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품격 (조선의 문장가에게 배우는 치밀하고 섬세하게 일상을 쓰는 법)

문장의 품격 (조선의 문장가에게 배우는 치밀하고 섬세하게 일상을 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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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문장으로 세상을 뒤흔든 7인의 조선의 문장가!
우리는 수시로 소셜네트워크나 블로그를 통해 일상 속 경험과 생각들을 짧은 글로 담아낸다. 이러한 글을 통해 주변의 솔직한 생활 감정을 읽어내고 또 집단지성을 형성하여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조선시대에도 이처럼 글로 세상을 움직인 인물들이 있었다. 『문장의 품격』은 형식과 내용의 제약에서 벗어나 일상에 대한 다채롭고 섬세한 글쓰기로 동시대의 삶을 움직였던 조선시대의 문장가 7인ㅡ허균, 이용휴,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이옥, 정약용을 소개한다.

한문학자 안대회 교수는 조선 후기 수많은 작가들 사이에 최고라 불릴 만한 7인의 명문장가의 글을 세심하게 번역하고 각각의 작품에 짧고 명쾌한 해설을 붙였다. 생동감 있고 구체적인 삶의 모습과 지식인의 내면, 사회의 동태가 약동하는 품격 있는 문장의 정수를 보여준다. 짧은 글쓰기에 익숙한 우리에게 자유로운 형식으로 진솔하게 자신의 내면을 드러낸 이들의 문장은 큰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좋은 문장, 품격 있는 문장의 정수를 보여준다.
저자

안대회

저자안대회는충남청양에서태어나연세대학교국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대학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성균관대학교한문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
정밀하면서도깊이있는사유를바탕으로옛글을고증,해석하고특유의담백하고정갈한문체로선인들의글과삶을풀어내왔다.특히개별적이고작은가치에주목하는소품문에대한관심과선구자적인연구로문학사를바라보는새로운시각을제공하는데기여했다.이책은일상의시시콜콜한것들을다루면서도문장의멋을잃지않은고전산문의정수를독자들에게전한다.
지은책으로《고전산문산책》,《벽광나치오》,《선비답게산다는것》,《부족해도넉넉하다》,《조선을사로잡은꾼들》,《천년벗과의대화》,《정조의비밀편지》,《정조치세어록》,《궁극의시학》,《담바고문화사》등이있고,옮긴책으로《연경,담배의모든것》,《산수간에집을짓고》,《궁핍한날의벗》,《추재기이》,《북학의》등이있다.지식인들의삶과지향이녹아든18세기산문문학을우리시대의보편적언어로풀어낸‘18세기지식총서’의총괄기획을맡았다.

목차

머리말일상을담은문장의힘

1.두려움없는저항의목소리,허균
1통곡의집부조리에대한혁명적선언
2푸줏간앞에서입맛을쩍쩍다시다음식을주제로한가장오래된산문
3비방꾼과의대화가상인물과의대화로드러낸소신
4한가함의열망몸과마음이따로가는영혼을위로하다
5이런집을그려주오문장으로그려낸꿈의공간
6이재영에게보낸척독3제(題)문단을뒤흔든짧고가벼운일상글

2.자기다운삶을찾는글,이용휴
1미인의얼굴반쪽짧은비유로음미하는인생의의미
2이사람의집‘이’와‘저’사이깊고넓은행간
3살구나무아래의집초라한집을빛내준유머넘치는문장
4외안(外眼)과내안(內眼)내면을가만히들여다보는시선
5나자신으로돌아가자자아상실시대의자아찾기
6이제는한가롭겠구려감정을절제한제문속인생의고단함
7남을따라산다처세에대한현명하고명쾌한답변
8하루가쌓여열흘이된다식상하지않게교훈말하기
9살아있는벗을위한묘지명있는그대로의삶을그린묘지명

3.그자체로문체가된이름,박지원
1큰누님을보내고누구라도눈물짓게할명문
2석치정철조제문그를아는이의진정한애도
3형언도필첩서날카로운여운을남긴비평
4말똥구리시집실상을재구성하는다양한비유들
5주공탑명허황된욕망에대한비판
6하룻밤에물을아홉번건너다마음을고요히가지는것
7영대정잉묵척독10제(題)젊은연암의취향과개성

