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

엄마들

$16.85
Description
위대한 어머니와 억척스러운 아줌마의 간극
아무도 들려주지 않았던 이 시대 엄마들의 목소리
독립만화계의 인기작가 마영신의 《엄마들》은 가장 가까운 가족이지만, 외려 가장 모르는 ‘엄마’의 세계를 다룬 만화이다. 미디어에서는 어머니에게 희생과 모성애를 종용했고, 아줌마는 억척스럽고 뻔뻔한 성격의 상투적인 캐릭터를 벗어나지 못했다. 마영신 작가는 어머니와 아줌마 간극에 서 있는 ‘진짜 엄마’ 이야기에 주목했다. 남편 도박 빚만 갚다가 젊은 시절 다 보내고 노후 걱정에 막막한 엄마, 등산복을 빼입고 아귀찜 집에서 술에 취한 엄마, 헬스장에서 말을 건 신사에게 설레는 엄마, 일터에서 용역업체 소장에게 해고 협박을 당하는 엄마…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그들의 사생활은 차라리 모른 척하고 싶은 치정멜로이기도 하고, 단단한 현실감으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마영신은 엄마의 모성애와 희생이 당연한 것이라거나, 나이가 들면 삶의 지혜가 생길 거라는 기대를 유쾌하게 전복시키며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았던 우리 시대 엄마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줄거리]

나이는 들고... 이 집 한 채가 내 전부인데...
노후 준비도 못 하고 막막하다.
어쩌다 내 인생이 이렇게 되었을까...

“내 이름은 이소연. 스무 살 때 등 떠밀려 나간 선에서 만난 남자와 결혼했다. 첫애를 임신하고 3개월이 지났을 때쯤 시어머님이 ‘며느리도 봤으니 나도 이제 호강 좀 해야겠다’며 나를 시골로 데려갔고 1년 넘게 애 아빠와 떨어져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다. 서울로 올라와 월급 9만 원으로 살림을 시작했다. 어렵게 살았어도 행복한 시절이었다. 그러다 남편이 습관적으로 노름을 하더니 딸 피아노까지 팔아버렸다. 빚을 겨우 갚고 나면 또 생기고 또 생기고, 그렇게 스무 번을 갚았다. 남편한테 복수심이 가득할 때 친구들과 사교춤을 배우고 춤 파트너와 연애를 했다. 가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다시 잘 살아보려고 했지만 남편은 이미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었다. 그리고 이혼을 했다.
가끔 친구들과 나이트에 놀러 간다. ‘백악관 관광나이트’ 웨이터 종석 씨와는 10년 가까이 만나고 있다. 바람기가 있는 남자라 끝내려고 노력했지만 몹쓸 놈의 정 때문에 헤어지지도 못 한다. 어느 날은 꽃집 하는 여자랑 3년 동안 만나고 있다고 고백을 해왔다. 배신감에 화를 내고 나왔지만 며칠 뒤엔 골목길에서 그 여자랑 머리끄덩이를 잡고 난투극을 벌였다.
지금은 건물에서 화장실 청소 일을 한다. 용역업체 소장은 직원들이 화장실에 자주 간다고 물도 못 마시게 하고 툭 하면 해고 협박을 해대는 추잡스러운 인간이다. 옥자 언니를 성추행 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이렇게 참고만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 먹고사는 일이 쉽지가 않다. 멀쩡한 남편만 만났더라면 이런 고생 안 하고 살았을 거다. 노후 준비도 못 하고 막막하다. 내 인생… 기가 센가 보다.”
소연의 1인칭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엄마들》은 소연의 말투는 물론이고, 등장인물들의 대화, 단어 선택 모두 대한민국 중년의 어법을 그대로 옮겨왔다. 감정 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무뚝뚝한 말투, 띄어쓰기를 신경 쓰지 않는 카카오톡 메시지, 늘 ‘김치 가져가라...’로 마무리되는 아들과의 대화까지. 덤덤한 그림과 묘사에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다. 소연이 거실 바닥에 혼자 앉아 드라마를 보고 있는 모습이나 투박한 세간을 보면 우리 부모 세대 집 안의 흔한 풍경이 그려진다.
저자

마영신