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국어시간에고전읽기12
《배비장전,절개높다소리마오벌거벗은배비장》
절개높다큰소리치던배비장,
기생애랑치마폭속배걸덕쇠되었구나!
조상대대로여색을멀리하는‘구대정남’?이라뻐기며,외간여자에게한눈팔지않는다호언장담하던배비장,부임지인제주에도착하자마자기생애랑에게홀딱반합니다.남들눈을피해애랑을만나려다졸지에거문고노릇,궤짝속업귀신노릇을하는가하면,알몸으로맨땅을허우적대는웃음거리가되고말지요.고결한사대부인척위선을떨다된통망신을당한배비장의배...
국어시간에고전읽기12
《배비장전,절개높다소리마오벌거벗은배비장》
절개높다큰소리치던배비장,
기생애랑치마폭속배걸덕쇠되었구나!
조상대대로여색을멀리하는‘구대정남’이라뻐기며,외간여자에게한눈팔지않는다호언장담하던배비장,부임지인제주에도착하자마자기생애랑에게홀딱반합니다.남들눈을피해애랑을만나려다졸지에거문고노릇,궤짝속업귀신노릇을하는가하면,알몸으로맨땅을허우적대는웃음거리가되고말지요.고결한사대부인척위선을떨다된통망신을당한배비장의배꼽빠지는사연과웃음속에깃든쌉쌀한풍자를맛볼수있습니다.
1.겉다르고속다른위선적인세상에던지는유쾌한풍자
《배비장전》은말은그럴듯하지만행동은딴판인인물을꼬집는풍자소설이자위선가득한세상을적나라하게드러내는세태소설입니다.배비장은집안대대로9대에걸쳐부인이외의여자와는부적절한관계를갖지않았노라며스스로‘구대정남(九代貞男)’이라호언장담하는인물입니다.이천리먼길인제주에예방소임을맡아부임을해서도혼자고결한척하며기생들을멀리하지요.아름다운여자를대하면혹하기쉬운것이인간의본성인데도배비장은양반임을내세우고여색을멀리하는척하며기생들과어울려노는사람들을무시하는위선적인태도를보입니다.이를지켜보던제주목사는기생애랑과방자를동원해배비장을골탕먹이기로하지요.
애랑의계교에빠져유혹에홀딱넘어간배비장은그녀를만나기위해물불을가리지않습니다.남들눈을의식해개가죽두루마기를걸치고개구멍을지나애랑방에당도하면서도양반입네문자를쓰지요.배비장의수모는애랑방에서부터점점심해집니다.갑자기들이닥친애랑의가짜남편을피하기위해졸지에거문고행세를하는가하면,궤짝에숨었다가는업귀신노릇을하며목숨을구걸합니다.바닷물에빠진줄알고허우적거리며궤짝을빠져나와벌거벗은채로동헌마당을수영하던배비장은모든사람의웃음거리가되고맙니다.
《배비장전》은사랑하는기생에게이별의정표로이를뽑아주었다는〈발치설화〉와기생을거부했다가오히려기생의계교에빠져알몸으로뒤주에갇히고여러사람앞에서망신을당한〈미궤설화〉를바탕으로하고있습니다.독자들도방자와애랑의손에놀아나는배비장의모습을함께지켜보며,겉과속이다른위선가득한마음과남들눈을의식해자신의진짜모습을감추려급급하는경직된마음을웃음과함께시원하게날려버릴수있을것입니다.
2.제주를배경으로배꼽빠지는글맛을담은판소리계소설
《배비장전》은《춘향전》,《흥부전》등과함께판소리열두마당에속에들어있는판소리계소설이기도합니다.현재는창(唱)은전하지않고소설만남아전하며,양반에대한지나친풍자때문에신재효가정리한판소리여섯마당에는빠졌지만판소리계소설특유의글맛을지니고있지요.
주인공들이나누는대화속에깃든해학과풍자,웃음이절로나는상황을더욱배꼽빠지게만드는비유와묘사,입으로따라읽으면리듬감이더욱살아나는문장과표현이돋보입니다.등장인물들의개성을고스란히살린위트넘치는일러스트는이런글맛에더해져작품을읽는동안신명나는판소리한마당을함께보는듯한즐거움을줍니다.
또한《배비장전》은제주를배경으로한보기드문고전소설이기도합니다.섬이라는공간에서벌어지는이색적인상황들이소설곳곳에깃들어있으며간간이드러나는제주방언도재미를더해줍니다.
3.전국국어교사모임의‘국어시간에고전읽기’기획10년!
고전은시공간을뛰어넘어세상모든사람에게사랑받는문화의원형이자,오늘날새로이생겨나는이야기들의뿌리이기도합니다.서양의고전못지않게값진가치를지닌우리고전이어렵고읽기불편하다는이유로우리청소년들에게외면당하는현실을안타까워하여지난2002년부터기획출간되어온것이바로‘국어시간에고전읽기’시리즈입니다.전국국어교사모임의국어교사들과정통한고전학자들이함께힘을모아우리고전을누구나두루즐기며읽을수있도록쉽게풀어쓰고맛깔나고재미있는작품으로재창조했으며,그결과우리고전의새로운방향이자롤모델이되어우리고전에대한선입견과고전읽기문화까지바꾸어놓았습니다.‘국어시간에고전읽기’출간10년을맞아글과그림을더하고고쳐보다새로운모습으로우리고전을선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