4.문단을뒤흔든낯선문장,이덕무
1책벌레의전기책만보는바보의자서전
2나를말한다고독한도시인의그림자
3서쪽문설주에쓰다좌우명,평생의목표가된문장들
4한가로움한가로움의근원을밝히는글
5자(字)를바꾸며자신을설명하는가장짧은문장,자(字)
6칠십리눈길을걷고설경의정겨운묘사
7척독소품6제(題)삶을파고드는핍진한묘사
8들에서굶주리는사람태평성대속낙오자의동병상련
9섭구충이야기해학적이고실험적인문체
10내게어울리는인생의예찬정제된형식,자유로운영혼

5.눈빛이살아있는붓끝,박제가
1꽃에미친김군벽(癖)에대한소신
2시의맛시에대한‘입맛론’비평
3궁핍한날의벗신분의벽에대한울분
4광인의인생,장인의생애농담과익살이담긴제문
5연암에게32자로남김없이말하다

6.자유로운저잣거리의본색,이옥
1심생의사랑금기를넘은사랑에대한낭만적걸작
2의협기생낮은자리의고귀한정신
3벙어리신씨일화를통해내면드러내기
4장터의좀도둑저잣거리서민의풍속
5문학의신에게올리는제문불우한문인의영혼을달래다
6《백운필(白雲筆)》을왜쓰는가아주사소한글쓰기주제
7시장단조로운글쓰기에실린무료함
8원통경망상을통해현실을폭로하다

7.거장의따뜻한시선과멋,정약용
1세검정폭포폭포수같이거센호흡의문장
2죽란시사의약속나이와취향이같은동인의결성
3소내낚시꾼의뱃집문장으로그린이상적생활공간
4유인(幽人)이사는곳묻혀사는이의행복
5혜장스님의병풍에쓴다유배지에서노래한산중생활
6장천용다양한일화로드러낸개인의진실

출판사 서평

다른글쓰기는다른삶을만든다
조선의파워블로거7인,문장으로세상을뒤흔들다


좋은문장이란무엇일까?거창한사회문제나심오한사상을담아야좋은글,품격있는글일까?이책에서는마치이시대의‘파워블로거’처럼형식과내용의제약에서벗어나일상에대한다채롭고섬세한글쓰기로동시대의삶을움직였던조선시대의문장가7인을소개한다.허균,이용휴,박지원,이덕무,박제가,이옥,정약용은낡은사유와정서를담은고문(古文)대신낯설고새롭고실험적인문장에,도시취향의삶과의식,여성과평민등소외계층의일상,담배·음식·화훼등의기호품까지다양한주제로생동하는삶의모습을담아냈다.소셜네트워크와블로그를통해짧은글쓰기에익숙한우리에게자유로운형식으로진솔하게자신의내면을드러낸이들의문장은큰공감대를불러일으키며좋은문장,품격있는문장의정수를보여주고있다.

1.조선의파워블로거7인,세상을뒤흔든품격있는문장들
:치밀하고섬세하며,허황하지않고구체적인문장의정수!


우리는수시로소셜네트워크나블로그를통해일상속경험과생각들을짧은글로담아낸다.다양한삶의방식과생각들을담은일상글로주변의솔직한생활감정을읽어내고또집단지성을형성하여새로운변화의흐름을만들어내기도한다.조선시대에도이처럼글을통해세상을움직인인물들이있었다.허균,이용휴,박지원,이덕무,박제가,이옥,정약용등《문장의품격》에서소개하는7인의문장가들은형식과내용의제약에서벗어나일상에대한다채롭고섬세한글쓰기로동시대의삶을움직였던존재였다.
《문장의품격》은정밀하고깊이있는고전풀이의대가,한문학자안대회교수가조선후기수많은작가들사이에최고라불릴만한7인의명문장가를선별하여그들의글을세심하게번역하고각각의작품에짧고명쾌한해설을붙인선집이다.이책에서소개하는허균,이용휴,박지원,이덕무,박제가,이옥,정약용은규범적이고정통적인문체로정치와철학,도덕에천착했던고문일변도의조선문단에새로운변화의바람을불러일으켰던문장가들이다.이들은고문의형식적구속이변화하는시대의삶과정서마저제약한다고보고,새로운시대의문장은형식과내용의굴레에서벗어난자유로운것이어야한다고주장했다.
이책은17세기부터19세기까지문단에큰변화의바람을불러일으켰던명문장가들의소품문을중심으로,생동감있고구체적인삶의모습과지식인의내면,사회의동태가약동하는품격있는문장의정수를보여준다.때로는경쾌하고,때로는난삽하고,때로는끝을알수없을만큼심도있고날카로운이들의문장은소셜네트워크나블로그를통해일상글에익숙한현대의독자들에게도큰공감과울림을줄것이다.

