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잊은 그대에게 (리커버)

시를 잊은 그대에게 (리커버)

$15.09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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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고 사는 이 세상 모든 이에게.
교사는 마치 제사장처럼 경전을 대하듯이 주석을 덧붙이며 시를 읽고, 학생들은 그 주석을 열심히 받아 적고 암송하며 시의 낭만과 아름다음과 진실들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 저자 정재찬 교수는 이러한 문학 교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교양 강좌 ‘문화혼융의 시 읽기’를 개설했다.

정재찬 교수가 개설한 강좌에는 공대, 의대, 법대 등, 시와는 거리를 두고 지내온 학생들이 대부분이다.『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 읽기 강좌, 정재찬 교수의 ‘문화 혼융의 시 읽기’강의의 내용을 바탕으로 집필한 시에세이다. 저자는 각종 스펙 쌓기와 취업에 몰두하느라 마음마저 가난해져 버린 학생들에게 이 책을 통해 시를 읽는 즐거움을 오롯이 돌려주고자 했다.

친숙한 46편의 시를 담고 있는 이 책은 평론의 언어를 그대로 답습하여 문학으로부터 독자를 소외시키고 마는 현 문학교육의 엄숙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마치 축제를 즐기듯 문학을 향유하는 방법을 일러주며 문학작품을 많이 아는 것보다, 진실로 좋아하는 시 한 작품이 있어야 스스로 작품을 찾아 읽고 즐길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몇 차례 강의를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활용하여 자신의 일상을 시와 함께 읽고 쓰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교수법을 실험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학업과 취업 사이에서 지쳐있는 학생들은 시가 마치 자신의 속마음을 비추는 듯 공감했고, 직접 글을 쓰며 스스로 치유되고 있음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이는 비단 공대생들에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시를 잊은 모든 이들에게 책은 다시 시의 즐거움을 되찾게 해줄 것이다.

저자

정재찬

한양대학교국어교육과교수.베스트셀러『시를잊은그대에게:공대생의가슴을울린시강의』로대중곁에다가와,시읽는기쁨을가르쳐준우리시대의시에세이스트.시는물론,인문학,예술,대중문화에이르기까지풍요로운콘텐츠로구성된그의강연은늘즐거움과감동의세계로청중들을이끈다.

JTBC[톡투유],[차이나는클라스],EBS[클래스e],tvN[어쩌다어른],SBS[김영철의...

목차

머리말

1.가난한갈대의사랑노래
어떻게사랑이변하니?신경림〈갈대〉
가난과사랑은숨길수없다신경림〈가난한사랑노래〉
2.별이빛나던밤에
순수의시대방정환〈형제별〉
어디서무엇이?되어김광석〈저녁에〉,윤동주〈별헤는밤〉
별이빛나는밤에이성선〈사랑하는별하나〉
3.떠나가는것에대하여
아름다운퇴장이형기〈낙화〉,복효근〈목련후기〉
바람이불다김춘수〈강우〉·〈바람〉·〈꽃〉
4.눈물은왜짠가
우동한그릇,국밥한그릇함민복〈눈물은왜짠가〉·〈그날나는슬픔도배불렀다〉
사랑보다소중한슬픔정호승〈슬픔이기쁨에게〉
그래도사람만이희망이다박노해〈다시〉,정호승〈희망을만드는사람이되라〉,정지원〈사람이꽃보다아름다워〉
5.그대등뒤의사랑
즐거운편지황동규〈즐거운편지〉
등뒤의수평선박목월〈배경〉
가장큰하늘은언제나그대등뒤에강은교〈사랑법〉
6.기다리다죽어도,죽어도기다리는
기다리다황지우〈너를기다리는동안〉
기다리다죽어도피천득〈기다림〉,기형도〈엄마걱정〉
죽어도기다리다서정주〈신부〉,조지훈〈석문〉
죽다김민부〈서시〉
7.노래를잊은사람들
희미한옛사랑의그림자김광규〈희미한옛사랑의그림자〉
누나야너살아있었구나!황지우〈마침내,그40대남자도〉,김종삼〈민간인〉
나는노래를뚝그쳤다송수권〈면민회의날〉
8.아버지의이름으로
내일날에내가부모되어서알아보랴김소월〈부모〉·〈어려듣고자라배워내가안것은〉
거울속에아버지가보일때신경림〈아버지의그늘〉
9.어쩌란말이냐,흩어진이마음을
임은뭍같이까딱않는데유치환〈그리움1〉·〈바위〉·〈그리움2〉
사랑했으므로나는행복하였네라이영도〈무제1〉,유치환〈행복〉
10.겨울,나그네를만나다
‘겨울나그네’와‘피리부는소년’빌헬름뮐러〈보리수〉
이세상소풍끝나는날천상병〈귀천〉
11.한밤중에눈이내리네,소리도없이
머언곳에여인의옷벗는소리김광균〈설야〉
식민지경성의눈내리는밤김광균〈눈오는밤의시〉·〈장곡천정에오는눈〉
12.깨끗한기침,순수한가래
뻔한시에시비걸기김수영〈눈〉·〈폭포〉
기침과가래의정체김수영〈우선그놈의사진을떼어서밑씻개로하자〉

