝트를마음먹은건오래전이다.나무를찾아다니면서도나무의본모습을제대로보고있는지심각하게고민하던십수년전,그는한라디오방송에서아이들과함께수학여행을다녀온맹학교선생님의사연을듣게된다.(본문4~7쪽)앞이보이지않는아이들을위해해뜰무렵석굴암풍경을세심하게묘사한선생님,그리고선생님의목소리에귀기울이며마침내부처님의미소가‘보인다’고대답한시각장애인아이들의이야기였다.고규홍은이사연을들은후나무를관찰하고체험하는자세와태도가완전히달라졌다.그리고언젠가는자신과다른방식으로대상을느끼는사람과함께나무를바라보고싶다는소망을갖게됐다.시각장애인피아니스트와나무인문학자의나무체험프로젝트는이렇게오래전부터준비되었다.

2.도시와시골을오가며사계절동안함께나무를느끼다
?“서른여섯,나는처음나무를보았습니다.”

두사람의나무체험프로젝트는시작부터난관이었다.첫만남에서나무의이미지를묻는고규홍의질문에김예지는‘나무는장애물’이라는대답을내놓았다.시각장애인안내견찬미가나무를잘피해다니며길을안내해주지만,사람눈높이의나뭇가지는살펴보지못해서종종가지에부딪치는경우가있기때문이다.20년가까운세월동안매일같이나무를찾고,늘나무곁에있었던고규홍으로서는예상하지못했던생각이다.서로전혀다른방식으로나무를느끼고경험한두사람이함께나무를바라보는일이얼마나어려울지를예고하는순간이었다.
하지만2015년4월부터2016년1월까지10개월동안진행된나무답사과정에서두사람은서로의목소리에세심히귀기울였다.봄부터겨울까지사계절동안계절에따른나무의변화를함께살펴보고이야기했다.숙명여대캠퍼스,김예지의여주시골집,괴산오가리,천리포수목원등도시와시골,수목원을오가며느티나무,백송,치자나무,자귀나무,낙우송등다양한나무를함께만났다.나무의가지,줄기,열매,잎,뿌리등을만지고,듣고,맡고,맛보며서로의느낌을공유했다.이과정에서고규홍과김예지두사람은모두나무를새롭게느끼고자신이몰랐던나무의모습을발견하는경험을하게된다.

시각경험에절대적으로의존해나무를관찰하는데에익숙한내가그녀가했던것처럼그토록천천히,그리꼼꼼하게나무의작은한부분을탐색한적이있었을까.식물전문가중에서도그토록세심하게오랜시간동안정성들여나무에다가서는사람은얼마나될까.나는과연나무를그동안얼마나알고있으며,얼마나사랑한것일까.(중략)청맹과니는그녀가아니라내쪽일수있다는깨우침이일었다.오래도록시각의절대적인힘에의존해왔던나무와의소통.그것이오히려나무의실체에다가설수없게만드는장애요소일수있었다는생각까지마음에찰랑거렸다.
_〈무언가를만진다는것,그것은사랑이다〉중에서(99~100쪽)

이느티나무처럼크고오래된나무는하나의이미지만가지지는않을거예요.예를들면이끼향이가장강렬하게퍼질때가있는가하면,웅장한생김새가더강할때도있을것이고,살아있는생명의기운이더치열하게느껴질때도있겠지요.꽃이라면피었다질테고,잎은앙증맞게돋았다가도톰하게자란뒤에얇게마르면서단풍들고시들어떨어지잖아요.음악도똑같아요.나무가끊임없이변화하듯이음악도변해야해요.피아니시모에서포르테로바뀌는셈여림의변화를비롯해서빠르기까지계속달라지거든요.작게시작해서그작은것들이큰부분을만들고결국에는결말을짓는것도나무가보여주는변화를꼭닮았어요.(중략)그녀는음악과나무이야기를거침없이풀어냈다.이게과연얼마전까지‘나무를장애물’로생각하던사람의이야기인가싶을정도로그녀가변했다.그녀의말대로계절에따라나무가변하듯,하나의음악속에서도느낌이수시로변하듯,그렇게나무와함께계절을타고김예지가뚜렷하게변했다.
_〈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느티나무를찾아서〉중에서(262~264쪽)

3.눈을감고나무의목소리에함께귀기울이다
?시각을내려놓으니촉각이일어나고,청각이살아났으며,후각이요동쳤다.그리고사유가시작됐다.

고규홍과김예지가온몸으로느낀나무이야기를읽다보면나무는어떤존재인지,나무를본다는것은무슨의미인지,나무의참모습은무엇인지를곰곰이생각하게된다.나무는누군가에게는곁에만있어도가슴설레는존재,누군가에게는바라보기만해도편안해지는자연물,누군가에게는걷는데방해가되는장애물이었다.함께나무를바라보고나무에관해이야기하면서그생각이조금씩바뀌기도했다.이렇듯이책은일반인들에게익숙한시각뿐만이아니라청각,후각,촉각,미각으로,나아가마음으로나무를느낀두사람의이야기를통해우리가몰랐던나무의참모습을전해준다.두사람이함께나무를바라보며귀기울인서로의목소리는어쩌면우리가그동안듣지못했던나무의목소리일지도모른다.

뜻밖에도김예지는‘백송을잘안다’고했다.그의모교인서울맹학교의교목이었단다.덕분에오래전부터백송을알았고,학교에서백송을만져본적도있다고했다.(중략)어린시절에가까이에서만져보았던백송.그녀는자주지나다니는길이지만,백송이곁에있으리라고는생각지못했다며놀라는표정을지었다.하긴당장안내견을따라걷는일조차아슬아슬해보일수있는그녀에게누구도이자리에백송이있다는걸알려주려하지는않았을것이다.또백송이라는특별한나무가곁에있는걸눈여겨보는도시인도많지않았을게다.
_〈첫나들이,도시에서봄나무를만지고맡고듣다〉중에서(81~82쪽)

모든사람이모양과빛깔로꽃을볼때,오로지생명의기운으로꽃을바라본조선시대의시인박준원처럼김예지도꽃을모양과빛깔로보지않았다.한그루의나무를알기위해나무곁에다가서서먼저흐르는바람결을온몸으로맞이했고,나뭇가지사이를비집고새어나오는새소리,벌레소리에귀기울였다.곁에다가서서나무줄기의표면을어루만졌고,때로는차가운나무줄기에귀를대고한참동안숨을죽였다.그리고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꽃처럼그녀는말했다.대상을감지하는건어떤감각이냐가중요하지않다.그에게다가서려는관심과성의가전제된다면시각이냐,촉각이냐,후각이냐,청각이냐따위가뭐그리중요하겠느냐고몇차례거듭해이야기했다.
_〈맺는글:그녀가본나무를나는아직보지못했다〉중에서(309~3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