고전산문은대체로문장을감상하려는목적이전에생활속에서지어진문장이다.그주된소재는거창한사회문제나심오한사상보다는일상의시시콜콜한문제들이며,나날의삶에밀착하여생활의필요에따라쓰되치밀하고섬세하다.또한허황하지않고구체적이다.마치우리가일상적으로소셜네트워크나블로그에게시된짧은글을통해우리주변의소소한정보나생활감정을읽듯이,고전산문에서도지난날의생활과그로부터우러나온정서를생생하게읽어낼수있다.
(중략)
이책에등장하는과거생활상이나사건들은평소에접해보지않은정보라편히읽히지않을수있지만,고전산문이지닌위의와흥미로움을생각하면이런몇가지걸림돌은대수롭지않다.오히려현재와의많은차이에도불구하고서로공유하는가치가많다는것을책을읽으면서자연스럽게알수있을것이다.
-〈머리말〉중에서

2.소품문,새로운시대는새로운문장에담아야한다
:낡은문장을대체하는새로운문장은왜이토록위력적인가?


18~19세기조선의문단에는일종의문장개혁이라고부를만한커다란변화가있었다.당시에도문단의주류는중국의당송(唐宋)시대에만들어진고문양식이었고,형식적인문체에정치·사상등을주제로한이양식은오랜기간사용되면서역으로융통성없는틀로작용했다.경직되어활력을잃어가는고문에반발한문사들은새로운시대는새로운문장에담아야한다고주장했다.이처럼변화를갈망하는욕구는작가한두명이아닌다양한계층의작가들에의해상당히긴시간을두고지속된흐름이었다.이들이추구한새로운문장을소품문(小品文)이라고불렀으며17세기초반허균을비롯한일군의작가들이시도한이래수면아래잠복해있다가18세기전반에들불처럼문단에새로운글쓰기의흐름으로몰려왔다.소품창작의중심에는이용휴,박지원,노긍,이덕무,이옥,홍길주같은문사들이있었고,문단뿐아니라사회저변에미친이들의영향력이위협적이라고느낀정조는문체반정을감행할정도였다.
이처럼소품문은당대의구체적현실을생생한언어로표현하며이전에는문학의소재로잘다루어지지않던것을즐겨다뤘다.도시취향의삶과의식,여성과평민등소외계층의일상,담배·바둑·음식등기호품까지다양한소재를당당하게문학의영역으로끌어들였으며,자신의내면을스스럼없이표현하기도했다.이들의새로운문장은거대담론에억눌려발산하지못한개별적이고작은가치에시선을던지며고문이보여주는세계와는다른세계를보여주었다.전형적인선비들은말하려하지않았던,현실세계의다양한진실을말하려들었고,당대의현실을당대의시선으로바라보고당대의문체로묘사하려한것이다.

내가죄를지어바닷가로거처를옮긴후부터는,쌀겨나싸라기조차제대로댈형편이못되었다.밥상에올라오는것이라곤썩은뱀장어와비린내풍기는물고기,쇠비름과미나리에불과했다.그조차도하루에두끼밖에먹지못하여밤새배속이비어있었다.산해진미를입에물리도록먹어서,물리치고손도대지않던옛날의먹거리를떠올리고언제나입가에침을질질흘리곤했다.
-〈두려움없는저항의목소리,허균〉(25쪽)중에서

지식과견문이나를해치고/재주와능력이나를해쳤으나/타성에젖고세상사에닳고닳아/나를얽어맨굴레에서벗어나지못했다.
성공한사람을받들어/어른이니귀인이니모시며/그들을끌어대고이용하여/어리석은자를놀라게도했다.
옛날의나를잃게되자/진실한나도숨어버렸다.
-〈자기다운삶을찾는글,이용휴〉(62~63쪽)중에서