출판사 서평

이제감히,대학입시때문에지금도억지로시를공부하고있는학생이든,시를향유하는자리에서소외된노동하는청년이든,심야라디오에귀기울이며시를읊곤하던한때의문학소녀든,시라면짐짓모르쇠요겉으로는내나이가어떠냐하면서도속으로는눈물훔치는중년의어버이든,아니시라고는당최가까이해본적없는그누구든,시를잊은이땅의모든그대와함께나누고파이렇게책으로펴냅니다.
-〈머리말〉중에서

1.공대생을위한현대시명강의
-한양대학교국어교육학과정재찬교수의오감만족현대시강의

대학교의한강의실,학생들은무언가에홀린듯한표정으로눈물짓다가,탄식하다가,깔깔깔웃는다.그리고강의의끝을알리자모두가약속이라도한듯뜨거운박수를보낸다.이는영화속의한장면이아니다.바로대학의시강의에서벌어진장면이다.보통의중·고등학교학생들은마치‘종교적제의’와같은문학시간을거치며문학에완전히흥미를잃는다.교사는마치제사장처럼경전을대하듯이주석을덧붙이며시를읽고,학생들은그주석을열심히받아적고암송하면서시의낭만과아름다움과진실들에서점점더멀어져간다.그렇게학교를졸업하고나면시가무어고소설이무언지까맣게잊고먹고사는데급급해질뿐이다.아니,어쩌면우리는제대로시를읽은적이없을지도모른다.
한양대학교국어교육학과의정재찬교수는이러한우리문학교실에대한문제의식을바탕으로교양강좌‘문화혼융의시읽기’를개설했다.이수업에는주로문과대학생보다는공대,의대,법대,경영대등시와는거리를두고지내온학생들이대부분.무엇이든공식이나수치로답하길즐겨하는‘메마른심장의상징’공대생들에게시를읽히는과정은마치초등학생에게미적분을가르치는것처럼어려웠다.《시를잊은그대에게》는이러한공대생들마저눈물짓게한정재찬교수의시읽기명강의를엮어낸책이다.
《시를잊은그대에게》는한양대학교의문·이과통합교육의일환인‘융복합교양강좌’중이공계학생들을대상으로한시읽기강좌,정재찬교수의‘문화혼융의시읽기’강의의내용을바탕으로집필한‘시에세이’다.각종스펙쌓기와취업에만몰두하느라마음마저가난해져버린학생들에게시읽는즐거움을오롯이돌려주고자했던정재찬교수의‘문화혼융의시읽기’강의는매강의마다학생들의박수갈채를받으며한양대최고의교양강의로선정되었다.어떤특별함때문이었을까?
사실이책에서다룬46편의시는우리에게매우친숙한작품들이다.중·고등학교문학교과서에서한번쯤보았던한국의근·현대시들이대부분이기때문이다.“눈은살아있다”의‘눈’은오로지‘순수’의상징이라고읽고,김소월의시는무조건식민지지식인의정한이라고해석해온그런시들말이다.신경림의〈갈대〉,윤동주의〈별헤는밤〉,김춘수〈꽃〉등교과서에서클리세Cliche처럼읽히던,그러나지금까지도한국최고로손꼽히는시들을동시대인의삶속에생생하게되살리기위해강연에는각종영화와소설,유행가와가곡,그림과사진등다양한문화콘텐츠들이동원되었다.소리와영상뿐아니라,후각과촉각을모두동원한특별한시읽기였다.
이책은평론의언어를그대로답습하여문학으로부터독자를소외시키고마는우리문학교육의엄숙주의를날카롭게비판하며,마치축제를즐기듯문학을향유하는방법을일러주고자한다.문학작품을많이아는것보다진짜좋아하는시한작품이있어야스스로작품을찾아읽고즐길수있다는믿음에서다.“문학교육이잘살아서문학역시더잘사는관계로만들고싶었다(인터뷰중)”는정재찬교수는몇차례의강의를통해학생들이다양한장르의콘텐츠를활용하여자신의일상을시와함께읽고쓰는힘을기를수있는교수법을실험했고,결과는성공적이었다.학업과취업준비에지쳤던학생들은20년전혹은50년전의시가마치자신의속마음을비추는듯공감했고,직접글을쓰며스스로치유되고있음을느낀다고고백했다.진실로처음‘시’를만난것이다.이처럼2012년부터공대생들이기립박수로화답한명강의‘문화혼융의시읽기’의생생한현장을유려한문체로담아낸이책은장르의경계를넘나들며인문적지평을확장해나간다.나가는정재찬교수의에세이를따라가다보면,‘공대생’처럼시를잊고살았던사람들모두다시시의즐거움을되찾게될것이다.

“한편의공연예술을보는듯한강의였습니다.황홀했고,또정말가슴설렜습니다.”
“매수업마다눈물이고일정도로감동받았고,소름끼칠정도로감탄하기도했고,무엇보다항상즐거웠습니다.”
“초·증·고와대학을통틀어서들은모든수업중에서제일감명깊고인상적인수업이었습니다.독특하고신선한교수법을통해멀게만느껴지는시를재미있고유익한수업으로이끌어낸것에놀랐습니다.”
“정말정말의미있는강의였습니다.종강이아닌데도저절로박수가나오는강의,처음이었습니다.어렵다고만생각했던시가가깝게느껴집니다.영화,음악과함께시를감상하고시인의삶에서시를비추어보는모든과정이흥미로웠습니다.진짜낭만이무엇인지사랑이무엇인지가르쳐주셔서감사합니다.”
-한양대학교학생들의강의평가중에서

2.‘불후의명시’,모두의가슴을적시다
-전세대를아우르는문화적기억으로서의시

사람들은삶과사랑을논하는짧은글과사진한장에여전히‘심장이쿵’하고내려앉는듯한진한감동을느낀다.페이스북,트위터등각종SNS를통해퍼져나가는짧은글들을낯모를사람들과공유하며가슴에공명하는무언가를느끼는것이다.그러나정통문학장르인‘시’에대해서는여전히거리감을확인한다.입시위주의문학교육을받은한국인이라면누구나그렇지않을까?바로시해석에‘정답’이존재한다는생각에지레겁을먹기때문이다.《시를잊은그대에게》는그렇게사람들의가슴속에서멀어진,문학교과서속근현대시들을엄선하여공식과도같은뻔한시읽기에가슴떨리는파문을일으킨다.당대를가장치열하게담았고가장뜨거운순간에쓰였으나교과서속에서빛을잃게되었던‘불후의명시’들을다시읽으며생명력을불어넣고있는것이다.
이책은특별한시읽기방식을보여준다.황동규시인의〈즐거운편지〉를읽을때는가수신승훈의〈보이지않는사랑〉을애달프게불러보기도하고,신경림시인의〈가난한사랑노래〉의어느한구절을읽을때는욕한마디를덧붙여읽기도한다.‘청각의시각화’라느니‘공감각적심상’이라느니그런교과서같은설명대신오래된광고한장면을찾아보는것이,일제강점기시인들의절연한심사를이해하기위해시를강렬한록음악으로바꿔불러보는것이바로시가전하는목소리를더솔직하고진실되게이해하는것이라여기기때문이다.