《문장의품격》에소개된문장가들은복잡하고고독한도시생활속에서내가누군지에대해끊임없이고민하고,먹고싶은음식을떠올리며침을흘리는가하면,취미생활에몰두하는주체를옹호하기도한다.뛰어넘을수없는신분의벽에울분을토하고,저잣거리의다양한군상을수식없이나열하는등,지금의독자가보아도파격적이고기발하며,흥미롭고공감될만한글들로가득하다.두려움없는저항의목소리를들려준허균,자기다운삶을찾는글을추구했던이용휴,이름만으로문체가된박지원,낯선문장으로문단을뒤흔든이덕무,카리스마넘치는눈빛이느껴지는문장을썼던박제가,자유로운저잣거리이야기를담은이옥,따뜻한시선과멋을지녔던정약용.
이책에소개된문장가들의작품은“문체의변화는곧삶의변화다.전과는다른생각과시선이있기에그것을담는문체도변화한다.”는저자의말처럼역동적인시대의변화상을여실히담아내고있으며,200~300년전시대의글임에도지금의독자들이그내용과정서에공감하며글쓰기에대한세심한시선과신선한충격을느끼기에충분하다.

이못난사람은단것에대해서만은성성이(오랑우탄)가술을좋아하고,긴팔원숭이가과일을좋아하듯이사족을못쓴다오.그래서내동지들은단것을보기만하면나를생각하고,단것만나타나면내게주지요.그런데어찌된일인지초정(박제가)은인정머리없이세번이나단것을얻고서나를생각지도않았고주지도않았소.그뿐아니라다른사람이내게준단것을몰래먹기까지했소.친구의의리란잘못이있으면깨우쳐주는법이니,그대가초정을단단히질책하여주기바라오.
-〈문단을뒤흔든낯선문장,이덕무〉(159쪽)중에서

오호라!영숙이여!거기서는또무슨일을하렵니까?한해가저물어가면싸라기눈이흩뿌리고,산중이깊은지라여우·토끼가살져있으리니활을당기고말을달려한발에맞춰잡고,안장에비껴앉아한바탕웃음을터뜨린다면,악착같던의지도속시원히풀리고,고독한처지도잊히지않을까요?어찌또거취의갈림길에연연해하고이별의순간에미련을가질필요가있으리오?어찌또서울안에서먹다남긴밥이나찾아다니고,남들의싸늘한눈치를보아가면서남에게하고싶은말을꺼내지못하는,말못할처지의꼬락서니를하며지낼필요가있겠습니까?
영숙이여!떠나십시오!저는지난날궁핍속에서벗의도리를깨달았습니다.그렇지만영숙과제사이가어찌궁핍한날의벗에불과하겠습니까?
-〈눈빛이살아있는붓끝,박제가〉(200쪽)중에서

벽(癖)이없으면그사람은버림받은자다.벽이란글자는질병과치우침으로구성되어‘편벽된병을앓는다’는의미가된다.벽이편벽된병을뜻하지만,고독하게새로운것을개척하고전문기예를익히는것은오직벽을가진사람만이가능하다.
-〈눈빛이살아있는붓끝,박제가〉(185쪽)중에서

3.개별적이고작은가치에주목한고전학자안대회가가려뽑은최고의문장
:개성적인조선의문장가들을복원하다


18~19세기조선문단에몰아친문장개혁은충분히신선하고파격적인행보였으나,막강한고문의힘을누그러뜨릴순없었다.새로운문장을쓰려는시도는제도와체제의지원을받은권위적인고문의힘에눌려19세기중반이후겨우명맥만유지하다가근대와더불어이내사라졌다.
이류의문장으로치부되어줄곧냉대와무시를받은소품문은우리문학사에서제대로된평가를받지못하다가안대회교수를비롯한눈밝은학자들에의해복원되었고,어엿한문장으로감상되고평가받기에이르렀다.천편일률적,상투적이란인상을피하기어려운고전산문에서이토록개성적이고서정적이며,아름다운문장을만날수있게된것이다.
극도로짧으면서도절제된이용휴의문장,지극히묘사적이면서도간결한이덕무의문장,비약이심하고희작적인박지원의문장,괴상하고기발한이옥의문장등조선의개성적인문장가들의최고의문장을이한권에서맛볼수있다.
이책은《고전산문산책》(초판2008,개정판2016)에소개되었던23명의문장가가운데작품의품격,참신성,흥미를고려하여그중7인의대표작을뽑아엮은책이다.더많은독자들에게고전산문이지닌아름다움을소개하기위해기존에출간된내용에몇작품을더추가하고새로운편집으로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