정작이시가실린교과서의교사용지도서를볼때,그리고거기실린해설이지금까지도이시를다루는거의모든참고서의주류를지배하고있음을목도하게될때마다나는얼굴이화끈거린다.그에따르면이시의주제는‘따뜻한인간애’혹은‘인간적진실의따뜻함과아름다움’이라는것이다.(중략)진실로이시의주제가따뜻한인간애라면이시는사뭇부드럽고따스한어조로낭송을해야할터,나는도저히이시를그렇게읽을방도가없다.특히점층적고조에이른마지막연에서“가난하다고해서사랑을왜모르겠는가”라는대목은울부짖듯이읽지않으면안된다고생각한다.강의시간에실제로이시구절뒤에욕설하나를슬쩍붙여서읽어보이기도한다.아무리보아도이시의초점은가난한노동자의따스한마음에가닿는것이아니라그로하여금단지가난하다는이유로모든것을포기하게만든이현실을향한것으로보아야옳기때문이다.
-25쪽~26쪽〈가난한갈대의사랑노래〉중에서

눈의가치를새삼발견한때의저시인의동공처럼이제이시를읽는우리의동공도이렇게확대되어야할것이다.이렇게읽어보라.“눈은살아있다!떨어진눈은살아있다!!마당위에떨어진눈은살아있다!!!”(중략)이대목에서우리는이시의내포청자가곧‘젊은시인’이었음에주목해야마땅하다.로커처럼젊은시인은젊은시인다워야한다.젊은시인이늙은시인처럼가곡을노래하고발라드를흥얼거릴수는없는처지이다.(중략)진정한의미의자유를위해서는,진정한문학을위해서는,시인은,젊은시인은,기성문화에저항한로커들처럼,근대화에반기를든히피들처럼,침을뱉는용기와행위가있어야하는것이다.
-291~295쪽〈깨끗한기침,순수한가래〉중에서

그러니소월의한을집단적전통이나식민지민중의심정과기계적으로결부짓곤하는습관적인해석과이젠결별하자.그의한은사무치게개인적이다.그것은또한관념이아니다.시에담긴그의처절한삶,그한의질과농도에유념해귀를기울여보라.‘아버지’는아버지이되,‘부모’가될수없었던이를아버지로두었던소월의상처를아프게바라봐주고,시를통해흘러나오는그의신음을공감하며들어주어야하는것이우리가시인에게먼저베풀어야할도리가아닐까?
-201쪽〈아버지의이름으로〉중에서
‘불후의명곡’이과거의노래를지금시대의감각으로고쳐부르면서전세대가하나의음악으로소통하도록만들었듯,《시를잊은그대에게》역시시해석도‘버전업’하여함께향유하는것이중요하다고말한다.시에담긴그리움,애달픔,설렘,분노등의보편적정서는서로다른세대와계층으로하여금추억을부르고치유하게하여결국하나의‘문화적기억’으로소통하게만든다.강의와책에서시를이해시키기위해인용하여사용한대중가요나광고,영화들은과거의문화적유산에가깝지만,정재찬교수는오히려시에담긴공통감각과보편적정서를통해세대를넘어공감대를형성할수있음을확인했다.20대초반의학생들은호기심어린눈으로강의를경청했고,40~50대수강생들은지난세월을회상하며한결같은박수를보냈다.
이책은영화〈죽은시인의사회〉속키팅교수가그러했듯독자들에게울고웃고울분을토로하기도하며시와아름다움과낭만과사랑을이야기한다.마치시인과도같이가슴을찌르는듯날카롭고풍부한그의뛰어난글솜씨는강연과는또다른마력을지니고있다.정재찬교수는이책을통해독자들이시를가지고대화하는것이유행하는노래나드라마에대해이야기하는것처럼자연스럽게느끼게되기를바란다고말한다.교조적으로시구절마다주석을붙여읽는대신마치이책이시를읽는방식대로‘발산적으로’시를읽기를권하고있는것이다.독창적인해석과풍부한인문학적지평을바탕으로오직시만이줄수있는깊은떨림과울림을독자들과함께공유하는이책은,언젠가시구절에뜬금없이눈물지었던그러나감정의사치라며애써시읽기의즐거움외면했던그누구라도다시금시집을손에쥐도록만들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